오춘실의 사계절
김효선 지음 / 낮은산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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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6.8.20.

까칠읽기 138


《오춘실의 사계절》

 김효선

 낮은산

 2025.7.31.



국립국어원 낱말책은 ‘보금자리’하고 ‘둥지’가 어떻게 비슷하면서 다른지 도무지 풀이하지 못 하거나 않는다. 보금자리나 둥지를 곁에서 지켜보거나 새를 늘 마주하는 삶이 아니라면, 두 낱말 ‘보금자리’하고 ‘둥지’를 가르지 못 한다. ‘둥우리’는 또 어떻게 다른지 모르리라.


‘보금자리’는 ‘보금(보곰) + 자리’이고, ‘둥지’는 ‘둥 + 지(짓·집)’이며, ‘둥우리’는 ‘둥 + 우리(울)’이다. ‘보금’은 ‘보다(돌보다·돌아보다)’를 밑동으로 삼는다. 알을 낳아서 어린새를 돌보는 자리라는 뜻이다. ‘둥지’는 둥글게 지은 집이라는 뜻이면서, 알을 낳아서 어린새를 둥글게 품는 곳이라는 뜻이다. ‘둥우리’는 둥글게 아우르며 사는 곳이라는 뜻이면서, 알을 낳아서 부드럽게 감싸듯 지키는 곳이라는 뜻이고.


새는 지붕을 얹지 않는 집을 지으면서 별과 바람과 해와 비를 고스란히 맞아들이는 삶을 지낸다. 어미새로 큰 뒤에도 비오는 날에 멀쩡히 비를 그대로 맞으면서 하루를 살아가고, 빗살을 가르며 날지. 의젓한 숨빛과 살림결을 드러내는 이름인 ‘보금자리·둥지·둥우리’이지 싶다. 사랑으로 품는 집을 가리키면서 새집(새로운 집)을 가리키기도 하니, 서울에서 난데없이 어린이쉼터(용산어린이공원)를 밀어대면서 잿더미(아파트단지)를 올리려는 짓은 멈출 노릇이라고 본다. 어미새가 어린새를 헤아려서 보금자리를 짓고 둥지를 틀고 둥우리를 엮듯, 우리는 어른으로서 어린이가 앞으로 이 땅에서 즐겁게 지낼 집(살림터)을 물려줄 노릇이지 싶다.


《오춘실의 사계절》을 읽은 지 한 해가 넘는다. 둘레에서 사람을 속빛보다는 겉몸으로 따지거나 재려는 늪에서 허우적거리다가도 스스로 떨치며 일어서려는 줄거리를 들려주는구나 싶었는데, 막상 이러한 줄거리는 첫머리에 조금 나오고서 차츰 옅다. ‘네철(사계절)’이란 무엇인가? 봄을 봄으로 마주보고, 여름을 여름으로 열고, 가을에 갈무리하면서 가고, 겨울에 겹겹이 품는 길이라서 네철이고, 한 해를 이루는 네 갈래 철을 헤아리기에 시나브로 어른이라는 길을 걷는다.


엄마(오춘실 씨) 이야기를 쓰려면 ‘엄마가 되어 봐야’ 한다. 엄마처럼 집일을 하고, 엄마마냥 집살림을 꾸리고, 엄마가 어떤 몸마음으로 삶을 견디고 버티고 오늘까지 남았는지 온통 겪을 노릇 아닐까. 엄마는 어떻게 나(글쓴이)까지 낳아서 가시밭길을 이겨냈는지 글쓴이(나)도 뼛속 깊이 느끼는 길을 걸은 다음에라야 비로소 책을 낼 만하지 않을까.


새랑 나란히 한집에서 지내지 않으면서 ‘새구경’만 하는 삶으로 새책(새를 다룬 책)을 쓰는 분이 많다. 풀과 나란히 한집에서 살아가지 않고서 ‘풀구경’만 하는 삶으로 풀책(풀을 다룬 책)을 쓰는 분도 많다. 아직 철들지 않았어도 ‘철이 안 든 대로’ 글을 쓰고 책을 내도 나쁘지는 않다. 그러나 ‘내(글쓴이) 이야기’가 아닌 ‘엄마 이야기’로 책을 내려고 했다면, 그야말로 ‘엄마가 어떤 마음과 눈망울로 지난길을 헤쳐왔는지’ 몸소 살아내는 일부터 해야지 싶다. 엄마가 들려준 말을 몇 자락 옮겨적고서 끝이라면, 같이 헤엄터에서 노는 나날을 너무 길게 풀어놓으면, 이도 저도 아닌 밍밍한 알껍데기로 그친다.


보금자리에 알을 낳아서 어린새가 스스로 껍데기를 다 쫄 때까지 기다리고 지켜보는 어미새는 어떤 마음이겠는가. 어미새는 끝까지 기다리고 지켜본다. 어린새가 스스로 마지막 알껍데기를 다 쪼아내어야 비로소 어린새 털을 고르고 어루만지면서 품는 어미새이다.


ㅍㄹㄴ


분하고 억울한 할머니의 화를 받아낼 수 있는 사람은 엄마뿐이었다. 35쪽


나는 아무것도 모른 채 쑥쑥 자랐다. 우리 집이 다른 집보다 가난하다는 것도 몰랐고 개천가 너머 얼핏 보이는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우리와 다른 세상을 산다는 것도 몰랐다. 90쪽


아빠에게도 사정이 있었다는 걸 조금 더 일찍 알았으면 덜 병들었을 것 같다. 아빠가 미우니까 최대한 아빠와 반대 방향으로 열심히 했다. 168쪽


“난 왜 엄마가 그 고등학교에서 일하는 걸 몰랐지?” “내가 말 안 했으니까. 처음부터 알고 간 건 아니고 용역이 태워 준 대로 봉고차 타고 가 보니까 거기였어.” 187쪽


2024년 한 해 엄마는 폐품을 주워 192만 원을 벌었다. 205쪽


+


《오춘실의 사계절》(김효선, 낮은산, 2025)


김효선 MD가 쓴 리뷰를 읽고 나면 나는 언제나 울고 싶어졌다

→ 나는 김효선 돌봄이가 쓴 글을 읽고 나면 언제나 울고 싶다

→ 나는 김효선 지기가 쓴 글을 읽고 나면 언제나 울고 싶다

5쪽


할아버지는 그래서 엄마에게 춘실이라는 이름을

→ 그래서 할아버지는 엄마한테 춘실이라는 이름을

13쪽


엄마가 우아하고 세련된 이름을 가진

→ 엄마가 곱고 맵시있는 이름인

→ 엄마가 매끄럽고 멋진 이름인

→ 엄마가 꽃같고 산뜻한 이름인

→ 엄마가 그림같고 미끈한 이름인

→ 엄마가 멋있고 말쑥한 이름인

13쪽


할아버지 묘를 정리하느라 파묘하러 다녀온 날

→ 할아버지 무덤을 추스르느라 파내러 다녀온 날

→ 할아버지 뫼를 가다듬느라 헤치러 다녀온 날

14쪽


엄마는 염전에 나가 소금밭에서 심부름을 했다

→ 엄마는 소금밭에서 심부름을 했다

→ 엄마는 소금밭에 나가 심부름했다

16쪽


수영 초급반 수업은 정해진 루틴대로 돌아간다

→ 걸음마 헤엄이 모둠은 똑같이 돌아간다

→ 첫걸음 헤엄이는 판박이처럼 돌아간다

→ 햇내기 헤엄이는 쳇바퀴처럼 돌아간다 

20쪽


그렇게 만들어진 책이 제대로 된 대접을 받을 수 있도록 적당한 자리에 두고

→ 그렇게 태어난 책이 제대로 손길을 받을 수 있도록 제자리에 두고

→ 그렇게 나온 책이 제대로 읽힐 수 있도록 알맞게 두고

22쪽


내 일을 업신여긴다고 존재를 업신여기는 것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었는데 가진 게 이것밖에 없어서 분리를 못 했다

→ 내 일을 업신여긴다고 나를 업신여기는 줄 받아들일 까닭은 없는데 나한텐 이 일밖에 없어서 못 갈랐다

→ 내 일을 업신여긴다고 나를 업신여긴다고 받아들일 만하지 않은데 나는 이 일밖에 없어서 못 나눴다

24쪽


오전 회의를 마치고 점심시간에 해장할 생각을 하던 평범한 날이었다

→ 아침모임을 마치고서 낮에 속풀이를 하던 여느 날이다

→ 아침자리를 마치고서 낮밥에 속을 풀려던 어느 날이다

27쪽


서울은 언제 올라왔어?

→ 서울은 언제 왔어?

→ 서울에 언제 살았어?

36쪽


엄마랑 걸으면 항상 느려졌다

→ 엄마랑 걸으면 늘 느리다

→ 엄마랑 걸으면 느리다

45쪽


엄마는 배영에 도전한다

→ 엄마는 눕헤엄을 해본다

→ 엄마는 등헤엄에 나선다

→ 엄마는 옆치기로 간다

70쪽


상급 레인에서 초급 레인으로 놀러 왔다

→ 윗칸에서 밑칸으로 놀러왔다

→ 윗길에서 밑길로 놀러왔다

→ 윗자리에서 밑자리로 놀러왔다

75쪽


채광과 뷰를 고려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지어진 집들은 지붕을 맞대고 있었다

→ 빛받이와 둘레를 안 살피고 마구잡이로 지은 집은 지붕을 맞댄다

→ 볕자리와 보임빛을 안 따지고 마구잡이로 지은 집은 지붕을 맞댄다

91쪽


상부하고 사는 거지 뭐

→ 같이돕고 살지 뭐

→ 나누며 살지 뭐

→ 도우며 살지 뭐

95쪽


그렇게 몇 번 노 젓듯 스트로크를 하면

→ 그렇게 몇 판 삿대 젓듯 팔을 저으면

→ 그렇게 슬슬 삿대처럼 팔을 치면

100쪽


나이 든 여자들의 영법은 대체로 비슷하다

→ 아줌마는 비슷하게 헤엄친다

→ 나이든 분은 비슷하게 가른다

104쪽


“짤순이를 여기서 보네.” 수영장에 놓인 공용 탈수기를 보고 엄마는 20년 전 그 물건이 돌아온 듯 반가워했다

→ “짤순이를 여기서 보네.” 엄마는 헤엄터 함께짜개를 보고서 스무 해 앞서 살림이 돌아온 듯 반가워한다

109쪽


우리 집에선 아직 현역이다

→ 우리집에선 아직 잘 쓴다

→ 우리집에선 아직 멀쩡하다

→ 우리집에선 아직 그대로다

110쪽


평발이라고 못 한 거 없어

→ 판발이라고 못 한 일 없어

→ 납발이라고 못 한 적 없어

136쪽


그땐 하혈을 수시로 해서 얼굴이 샛노랬었다

→ 그땐 걸핏하면 피를 쏟아 얼굴이 샛노랬다

→ 그땐 늘 피가 나서 얼굴이 샛노랬다

141쪽


공공근로 일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30대 후반이던 엄마보다

→ 두루거리 일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서른 뒤쪽이던 엄마보다

→ 이바지 일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서른 끝자락이던 엄마보다

146쪽


이렇게 그해의 신입 회원들이 사라지면 남는 건 결국

→ 이렇게 그해 햇내기가 사라지면 남는 사람은 그만

→ 이렇게 그해 첫내기가 사라지면 남는 사람은 뭐

151쪽


백수 생활에 적응하면서 엄마는 식사량을 차차 줄였다

→ 엄마는 일없는 삶에 맞추면서 밥을 차츰 줄인다

→ 엄마는 빈손인 삶에 따르며 조금씩 적게 먹는다

→ 엄마는 뒹구는 삶이라면서 조금씩 적게 먹는다

153쪽


수영복만 봐도 수력을 알 수 있다

→ 물옷만 봐도 물길을 알 수 있다

→ 헤엄옷만 봐도 헤엄빛을 안다

157쪽


계단을 내려와 입수했다

→ 섬돌을 내려와 뛰어든다

→ 발판을 내려와 들어간다

160쪽


각 가정에서 16만 원씩 갹출해 수업 시작 전 아이들이 먹을 간식을 사서 넣어 주자는 거였다

→ 집마다 16만 원씩 내서 배우기 앞서 아이들한테 샛밥을 사주자고 했다

→ 집집이 16만 원씩 모아 배움자리에 앞서 아이들한테 참을 사주자 했다

→ 집에서 16만 원씩 추렴으로 배움자리 주전부리를 사주자고 했다

→ 집집마다 16만 원씩 도리기로 배움마당 덧밥을 사주자고 했다

172쪽


엄마가 별안간 하체를 좌우로 돌리며 하는 사이드킥을 성공했다

→ 엄마가 냅다 아랫몸을 돌리며 옆차기를 해낸다

→ 엄마가 문득 아랫도리를 이리저리 돌리며 물살을 가른다

200쪽


용역 몫을 제하면

→ 넘긴 몫을 빼면

→ 바깥몫을 덜면

210쪽


엄마는 추위를 더 타게 됐다

→ 엄마는 추위를 더 탄다

→ 엄마는 더 춥다고 한다

247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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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영어] 엠디MD



엠디 : x

MD : (merchandiser) 머천다이저, 상품 기획자

マ-チャンダイジング(merchandising) : 머천다이징; 상품이나 서비스를, 과학적인 조사에 의거하여 팔기 쉽게 하는 효과적인 수단의 총칭

エムディ-(merchandiser) : 엠디, 상품 기획자 (=マ?チャンダイザ?)



어느새 온나라에 퍼지는 영어 ‘엠디(MD·Merchandise)’입니다. 한동안 ‘기획자’나 ‘관리자’ 같은 일본한자말을 썼다면, 이제는 영어로 이름을 붙이는 셈입니다. 여러모로 살펴서 ‘돌봄이·돌봄일꾼·돌봄지기·돌봄꽃·돌봄빛·돌봄님’이나 ‘보듬이·보듬일꾼·보듬님·보듬빛·보듬지기’로 다듬을 만합니다. ‘보살핌이·보살핌님·보살핌빛’이나 ‘살림꽃·살림멋·살림돌·살림꾼·살림이·살림살이꾼·살림잡이·살림바치’로 다듬고요. ‘지기·지킴이·지킴님·지킴꽃·지킴빛·지킴일꾼’으로 다듬어도 어울려요. ‘가꿈이·가꿈님·가꿈벗·가꿈길·가꿈일’이나 ‘꽃가꿈이·꽃가꿈벗·꽃가꿈님’으로 다듬을 수 있습니다. ‘토닥지기·토닥일꾼·토닥님·토닥빛’이나 ‘포근이·푸근이·포근일꾼·포근님·포근빛·포근지기·푸근일꾼·푸근님·푸근빛·푸근지기’로 다듬어도 되고요. ㅍㄹㄴ



김효선 MD가 쓴 리뷰를 읽고 나면 나는 언제나 울고 싶어졌다

→ 나는 김효선 돌봄이가 쓴 글을 읽고 나면 언제나 울고 싶다

→ 나는 김효선 지기가 쓴 글을 읽고 나면 언제나 울고 싶다

《오춘실의 사계절》(김효선, 낮은산, 2025)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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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적' 없애야 말 된다

 탐미적


 탐미적인 표현을 쓰다 → 아름답게 쓰다 / 곱살히 나타내다 / 귀엽게 그리다

 탐미적 경향이 농후하다 → 멋을 부린다 / 매끈하다 / 간드러진다 / 반짝인다


  ‘탐미적(耽美的)’은 “아름다움을 추구하여 거기에 빠지거나 깊이 즐기는 것 ≒ 유미적”처럼 풀이합니다. ‘곱다·고이·곱다시·곱살하다·곱상하다·고운결’이나 ‘귀염·귀염짓·귀엽다·괴다’로 손봅니다. ‘꽃같다·꽃처럼·꽃답다’나 ‘눈부시다·반짝·반짝꽃·반짝반짝·반짝거리다’로 손봐요. ‘맛·멋·멋나다·멋내다·멋부리다·멋스럽다·멋살림’이나 ‘멋있다·멋지다·멋잡다·멋앓이·멋꽃·멋빛·멋길’로 손볼 수 있습니다. ‘간드러지다·건드러지다·산드러지다’나 ‘볼만하다·잘빠지다·좋다’로 손볼 만해요. ‘매끈하다·매끈매끈·맵시나다·미끈하다·미끈미끈’이나 ‘새첩다·아기자기·함초롬하다’로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아름답다·아름치·아리땁다·아름결’이나 ‘예쁘다·예쁘장하다·이쁘다·어여쁘다’로 손보면 되고요. ㅍㄹㄴ



지배층은 살을 가진 몸을 입지 않는데, 그 이유는 ‘성의 탐미적 고통’의 전자 파동은 이즈비를 쇠약하게 만들고 중독되게 하기 때문입니다

→ 높은자리는 살덩이 몸을 입지 않는데, ‘살섞느라 지치’는 빛결 탓에 이즈비가 바래고 찌들기 때문입니다

→ 우두머리는 살빛몸을 입지 않는데, ‘몸섞느라 힘들’면 빛물결 때문에 이즈비가 비틀대며 붙들리거든요

《외계인 인터뷰》(로렌스 R. 스펜서/유리타 옮김, 아이커넥, 2013) 197쪽


퇴폐적이고 탐미적인 독특한 작풍을 가지고 있어

→ 다랍고 간드러지는 글을 써

→ 고약하지만 멋내는 글을 써

→ 지저분하지면 곱게 붓을 놀려

《책이라면 팔 만큼 1》(코지마 아오/장혜영 옮김, 미우, 2026) 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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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의사체험



 의사체험이 잠재의식에 하나의 체험으로써 입력되는 것이다 → 해보면서 마음에 새긴다

 의사체험이 커다란 의미를 갖는 것입니다 → 비슷겪기에 큰뜻이 있습니다


의사체험 : x

의사(擬似) : 실제와 비슷함

체험(體驗) : 1. 자기가 몸소 겪음. 또는 그런 경험



  비슷하게 해보거나 겪는 때가 있다고 합니다. 이때에 한자말을 엮어서 ‘의사(擬似) + 체험(體驗)’을 쓰기도 하는데 ‘비슷 + 겪다’라는 얼개입니다. 이러한 뜻을 헤아리면 우리말로 ‘-같이·거의 같다·꼭·꼭꼭·마치’나 ‘-다운·-다움·-답다·-답게·-스런·-스럽다’나 ‘-처럼·척·척하다·체·체하다’로 고쳐씁니다. ‘닮다·닮은것·닮은곳·닮은꼴·닮은일·닮은짓·빼닮다·빼다박다’나 ‘비금비금·비슷·비슷비슷·비슷하다·비슷일·비슷짓·비슷질’이나 ‘어슷비슷·어금버금·어슷겪기·엇비슷하다’로 고쳐쓰고요. ‘시늉·시늉하다·시늉질·시늉것·시늉그림·시늉꾼’이나 ‘흉내·흉내질·흉내내다·흉내그림·흉내꾼’로 고쳐쓸 만해요. ‘되풀이·되풀이하다·되풀이일·되풀이질·맞잡다·마주잡다’나 ‘따다·옮기다·옮겨가다·옮아가다·옮아오다’나 ‘따라하다·따라쟁이·따라지·따라부르다’로 고쳐쓸 수 있어요. ‘따라노래·따라새·따라꾼·따라버릇·따라질·따라짓·따라길’이나 ‘똑같다·마찬가지·매한가지·자그마치’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하다·해놓다·해대다·해두다·해주다·해오다·해보다’나 ‘치르다·겪다·겪어내다·겪은일·겪은바·겪은길·겪은삶·겪은얘기·겪은이야기’로 고쳐쓰지요. ‘꾸미다·꾸며내다·꾸밈·꾸밈질·꾸밈짓·꾸미개·꾸밈쟁이·꾸밈꾼’이나 ‘맛보기·맛보다·맛선·진배·진배없다·진바·진바없다·짝퉁’로 고쳐씁니다. ‘미리꽃·미리하다·미리짓다·알아보다·알음길·알음꽃’으로 고쳐쓰며, ‘첫걸음·첫길·첫목·첫밗·첫싹·첫씨·첫씨앗’이나 ‘잔나비·원숭이·잔솜씨·잔재주·소리시늉·소리흉내’로 고쳐써도 됩니다. ㅍㄹㄴ



이런 의사체험의 과정은 사실 과거로 들어가는 매우 기본적인 절차에 불과하다

→ 이렇게 해보지만 막상 옛날로 들어가는 첫걸음일 뿐이다

→ 이렇게 겪어 보아도 정작 옛적으로 가는 첫발일 뿐이다

《장미와 씨날코》(김진송, 푸른역사, 2006) 100쪽


단 의사체험도 어중간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 다만 비슷겪기도 어설피 해서는 안 됩니다

→ 그런데 엉성히 따라해서는 안 됩니다

→ 그렇지만 섣불리 해봐서는 안 됩니다

《부자가 되려거든 가난뱅이가 돼라》(사이가 요시아키/백필규 옮김, 마음향기, 2007) 195쪽


하나의 정경으로, 더 나아가 하나의 의사체험으로

→ 어떤 모습으로, 더 나아가 비슷하게 겪으며

→ 어떤 빛으로, 더 나아가 어슷비슷 겪으며

《고양이를 버리다》(무라카미 하루키/김난주 옮김, 비채, 2020) 51쪽


이건 토모야를 먹는 의사체험이 아닐까

→ 이 일은 토모야 먹어보기 아닐까

→ 이렇다면 토모야 맛보기 아닐까

《종말, 너와 상》(Ruu1mm/한나리 옮김, 대원씨아이, 2025) 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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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6.8.16. 비가 더 새는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도서박물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모처럼 늦여름비가 시원스레 쏟아지는 전남 고흥입니다. 언제나처럼 〈숲노래 책숲〉에 뚝뚝 떨어지는 빗물을 걷으러 큰아이하고 갑니다. 큰아이가 부릅니다. “아버지, 비 새는 데 늘었는데요? 어쩌지요?”


  큰아이가 가리키는 곳을 보니 보꾹을 따라서 빗물이 더 새서 떨어집니다. 여태 알아채지 못 한 곳에 빗물이 꽤 떨어진 듯합니다. 적잖은 책이 빗물을 맞고 또 맞으면서 부풀었고, 까맣게 곰팡이가 피기도 했습니다. 책꽂이를 통째로 들어내어 옮기기로 합니다. 어느덧 해가 넘어갑니다. 불을 켤 수 없는 옛터(폐교)이니 저녁만 되어도 아무 일을 못 합니다. 빗물받이를 바닥에 늘리고서 이튿날 다시 와서 마저 치우려고 합니다.


  〈숲노래 책숲〉에서 쓰는 칸은 모두 넷이고, 넷 가운데 셋은 빗물이 샙니다. 처음부터 네 곳에서 새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어느 곳에서도 빗물이 안 샜어요. 그러나 옛터 곁으로 삽차와 큰짐차가 자꾸 드나들며 쿵쿵대는 사이에 빗물이 새는 곳이 늘었어요. 빗물에 젖어서 부풀거나 곰팡이가 핀 책을 보면 쓸쓸합니다. 하나하나 돌보지 못 하면 이렇다고 느낍니다. 옛터 둘레로 큰수레를 함부로 들이밀면 어떠한지 살피지 않는 사람도 많습니다.


  나긋나긋 들려주면 넉넉할 테지만 목청껏 크게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거꾸로 너무 조그맣게 웅얼거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우리는 서로 알맞게 목소리를 주고받으면서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습니다. 높지도 낮지도 않은, 가운빛을 일깨우면서 가슴을 적시는 말씨를 차분히 지필 수 있습니다.


  빗물은 모두 비우면서 새롭게 빚는 길을 밝혀서 빛나는 물줄기입니다. 손끝으로 차근차근 빗는다면 모두 비우고서 새삼스레 빚어내는 길을 나누면서 함께 빛나는 살림줄기를 이룰 테지요. 저물녘 빗소리가 흘러넘치는데, 우리집에서 깨어난 매미 몇 마리가 처마 밑에 깃들어서 가락을 얹습니다. 빗소리와 매미소리가 어울립니다. 밤으로 접어드니 매미는 쉬고, 풀벌레가 큰나무 밑에서 빗방울을 그으면서 가락을 보탭니다. 밤새 빗소리와 나란히 퍼지는 풀벌레노래를 듣습니다.


ㅍㄹㄴ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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