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894 : 권의 만드는 관여 존재


한 권의 책을 만드는 데 크게 관여하면서도 이름을 알리지 못하는 일도 존재한다

→ 한 자락 책을 내느라 크게 힘쓰는데 이름을 알리지 못하기도 한다

→ 책 한 자락을 짓는 길에 함께하는데 이름을 알리지 못하기도 한다

《비교하고 검토하는 교열부의 쿠쥬 씨 1》(고이시 유카·신쵸사/현승희 옮김, 서교책방, 2026) 5쪽


일본옮김말씨인 “한 권의 책을 + 만드는 데”는 “한 자락 책을 + 내느라”나 “책 한 자락을 + 짓는 길에”로 손질합니다. 어느 일에 힘쓰거나 함께하지만 이름을 알리지 못할 때가 있다고 합니다. 이름을 알리려고 하는 일은 아닐 테지요. 다만, 함께하며 땀흘린 일동무 이름을 넌지시 헤아린다면 서로 오붓하면서 즐거우리라고 봅니다. ㅍㄹㄴ


권(卷) : 1. 책을 세는 단위 2. 여럿이 모여 한 벌을 이룬 책에서 그 순서를 나타내는 말 3. ‘그것씩이나’의 뜻을 나타내는 말 4. 주로 고서(古書)에서 책을 내용에 따라 구분하는 단위 5. 한지를 묶어 세는 단위. 한 권은 한지 스무 장을 이른다 6. 영화용 필름의 길이를 나타내는 단위. 한 권은 305미터에 해당한다

관여(關與) : 어떤 일에 관계하여 참여함

존재(存在) : 1. 현실에 실제로 있음 2. 다른 사람의 주목을 끌 만한 두드러진 품위나 처지 3. [철학] 의식으로부터 독립하여 외계(外界)에 객관적으로 실재함 ≒ 자인 4. [철학] 형이상학적 의미로, 현상 변화의 기반이 되는 근원적인 실재 5. [철학] 변증법적 유물론에서, 객관적인 물질의 세계. 실재보다 추상적이고 넓은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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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보이드 void



‘없는곳’이 어디일는지 생각할 수 있을까. ‘있는곳’은 어디인지 찾아볼 수 있을까. 없다고 여기지만 “‘없는곳’이 있”고, 있다고 여기는데 “‘있는곳’이 없”어. 이 두 갈랫길을 읽어내면서 이을 적에 ‘빈곳’과 ‘빛곳’을 나란히 품지. “거기 없잖아!” 하고 여길 적에 ‘없다’고 하는 모습이나 길이 있단다. “여기 있네!” 하고 찾아내면, 여태 못 찾았기에 여태 ‘없다’가 이제부터 ‘있다’로 돌아서지. ‘빈곳’이란, 없다고 여기는 곳이면서, 있던 빛을 지워서 비운 곳이야. 놓은 곳이요, 내린 곳이고, 끝을 내면서 처음으로 서는 곳이기도 해. 이제는 ‘없는곳’으로 있는 ‘빈곳’이기에, 여태 씨앗이 싹트지 않았는데, 이제부터 ‘없는곳·빈곳’이기에 ‘싹틀 곳이 있는’ 결로 갈 수 있어. 없고 비니까 틈이 있고, 이 틈이란 바로 “드나드는 길”이 처음이자 새롭게 난 곳이야. 이른바 보이드(void)로 가려면 모든 몸을 비워야 해. 겉을 다 놓고서 오직 “비운 채 있는 빛”으로 있을 노릇이야. ‘보이드’는 빈곳이자 빛꽃으로 나란한 곳이야. 비거나 비운 곳이라서 틈이 있기에, 이제·오늘·이곳부터 싹이 터서 꽃이 필 수 있어. 그래서 빈곳은 ‘빛곳’이자 ‘빛꽃’으로 나아가지. 새롭게 솟아나는 빛인 ‘생각’은 빈곳이자 빛곳이자 빛꽃을 이룬단다. 비우기에 빚고, 빚기에 빛나. 빛나기에 다시 비우고, 비우니까 빚을 틈이 나서 피어나지. 비우지 않으면 ‘없는곳’이 없어. 비우지 않으니 ‘있는곳’도 없어. 비우기에 비로소 ‘없는곳’이 생기고, 비우는 사이에 ‘있는곳’이 깨어나. 온누리가 다 어지럽고 어렵고 밉고 싫고 힘든 나머지 ‘씻기(명상)’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 씻는 일은 ‘좋’겠지. 그러나 씻고서 무엇을 할 셈이지? 비는 하늘땅을 씻기만 하지 않아. 비는 하늘땅을 씻기며 노래하는데, 적시고 채우고 살리면서 놀아. 너는 비워서 ‘없는곳’을 이루면서, 빚을(빚어낼) ‘있는곳’으로 이을 노릇이야. 비웠으면 빚을(빚어낼) 그림을 지어야지. 2026.8.7.쇠.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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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글의


 이 글의 성격을 해석하여 → 이 글결을 읽어서 / 이 글빛을 헤아려

 글의 가치가 희석된다 → 글값이 줄어든다 / 글빛이 풀어진다

 글의 힘 → 글힘

 글의 요지가 불분명하다 → 글줄기가 흐릿하다 / 글뜻이 흐리다

 글의 흐름을 따라서 → 글흐름을 따라서


  ‘글 + -의’ 얼개일 적에는 ‘-의’를 털면 됩니다. “글의 갈래”라면 ‘글갈래’처럼 붙여쓸 만합니다. “글의 가치”라면 ‘글값’이나 ‘글빛’처럼 손보면서 붙여쓰면 됩니다. “글의 구조”나 “글의 형식”이라면 ‘글얼개’나 ‘글짜임’이나 ‘글꼴’이나 ‘글길’이나 ‘글모습’으로 손볼 수 있어요. 흐름을 살피면서 알맞게 손보아도 되고요. ㅍㄹㄴ



그 글을 쓴 사람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가, 어떤 태도로 살아가는가를 판단해서 그 글의 가치를 매겨야 합니다

→ 그 글을 쓴 사람이 어떤 마음인가, 어떤 몸짓으로 살아가는가를 헤아려서 글값을 매겨야 합니다

《글쓰기 더하기》(이오덕, 양철북, 2017) 233쪽


개선되지 않는 글의 속도와 질에 괴로웠던 당시 나에게

→ 나아가지 않는 글쓰기에 괴롭던 예전 나한테

→ 빨리 쓰지도 잘 쓰지도 못해 괴롭던 나한테

《묘사하는 마음》(김혜리, 마음산책, 2022) 9쪽


그 결과 글자는 읽을 수 있지만 글의 맥락을 파악하지 못하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 그래서 글씨는 읽을 수 있지만 글결을 못 읽는 사람이 늡니다

→ 그래서 글씨는 읽지만 줄거리는 모르는 사람이 늘어납니다

《요즘 10대를 위한 최소한의 어휘력》(이주윤, 빅피시, 2025)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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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분단의


 분단의 시작은 → 첫 금긋기는 / 동강난 처음은 / 조각난 첫길은

 분단의 결과로 인하여 → 쪼개진 탓에 / 떨어진 탓에

 분단의 원인을 분석한다 → 갈린 까닭을 짚는다 / 왜 나뉘었는지 본다


  ‘분단(分斷)’은 “동강이 나게 끊어 가름”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분단 + -의’ 얼개라면 ‘-의’를 털고서 ‘가르다·가름·가르기·가름길’이나 ‘갈라내다·갈라놓다·갈라치다·갈라서다·갈라지다·갈리다’로 다듬습니다. ‘골깊다·골이 깊다·구멍·구멍나다·구녁·구녁나다’나 ‘끊다·끊기·끊음·끊기다·끊어내다·끊어지다·끊긴끈’으로 다듬어요. ‘금긋다·금긋기·금을 긋다·동강나다·두 동강이 나다’나 ‘나누다·나눔·나누기·나뉘다·나뉜곳·나뉜나라·나뉜길’로 다듬을 수 있습니다. ‘동떨어지다·떨어지다·떨구다·떨어뜨리다·떨어트리다’나 ‘둘·두·두빛·둘씨·둘쨋씨·모둠’으로 다듬어도 되어요. ‘뒤틀다·뒤틀리다·비틀다·비틀리다’나 ‘멀다·멀디멀다·머나멀다·멀어지다·벌어지다·벌이다’로 다듬어도 어울립니다. ‘자르다·잘라내다·잘리다·쪼개다·쪼개지다’나 ‘조각나다·조각내다·조각조각·조각나라’로 다듬지요. ‘조각누리·조각몸·조각보·조각보자기’나 ‘짜개다·짜개·째다·쩍·쩍쩍’으로 다듬으면 됩니다. ‘빼내다·빼돌리다·빼다·빼놓다·빼먹다·뺄셈’이나 ‘사이·틈·틈바구니·틈새’로 다듬고, “사이가 나쁘다·사이가 안 좋다·나쁜 사이”로 다듬습니다. ‘솎다·솎아내다·어그러지다·어긋나다·팔랑거리다·펄렁거리다’나 ‘틀리다·틀림·틀려먹다·틀어지다’로 다듬기도 합니다. ㅍㄹㄴ



해안도로에는 분단의 비극이 아직도 남아 있었다

→ 바닷가길에는 갈라진 설움이 아직도 있다

→ 바닷가길에는 갈린 눈물이 아직 남았다

《50대 청년, 대한민국을 걷다》(김종건, 책미래, 2018) 285쪽


분단의 장벽은 사람들의 마음에 있었군요

→ 가르는 금은 사람들 마음에 있군요

→ 금긋는 담은 우리 마음에 있군요

《두 손바닥은 따뜻하다》(문익환, 사계절, 2018) 149쪽


하나의 언어를 사용했었지만 분단의 세월이 길어짐에 따라 많은 부분이 달라졌습니다

→ 같은 말을 썼지만 갈라선 나날이 길면서 크게 다릅니다

→ 한말을 썼지만 나뉜 해가 길면서 서로 확 다릅니다

→ 한말글을 썼지만 오래도록 따로 살면서 무척 다릅니다

《요즘 10대를 위한 최소한의 어휘력》(이주윤, 빅피시, 2025)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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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내기 (내다)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생각을 새로하고 몸으로 뛰고

조용히 일구자고 여긴다


나는 바란다

찾아내기 알아내기 그려내기 살아내기

보아내기 펼쳐내기 풀어내기 품어내기


나는 걷는다

시골내기 맨발내기 멧숲내기 바다내기

하늘내기 말꽃내기 나무내기 나비내기


비가 내리는 날이면 빗물내기로

날마다 새벽 맞으며 이슬내기로


2026.8.20.나무.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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