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무렵의


 아침 무렵의 도시는 → 아침 무렵에 서울은 / 아침에 큰고장은

 동틀 무렵의 하늘을 → 동틀 무렵 하늘을 / 동트는 하늘을


  ‘무렵 + -의’ 얼거리라면 ‘-의’를 털면 됩니다. ‘무렵의’를 통째로 털어도 되고요. “저녁 무렵의 숲”이라면 ‘저녁숲’으로 손봅니다. “아침 무렵의 하늘”이라면 “아침하늘”이나 “아침에 하늘은”으로 손볼 만하고요. ㅍㄹㄴ



처서 무렵의 노을은

→ 여름끝 노을은

→ 여름 저무는 노을은

→ 끝여름 노을은

《너무 멀지 않게》(권오표, 모악, 2017) 33쪽


해질 무렵의 좋은 냄새에는 쓸쓸함이 배가된다

→ 해질 무렵 살가운 냄새는 더 쓸쓸하다

→ 해질 무렵 포근한 냄새는 훨씬 쓸쓸하다

《고양이 노트 4》(이케후지 유미/김시내 옮김, 시리얼, 2018) 116쪽


음 하나하나가 둘의 기분과 포개지면서 저녁 무렵의 숲으로 퍼져 나갔습니다

→ 소리 하나하나는 두 마음과 포개어 저녁숲으로 퍼져갑니다

→ 소리 하나하나는 두 손길로 어울려 저녁숲으로 퍼집니다

《피아노》(이세 히데코/황진희 옮김, 천개의바람, 2025) 29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033 : 건 혈통


내가 지키는 건 혈통이 아니라 아이들이에요

→ 나는 핏줄이 아니라 아이들을 지켜요

→ 나는 씨줄이 아니라 아이들을 지켜요

→ 나는 이름이 아니라 아이들을 지켜요

→ 나는 집안이 아니라 아이들을 지켜요

《꿈의 물방울, 황금의 새장 20》(시노하라 치에/이지혜 옮김, 학산문화사, 2025) 23쪽


군더더기 ‘것’을 넣다 보면 글결이 뒤틀리고 맙니다. 옮김말씨인 “내가 무엇하는 + 건(것은) + 무엇이다”는 “나는 + 무엇을 + 무엇한다”로 손질합니다. 이 보기글 “내가 지키는 + 건 + 혈통이 아니라 + 아이들이에요”는 “나는 + 핏줄이 아니라 + 아이들을 지켜요”로 손질하지요. ㅍㄹㄴ


혈통(血統) 같은 핏줄의 계통 ≒ 핏줄·핏줄기·혈맥·혈예·혈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034 : 계속 것이 있


계속 묻고 싶은 것이 있었는데요

→ 내내 묻고 싶었는데요

→ 늘 묻고 싶었는데요

《꿈의 물방울, 황금의 새장 20》(시노하라 치에/이지혜 옮김, 학산문화사, 2025) 185쪽


이 보기글에서는 한자말 ‘계속’을 ‘내내·내처·내도록’이나 ‘늘·노상·언제나’나 ‘죽·그동안·여태·이제껏’으로 손볼 만합니다. “(무엇)한 것이 있다”는 잘못 쓰는 옮김말씨입니다. 우리말씨는 “(무엇)하다”입니다. “묻고 싶은 것이 있었는데요”는 “묻고 싶었는데요”로 바로잡습니다. ㅍㄹㄴ


계속(繼續) : 1. 끊이지 않고 이어 나감 2. 끊어졌던 행위나 상태를 다시 이어 나감 3. 끊이지 않고 잇따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035 : 괜찮 확실 전해졌


괜찮아요. 마음은 확실히 전해졌으니까요

→ 됐어요. 마음은 틀림없이 받았으니까요

→ 든든해요. 마음은 훅 닿았으니까요

《가극 소녀 10》(사이키 쿠미코/오하라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1) 66쪽


마음을 잘 받았으니 걱정할 일이 없습니다.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 든든합니다. 틀림없이 받은 마음을 느끼기에 이대로 됩니다. 마음과 마음이 닿는 길을 헤아리면 넉넉합니다. 서로 헤아리는 마음이 오가니 반갑습니다. 고맙게 흐르는 마음으로 부드러이 잇습니다. ㅍㄹㄴ


괜찮다(空然-) : 1. 별로 나쁘지 않고 보통 이상이다 2. 탈이나 문제, 걱정이 되거나 꺼릴 것이 없다

확실하다(確實-) : 틀림없이 그러하다

전하다(傳-) : 1. 후대나 당대에 이어지거나 남겨지다 2. 어떤 것을 상대에게 옮기어 주다 3. 남기어 물려주다 4. 어떤 사실을 상대에게 알리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5.8.15.

숨은책 954


《스시 걸 2》

 야스다 히로유키 글·그림

 김진수 옮김

 대원씨아이

 2013.3.15.



  ‘위로·치유·힐링’이라는 바깥말이 춤추는 오늘날입니다. 우리말로는 ‘달래다·다독이다·토닥이다’에 ‘추스르다·보듬다·쓰다듬다’에 ‘어루만지다·돌보다·보살피다’에 ‘씻다·털다·아물다’일 텐데, 그때그때 다 다른 자리를 살피면서 하나씩 어우르는 손길과 눈길을 까맣게 잊는다고 느낍니다. 달래거나 씻어서 아물려면 “남이 도와야” 하지 않고, “남이 알아봐야” 하지 않으며, “남이 해줘야” 하지 않습니다. 늘 스스로 가꾸고 바라보고 일으킬 노릇입니다. 《스시 걸 1∼3》은 끝없이 낭떠러지에서 구르며 밑바닥에서 헤매는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쥠밥 빛아이(스시 요정)’가 나타나면서 함께 구르고 같이 헤매다가 나란히 일어서면서 스스로 빛나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런데 모든 ‘쥠밥 빛아이’는 오래 머물지 않아요. 가볍게 나타나서 한동안 어울리다가 슬며시 떠납니다. 여태까지도 앞으로도 누구나 스스로 멍울을 달래고 생채기를 돌보며 응어리를 풀 노릇이거든요. 우리 곁에 나타나는 빛아이는 우리 마음에 있던 빛줄기라고 여길 만합니다. 나를 살리는 말은 늘 내가 할 노릇이고, 나를 깨우는 길은 늘 내가 찾을 노릇입니다. 들풀 한 포기와 들꽃 한 송이와 들꽃씨 한 톨을 품을 줄 알면 넉넉합니다.


#安田弘之 

#寿司ガール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