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되지 않아! 2
노하라 타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8.23.

책으로 삶읽기 1040


《어떻게든 되지 않아! 2》

 노하라 타오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5.8.25.



《어떻게든 되지 않아! 2》(노하라 타오/서현아 옮김,학산문화사, 2025)을 읽었다. 두걸음째에서 아버지가 세 아이를 나무라면서 ‘힘’이 아닌 ‘힘을 다스리는 마음과 몸’을 익혀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다만 아이 아버지는 혼자 짐을 떠맡으려는 듯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아이들한테 제대로 안 밝힌다. 워낙 말주변이 없다는 밑틀이라서 아버지도 ‘힘으로’ 아이들을 몰아가는 셈이다. 그렇지만 아이어른으로 한집안을 살아온 나날이라면, 아이가 아무리 어려도 ‘오늘 여기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찬찬히 들려주고서 ‘우리가 무엇을 생각하며 움직여야 하는가’ 하고 차분히 이야기하면, 다 알아들을 뿐 아니라, 아이들 나름대로 새길을 찾는다. 무슨 일인지 제대로 안 밝히다가는 오히려 뒤엉키거나 휩쓸리거나 부딪힌다. 아무래도 뒤엉키거나 휩쓸리거나 부딪히는 줄거리를 짜야 더 자주 싸우면서 아슬아슬할 테니, 이쪽으로 그리려고 하는 듯싶다.


ㅍㄹㄴ


‘그 애가 한 말대로라면, 힘을 어떻게 쓰느냐로 선악이 나뉘는 건가. 하지만 애초에 왜 사이킥이 돼 버린 거지?’ (17쪽)


“너희들은 그 능력을 과신하고 있어. 그런 건 강함도 아무것도 아니야.” (59쪽)


“하루코가 태어난 날부터 줄곧, 아빠는 네게 쭉 지기만 했어.” (92쪽)


“엄청 오버하네. 외계인이라도 와요?” “그건 싫은데.” “다들 매일 건강하게 돌아올 거야. 그거야 당연하잖아.” (107쪽)


#なんくるなんない #野原多央


+


너희들은 그 능력을 과신하고 있어. 그런 건 강함도 아무것도 아니야

→ 너희들은 그 힘을 너무 믿어. 그러면 세지도 않고 아무것도 아니야

→ 너희들은 그 힘으로 까불어. 그러면 안 대단하고 아무것도 아니야

59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치키타 GUGU 3
토노 지음 / 조은세상(북두)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8.23.

책으로 삶읽기 1039


《치키타 GUGU 3》

 TONO

 백인경 옮김

 조은세상

 2009.8.5.



《치키타 GUGU 3》(TONO/백인경 옮김, 조은세상, 2009)을 읽어 본다. 죽이고 죽는 사이를 늘 줄거리로 삼는 그림붓인 터라, 그리 새삼스럽지도 놀랍지도 않다. 얼핏 “사람이란 무엇인가?” 하고 묻는 듯싶지만, 따로 무엇을 묻거나 찾는다기보다는 “더 아무렇지 않게 죽이고 죽는 굴레”를 그리는 데에 힘을 쏟는다고 느낀다. 숱한 글·그림·보임꽃이 온통 싸움박질과 죽임질을 다루니, 이 그림꽃 한 자락도 얼마든지 죽임질을 그릴 만하다고 본다. 그러나 사람은 ‘잡아먹으’려고 살아가지 않는다. 잡아먹으려는 마음 하나만 덩그러니 남는다면 사람탈을 쓴 허깨비이다. 사람을 잡아먹는다는 깨비도 매한가지이다. 깨비가 뭣하러 사람을 잡아먹어야 할까? 사람들이 워낙 바보짓을 일삼으니까 스스로 똑같이 불바다에 빠져야 할는지 모르는데, 목숨을 빼앗으려고 할수록 오히려 튕기게 마련이다.


ㅍㄹㄴ


“이 집 인간이 그렇게 맛있어?” “아니, 인간을 먹을 수만 있다면 어디든 상관없지 뭐.” (27쪽)


“샹샹 일족도, 계속 불로불사의 방법을 찾고 있는걸?” (62쪽)


‘치키타와 백 년을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왠일인지 조금도 배가 고프지 않아.’ (92쪽)


“자기 목숨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사람은 타인의 목숨을 소홀히 여기는 인간들보다도 훨씬 질이 나쁘다구.” (134쪽)


+


누군가가 실수로 떨어트린 것처럼 보이게

→ 누가 잘못해서 떨어트렸다고 보이게

→ 누가 잘못으로 떨어트렸다고 보이게

30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5.8.21. 모든 하루



  오늘쯤 읍내로 저잣마실을 다녀올 노릇이라고 느낀다. 집에 쌓은 책더미를 조금 치운 듯하면서도 썩 티는 안 난다. 느긋하되 미루지 않는 길로 여미자고 생각한다. 시골버스에서는 하루글을 쓰고서 눈을 붙인다. 집부터 읍내까지 15㎞이니 조금은 쉴 만하다. 이제 읍내에서 시골버스를 내린다. 숨을 돌린다. 《모퉁이 책 읽기》(안미선, 이매진, 2016)를 읽으면서 걷는데, 글님 눈금이 어쩐지 여러모로 좁다고 느낀다. 글님은 ‘여자들의 책읽기’를 내건다. 이 이름은 나쁘지 않다. 그런데 ‘페미니즘 책읽기’를 하면서 엮는 줄거리는 자꾸자꾸 ‘가시내인 나만 괴롭’고 ‘가시내인 이웃만 괴롭’다는 쪽으로 흐른다.


  이 나라는 아름답지 않다. ‘나라(정부)’라는 틀을 세운 모든 곳은 하나같이 안 아름답다. ‘나라’일 적에는 나라지기라는 벼슬자리를 놓고서 힘꾼(권력자)이 있고, 돈꾼과 이름꾼이 판친다. 이들은 으레 수수한 살림꾼을 억누르며 괴롭히는데, ‘수수한 살림꾼’은 ‘수수한 순이 + 수수한 돌이’이다. 수수한 자리에 있는 사람은 순이돌이가 나란히 억눌리면서 괴로운 얼거리인 ‘나라(정부)’이다.


  모퉁이에 서거나 모퉁이를 돌아서려고 하는 길에서 손에 쥐는 책이라면, ‘사람으로서 책읽기’를 바라볼 만하다고 본다. ‘아이로서 책읽기’에 ‘어른으로 가는 책읽기’를 이을 만하고, ‘사랑하는 책읽기’에 ‘눈뜨는 책읽기’에 ‘숲빛으로 책읽기’를 펴는 동안, ‘겉몸’을 넘어서며 철드는 눈길을 헤아리면서 늘 새롭게 책과 이야기와 오늘을 누릴 만하다고 느낀다.


  ‘보는 눈금’이란 ‘사는 눈금’이다. ‘사는 눈금’이란, 사람으로서 살림을 사랑으로 여미는 ‘눈’과 ‘금’이다. 거꾸로 볼까? 누가 ‘남자들의 책읽기’를 내건다면 아예 쳐다보고 싶지 않다. ‘남자들의 책읽기’란 얼마나 비좁아터지면서 외곬일까? 낡은 굴레와 틀을 깨부수려고 하는 길에서는 ‘남자들의 책읽기’도 좁게 마련이요, ‘여자들의 책읽기’도 좁을 수밖에 없다. 우리는 ‘우리 함께 책읽기’를 바라볼 때에 스스로 눈을 뜬다. 우리는 ‘서로 헤아리는 책읽기’를 품을 적에 응어리를 풀면서 생각을 틔울 수 있다.


  문득 ‘군대에서 책읽기’는 있을까 하고 헤아려 본다. 거의 웬만한 ‘최전방 육군보병 소총수’는 책을 아예 못 쥐거나 구경조차 못 하면서 이태를 살게 마련이다. 군대에서가 아닌 ‘집에서 집안일하는 책읽기’라면 어떨까? ‘논밭을 돌보는 틈에 책읽기’라든지 ‘지옥철에서 책읽기’나 ‘걸어다니며 책읽기’처럼, 스스로 두 다리로 선 터전에서 스스로 품을 넖히려고 땀흘리면서 그야말로 쪽틈을 살리는 길을 내다볼 적에는, 누구나 언제나 스스로 비로소 바꾼다고 느낀다. 우리는 남을 바꾸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누구나 언제나 스스럼없이 “내가 나를 가꾸기”를 하면 된다.


  토미 드파울라 그림책 《오른발 왼발》은 그저 사랑책이다. 엘사 베스코브 그림책 《펠레의 새옷》은 성평등과 자립을 일깨우는 살림책이다. 바바라 쿠니 그림책 《미스 럼피우스》는 꿈을 씨앗으로 삶에 심는 길을 깨달은 빛책이다. 윌리엄 스타이그 그림책 《생쥐와 고래》는 다 다른 우리가 이 같은 별에서 어떻게 어깨동무하는 사이로 거듭날 만한지 밝히는 노래책이다.


  먼발치가 아닌 집에서 나부터 바꾸면 어느새 마을이 바뀐다. 풀꽃 한 송이가 오르기에 들빛이 푸르다. 나무 한 그루가 오르기에 마을에 숲빛이 번진다. 어느 책이든 안 나쁘되, 조금 더 눈을 틔우려 한다면, 이 하루를 노래하는 책을 알아보면서 글을 여밀 만하다. 모든 하루는 우리한테 다 다르게 배움길이다.


  이제 몽글구름은 다 사라졌다. 제비노래를 못 들은 지 이레가 지난다. 아직 꾀꼬리는 우리집 뒤꼍으로 찾아와서 노래한다. 물까치는 다시 무리지어서 다닌다. 참새도 떼지어 날갯짓을 한다. 첫가을 길목이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050 : 근무 시작 건


개성에서 근무를 시작한 건 2008년입니다

→ 개성에서는 2008년부터 일했습니다

→ 개성에서 2008년부터 일했습니다

《우리, 함께 살 수 있을까?》(김진향, 슬로비, 2019) 6쪽


‘것(건)’을 끼워넣기에 글이 뒤틀려요. “개성에서는 2008년부터 일했습니다”라 말을 하거나 글을 쓰면 그만입니다. ‘것’을 함부로 안 써야 말이 말답고 글이 글답습니다. ㅍㄹㄴ


근무(勤務) : 1. 직장에 적을 두고 직무에 종사함 2. 일직, 숙직, 당번 따위를 맡아서 집행함

시작(始作) : 어떤 일이나 행동의 처음 단계를 이루거나 그렇게 하게 함. 또는 그 단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051 : 혼돈의 카오스


그야말로 혼돈의 카오스였다

→ 그야말로 어지럽다

→ 그야말로 북새통이다

→ 그야말로 널브러진다

→ 그야말로 뒤죽박죽이다

→ 그야말로 골아프다

→ 그야말로 나뒹군다

《날마다, 출판》(박지혜, 싱긋, 2021) 102쪽


한자말 ‘혼돈’은 영어로 ‘카오스’를 가리키고, 영어 ‘카오스’는 한자말로 ‘혼돈’을 가리킵니다. “혼돈의 카오스”란 그야말로 겹말인데, 우리말을 안 살핀 말씨라고 여길 만합니다. ‘어지럽다·어수선하다’라든지 ‘뒤죽박죽·뒤범벅’이라든지 ‘북새통·바글바글’이라든지 ‘엉망·지저분하다’라든지 ‘골아프다·흩날리다’처럼 알맞게 가리고 살펴서 가다듬을 노릇입니다. ㅍㄹㄴ


혼돈(混沌/渾沌) : 1. 마구 뒤섞여 있어 갈피를 잡을 수 없음. 또는 그런 상태 ≒ 혼륜 2. 하늘과 땅이 아직 나누어지기 전의 상태

카오스(chaos) : [철학] 그리스의 우주 개벽설에서, 우주가 발생하기 이전의 원시적인 상태. 혼돈이나 무질서 상태를 이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