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요? 베틀북 그림책 34
토니 로스 그림, 린제이 캠프 글, 창작집단 바리 옮김 / 베틀북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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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8.29.

그림책시렁 1510


《왜요?》

 린제이 캠프 글

 토니 로스 그림

 바리 옮김

 베틀북

 2002.10.15.



  숱한 어른은 아이가 왜 “왜?” 하고 묻는지 잊거나 모릅니다. 아이는 몰라서 묻지 않습니다. 아이는 아이 나름대로 알기에 묻습니다. 아이는 “아이로서 내가 아는 길”하고 “어른으로서 네가 아는 길”이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기에 묻지요. 《왜요?》에 나오는 아이는 늘 묻습니다. 늘 묻는다는 말은, 늘 지켜본다는 뜻이고, 늘 생각한다는 뜻이며, 늘 알아본다는 뜻입니다. 안 지켜보고 안 생각하고 안 알아보는 아이는 아예 안 묻습니다. 이때에는 그저 “네.” 하고 끝입니다. 물을 줄 알기에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묻고 되묻기에 자꾸자꾸 길을 헤아리고 짚으면서 생각을 폅니다. 남이 시키는 대로 졸졸 좇는 아이는 안 물어요. 그저 멍하니 따라갑니다. 오늘날 배움불굿(입시지옥)은 아이들이 ‘엄마·아빠·밥’ 다음으로 즐기는 말씨인 ‘왜’를 빼앗습니다. 아이들은 왜 우리말도 안 익숙한데 영어를 이토록 일찍 배워야 하는지 알까요? 아이들은 왜 뛰어놀 데는 하나도 없지만 쇠(자동차)를 끔찍하도록 길바닥이며 빈터에 가득 채우는지 알까요? 아이들은 왜 온나라가 서로 갈라치기를 하며 싸워대는지 알까요? 아이들은 왜 뭇나라 우두머리가 총칼을 무시무시하게 늘리면서 으르렁거리는지 알까요? 이제 우리는 어른으로서 아이곁에 앉아서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하고 묻고서, “이 일을 어떻게 풀어야 할까?” 하고 귀여겨들을 노릇입니다.


#Why? #LindsayCamp #TonyRoss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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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심정


 엄마의 심정은 외면하고서 → 엄마 속은 등지면서

 본인의 심정만 중시하니 → 제 마음속만 내세우니

 참새의 심정은 해석하지 못하고 → 참새 뜻은 읽지 못하고


  ‘심정(心情)’은 “1. 마음속에 품고 있는 생각이나 감정 2. = 마음씨 3. 좋지 않은 심사”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의 + 심정’ 얼거리라면 ‘-의’를 털고서 ‘마음·뜻’이나 ‘속·속내·속뜻·속꽃·속빛·속길·속마음·속말·속살·속소리’로 손볼 만합니다. ‘마음빛·마음속’으로 손볼 수 있을 테고요. ‘느끼다·느낌·늧’이나 ‘여기다·생각·보다·헤아리다’로 손보며, ‘뒤·뒤쪽·뒷자락·뒷마음·뒷생각’으로 손보아도 어울려요. ‘뼛골·뼛속’이나 ‘가슴·가슴속·가운속·깊은말’로 손보고, ‘숨은넋·숨은얼·숨은마음·숨은생각·숨은빛’으로 손봐도 됩니다. ㅍㄹㄴ



타인의 심정을 헤아릴 줄 아는 인물이지

→ 이웃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사람이지

→ 다른 가슴을 헤아릴 줄 아는 분이지

《도시로올시다! 4》(니시노모리 히로유키/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5) 111쪽


그야말로 읍참마속의 심정입니다

→ 그야말로 내버리는 마음입니다

→ 그야말로 쳐내는 마음입니다

→ 그야말로 눈물칼 같은 마음입니다

→ 그야말로 눈물로 잘라냅니다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이동진, 예담, 2017) 104쪽


너는 외톨이의 심정을 이해 못 해

→ 너는 외톨이 마음을 알지 못 해

→ 너는 외톨이 속을 읽지 못 해

→ 너는 외톨이 속마음을 몰라

《보석의 나라 8》(이치카와 하루코/신혜선 옮김, YNK MEDIA, 2019) 1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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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야근수당



 야근수당을 미지급하여 → 밤일삯을 안 주어

 매일 야근을 하는데 야근수당은 → 늘 밤일을 하는데 밤삯은

 야근수당을 계산해 보니 → 밤삯을 헤아려 보니


야근수당 : x

야근(夜勤) : 퇴근 시간이 지나 밤늦게까지 하는 근무. ‘밤일’로 순화

수당(手當) : 정해진 봉급 이외에 따로 주는 보수 ≒ 덤삯



  저녁이나 밤에 일할 적에 따로 받는 삯이 있어요. ‘밤일삯’입니다. ‘밤삯’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삯을 받는 얼거리나 삶을 고스란히 낱말로 엮으면 됩니다. ㅍㄹㄴ



야근을 하든 회사에서 잠을 자든 야근수당은 보통 안 나온다

→ 밤일을 하든 일터에서 자든 밤일삯은 으레 안 나온다

→ 밤샘일을 하든 일터에서 묵든 밤삯은 으레 안 나온다

《중쇄미정》(가와사키 쇼헤이/김연한 옮김, 그리조아, 2016) 23쪽


야근수당을 받으니까요

→ 밤삯을 받으니까요

→ 밤일삯을 받으니까요

《이건 경비 처리 할 수 없습니다 1》(아오키 유코·모리 코사치/반기모 옮김, AK커뮤니케이션즈, 202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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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읍참마속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심정으로 경질해야 한다는 의견과 → 눈물을 머금고 잘라야 한다는 뜻과

 읍참마속의 결단으로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 → 확 쳐내어 믿음을 되찾아야 한다


읍참마속(泣斬馬謖) : 큰 목적을 위하여 자기가 아끼는 사람을 버림을 이르는 말. 《삼국지》의 〈마속전(馬謖傳)〉에 나오는 말로, 중국 촉나라 제갈량이 군령을 어기어 가정(街亭) 싸움에서 패한 마속을 눈물을 머금고 참형에 처하였다는 데서 유래한



  큰뜻을 이루려고 눈물을 머금고 잘라내야 할 적에는 “눈물을 머금고 자르다”쯤으로 말할 만합니다. 단출히 ‘자르다·치다·쳐내다’나 ‘내던지다·내동댕이·내버리다’라 할 수 있습니다. 꾸밈말을 넣어 “확 자르다”나 “말끔히 쳐내다”나 “제꺽 자르다”나 “한칼에 쳐내다”라 해도 어울립니다. 수수하게 ‘내치다·내팽개치다·팽개치다’나 ‘버리다·버림받다·버림치’나 ‘싹둑·썰다·털다’라 해도 되어요. ㅍㄹㄴ



읍참마속 해, 쫌! 얼마나 더 뭉기적댈 참인데!

→ 자르라고, 쫌! 얼마나 더 뭉기적댈 참인데!

→ 확 치라고, 쫌! 얼마나 더 뭉기적댈 참인데!

《일상 5》(아라이 케이이치/금정 옮김, 대원씨아이, 2010) 81쪽


그야말로 읍참마속의 심정입니다

→ 그야말로 내버리는 마음입니다

→ 그야말로 쳐내는 마음입니다

→ 그야말로 눈물칼 같은 마음입니다

→ 그야말로 눈물로 잘라냅니다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이동진, 예담, 2017) 1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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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리 드래곤 2
신도 마사오키 지음, 유유리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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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8.29.

만화책시렁 773


《루리 드래곤 2》

 신도 마사오키

 유유리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4.11.30.



  “뜻한 대로 다 이루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말씀하는 분이 많습니다만, 우리는 늘 “뜻한 대로 이루는 길”입니다. 얼핏 보면 “내가 뜻한 바하고 너무 먼걸?” 싶을 텐데, 돈·이름·힘을 얻는 길이건 그저 즐겁기를 바라는 길이건, 누구나 뜻한 대로 이룹니다. 다만, 뜻한 대로 이루되 “뜻한 대로 배우면서 이루는 길”인 터라, 누구한테나 다 다르게 가싯길과 꽃길이 눈앞에 드리웁니다. 《루리 드래곤 2》을 읽으면 ‘어느새 미르(용)로 바뀌는 몸’인 아이가 나옵니다. 이 아이는 “왜 우리 아빠가 미르라서 나까지 미르여야 하는데!” 하고 싫어할 만합니다. 언뜻 보면 아이는 ‘사람인 엄마’랑 ‘미르인 아빠’ 사이에서 태어날 마음이 없었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다른 길과 삶과 몸이던 둘이, 하나인 사랑을 바라는 자리에 ‘빛씨앗’인 넋으로 찾아들면서 태어나게 마련이에요. 앓으면서 알아갑니다. 아프면서 앞을 봅니다. 모든 알은 어미새 곁에서 스스로 조각을 다 쪼아내어서 깨어나야 합니다. 그리고 모든 새끼새는 둥지나기를 하기 앞서 굶어야 합니다. 배부른 새끼새는 날갯짓을 안 합니다. 어미새는 일부러 알깨기를 기다리고, 새끼새를 굶겨서 스스로 거듭나는 길을 누려야 하는 줄 가르치면서 함께 둥지사랑입니다.


ㅍㄹㄴ


“인간이 아니라는 건 그리 간단한 게 아니구나.” “날마다 인간에서 멀어져 가긴 하지만, 유카는 계속 친구로 있어줄 거지? 애들이 신경 안 쓰니까 괜찮으려나 했는데, 내가 신경을 안 쓸 수는 없어서 그래.” “새삼스럽긴, 인간이 아닌데 당연히 고생하는 게 있겠지.” (16쪽)


“운동을 하는 거면 다른 곳도 있지 않아?” “아, 그건, 루리랑 같이 놀고 싶으니까.” “뭐?” “난 루리랑 노는 거 좋아하거든.” (64쪽)


“내가 왜 미움받는지 정도는 알고 싶잖아. 게다가 위원회에서 같이 일해야 하니, 일단은 알아둬야지. 계속 미움만 받으면 곤란하기도 하고.” (162쪽)


‘심지어 그냥 뒤처진 게 아니야. 교실에 내가 모르는 일주일이 있어서, 마치 1년은 쉰 듯한 기분이 들어. 그 ‘구멍’은 다시 메우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기다릴게’에는 부응해야 해!’ (184쪽)


#ルリドラゴン #眞藤雅興


+


《루리 드래곤 2》(신도 마사오키/유유리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4)


인간이 아니라는 건 그리 간단한 게 아니구나

→ 사람이 아니면 그리 쉽지 않구나

→ 사람이 아니라서 그리 안 쉽구나

16쪽


그런 경위로 오늘―

→ 그래서 오늘!

→ 그러니까 오늘!

35쪽


가끔씩 직접 풀어서 방전해 주고

→ 가끔 몸소 풀어내 주고

→ 가끔 스스로 빼내 주고

37쪽


이대로 랠리하자

→ 이대로 치고받자

→ 이대로 주고받자

→ 이대로 겨루자

→ 이대로 다투자

63쪽


위원회에서 같이 일해야 하니, 일단은 알아둬야지

→ 두레에서 같이 일해야 하니, 뭐 알아둬야지

→ 모둠에서 같이 일해야 하니, 먼저 알아둬야지

162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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