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폭주 暴酒


 폭주를 하지는 않았다 → 술지랄은 안 했다 / 곤드레하지는 않았다

 나의 폭주를 걱정해 줬습니다 → 내 말술을 걱정합니다

 매일 폭주하는 습관은 → 날마다 퍼마시는 버릇은


  ‘폭주(暴酒)’는 “술을 한꺼번에 많이 마심 = 폭음”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거나하다·거나꾼·건하다’나 ‘고주망태·고주·곤드레·곤드레만드레·곤드라지다’로 고쳐씁니다. “너무 마시다·지나치게 마시다·마구 마시다”나 ‘막술·막술질·말술·벼락술’로 고쳐써요. ‘비칠·비칠거리다·비틀·비틀거리다’나 ‘술기운·술결·술김·술냄새·술내·술내음’으로 고쳐쓸 만하고, ‘술에 절다·술에 빠지다·술꾼’이나 ‘술고래·술바보·술벌레·술깨비’로 고쳐씁니다. ‘술지랄·술짓·술지랄꾼·술지랄놈·술짓꾼’으로 고쳐쓰고, ‘알딸딸·얼떨떨·얼큰하다’나 ‘푸다·퍼마시다·회오리술’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폭주는 금물이다. 한국인들은 젊어서 폭음하는 경향이 있다

→ 막술은 안 된다. 한겨레는 젊어서 말술을 하기 일쑤이다

→ 술고래는 말아라. 우리는 젊어서 벼락술을 자꾸 한다

《송건호 전집 18》(송건호, 한길사, 2002) 150쪽


식사가 끝난 직후에 여타의 음주를 강요하거나 폭주하는 일을 삼가기로 약속한다

→ 밥을 먹고서 술을 들이밀거나 마구 마시지 않기로 다짐한다

→ 밥을 먹고 나서 술을 먹이거나 술지랄을 안 하기로 다짐한다

《행복의 역사》(대린 맥마흔/윤인숙 옮김, 살림, 2008) 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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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폭주 暴注


 비는 폭주로 내리붓는다 → 비는 억수로 내리붓는다

 기사 폭주 → 글바다 / 글물결

 업무량의 폭주 → 일이 쏟아지다

 민원이 폭주하다 → 목소리가 빗발치다

 주문량이 폭주하다 → 잔뜩 시키다


  ‘폭주(暴注)’는 “1. 비가 갑작스럽게 많이 쏟아짐 2. 어떤 일이 처리하기 힘들 정도로 한꺼번에 몰림 3. [한의] 갑자기 몹시 설사함. 또는 그런 설사 = 폭설”을 가리킨다고 하는군요. ‘몰다·몰리다·몰려들다·밀려들다·달려들다’나 ‘닥치다·들이닥치다’로 고쳐쓸 만합니다. ‘쏟아지다·퍼붓다·들이붓다’나 ‘넘치다·물결치다·너울대다·너울거리다’로 고쳐쓸 수 있어요. ‘잔뜩·가득·엄청나다·어마어마하다·억수’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구름·구름밭·구름물결·구름바다·구름같다’나 ‘눈더미·눈덩이·눈뭉치’로 고쳐쓰고, ‘부릅뜨다·붉는·눈이 붉다’로 고쳐써요. ‘바다·밀물·물줄기’나 ‘빗발치다·일렁이다·찰랑이다·철렁이다’로 고쳐씁니다. ‘한바탕·대단하다·휘감다·휩싸다’로 고쳐쓰지요. ‘-뿐·다발·아무리·제아무리’나 ‘좔좔·차고 넘치다·철철·찰찰·흘러넘치다’로 고쳐써도 되어요. ㅍㄹㄴ



가입자들의 폭주로 문필업의 기본구조가 변화되고 있다

→ 손님이 물결치며 글일을 하는 바탕이 바뀐다

→ 사람들이 넘쳐서 글살림이란 뼈대가 바뀐다

《한국문학이란 무엇인가》(이문열, 민음사, 1995) 312쪽


메인에 올라가 방문객이 폭주한다. 하지만 그것은 허수다

→ 머릿글에 올라 손님이 넘친다. 그러나 허울이다

→ 꼭두글에 올라 손님이 구름같다. 그런데 낚시이다

→ 큰글에 올라 손님이 흘러넘친다. 그렇지만 거품이다

《영화보다 흥미진진한 영화 리뷰 쓰기》(김봉석, 랜덤하우스코리아, 2008) 141쪽


업무가 폭주하실 것이온데

→ 일이 쏟아질 텐데

→ 일감이 넘칠 텐데

→ 일바다를 이룰 텐데

《글쓰기 표현사전》(장하늘, 다산초당, 2009) 6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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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기본구조



 기본구조부터 분석하여 → 바탕부터 살펴 / 밑동부터 헤아려

 사업의 기본구조를 이해하여야 → 일하는 얼개를 알아야

 이것의 기본구조부터 인식한 후에 → 이 바탕을 읽은 다음에


기본구조 : x

기본(基本) : 사물이나 현상, 이론, 시설 따위를 이루는 바탕 ≒ 기근

구조(構造) : 1. 부분이나 요소가 어떤 전체를 짜 이룸. 또는 그렇게 이루어진 얼개 2. = 구조물 3. [광업] 탁상, 섬유상 따위와 같은 광물의 형태 4. [수학] 집합과 거기에서 정하여진 연산이나 집합과 거기에서 정해진 관계 등 집합과 그것이 가지고 있는 집합론적 대상으로써 얽어진 것 5. [철학] 구조주의에서, 어떤 일을 성립시키는 것 사이의 상호 기능적 연관



  ‘기본구조’라는 한자말은 겹말입니다. 한자를 쓰고 싶다면 ‘기본’이나 ‘구조’만 쓸 노릇이지만, ‘가장·으뜸·맨·먼저·모름지기·이를테면·-부터·워낙’이나 ‘있다·갖추다·닦다·그렇다·밝다·환하다·훤하다’로 손보고, ‘밑·밑바탕·밑절미·밑틀·밑판’이나 ‘바탕·바탕길·바탕일·바탕틀·바탕판’으로 손볼 만합니다. ‘마음·넋·얼·생각·빛’이나 ‘손쉽다·쉽다·수월하다·떡먹듯·밥먹듯·꼬박·꾸준히’나 ‘뭐·음·자’로 손보고, ‘얼개·얼거리·줄거리·줄기·터·터전·틀·틀거리·판·흐름’으로 손봐요. ‘그나마·그나저나·그러나저러나·얼추·여러모로·이나마’나 ‘그냥·그럭저럭·그런대로·다만·다문·안되어도·하다못해’로 손보며, ‘그러니까·그런데·다시 말해·따라서·적어도·짧게 말해’로 손보고요. ‘이럭저럭·이런·이랬다저랬다·이러구러·이쯤·이래저래’로 손볼 수 있어요. ‘아무튼·아무래도·아무려면·아예·암튼·어디서·어째·어쨌거나·어찌저찌’나 ‘그루터기·기둥·들보·대들보·등걸’이나 ‘뼈대·뿌리·받치다·받침·싹·씨앗·씨알’로 손볼 자리가 있어요. ‘못해도·무릇·그야·그저·그쯤·보나 마나·알다시피’나 ‘처음·첫걸음·첫발·첫차림·첫터’나 ‘여느·수수하다’로 손볼 만합니다. ‘하다·노·노상·늘·마땅하다·언제나·언제라도·으레·한결같다’나 ‘따로·딱히·누구보다·무엇보다·하나도’로 손보아도 어울려요. ㅍㄹㄴ



가입자들의 폭주로 문필업의 기본구조가 변화되고 있다

→ 손님이 물결치며 글일을 하는 바탕이 바뀐다

→ 사람들이 넘쳐서 글살림이란 뼈대가 바뀐다

《한국문학이란 무엇인가》(이문열, 민음사, 1995) 312쪽


인간의 기본구조에 속하는 모든 요소는 앞서 주어진 것이다

→ 사람을 이루는 씨앗은 모두 일찌감치 받는다

→ 사람을 이루는 밑바탕은 모두 먼저 받아들인다

《인간과 말》(막스 피카르트/배수아 옮김, 봄날의책, 2013)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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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2.5.


《살림문학》

 김대성 엮음, 강경주와 13사람, 곳간, 2024.12.31.



해가 나오는 아침에 빨래를 해서 넌다. 그늘자리에 살짝만 들어서도 얼어붙는다. 낮으로 접어드니 눈발이 가볍게 날리는데, 한낮에는 여우눈이다가 어느새 눈보라로 바뀐다. 어젯밤만 해도 별이 쏟아졌는데, 늦겨울 날씨가 끝없이 너울거린다. 오늘은 노란맵밥(카레)을 한 솥 끓여놓는다. 큰아이가 밥자리에 앉아서 묻는다. “아버지 혼자 다 했어요?” “아니. 바람하고 함께 했어.” 《살림문학》을 곰곰이 읽었다. 우리가 읽고 쓰고 나눌 글이라면 모름지기 ‘살림글’일 노릇이라고 본다. 이 책은 굳이 ‘문학’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지만, 문학이 그야말로 ‘문학스러’우려면 가장 수수하게 ‘글’이면 된다. ‘시·수필·에세이·텍스트’도 마찬가지이다. 그저 ‘글’로 서려고 할 적에 더없이 빛난다. ‘회화·삽화·일러스트·이미지·도안’이 아닌 오롯이 ‘그림’으로 서려고 할 적에 참으로 빛난다. 살림하는 사람은 사랑을 한다. 사랑을 하는 사람은 살림을 한다. 살림하는 사랑이기에 삶이고, 사랑하는 살림이기에 사람이다. ‘살림·사랑·사람·삶·숲·사이·새’를 잊고 등지기에 ‘문학’에 얽매이면서 죽어간다. ‘문학상’은 자꾸자꾸 생기지만 오히려 문학이 죽어간다. 글이 아닌 허울을 붙잡느라 살아날 수 없으니까.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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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2.6.


《열두 살의 전설》

 고토 류지 글/박종진 옮김, 우리교육, 2003.11.30.



여러 날째 여우눈이 날리다가 눈보라가 몰아치는 날씨이다. 다른 고장에도 여우눈이 흔할까? 여우눈 사이로 햇볕이 가득 내리쬐기에 이동안 빨래도 널고 해바라기도 한다. 늦겨울에는 늦추위가 오면서 잎눈과 꽃눈을 북돋운다. 그저 얼른 돋으려 하지 말고, 속으로 한결 야물게 추스르고서 잎이며 꽃을 틔우라는 잎샘추위에 꽃샘바람이라고 느낀다. 낮에 가볍게 저잣마실을 다녀온다. 시골버스에서 끝없도록 시끄럽게 수다를 떠는 할머니가 두 분 있다. “안 시끄러운 마실길”을 바란 탓에 ‘시끌할매’를 새삼스레 만났다고 느낀다. 《열두 살의 전설》을 뒤늦지만 반갑게 읽었다. 2003년 가을은 충주와 서울을 오가면서 ‘한길사 막짓(무단출간)’ 탓에 싸우느라 그즈음에 나온 책을 제대로 못 살폈다. 그때 읽었으면 얼마나 기뻤을까 하고도 곱씹지만, 스무 해가 지난 이제 와서 읽으며 새삼스레 마음을 달랜다. 열두 살도 마흔두 살도 여든두 살도 저마다 멍들 수 있고, 이 멍울을 서로 이야기로 풀면서 다독일 수 있다. 겉으로 다가서는 매무새로는 하나도 못 바꿀 뿐 아니라 외려 덧난다. 차분히 그윽히 나즈막이 두고두고 마주하면서 손잡고 어깨동무하는 마음씨이기에 모두 녹이면서 푼다. 풋풋한 아이들 곁에는 푸른 어른이 있게 마련이다.


#後藤?二 #鈴木びんこ 

#後藤龍二 #12歲たちの傳說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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