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2.5.
《살림문학》
김대성 엮음, 강경주와 13사람, 곳간, 2024.12.31.
해가 나오는 아침에 빨래를 해서 넌다. 그늘자리에 살짝만 들어서도 얼어붙는다. 낮으로 접어드니 눈발이 가볍게 날리는데, 한낮에는 여우눈이다가 어느새 눈보라로 바뀐다. 어젯밤만 해도 별이 쏟아졌는데, 늦겨울 날씨가 끝없이 너울거린다. 오늘은 노란맵밥(카레)을 한 솥 끓여놓는다. 큰아이가 밥자리에 앉아서 묻는다. “아버지 혼자 다 했어요?” “아니. 바람하고 함께 했어.” 《살림문학》을 곰곰이 읽었다. 우리가 읽고 쓰고 나눌 글이라면 모름지기 ‘살림글’일 노릇이라고 본다. 이 책은 굳이 ‘문학’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지만, 문학이 그야말로 ‘문학스러’우려면 가장 수수하게 ‘글’이면 된다. ‘시·수필·에세이·텍스트’도 마찬가지이다. 그저 ‘글’로 서려고 할 적에 더없이 빛난다. ‘회화·삽화·일러스트·이미지·도안’이 아닌 오롯이 ‘그림’으로 서려고 할 적에 참으로 빛난다. 살림하는 사람은 사랑을 한다. 사랑을 하는 사람은 살림을 한다. 살림하는 사랑이기에 삶이고, 사랑하는 살림이기에 사람이다. ‘살림·사랑·사람·삶·숲·사이·새’를 잊고 등지기에 ‘문학’에 얽매이면서 죽어간다. ‘문학상’은 자꾸자꾸 생기지만 오히려 문학이 죽어간다. 글이 아닌 허울을 붙잡느라 살아날 수 없으니까.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