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명성 名聲


 명성을 날리다 → 이름을 날리다

 명성을 떨치다 → 이름꽃을 떨치다

 명성을 얻다 → 팔띠를 얻다 / 이름띠를 얻다

 명성이 높다 → 이름값이 높다

 청빈함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 깨끗하여 널리 빛나다


  ‘명성(名聲)’은 “세상에 널리 퍼져 평판 높은 이름 ≒ 성명·성문·성칭·홍명”을 가리킨다는군요. 낱말책에 비슷한말로 실은 다른 한자말은 하나도 쓸 일이 없으니 다 털어낼 노릇입니다. 이러구러 ‘이름·이름길·이름값’이나 ‘이름꽃·이름빛·이름높다’나 ‘이름씨·이름힘·이름띠’로 손봅니다. ‘팔띠·어깨띠·아름낯’으로 손보고, ‘고운낯·고운얼굴·꽃낯·꽃얼굴’로 손볼 만합니다. ‘높다·높다랗다·높직하다’나 ‘높끝·높꽃·높은끝·높은꽃’이나 ‘빛나다·빛눈·빛눈길’로 손보아도 어울려요.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명성’을 둘 더 싣는데 모두 털어냅니다. 샛별은 그저 ‘샛별’입니다. ㅍㄹㄴ



명성(明星) : ‘금성’을 일상적으로 이르는 말 = 샛별

명성(明聖) : 총명하고 덕이 높음. 임금의 지덕(知德)을 형용하는 말이다



정직하고 성실한 일꾼이라는 명성을 얻고 있으며 모범 시민으로 인식되고 있다

→ 바르고 듬직한 일꾼이라는 이름을 얻으며 참하다고 여긴다

→ 곧고 믿음직한 일꾼이라는 이름을 얻으며 반듯하다고 여긴다

《미래는 핀란드에 있다》(리처드 D. 루이스/박미준 옮김, 살림, 2008) 298쪽


일약 세계적 명성을 얻은 반면

→ 한달음에 온이름을 얻으나

→ 하루아침에 온이름을 얻지만

《과학은 반역이다》(프리먼 다이슨/김학영 옮김, 반니, 2015) 246쪽


명성이 자자한 번역가를 한 분

→ 이름높은 글옮김이를 한 분

→ 이름난 옮김님을 한 분

→ 드날리는 옮김빛을 한 분

→ 오르내리는 옮김일꾼을 한 분

《고양이의 서재》(장샤오위안/이정민 옮김, 유유, 2015) 64쪽


고품질로 명성이 자자한

→ 훌륭하기로 이름높은

→ 드높이 빛나는

→ 뛰어나기로 이름난

《세계를 읽다, 독일》(리처드 로드/박선주 옮김, 가지, 2016) 238쪽


생애 마지막 무렵에 명성을 얻었다

→ 삶 마지막 무렵에 이름을 얻었다

→ 늘그막에 이름을 얻었다

《글쓰는 여자의 공간》(타니아 슐리/남기철 옮김, 이봄, 2016) 54쪽


명성은 순식간에 쏟아지듯 밀려왔다

→ 이름값은 확 생겼다

→ 이름은 갑자기 치솟았다

《서평의 언어》(메리케이 윌머스/송섬별 옮김, 돌베개, 2022) 385쪽


이러한 잗다란 하자 탓에 저자의 필력과 문학적 명성에 금이 가는 일은 일어나지 않으며 감히 말하건대 일어나서도 안 된다

→ 이러한 잗다란 흉 탓에 글쓴이 붓힘과 붓빛이 금이 가지 않으며 금이 갈 까닭도 없다

→ 이 잗다란 티끌 탓에 지은이 글힘과 붓빛이 금이 가지 않으며 금이 갈 까닭도 없다

《우리말 기본기 다지기》(오경철, 교유서가, 202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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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이장 里長


 동네 이장을 선출하다 → 마을지기를 뽑다

 이장의 책임 하에 → 마을지기가 맡아서


  ‘이장(里長)’은 “1. 행정 구역의 단위인 ‘이’(里)를 대표하여 일을 맡아보는 사람 2. [역사] 조선 시대에, 지방의 동리에서 호적에 관한 일과 그 밖의 공공사무를 맡아보던 사람 = 이임”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마을지기’나 ‘지기’로 다듬습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이장’을 열 가지 더 싣는데 다 털어냅니다. 무덤을 옮기면 ‘옮기다·옮겨쓰다’라 하면 됩니다. ㅍㄹㄴ



이장(二帳) : [건설] 초장(初帳) 다음에 배치된 둘째의 선자 서까래

이장(二障) : [불교] 진리를 깨치는 데 방해가 되는 두 가지 장애

이장(二藏) : [불교] 성문장과 보살장의 두 교리

이장(弛張) : 풀려 느즈러짐과 당겨 켕김 ≒ 장이

이장(泥匠) : 건축 공사에서 벽이나 천장, 바닥 따위에 흙, 회, 시멘트 따위를 바르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 = 미장이

이장(?臟) : [의학] 배안의 뒤쪽에 가로로 길쭉하게 자리한 기관 = 이자

이장(理障) : [불교] 정견(正見)에 장애가 되는 무명(無明)의 번뇌

이장(異裝) : 규정에서 벗어난 복장. 또는 색다른 복장

이장(移葬) : 무덤을 옮겨 씀 ≒ 개장

이장(履長) : 이십사절기의 하나 = 동지



친구는 동네 가가호호 궂은 일 맡아보는 장수 이장도 맡고 있다

→ 동무는 집집마다 궂은 일 돌보는 장수 마을지기도 맡는다

→ 동무는 마을 집집이 궂은 일 보듬는 장수 지기도 맡는다

→ 동무는 마을 온집에 궂은 일 보살피는 장수 자기도 맡는다

《본전 생각》(김성렬, 문학의전당, 2015) 79쪽


연로하신 나무 할배와 이장님도

→ 나무 할배와 마을지기님도

→ 나무 할배와 마을지기님도

→ 어르신 나무와 마을지기님도

《지율 스님의 산막일지》(지율, 사계절, 2017) 7쪽


집 지을 때 이장님 아버지가 심었으니 나보다 연세가 위입니다

→ 집 지을 때 마을지기님 아버지가 심었으니 나보다 위입니다

《위대한 일들이 지나가고 있습니다》(김해자, 한티재, 2022) 46쪽


생산자가 동네 이장님일 수도 있고

→ 지음이가 마을지기일 수도 있고

《선생님, 채식이 뭐예요?》(이유미, 철수와영희, 2022) 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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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가가대소



 가가대소를 해댔다 → 깔깔댔다 / 웃어젖힌다 / 웃음바다이다

 전부 가가대소였다 → 다들 큰웃음이다


가가대소(呵呵大笑) : 소리를 내어 크게 웃음



  소리내어 크게 웃을 적에는 ‘함박웃음·활짝웃음·너털웃음’이라 합니다. ‘하하·하하하·허허’라 해도 어울립니다. ‘까르르·깔깔’이나 ‘손뼉웃음·손뼉치며 웃다·무척 웃다·몹시 웃다’처럼 수수하게 써도 됩니다. ‘웃고 자빠지다·웃고 까무러치다·웃어젖히다’나 ‘웃음물결·웃음바다·큰웃음·크게 웃다’라 할 수 있습니다. ㅍㄹㄴ



모여 앉은 사람들은 가가대소(呵呵大笑)했다

→ 모여 앉은 사람들은 깔깔거렸다

→ 모여 앉은 사람들은 너털웃음이다

→ 모여 앉은 사람들은 활짝웃음이다

→ 모여 앉은 사람들은 함박웃음이다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 2》(조갑제, 조선일보사, 1998) 4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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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꽃

― 마음을 노래하기 : 우리말로 시쓰기



곳 : 부천 원미동 〈용서점〉

때 : 2025.3.25.16시.

누가 : 파란놀(최종규).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을 쓴 사람.



〈마음꽃〉이란?


: 글을 잘못 보는 사람이 수두룩합니다. ‘글’이란 “그린 말”입니다. 말을 그려 놓았기에 ‘글’입니다. 글은 그리 대단하지 않습니다. 말이 없으면 아무런 글이 없어요. 글을 쓰고 싶다면 말을 하면 됩니다. 다만, 사람들 앞에서 왁자지껄 떠들어야 말이지 않아요. 내가 나로서 어떤 마음인지 스스럼없이 드러내고 밝히면서 나타내려고 하기에 비로소 ‘말’입니다. 마음소리인 말을 손수 옮기기에 글입니다. 〈마음꽃〉이란, 우리가 스스로 우리 마음을 고스란히 느끼고 담아서 나누려고 할 적에 저절로 꽃이 피어난다는 뜻으로 펴는 노래쓰기(시창작) 자리입니다.



〈마음꽃〉을 나누는 길


ㄱ. 말이란, 마음을 담은 소리입니다. 우리는 우리 마음을 어떤 말로 담아서 서로 나누는지 먼저 차분히 짚고 돌아봅니다.


ㄴ. 우리는 늘 ‘우리말’을 하지만, 정작 우리말이 무엇인지 거의 모릅니다. ‘순우리말(토박이말)’이어야 우리말이지 않습니다. 나와 너를 아우르는 말이기에 우리말입니다. 그래서 “우리말 : ‘나 + 너 = 우리’를 이루려고 서로 마음을 잇는 말”처럼 뜻풀이를 새로 할 일이라고 느낍니다.


ㄷ. 우리말 : 누구나 스스로 뜻과 생각을 나타내고 나누면서, 너와 내가 ‘우리’로 어울리는 길을 여는 즐거운 마음소리. 너하고 나를 아우르면서 나누는 말. 우리가 쓰는 말. 우리나라 사람이 쓰는 말. 우리가 예부터 물려주고 물려받으면서 쓴 말. 우리가 스스로 삶을 짓고 서로 사랑하면서 함께 나누고 하루하루 즐겁게 일군 말. 우리 스스로 생각해서 쓰는 말. 우리 나름대로 삶을 가꾸고 지으면서 나란히 가꾸고 지어서 쓰는 말.


ㄹ. 낱말뜻을 ‘국립국어원 낱말책’에 기대어 살피지 않습니다. 모든 말은 바로 “우리 스스로” 지어 왔습니다. 먼먼 옛날부터 나처럼 너처럼 우리처럼 수수한 누구나 스스로 이 살림자리에서 지은 ‘우리말’인 터라, 우리는 이 〈마음꽃〉을 펴면서 “그저 우리말에 담은 나와 네 마음”을 읽기로 합니다.


ㅁ. 말빛과 말결과 말씨를 찬찬히 짚고 나서, 문득 낱말 하나를 글감으로 삼아서 쪽글을 적어 봅니다. 손바닥만 한 조그마한 종이에 열 줄 안팎으로 나와 너를 아우르는 이 삶에서, 나는 나로서 내 이야기가 무엇일까 하고 헤아리면서 내 손으로 사각사각 글을 적어 봅니다.


ㅂ. “입으로 하는 말”을 “손으로 담는 글”을 여민다고 할 만합니다. 우리는 마음과 마음을 말로 이으니, 다시금 이 마음과 마음을 글로 여미기도 합니다.


ㅅ. 남한테 보여주려는 글이 아니라, 바로 내가 스스로 두고두고 되읽으면서 “내 마음을 다스릴 이야기”를 씁니다.


ㅇ. 내 나름대로 내 말씨로 쓴 글을 살며시 손질해 봅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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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5.3.13. 맨발 고무신



  오늘부터 읍내나 밖에 나갈 적에 맨발 고무신이다. 봄볕이 발등으로 톡톡 닿는다. 버스나루에서 기다리며 발가락을 슬슬 내놓는다. 발가락도 햇볕이 반갑다.


  올해로 고흥살이 열다섯 해인데, 시골버스에서 책읽는 사람은 우리집 큰아이 하나이다. 손잡이(운전대)를 쥐면 서울에서나 시골에서나 책도 글도 멀리할밖에 없다.


  스스로 느긋하려면 걷고 쉬고 해보고 걷고 쉬고 바람보고 걷고 쉬고 읽다가 써야지 싶다. 뚜벅이로 살아가는 이읏님은 오늘 나처럼 맨손에 맨발일 테지.


  졸업장도 면허증도 자격증도 다 멀리하는, 이러면서 책종이와 글종이를 품는 어른이 한 사람 늘면, 온누리는 한 걸음만큼 피어나리라 본다. 책을 읽는 사람이 하루아침에 100만이나 1000만이 늘기보다는, 아름책을 곁에 두는 숲빛사람이 하루에 한 사람씩 늘어나기를 빈다. 하루에 한 사람이 적을까? 아니다. 한 해만 해도 365사람이요, 열 해이면 3650사람이다. 천천히 가면 차분히 철이 들면서 빛난다. 서둘러 늘리려 하면 얹히면서 언짢은 말썽거리가 불거진다.


  오늘은 여태껏 한참 걸으며 읽었으니, 이제는 붓을 쥘 때이다. 붓을 한참 쥐고 나서는 도마와 부엌칼을 쥘 테고, 이다음에는 다른 집살림을 건사해야지. 나는 이제 호미도 잘 안 쓴다. 그냥 맨손으로 다 한다. 가끔 낫을 쥘 뿐이다.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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