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곤충도감



 곤충도감을 편집하였다 → 벌레책을 엮었다

 곤충도감을 늘 끼고 살았다 → 벌레적이를 늘 끼고 살았다

 이미 곤충도감을 암기한 수준이다 → 이미 벌레책을 외운 듯싶다


곤충도감 : x

곤충(昆蟲) : 곤충강에 속한 동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

도감(圖鑑) : 그림이나 사진을 모아 실물 대신 볼 수 있도록 엮은 책 ≒ 도보



  ‘벌레’를 한자로 옮기면 ‘곤충’입니다. 한자 ‘곤충’을 우리말로 옮기면 ‘벌레’입니다. 일본에서는 ‘곤충도감’이라 할 테고, 우리로서는 ‘벌레책’이나 ‘벌레적이’라 하면 됩니다. ㅍㄹㄴ



시판 곤충도감은 아무래도 성에 안 찬단 말이지

→ 나도는 벌레책은 아무래도 모자라단 말이지

→ 사온 벌레책은 아무래도 아쉽단 말이지

《테즈카 오사무 이야기 1》(반 토시오·테즈카 프로덕션/김시내 옮김, 학산문화사, 2013) 127쪽


동물도감도, 곤충도감도 술술 외운다고 친구들이 그러던데

→ 짐승책도, 벌레책도 술술 외운다고 동무들이 그러던데

→ 짐승적이도, 벌레적이도 술술 외운다고 동무들이 그러던데

《까먹기 대장이야》(다케다 미호/김소연 옮김, 천개의바람, 2016)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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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개화전선



 개화전선이 북상 중이다 → 꽃금이 올라간다

 금년의 개화전선은 → 올해 꽃띠는


개화전선(開花前線) : [식물] 어떤 식물이 맨 처음 꽃이 피기 시작한 날을 지역마다 연결한 곡선



  꽃이 피는 날을 하나씩 찍은 다음에 죽 잇곤 합니다. 이때에는 꽃자리를 잇는 금으로 여겨 ‘꽃금’이라 할 만합니다. 꽃자리를 잇는 띠로 여기면 ‘꽃띠’요, 꽃자리를 잇는 줄로 여기면 ‘꽃줄’입니다. ㅍㄹㄴ



개화전선(開花前線)은 탄산처럼 북으로 넘치고

→ 꽃금은 보글보글 높이 넘치고

→ 꽃줄은 바글바글 높이 넘치고

《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고명재, 문학동네, 2022)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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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고소공포증



 고소공포증을 이유로 → 하늘앓이 탓에

 고소공포증을 호소한다 → 높앓이를 외친다


고소공포증(高所恐怖症) : [의학] 높은 곳에 있으면 꼭 떨어질 것만 같은 생각이 들어 두려워하는 병 = 높은곳공포증



  하늘로 뜨거나 높은 곳에 가면 덜덜 떨거나 무섭거나 두려울 수 있습니다. 이때에는 이러한 결을 살려서 ‘하늘앓이’라 할 만합니다. ‘높앓이·높은앓이·높메앓이’라 해도 어울립니다. ‘메앓이’라 할 수 있고요. ㅍㄹㄴ



약하게 고소공포증이 있지만

→ 조금 하늘앓이이지만

→ 살짝 높앓이를 하지만

《한 달의 고베》(한예리, 세나북스, 2025) 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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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7.29.


《‘국민’이라는 노예》

 김철 글, 삼인, 2005.3.25.



곁님이 스스로 “비난이 몸에 밴 사람”이라고 다시 말한다. 곁님은 ‘뜯기(비난)’를 하나도 안 좋아하는 줄 안다. 그러니까 ‘나사랑’으로 사뿐히 건너가면 될 일이지만, 늘 멈칫멈칫 갈팡질팡하면서 ‘나뜯기’로 돌아선다. 멈칫거리는 나를 나무라고, 갈팡질팡하는 나를 다그치는 셈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 삶을 누리려고 몸이라는 옷을 입은 오늘 꼭 ‘깨어나’야 하지 않다. 그저 씨앗으로 고요히 즈믄해를 잠들 수 있다. ‘꼭 오늘이어야’ 한다는 틀에 가두지 않을 수 있으면 ‘나사랑’으로 선다. ‘왜 오늘도 못하지?’ 하고 스스로 닦달하느라 어느새 내가 나를 헐뜯고 만다. 《‘국민’이라는 노예》를 2005년에 처음 읽을 적에도 놀라면서 반가웠고, 2025년에 새로 읽으면서도 지난 스무 해 동안 이 나라는 매한가지라고 느낀다. 앞으로 스무 해가 새로 흘러도 이 종살이는 그대로일까? 아니면 ‘나살림’이라는 길로 거듭날까? ‘국민’이라는 일본말씨도, ‘민주’라는 또다른 일본말씨도, ‘우리길·너나우리’나 ‘나다움·너답게’하고 멀다. 수수한 ‘같이·함께·나란히’와 ‘둘·하나·온’을 바라볼 때라야 비로소 바꾼다. 임금님이 있으니 벼슬자리와 종이 있을 수밖에 없다. 임금놈을 걷어내어야 보금자리가 눈을 뜬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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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7.28.


《마지막 레벨 업》

 윤영주 글, 창비, 2021.3.19.



붓고 쉰 목이 차츰 낫는다. 23:00부터 30분마다 잠을 깬다. 언제 몸을 일으킬까 하고 돌아보면서 머리끝부터 발끝을 움직인다. 02:30에는 몸을 일으킬 만하지 싶다. 씻고 물을 마시고 글을 쓴다. 동틀 즈음에는 빨래를 갠다. 내 옷가지는 아니고, 엊그제 〈책과 아이들〉에서 묵은 스물여섯 사람이 쓴 수건 빨래이다. 책집지기님 혼자 일하실 듯하기에, 수북하게 쌓인 수건 빨랫감은 내가 하나씩 천천히 말리고서 갠다. 책짐을 잔뜩 이고 진 채 순천을 거쳐서 고흥으로 돌아간다. 고흥읍에서는 택시를 부른다. 택시기사님이 어제 땅벌한테 쏘이셨단다. 벌이며 지네는 사람몸에서 ‘피가 막히거나 고인 데’를 고맙게 알아보고서 푹 찌른다. 이 얼개를 안다면 벌이나 지네가 쏘거나 물어도 걱정하지 않는다. 《마지막 레벨 업》을 돌아본다. 이와 같은 줄거리를 ‘요즈음 SF 청소년소설’로 여기는구나 싶은데, ‘그냥 청소년문학’도 ‘장르 청소년문학’도 푸름이한테 ‘삶·살림·사랑·숲’은 못 보여주거나 안 들려주면서 ‘서울·연애·학교·우정’에만 맞추려고 한다. 집에서 밥은 누가 할까? 집일은 누가 맡을 노릇일까? 집일과 집살림은 아예 몰라도 되거나, ‘첨단과학문명’에서는 아예 손조차 안 대어도 될 만할까? 발바닥이 땅바닥에 안 닿으니 풀꽃나무도 들숲메바다도 모르는 채 떠돌기만 한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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