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7.29.
《‘국민’이라는 노예》
김철 글, 삼인, 2005.3.25.
곁님이 스스로 “비난이 몸에 밴 사람”이라고 다시 말한다. 곁님은 ‘뜯기(비난)’를 하나도 안 좋아하는 줄 안다. 그러니까 ‘나사랑’으로 사뿐히 건너가면 될 일이지만, 늘 멈칫멈칫 갈팡질팡하면서 ‘나뜯기’로 돌아선다. 멈칫거리는 나를 나무라고, 갈팡질팡하는 나를 다그치는 셈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 삶을 누리려고 몸이라는 옷을 입은 오늘 꼭 ‘깨어나’야 하지 않다. 그저 씨앗으로 고요히 즈믄해를 잠들 수 있다. ‘꼭 오늘이어야’ 한다는 틀에 가두지 않을 수 있으면 ‘나사랑’으로 선다. ‘왜 오늘도 못하지?’ 하고 스스로 닦달하느라 어느새 내가 나를 헐뜯고 만다. 《‘국민’이라는 노예》를 2005년에 처음 읽을 적에도 놀라면서 반가웠고, 2025년에 새로 읽으면서도 지난 스무 해 동안 이 나라는 매한가지라고 느낀다. 앞으로 스무 해가 새로 흘러도 이 종살이는 그대로일까? 아니면 ‘나살림’이라는 길로 거듭날까? ‘국민’이라는 일본말씨도, ‘민주’라는 또다른 일본말씨도, ‘우리길·너나우리’나 ‘나다움·너답게’하고 멀다. 수수한 ‘같이·함께·나란히’와 ‘둘·하나·온’을 바라볼 때라야 비로소 바꾼다. 임금님이 있으니 벼슬자리와 종이 있을 수밖에 없다. 임금놈을 걷어내어야 보금자리가 눈을 뜬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