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7.28.
《마지막 레벨 업》
윤영주 글, 창비, 2021.3.19.
붓고 쉰 목이 차츰 낫는다. 23:00부터 30분마다 잠을 깬다. 언제 몸을 일으킬까 하고 돌아보면서 머리끝부터 발끝을 움직인다. 02:30에는 몸을 일으킬 만하지 싶다. 씻고 물을 마시고 글을 쓴다. 동틀 즈음에는 빨래를 갠다. 내 옷가지는 아니고, 엊그제 〈책과 아이들〉에서 묵은 스물여섯 사람이 쓴 수건 빨래이다. 책집지기님 혼자 일하실 듯하기에, 수북하게 쌓인 수건 빨랫감은 내가 하나씩 천천히 말리고서 갠다. 책짐을 잔뜩 이고 진 채 순천을 거쳐서 고흥으로 돌아간다. 고흥읍에서는 택시를 부른다. 택시기사님이 어제 땅벌한테 쏘이셨단다. 벌이며 지네는 사람몸에서 ‘피가 막히거나 고인 데’를 고맙게 알아보고서 푹 찌른다. 이 얼개를 안다면 벌이나 지네가 쏘거나 물어도 걱정하지 않는다. 《마지막 레벨 업》을 돌아본다. 이와 같은 줄거리를 ‘요즈음 SF 청소년소설’로 여기는구나 싶은데, ‘그냥 청소년문학’도 ‘장르 청소년문학’도 푸름이한테 ‘삶·살림·사랑·숲’은 못 보여주거나 안 들려주면서 ‘서울·연애·학교·우정’에만 맞추려고 한다. 집에서 밥은 누가 할까? 집일은 누가 맡을 노릇일까? 집일과 집살림은 아예 몰라도 되거나, ‘첨단과학문명’에서는 아예 손조차 안 대어도 될 만할까? 발바닥이 땅바닥에 안 닿으니 풀꽃나무도 들숲메바다도 모르는 채 떠돌기만 한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