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말(인터넷말) 45] Give Day 기브데이

 겉보기로는 한글로 적는다 해서 한국사람이 한국땅에서 쓸 만한 한국말이 되지 않습니다. “기브데이에 해피빈과 미친을 맺으면, 콩스코어에서 상품을 구매하면, 기브데이 페이지가기” 같은 말마디가 우리가 쓸 만한 말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일제식민지에서 풀려나 해방을 맞이하던 1945년 무렵, 지식깨나 있다는 사람들은 돈벌이를 찾아 ‘일본말 배우기’에서 ‘영어 배우기’로 훌러덩 넘어갔습니다. 일제식민지 때에는 일본말을 배워야 돈벌이 구멍이 나왔고, 해방 뒤에는 일본제국주의 뒤를 이은 미군정한테 붙어야 돈벌이 구멍이 나오기에 영어를 배우려고 했습니다. 이무렵, 일본말에다가 영어를 배운다고 하면서 정작 우리 말글은 안 배울 뿐 아니라 내동댕이치던 지식인들을 바라보며 혀를 끌끌 차던 이들은 앞으로 이 나라 말글이 어찌 될까 하고 몹시 걱정했습니다. 이무렵 걱정하던 엉터리 말삶은 오늘날까지 고스란히 이어지고, 이제 아무렇게나 말을 하든 영어로 이런 말 저런 말 껍데기로 치레하든 사람들 스스로 무엇이 똥이고 무엇이 된장인지를 가리지 못할 만큼 뒤죽박죽이 됩니다. 참으로 ‘기브데이’란 무엇일까요. 한 마디로 ‘주는 날’이 아닐는지요. ‘해피빈’이란 무엇일는지요. ‘즐거운콩’이 아닌지요. ‘미친’은 또 무엇인지요. 머리가 돈 미친인가요 영어로 줄여서 쓰는 누리말인가요. ‘콩가게’나 ‘콩집’이라고는 못하고 ‘콩스토어’라 말할 까닭이 있는가요. 우리는 한국사람 맞나요. (4344.3.3.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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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2.22. 

아빠 곁에서 빨래를 갠다. 아빠가 하는 일을 하나하나 따라한다. 똑바로 잘 살아야 아이도 똑바로 잘 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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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2.21. 

어머니 머리에 핀을 꽂아 주겠다며, 핀통을 어질러 놓고 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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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모임 소식지에 넣는 글을 하나 쓰다. 


 함께 읽는 책 1 : 삶을 일구는 결대로 책을 사랑합니다


 첫째 아이를 낳던 지난 2008년에 《티베트 의학의 지혜》(다이쿠바라 야타로 씀,박영 옮김,여강 펴냄,1991)라는 책 하나를 헌책방에서 만났습니다. 두 어버이한테서 사랑으로 받은 목숨을 두 사람이 또 다른 사랑으로 이루려 했던 첫째 아이 목숨이기에, 사람을 돈값으로 헤아리면서 갖은 항생제와 예방주사와 처방전만을 쓰는 병원에서는 아이를 낳고 싶지 않았던 우리 식구한테 이 책은 여러모로 고마웠습니다. 판이 끊어져 헌책방 아니고서는 찾아볼 길이 없는 책이지만, 오래도록 헌책방마실을 즐긴 터라, 반가우면서 고맙게 맞아들였습니다.

 둘째 아이를 낳을 올 2011년을 앞두고 《아기가 온다》(실러 키칭거 씀,강영숙 옮김,하늘출판사 펴냄,1995)라는 책 하나를 또 헌책방에서 만납니다. 첫째 아이를 집에서 낳으려 했으나 끝내 집에서 못 낳고 병원으로 실려 갔으나, 둘째 아이는 집에서 즐겁게 맞이하고 싶어 이 책을 읽습니다. 둘레에서 집에서 아이를 낳으라 하는 사람이 없을 뿐더러, 집에서 아이를 낳으면 끔찍하거나 나쁜 일이라도 일어날 듯 여기는 터라, 할머니한테든 할아버지한테든 도움말을 듣거나 도움을 받기 퍽 어렵습니다. 사람한테서 ‘아이 낳는 슬기’를 귀담아듣기 힘들다면 책을 살피며 ‘아이 낳을 슬기’를 우리 스스로 깨우쳐야 합니다. 비록 책 하나 읽는다고 모든 일을 알뜰히 해낼 수 있지는 않고, 책 하나에는 모든 자리 모든 때를 밝히는 이야기를 담을 수 없지만, 몸으로 부대낀다 하더라도 모든 자리 모든 때를 스스로 빈틈없이 깨닫거나 깨우치지는 않습니다. 내가 미처 살피지 못하거나 돌아보지 못하는 대목을 새삼스레 알아채거나 느끼는 길잡이가 됩니다.

 인터넷에 ‘안전한 예방접종을 위한 모임’이 있습니다. ‘안예모’라고 찾기창에 적어 넣으면 손쉽게 찾아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예방접종이 그저 안전하다고만 여기는 분이 참으로 많은데, 예방접종이란 병이 일어나기 앞서 병원균을 화학조합으로 만들어 사람들 몸에 미리 집어넣는 일입니다. 살아숨쉬는 목숨인 병원균이 아니라 화학조합으로 만드는 죽은 병원균입니다. 오늘날 환경재앙을 걱정하면서 라면이나 과자에 엠에스지를 안 넣는다고 다들 떠들썩하게 밝히지만, 엠에스지는 안 넣으면서 다른 화학조합물은 엄청나게 넣습니다. 아마, 아이 키우는 어버이들은 엠에스지 같은 화학조합물 깃든 먹을거리를 아이한테 안 먹이겠지요. 그러면 예방접종은? 예방접종을 아이한테 거의 어김없이 맞히면서 예방접종 성분이 무엇인지를 살피는 어버이는 몇 사람이나 될까요. 《예방접종 어떻게 믿습니까?》(스테파니 케이브 씀,차혜경 옮김,바람 펴냄,2007) 같은 책이 하나 있는데, 이 책을 읽은 사람을 아직 제 둘레에서 만나지 못했습니다. 의사로 일하든 간호사로 일하든 아이를 낳아 키우든 환경운동을 하든 진보나 개혁을 외치든 지식인이라 하든 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든, 예방접종이 무엇인지 옳게 헤아리는 분을 만날 수 없습니다.

 스물세 권에 이르는 만화책 《우주소년 아톰》(데즈카 오사무 그림,박정오 옮김,학산문화사 펴냄,2001)이 있습니다. 이 만화책을 찬찬히 새겨읽은 분이 얼마나 있을는지 모릅니다. 아이한테 이 만화책을 사 주는 어버이가 있을는지 모르고, 이 만화책을 제대로 즐기는 어린이나 어른이 얼마쯤 있을지 또한 모릅니다. 1951년부터 그렸다는 만화 《우주소년 아톰》이니, 우리로 보자면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때에 나온 로봇만화입니다. 옆에서는 죽느냐 사느냐 하는 마당에 일본에서는 ‘뭐 저놈들은 1950년대에 2000년대 공상과학만화 따위나 그리며 키득키득거린담?’ 하고 여길 만한지 모르지만, 데즈카 오사무 님은 일본이 전쟁미치광이 짓을 하던 때에 군수공장으로 끌려가 억지로 일을 해야 하면서도 틈틈이 땡땡이를 치며 만화를 그렸습니다. 꿈도 삶도 평화도 사랑도 사람도 아무것도 없이 메마르며 팍팍하고 슬픈 일본이라는 나라에서 당신 스스로 꿈과 삶과 평화와 사랑과 사람과 모두를 보듬으면서 아끼고픈 마음으로 만화를 그렸습니다. 《우주소년 아톰》은 바로 이 모두를 풀어서 보여주는 따스한 열매입니다. 일본사람이 《우주소년 아톰》을 그토록 사랑할밖에 없던 까닭은 오직 하나입니다. 아무도 사랑을 말하지 않던 때에 배를 곯으며 사랑 담는 만화를 그렸고, 누구도 평화를 외치지 못하던 때에 가난에 찌들면서 평화를 외치는 만화를 그렸어요.

 지난겨울에 나온 《텃밭 속에 약초》(김형찬 씀,그물코 펴냄,2010)를 진작 장만했지만 아직 한 쪽조차 못 펼쳤습니다. 겨우내 읽었으면 곧 맞이할 봄에 온 들과 멧자락에 돋을 봄나물을 둘러보며 우리 멧골집 둘레 좋은 풀을 사귈 수 있을 텐데, 집살림하고 아이돌보기 하면서 좀처럼 이 책을 펼칠 짬을 못 냅니다. 그러나, 이렇게 책상맡에 얌전히 모셔 놓았으니 언제라도 읽을 수 있겠지요.

 아이하고 함께 살아가면서 아이하고 함께 즐길 책을 찾아서 읽고 같이 보듬습니다. 아이를 낳은 옆지기하고 나란히 살아가기에 옆지기하고 서로 즐길 책을 장만해서 읽으며 도란도란 이야기꽃 피웁니다. 누구나 살아가는 대로 일하고 놀며 책을 읽습니다. 삶에 따라 책을 느끼고, 삶을 일구는 결대로 책을 사랑합니다. (4344.2.11.쇠.ㅎㄲㅅㄱ)


《티베트 의학의 지혜》(다이쿠바라 야타로 씀,박영 옮김,여강 펴냄,1991)
《아기가 온다》(실러 키칭거 씀,강영숙 옮김,하늘출판사 펴냄,1995)
《예방접종 어떻게 믿습니까?》(스테파니 케이브 씀,차혜경 옮김,바람 펴냄,2007)
《우주소년 아톰 1∼23》(데즈카 오사무 그림,박정오 옮김,학산문화사 펴냄,2001)
《텃밭 속에 약초》(김형찬 씀,그물코 펴냄,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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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하고 책읽기


 요사이 아이한테 책 읽어 주기를 제대로 못한다. 그래도 어제에는 두 가지 책을 읽어 주었는데, 이 살림 저 일에 치이면서 기운이 쪼옥 빠지니까, 책을 못 읽어 주기 일쑤이다.

 아이는 아버지가 책을 읽어 주지 못하지만, 스스로 책을 쥐어 읽는다. 제 무릎에 책을 올려놓고는 펼친다. 이제 그림을 제법 볼 줄 알 뿐 아니라 글씨도 큼직한 녀석은 읽어 보려 한다. 그림인지 글씨인지 어렴풋하게나마 가를 줄 아는구나 싶다.

 아이하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붙어 지내자면 그야말로 힘이 송두리째 빠진다. 아이한테 어버이 힘을 모조리 바치지 않을 수 없다.

 아이들 얼굴을 보면 한결같이 맑으며 밝거나 보드랍다. 어버이한테서 사랑을 못 받은 아이들은 푸석푸석하거나 그늘지거나 슬프다. 사랑받는 아이들은 제 어버이 사랑을 듬뿍 받는다. 사랑을 나누는 어버이는 제 살을 깎으며 사랑을 나눈다. 둘째를 밴 옆지기는 이제 눈썹이 거의 다 빠졌다. 아이를 배어 낳는 어머니들은 뼈와 살뿐 아니라 머리카락과 눈썹까지도 제 아이한테 바친다. 아이를 낳은 어머니들은 예전보다 힘을 못 쓴다든지 몸에 아픈 데가 많을 수밖에 없다. 아버지는 어머니가 아이를 밸 무렵부터라도 집일을 더 많이 해야 하며, 아이하고 훨씬 오래 놀고 어울리며 삶을 물려주어야 한다.

 아이한테 돈을 쥐어 준들 아이가 돈을 쓸 수 없다. 아이가 돈을 안다 치더라도 아이 스스로 어디에 가서 이 돈을 쓰겠는가. 아이가 까까를 먹고 싶다 하든 얼음과자를 먹고 싶다 하든, 아이 스스로 사다 먹는다기보다 어른이 가게에 가서 돈을 치러 사다가 주어야 한다. 그러니까, 아이한테 주는 사랑이란 돈이 아닌 말 그대로 사랑이다. 아이한테는 돈으로 사랑을 나누어 주지 못한다.

 어버이 손길 한 번이 사랑이다. 아이들 머리카락을 곱게 쓸어 주고 빗으로 예쁘게 빗어 주는 일이 사랑이다. 번쩍 안아올린다든지, 등으로 업는다든지, 손을 맞잡고 춤추며 노래부른다든지 할 때에 사랑이다.

 반드시 아이한테 책을 읽혀야 하지 않으며, 꼭 아이한테 좋은 책을 많이 읽혀야 하지 않다. 어떤 책이든, 아이를 무릎에 앉히거나 뉘인 채 함께 읽으면 된다. 몸이 많이 고단하면 자리에 드러눕고 아이한테는 팔베개를 하라며 눕혀서는 모로 몸을 기울인 채 책을 함께 읽으면 된다.

 아이는 그림책이든 동화책이든 줄거리를 받아들이기도 할 테지만, 책을 읽는 어버이 목소리를 받아먹는다. 책을 쥐고 저(아이)를 품에 안은 어버이 살결과 살내음을 빨아먹는다.

 어버이는 아이한테 모든 사랑을 바칠밖에 없다. 어버이는 아이한테 온갖 기운을 다 뽑아내어 줄밖에 없다. 어버이는 지친다. 어버이는 힘들다. 그런데 용케 이듬날 다시금 일어나서 밥을 차리고 아이하고 놀며 이렁저렁 일로 복닥인다. 밤나절이면 죽은듯이 쓰러지면서, 용하게 다시 기운을 차리는 날이 되풀이된다. (4344.3.2.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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