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같이



네가 태어난 곳하고

내가 자라난 자리는

참으로 멀고 다른데


우리는 여태 같이 놀았고

서로 나란히 뛰고 달렸고

이 말 저 말 주고받았어


너는 나랑 같이 놀며 즐겁니?

나는 너하고 얘기하며 오붓해

너는 늘 별이랑 같이 사네

나는 언제나 바람하고 어울려


2025.11.23.해.


ㅍㄹㄴ



문득 돌아보니

'같이'라는 낱말이 들어간 책이

뜻밖에 그리 많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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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방패 防牌


 화살을 방패로 막았다 → 화살을 담으로 막았다

 활과 방패는 → 활과 막이는

 여론을 방패로 삼다 → 목소리를 핑계로 삼다 / 뭇소리를 내걸다


  ‘방패(防牌/旁牌)’는 “1. 전쟁 때에 적의 칼, 창, 화살 따위를 막는 데에 쓰던 무기. 원방패(圓防牌)와 장방패(長防牌)가 있다 ≒ 간로 2. 어떤 일을 할 때에 앞장을 세울 만한 것. 또는 그런 사람”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막다·막이·가로막다·바람막이’나 ‘지키다·품다·볼모·안다’로 고쳐씁니다. ‘내세우다·앞세우다’나 ‘담·담벼락·담쌓기·돌담·돌담벼락’으로 고쳐쓰고, ‘울·우리·울타리·쇠가시그물·쇠가시울·쇠가시덤불·쇠가시담’으로 고쳐써요. ‘돌보다·보살피다·보듬다’나 ‘감싸다·싸고돌다·두남두다·둘러치다·휘감다’로 고쳐쓸 만합니다. ‘핑계·볼모·걸다·내걸다·토·토씨·토달다’나 ‘버티다·내버티다·마주받다·맞받다·맞붙다’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방패(方牌)’를 “[역사] 조선 시대에, 관아의 하인들이 허리에 차던 네모진 나무패”로 풀이하며 싣지만 털어냅니다. ㅍㄹㄴ



나의 창과 당신의 방패는 서로 다른 전쟁을 하고 있지

→ 내 가시와 그대 담은 서로 다르게 싸우지

→ 나는 찌르고 넌 막으며 서로 다르게 다투지

《칸트의 동물원》(이근화, 민음사, 2006) 74쪽


설득을 포기하고 진압과 통제로 국민을 상대하기로 한 권력의 명령이, 곤봉과 방패와 레이저건과 또다른 무기들을 펄떡이게 하는 걸 우리가 압니다

→ 달래지 않고서 사람들을 누르고 막기로 한 이 나라가, 방망이와 가시울 빛줄쏘기와 또다른 주먹질을 하는 줄 압니다

→ 다독이지 않고서 우리를 밟고 가두기로 한 이 나라가, 몽둥이와 돌담과 빛살쏘기와 또다른 총칼을 쥐는 줄 압니다

《당신이 있어 고맙습니다》(이철수, 삼인, 2009) 126쪽


방패막이가 될 만한 부차적인 이유를 내세우지 않는다

→ 막아설 만한 까닭을 더 내세우지 않는다

→ 막을 만한 덧소리를 내세우지 않는다

→ 맞붙을 만한 덧말을 내세우지 않는다

《언어의 온도》(이기주, 말글터, 2016) 25쪽


방패막을 치는 것도

→ 막아도

→ 둘러쳐도

《나는 초민감자입니다》(주디스 올로프/최지원 옮김, 라이팅하우스, 2019) 40쪽


졸도 방패도 아니다

→ 잔챙이도 바람막이도 아니다

→ 꼬마도 담도 아니다

《노부나가의 셰프 14》(니시무라 미츠루·카지카와 타쿠로/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9) 39쪽


내가 당신의 방패가 되어주었다면

→ 내가 너를 감싸 주었다면

→ 내가 너를 막아 주었다면

→ 내가 자네를 보듬었다면

→ 내가 그대를 돌봤다면

《백날을 함께 살고 일생이 갔다》(배영옥, 문학동네, 2019) 13쪽


내 또래 남자들은 징발병이라고 해서 원정군 맨 앞에 세우고 방패막이로 써먹어

→ 또래 사내는 붙들려서 먼길 싸울아비 맨앞에 세우고 가로막이로 써먹어

《천막의 자두가르 1》(토마토수프/장혜영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3) 123쪽


총도 방패도 없이 전쟁터에 나온 병사처럼 암담하기 그지없었다

→ 맨몸으로 싸움터에 나온 사람처럼 까마득하기 그지없었다

《엄마는 그림책을 좋아해》(이혜미, 톰캣, 2024) 1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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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신원불명



 신원불명의 아이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 수수께끼 아이들은 누구일까

 신원불명의 2명은 → 누군지 모를 두 사람은

 신원불명의 시신이 나오면 → 알 수 없는 주검이 나오면


신원불명 : x

신원(身元) : 개인의 성장 과정과 관련된 자료. 곧 신분이나 평소 행실, 주소, 원적(原籍), 직업 따위를 이른다

불명(不明) : 1. 분명하지 아니함 2. 사리에 어두움



  누구인지 모를 적에는 “누구인지 모르다”라 하면 됩니다. 누구인지 모르니 “알 수 없다·알 길 없다”나 ‘모르다’라 하면 되고요. ‘아리송하다·알쏭하다·알쏭달쏭’나 ‘감감하다·깜깜하다’고 할 만하지요. ‘수수께끼’라 해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그 현장에서 나온 신원불명의 지문이랑 일치한다더군요

→ 그곳에서 나온 알 수 없는 손그림이랑 똑같다더군요

→ 그곳에서 나온 수수께끼 손그림이랑 똑같다더군요

→ 그곳에서 나온 누군지 모를 손그림이랑 같다더군요

《개코형사 ONE코 12》(모리모토 코즈에코/서수진 옮김, 대원씨아이, 2019) 72쪽


어느 날 나는 신원 불명의 변사체로 발견될 것이다

→ 어느 날 나는 알 길 없는 주검으로 나온다

→ 어느 날 나는 수수께끼로 죽은 채 나타난다

《백날을 함께 살고 일생이 갔다》(배영옥, 문학동네, 2019) 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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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배후


 이 사건의 배후를 조사하여 → 이 일 뒤켠을 살피며

 누군가의 배후가 존재한다 → 누구 뒷그늘이 있다

 언니의 배후라고 하던데 → 언니 뒷손이라고 하던데


  ‘배후(背後)’는 “1. 등의 뒤 2. 어떤 대상이나 대오의 뒤쪽 3. 어떤 일의 드러나지 않은 이면”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의 + 배후’ 얼개라면 ‘-의’부터 털어내고서 ‘뒤’나 ‘뒤켠·뒤쪽’으로 고쳐쓸 만합니다. ‘그늘’이나 ‘뒤엣것·뒷자락·뒷것’이나 ‘뒷그늘·뒷그림·뒷내·뒷내음·뒷냄새’로 고쳐써도 돼요. ‘뒷빛·뒷전·뒷손·뒷심·뒷힘’이나 ‘물밑’이나 ‘밑·바탕·밑바탕’으로 고쳐써도 됩니다. ㅍㄹㄴ



몸을 바로 잡아 주던 왼편의 배후가 궁금했다

→ 몸을 바로잡아 주던 왼켠 뒤가 궁금했다

《나는 점점 왼편으로 기울어진다》(송문희, 문학의전당, 2017) 13쪽


강의 배후로 갈대를 지목해 보자

→ 냇물 그늘로 갈대를 꼽아 보자

→ 가람 뒷빛으로 갈대를 찍어 보자

《미륵을 묻다》(김형로, 신생, 2019) 60쪽


먼저 다녀간 누군가의 배후를 궁금해하리라

→ 먼저 다녀간 뒷자리가 궁금하리라

→ 누가 먼저 다녀간 뒷내가 궁금하리라

《백날을 함께 살고 일생이 갔다》(배영옥, 문학동네, 2019) 12쪽


잠재의식(subconscious mind)이라는 단어는 마음의 배후 혹은 의식 너머에 존재하거나 거기서 작동한다는 의미이다

→ 숨은빛이라는 말은 마음 뒤나 생각 너머에 있거나 거기서 움직인다는 뜻이다

→ 밑마음이라 하면 마음 뒤켠이나 생각 너머이거나 거기서 흐른다는 뜻이다

《치유, 최고의 힐러는 내 안에 있다》(켈리 누넌 고어스/황근하 옮김, 샨티, 2020) 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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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영어] 비B ㄴ 4B



4B : x

비(非) : ‘아님’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일본 우두머리가 사람들을 억누르려고 퍼뜨린 ‘비국민’이나 ‘비애국자·비충성’ 같은 한자말을 바탕으로 ‘비(非)-’를 붙이는 끔찍한 말씨가 퍼졌습니다. 우리는 아직 이런 굴레말을 못 털 뿐 아니라, 안 턴다고까지 느낍니다. ‘4B’로 적는 말씨가 있는데, 영어 ‘B’를 슬쩍 딴 일본말씨 ‘非’라지요. 네 가지를 안 한다면서 ‘사비(四非·4B)’로 치레하는 얼개입니다. 그런데 안 한다고 하면 “안 하다”라 하면 돼요. 단출히 ‘네안·넉안’이라 하면 됩니다. 일본말씨로 “비연애·비성관계·비결혼·비출산”이라 할 까닭이 없습니다. 우리말로 “안만남·안섞음·안맺음·안낳음”이라 하면 되어요. 일본말씨는 그냥 옆나라 말씨이지 않습니다. 총칼을 앞세워 사람들을 억누르고 짓밟고 죽이던 총칼말씨(제국주의·군국주의 폭력언어)입니다. 새길을 열려는 뜻이라면 총칼을 휘두르던 얼뜬 무리가 퍼붓던 말씨를 따라해야 할 까닭이 터럭만큼도 없습니다. ㅍㄹㄴ



비연애, 비성관계, 비결혼, 비출산, 이 네 가지 비非, 4B를 일종의 운동으로 실현하겠다고 결심한다

→ 안 만남, 안 섞음, 안 맺음, 안 낳음, 이 네 가지 ‘안’, ‘네안’을 일으키겠다고 다짐한다

《슬기로운 좌파생활》(우석훈, 오픈하우스, 202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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