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9.5.


《오늘은 노란 웃음을 짜 주세요》

 임수현 글·윤정미 그림, 문학동네, 2023.1.31.



새로 들인 싱싱칸은 천천히 자리를 잡는다. 한가위를 앞두고서 이바지일삯(근로장려금)을 받았기에 이 목돈으로 들였다. 언제나 느긋이 즐겁게 바라보면서 받아들이는 살림길을 헤아리자고 생각한다. 밥과 국을 하고서 두바퀴를 달린다. 바야흐로 겨울바람으로 넘어가려고 한다. 맞바람이 꽤 세지만 아직 후끈볕이라서 외려 땀을 식힌다. 들녘 빈집은 참새집으로 바뀐 듯싶다. 이곳은 풀죽임물을 견딜 만한 쉼터요, 작은새가 겨울나기를 할 만한 보금터 같다. 《오늘은 노란 웃음을 짜 주세요》를 읽으며 요즈음 ‘동시문학’은 1960∼80년대 ‘윤석중 동심천사주의’로 돌아간 쳇바퀴라고 느낀다. 이승만·박정희·전두환·노태우 곁에 붙어서 ‘해바라기(권력찬양)’으로 긴긴 나날을 ‘어린이문학 죽이기’에 앞장선 ‘윤석중 동심천사주의’인데, 뜻밖에 2003년에 드디어(?) 숨을 거둔 뒤부터 슬금슬금 ‘창비·문학동네’를 발판삼아서 다시 번진다.


‘어린천사’를 가여워하거나 추켜세우는 글은 쏟아내더라도 막상 아이곁에 있지 않기에 ‘동심천사주의’이다. ‘입시·학원지옥’을 걱정하는 듯하지만 정작 ‘대학교·서울바라기’를 안 멈추는 글판(문단)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나 출판산업진흥원이 전라도 시골로 옮겼되, 글바치 가운데 시골로 터전을 옮긴 이는 손에 꼽을 만하고, 시골로 옮겼어도 두메나 마을이 아닌 읍내에 머물고, “시골로 터전을 옮긴 글바치”는 하나같이 ‘청탁’이 안 온다며 고단하다고 말씀한다. 이제라도 우리 글꽃은 어린이글도 어른글도 ‘살림글’과 ‘숲글’로 거듭날 노릇이라고 본다. 서울에 그냥 눌러살더라도 살림짓기와 숲빛을 품으려 할 적에 비로소 ‘글씨(글씨앗)’를 남길 만하다고 본다. 애쓰지 말고, 어디에서나 언제나 들숲메바다를 온몸과 온마음으로 품으면 된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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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9.4.


《나의 일주일과 대화합니다》

 유보라 글, 자기만의방, 2021.3.16.



오늘도 밥을 하고 집일을 건사한다. 낮에 읍내 나래터를 다녀오고서 저녁을 끓인다. 느슨히 둘러앉아서 저녁을 먹고서 〈티처스 2〉 마지막 이야기를 다시 본다. 아이랑 마음을 틔우고서 얘기하는 집은 걱정거리가 없다. 아이한테 이모저모 시키려 하거나, 아이가 이모저모 손을 벌리기만 하는 집은 온통 근심거리이다. 오늘은 조용히 풀노래를 누리는 하루이다. 시골버스를 달릴 적에 옆마을 논배미를 누비는 제비 뒷무리를 보았다. 그리고 시골은 이웃일꾼(이주노동자)이 갈수록 부쩍 는다. 다시 못 보는 할매할배가 해마다 느는 만큼, 해마다 새로 스치는 이웃일꾼이 늘고, 이웃일꾼은 아무 데서나 손전화를 크게 켜고서 유튜브를 들여다보고 담배꽁초를 버리지만, 어느 누구도 안 말린다. 오히려 시골사람이 이런 바보짓을 덩달아 한다. 《나의 일주일과 대화합니다》를 읽었다. 스스로 북돋우는 길은 누구나 스스로 찾게 마련이다. 스스로 마음을 틔우고서 바람을 쐬고 별을 보고 해를 쬐고 비를 마시고 하루를 그리기에 스스로 깨어난다. 너랑 나는 이웃이자 동무로서 사뭇 다르게 삶을 누리고 짓는다. 우리는 서로 얼마나 다르게 하루를 그려서 손수 빚는지 지켜보면서 빙그레 웃는다. 말을 섞기에 마음이 흐르고, 서로 생각이 싹튼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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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걷는 고양이 2
후카야 카호루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7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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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9.18.

만화책시렁 780


《밤을 걷는 고양이 2》

 후카야 카호루

 김완 옮김

 미우

 2017.12.12.



  달리면서도 둘레를 보거나 느끼지만, 걸을 때처럼 느긋이 못 봅니다. 부릉부릉 몰아도 둘레를 보거나 느끼지만, 걸을 때마냥 찬찬히 못 느낍니다. 나란히 걷기에 얼굴을 마주하면서 말을 나눕니다. 함께 거닐다가 앉아서 다리를 쉬면 하늘빛도 들빛도 새롭게 다가오면서 이 터전을 한결 깊고 넓게 품습니다. 《밤을 걷는 고양이 2》을 읽으면서 ‘밤고양이’가 ‘밤사람’한테 다가가서 응어리랑 멍울을 달래는 줄거리를 돌아봅니다. 곁짐승을 돌볼 적에 고양이한테 목줄을 하는 일은 없다시피 합니다. 목줄을 안 하더라도 달려들어서 물지 않을 뿐 아니라, 내키는 대로 나들이를 하고서 집으로 돌아오거든요. 더욱이 고양이는 밤마실을 즐깁니다. 오늘날 사람들은 밤조차 쉴 겨를이 없이 바쁘고, 한밤에 홀로 마음을 달래면서 눈물에 젖기도 합니다. 어울림길을 잊고 잃은 서울나라에서 밤고양이는 사람을 톡톡히 토닥인다고 할 만합니다. 살갑게 일하고 쉬고 지내는 살림집이 줄어들더라도, 사람 곁에 머물면서 살살 북돋우는 뭇숨결이 있어요. 때로는 고양이하고 마음을 나누고, 때로는 풀벌레하고 마음을 나누며, 때로는 새하고 마음을 나눕니다. 살기에 아름다운 나라로 나아가자면, 이제는 서울과 큰고장 한복판에 들숲을 넓힐 일이라고 봅니다.


ㅍㄹㄴ


“회사를 그만두면 자네는 성공하네.” “어? 점쟁이야? 그럼 전직을.” “회사에 남아도 성공하네! 믿으시게. 그럼 이만.” “뭐?” (15쪽)


“내가 생각해도 돼? 당신에게 어울리는 멋있는 이름을 붙여주고 싶어.” (95쪽)


“부모님이 가난해 고생했는데, 이대로 가다간 그 아이 자신도 가난한 어른이 될 거야. 그래도 ‘가난은 노력이 부족한 탓’이 아니야. 가정교사 비용 가지곤 부족한걸. 노력을 받기에는 너무 많은 것들이 필요해.” (107쪽)


#夜廻り猫 #深谷かほる


+


《밤을 걷는 고양이 2》(후카야 카호루/김완 옮김, 미우, 2017)


나도 야경 다녀 보고 싶어요

→ 나도 밤길 다녀 보고 싶어요

→ 나도 밤마실 다니고 싶어요

33쪽


누군가에게 사랑받은 적이 없어서

→ 누구한테서 사랑받은 적이 없어서

→ 누가 사랑한 적이 없어서

35쪽


백미 취사가 끝났습니다

→ 흰밥을 다 지었습니다

→ 흰밥짓기 끝났습니다

35쪽


그거 축하드릴 일이로고

→ 기쁜 일이로고

→ 반가운 일이로고

45쪽


애들은 바이링궐로 만든대

→ 애들은 두말을 가르친대

→ 애들은 나란말 가르친대

→ 애들은 두나라말 쓴대

45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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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취사 炊事


 취사 금지 구역 → 밥 못 지음 / 밥짓기 안 됨

 취사 당번 → 밥지기 / 부엌지기

 취사 준비를 하다 → 지으려고 하다 / 밥하려고 하다


  ‘취사(炊事)’는 “끼니로 먹을 음식 따위를 만드는 일”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밥짓기·밥하다’나 ‘밥차림·밥꽃·부엌차림’으로 고쳐씁니다. ‘짓다·지어내다’나 ‘하다·챙기다’로 고쳐쓰고요. ‘차리다·차려놓다·차림·차림길’로 고쳐써도 됩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취사’를 셋 더 싣지만 다 털어냅니다. ㅍㄹㄴ



취사(取士) : [역사] 문무 양반을 채용하기 위한 시험

취사(趣舍) : 나아감과 머무름

취사(醉死) : 1. 술에 취하여 죽음 2. 술에 취하여 자는 동안에 꾸는 꿈 속에 살고 죽는다는 뜻으로, 한평생을 아무 하는 일 없이 흐리멍덩하게 살아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취생몽사



백미 취사가 끝났습니다

→ 흰밥을 다 지었습니다

→ 흰밥짓기 끝났습니다

《밤을 걷는 고양이 2》(후카야 카호루/김완 옮김, 미우, 2017) 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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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사경 寫經


 사경에 전념하여 → 받아적기에 기울여 / 온힘으로 담아

 사경(寫經)을 하는 이유 → 따라쓰는 뜻 / 옮겨쓰는 까닭

 사경(寫經)의 효험을 보다 → 새겨넣은 빛을 보다


  ‘사경(寫經)’은 “[불교] 후세에 전하거나 축복을 받기 위하여 경문(經文)을 베끼는 일. 또는 그런 경전”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베끼다·베껴쓰기·베낌질·베낌짓’이나 ‘따라쓰다·받아쓰다·받아적다’로 고쳐씁니다. ‘배워쓰기’나 ‘새기다·새겨넣다·새김질’로 고쳐쓰고, ‘옮겨쓰다·옮겨적다·옮기다’로 고쳐쓰지요. ‘꽃글·꽃글월·꽃글씨·꽃내음글·꽃바람글’이나 ‘녹이다·담다·담아내다·받다·받아들이다’로 고쳐써도 어울려요. ‘들빛글·들꽃글·들빛글씨·들꽃글씨’나 ‘풀빛글·풀꽃글·풀빛글씨·풀꽃글씨’나 ‘멋글·멋글씨’로 고쳐쓸 만합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사경’을 열네 가지 더 싣지만 몽땅 털어냅니다. ㅍㄹㄴ



사경(司經) : 1. [역사] 고려 시대에, 동궁(東宮)에 속한 육품 벼슬. 공양왕 2년(1390)에 설치하였는데, 좌우 두 사람이 있었다 2. [역사] 조선 시대에, 경연청에 속한 정칠품 벼슬. 임금에게 경서(經書)를 강의하고 논평하는 일을 맡아보았다

사경(四更) : 하룻밤을 오경(五更)으로 나눈 넷째 부분. 새벽 1시에서 3시 사이이다

사경(四京) : [역사] 고려 시대에, 나라의 중심지로서 중요시하던 네 지역. 남경(南京), 동경(東京), 중경(中京), 서경(西京)을 이른다

사경(四經) : 1. [책명] 《시경》, 《서경》, 《역경》, 《춘추》의 네 가지 경서(經書) ≒ 사부 2. [책명] 《좌씨춘추》, 《곡량춘추》, 《고문상서》, 《모시》의 네 가지 경서

사경(四境) : 1. 동, 서, 남, 북 사방의 지경이나 경계 2. 천하 또는 세계를 이르는 말

사경(沙耕/砂耕) : 1. [농업] 농작물에 필요한 양분을 준 모래에 작물을 재배하는 일 ≒ 모래가꾸기 2. [생명] 세균을 보존하는 방법의 하나. 멸균시킨 모래를 시험관에 담고 그 속에 배양한 세균을 넣어 둔다 = 모래배양 3. [식물] 식물의 물 재배 방법의 하나. 깨끗한 모래나 자갈에 식물을 심고 배양액으로 기른다

사경(沙磬) : [음악] 경쇠의 하나

사경(邪徑) : 1. 곧지 않은 구불구불한 길 2. 부정한 마음이나 행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사경(私徑) : 사사로운 이익을 추구하는 떳떳하지 못한 길

사경(私耕) : 1. 묘지기나 마름이 수고의 대가로 부쳐 먹는 논밭 = 사래 2. 머슴이 주인에게서 한 해 동안 일한 대가로 받는 돈이나 물건 = 새경

사경(査經) : [기독교] 교인들이 모여 성경을 공부함

사경(斜徑) : 비탈진 언덕의 길 = 비탈길

사경(斜傾) : 한쪽으로 비스듬히 기울어짐

사경(斜頸) : [의학] 목의 일부 근육이 뒤틀려 머리가 한쪽으로 기우는 증상 = 기운목



사경을 마친 종이는

→ 다 옮겨쓴 종이는

→ 다 담은 종이는

《한 달의 고베》(한예리, 세나북스, 2025) 2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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