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에트와 그림자들 - 2022 볼로냐 라가치상 오페라프리마 수상작
마리옹 카디 지음, 정혜경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1.10.

그림책시렁 1673


《아리에트와 그림자들》

 마리옹 카디

 정혜경 옮김

 문학동네

 2022.4.28.



  ‘2022 볼료냐 라가치상 오페라프리마 수상작’이라는 이름을 큼직하게 붙이는 《아리에트와 그림자들》입니다. 붓질이 유난히 씩씩하다고 여겨서 보람(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리송합니다. 아이는 누구나 붓질이 씩씩해요. 아이는 눈치를 안 보면서 저희 나름대로 붓을 척척 휘두릅니다. 아이 흉내 같은 붓질을 눈여겨볼 수는 있되, 붓끝에 얽매여서는 아무것도 못 볼 텐데 싶습니다. 무엇보다도 《아리에트와 그림자들》은 ‘나’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싫어하는 나머지 ‘갈기머리(사자)’를 끌어들여서 멋대로 구는 바보스럽고 멍청한 나날을 보여줍니다. 홀가분한(자유분방) 모습이 아니라 ‘함부로’에 ‘아무렇게나’일 뿐 아니라, 마음에 안 들면 사납게 으르렁거리면서 윽박지르기까지 하는군요. 너무나 철없이 구는 모습에 ‘나미움’으로 가득한 줄거리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요? ‘볼로냐 보람’이라는 허울이 있으니 마냥 띄우거나 높여야 할는지요? 아니면 우리가 스스로 ‘나보기’와 ‘나사랑’으로 거듭날 노릇이라고 느끼면서 “철없는 그림책”을 덮을 수 있을는지요?


#MarionKadi #Les reflets d'Hariett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나나가 더 일찍 오려면 사계절 민주인권그림책
정진호 지음 / 사계절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1.10.

그림책시렁 1672


《바나나가 더 일찍 오려면》

 정진호

 사계절

 2024.5.30.



  모르는 분은 모를 테지만, 물고기살(생선회)을 싱싱하게 먹고 싶다면 ‘전남 고흥’ 같은 바닷마을이 아니라 서울 한복판 가게를 갈 노릇입니다. 엉뚱하게 여길는지 모르나, 바닷마을에서는 “넘쳐나게 낚은 바닷고기를 먹을 사람”이 매우 적습니다. 이와 달리 서울 한복판은 “싱싱한 고깃살을 바라는 사람”이 매우 많습니다. 고흥뿐 아니라 모든 뱃나루는 ‘새벽바람(새벽특송)’으로 서울에 씽씽 실어나릅니다. 《바나나가 더 일찍 오려면》은 ‘사계절 민주인권그림책’이라는 이름을 붙입니다. 누가 ‘새벽길(새벽배송)’을 시킬 적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새벽에 쉬잖고 일해야 하는지 하나씩 짚는 듯한 얼거리입니다. 그런데 퍽 억지스럽습니다. 새벽길을 달리는 일꾼은 새벽에 기름을 안 넣어요. 이미 어제 일을 마치고서 집으로 돌아가는 아침나절에 기름을 넣습니다. 밤길(심야버스)을 달리는 일꾼은 낮에 느긋이 쉬고 잡니다. 밤일꾼과 새벽일꾼은 스스로 삶길을 밤과 새벽에 일하면서 아침과 낮에 쉬는 하루로 맞춰요. 밤에 일하니 몸을 망가뜨릴까요? 새벽일을 멈추거나 막아야 할까요? 그런데 누구나 먹는 밥살림을 거두는 시골에서는 논밭일을 새벽 3시부터 합니다. 바쁜 여름에는 새벽 2시부터 일하기도 합니다. 00시나 01시부터 08시까지 달리는 일철도 있습니다.


  서로 아끼고 헤아릴 노릇입니다. 우리는 ‘아침 9시 출근 저녁 6시 퇴근’이라는 쳇바퀴에 갇혀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모든 사람이 ‘회사원·공무원’이어야 하지 않습니다. 나라지기(대통령)도 쉬어야 할 테지만 나라지기는 하루 내내 온나라를 살피는 길에 온마음을 쓰는 자리입니다. 나라지기를 그만둔 뒤에 꽃돈(연금)을 그렇게 잔뜩 주는걸요. 만듦터(공장)는 하루 내내 돌릴 수 있고, 하루에 알맞게 돌릴 수 있습니다. 아기를 낳아서 돌보는 어버이는 말 그대로 하루 내내 아기 곁에 있고, 아이가 자라는 동안에도 늘 곁에서 지켜봅니다. 우리는 누구나 새벽일도 아침일도 낮일도 저녁일도 밤일도 스스로 알맞게 가누면서 헤아리는 나날입니다.


  올바름(공정정의)이라는 눈을 함부로 들이밀지 않아야 할 노릇입니다. 무엇보다도 서울(도시)에 스스로 갇혀서 시골은 아예 안 쳐다보는 낡은 틀부터 버릴 노릇입니다. 온누리 모든 어버이가 어떻게 아이를 낳아서 돌보고 가르쳐 왔는지 제대로 바라볼 노릇입니다. 모든 사람이 ‘아침 9시 출근 저녁 6시 퇴근’이라면 아침 9시 무렵과 저녁 6시 무렵은 그야말로 불바다입니다. 참말로 온나라는 두 무렵에 북새불늪(교통지옥)입니다. 서울부터 덩치를 줄이고, 시골로 골고루 돌아가서 살림을 지을 노릇입니다. 아이들은 반드시 ‘학교’를 다니면서 ‘졸업장’을 따야 하지 않습니다. 들숲메바다야말로 모든 아이어른한테 빛나는 배움터에 살림터입니다.


  ‘고작 바나나’를 새벽길로 시킨다고 나무라면서 잘못(죄책감)을 심으려고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바나나까지’ 새벽길로 시킬 만큼 바쁘고 고단하고 지친 삶을 먼저 들여다볼 일이지 않을까요? 바쁘고 고단하고 지친 이웃을 도우면서 새벽일을 다부지게 하는 이웃하고 어깨동무하는 길을 글과 그림으로 담을 수 있어야 아름답지 않을까요? ‘아름살림’과 ‘숲살림’과 ‘사랑살림’은 언제 어디나 참답게(민주진보) 마련입니다. 아름답게 살림을 짓고 숲빛으로 살림을 지으며 사랑으로 살림을 짓는 길을 담을 때에 비로소 ‘그림책’이라고 봅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판다 요정과 프라이팬 판다 판다 요정 시리즈
시바타 게이코 지음, 김숙 외 옮김 / 북뱅크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1.10.

그림책시렁 1671


《판다 요정과 프라이팬 판다》

 시바타 게이코

 김숙·김보나 옮김

 북뱅크

 2025.6.10.



  우리한테는 ‘요정’이나 ‘프라이팬’이 없는 삶입니다. 이웃나라 살림을 들이면서 ‘요정’에 ‘요괴’를 다루고, ‘프라이팬’에 ‘웍’을 거느립니다. 일본사람은 ‘계란’을 ‘후라이(프라이)’하기에 ‘계란후라이’라는 일본말씨가 번졌고, ‘후라이(프라이)’를 한대서 ‘후라이팬(프라이팬)’이라지만, 우리는 부치거나 지지는 밥살림이 있어요. 이웃나라에서 ‘빈(bean)’이라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는 ‘콩’입니다. 《판다 요정과 프라이팬 판다》를 가만히 읽습니다. 부엌일을 돕는다는 ‘작은판다’가 나옵니다. ‘작은이’가 도우면서 힘을 낸다는데, 스스로 짓는 사람을 돕는 하늘이라는 말이 있듯, 누구나 스스로 살림을 지으며 땀흘리기에 어느새 바람(하늘) 한 줄기가 부드러이 흐르면서 싱그럽고 포근하게 보듬습니다. 부침판에 나타난 작은이는 온갖 부침개를 재미나게 꽃피웁니다. 바쁘고 힘쓰는 부엌일을 돕는 누가 있으면 꽤 홀가분하지요. 다만 누가 돕더라도 ‘내’가 하는 일인 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내가 스스로 하는 일이요, 스스로 짓는 살림이며, 스스로 가꾸는 하루입니다. 우리가 이웃을 도울 적에 이 대목을 곰곰이 볼 줄 알아야 해요. 우리는 이웃이 스스로 씩씩하게 일하도록 손길을 보탤 뿐입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책숲마실 . 마을책집 이야기


예서 찾는 책 (2025.11.8.)

― 부산 〈스테레오북스〉



  누리책집에서 어떤 책을 살는지 고르는 누구나 ‘누리책집에 있는 책’ 가운데 고릅니다. 어느 책은 그날 바로 띄워서 우리집으로 날아올 테지요. 저처럼 두멧시골에서 사는 사람은 ‘그날길(당일배송)’이 없습니다. 서울이나 큰고장에서 산다면 아침에 시킨 책을 낮이나 저녁에 받는다지요. 그렇지만 누리책집에 시켜도 여러 날이나 이레나 달포가 걸리는 책이 있습니다.


  마을책집에 찾아갈 적에는 ‘마을책집에 있는 책’ 가운데 살펴서 고릅니다. 이곳에 없는 책은 안 살피고 못 골라요. 누구나 ‘그곳·이곳·저곳에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받아들여서 배우는 삶입니다. 나한테서 찾을 길 없는 모습을 나한테서 찾으면 안 되고, 너한테서 볼 수 없는 매무새를 너한테서 찾지 않을 노릇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아이한테서 못 찾을 모습’을 아이를 닦달하며 시키곤 합니다. 일터나 마을이나 집이나 배움터도 매한가지입니다. ‘저마다 있고 품고 가꾸는 빛’을 마주하고 바라보며 헤아릴 노릇입니다.


  부산 〈스테레오북스〉를 함께 나들이하는 하루입니다. 오늘은 어린씨랑 푸른씨도 함께하는군요. ‘어린씨랑 푸른씨를 이끌고 책집마실을 즐기는 어른’이 있다니, 놀랍고 반갑습니다. 다만, 책 곁에 있는 어린씨와 푸른씨도 ‘손수 책을 골라서 사기’까지는 할 수 있되, ‘내 책이 아닌 책집살림인 이웃 책’을 어떻게 만지고 다루고 넘겨야 할는지 아직 모릅니다. 책집에 있는 모든 책은 살며시 들여다볼 노릇입니다. 책집뿐 아니라 책숲에서도 같고, 새책집과 헌책집도 똑같습니다. 들춰서 펼치고서 내려놓을 책이면 얌전히 놓아야 합니다. 손댄 자국이 없도록 깔끔하게 제자리로 돌려야지요.


  몸에 묻은 물이나 땀을 닦는 수건이 있고, 손에 묻은 물이나 땀을 닦는 손수건이 있듯, 책마실을 하는 길에 작은수건을 챙겨서 ‘책수건’으로 삼을 줄 알아야 합니다. ‘내 살림’이 아닌 ‘네(이웃) 살림’인 책을 고맙게 만져서 펼칠 수 있는 만큼, 손에서 나오는 기름을 그때그때 ‘책수건’으로 닦아가면서 천천히 곱게 살며시 만져서 살펴야 비로소 ‘책읽기 첫걸음’입니다.


  뛰어나거나 빼어난 책은 안 읽어도 됩니다. 나무와 돌이 몸을 내주어서 종이와 먹물(잉크)을 얻기에 책을 묶습니다. 책집지기가 책시렁을 짜고 책을 들이고 달삯을 치르기에 책집마실을 합니다. ‘사서 쓰고 버리는 책’이 아니라 ‘만나고 품고 읽고 새기는 동안 두고두고 물려줄 책’입니다. 늘 ‘예서 찾는 책’입니다. 예서 배우고 느끼고 나누면서 노래하는 책입니다.


《극야일기》(김민향, 캣패밀리, 2025.3.16.)

《책의 계절》(정지현, 버터북스, 2025.6.23.)

《밑바닥에서》(김수련, 글항아리, 2023.2.10.)

《보물 찾기 딱 좋은 곳, 바르셀로나》(미겔 팡/김여진 옮김, 후즈갓마이테일, 2025.4.21.)

#MiguelPang

《아름답다는 건 뭘까?》(사이하테 타히 글·아라이 료지 그림/정수윤 옮김, 문학동네, 2025.10.21.)

#最果タヒ #荒井良二 #うつくしいってなに

아름답다는 건 뭘까? → 아름다움은 뭘까? . 아름다움은? 무엇이 아름다울까? . 뭐가 아름다워? . 아름답다니, 뭐가?

《나는 두렵지 않아》(장프랑수아 세네샬 글·시모네 레아 그림/최현경 옮김, 킨더랜드, 2025.9.20.)

#JeanFrancoisSenechal  #SimoneRea #I Will Not Be Scared (무섭지 않아)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203 : 그런 생각 대신 거


그런 생각 대신 이런 생각을 하는 거야

→ 그렇게 보지 말고 이렇게 봐

→ 그렇게 여기지 말고 이렇게 봐

→ 그렇게 말고 이렇게 봐

→ 그때에는 이렇게 보면 돼

《죽고 싶지 않아!》(안느 가엘 발프·이자벨 카리에/김지연 옮김, 보랏빛소어린이, 2021) 24쪽


반짝이면서 눈을 밝히는 씨앗을 마음에 심을 적에 ‘생각’이라고 합니다. 여름에도 겨울에도 가물어도 얼어붙어도 한결같이 솟아서 들숲메를 적시는 샘물과 같이 싱그럽게 흐르거나 솟는 빛이기에 ‘생각’입니다. 처음으로 이루고 새롭게 이루듯 생기는 길이라서 ‘생각’이에요. 이러한 결이 아닌, 걱정하거나 근심하거나 짚거나 살피거나 헤아릴 적에는 ‘걱정·근심·짚다·살피다·헤아리다’처럼 따로 밝혀야 알맞아요. 이 보기글은 ‘생각’이 아닌 ‘보다’나 ‘여기다’로 손질합니다. 그렇게 말고 이렇게 보는 길입니다. 그렇게 여기지 말고 이렇게 보는 눈이에요.


대신(代身) : 1. 어떤 대상의 자리나 구실을 바꾸어서 새로 맡음 2. 앞말이 나타내는 행동이나 상태와 다르거나 그와 반대임을 나타내는 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