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564 : 무료한 -ㅁ으로


무료한 기다림으로 남고

→ 따분히 기다리고

→ 심심히 기다리고

→ 갑갑히 기다리고

→ 기다리며 답답하고

→ 기다리며 지겹고

《남한강 편지》(임덕연, 작은숲, 2014) 16쪽


옮김말씨인 “무료한 기다림”입니다. 한자말 ‘무료’를 손질해서 “심심한 기다림”이라 하더라도 옮김말씨예요. “따분히 기다리며”나 “심심히 기다리며”로 고쳐씁니다. 앞뒤를 바꾸어 “기다리며 답답하고”나 “기다리며 지겹고”라 해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무료(無聊) : 1. 흥미 있는 일이 없어 심심하고 지루함 2. 부끄럽고 열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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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565 : 작업 상황 단계단계마다 -기


글을 억지로 붙들고 작업하는 상황이 되면 단계단계마다 힘겹기 마련이다

→ 글을 억지로 붙들어야 하면 고비마다 힘겹다

→ 글을 억지로 써야 하면 마디마디 힘겹게 마련이다

《삶에 지칠 때 작가가 버티는 법》(곽재식, 북스피어, 2019) 39쪽


억지로 붙들고 말을 하거나 글을 쓰면 힘겹습니다. 잔칫밥조차 억지로 먹어야 하면 얹히고 갑갑합니다. 이 글월에서 ‘단계단계마다’는 잘못 쓴 겹말입니다. ‘-마다’ 없이 ‘단계단계’만 쓰거나 ‘고비마다’처럼 낱말을 하나만 적어야 올바릅니다. “힘겹기 마련이다”는 말끝을 잘못 붙였어요. “힘겹게 마련이다”로 바로잡습니다. ㅅㄴㄹ


작업(作業) : 1. 일을 함 2. 일정한 목적과 계획 아래 하는 일

상황(狀況) : 일이 되어 가는 과정이나 형편

단계(段階) : 일의 차례를 따라 나아가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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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566 : 대한 태도 -되어 있 작가 성장 것


글에 대한 태도가 잘못되어 있기 때문에 내가 뛰어난 작가로 성장하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 내가 글을 잘못 마주하기 때문에 뛰어난 글지기로 크지 못할지도 모른다

→ 내가 글을 잘못 보기 때문에 뛰어난 글꾼으로 자라지 못하는지도 모른다

《삶에 지칠 때 작가가 버티는 법》(곽재식, 북스피어, 2019) 143쪽


우리가 쓰는 모든 글은 모름지기 말입니다. 말이 있기에 글을 쓸 수 있어요. 말이 없다면 어느 누구도 글을 못 씁니다. 말은 마음이 있기에 줄줄 흘러요. 모든 말이란 마음을 들려주는 소리입니다. ‘마음소리 = 말 = 글’인 얼거리입니다. 마음은 삶이 있기에 태어나요. 누구나 저마다 하루를 그리면서 누리는 삶을 고스란히 담는 마음입니다. 기쁜 삶은 기쁘게 담고, 슬픈 삶은 슬프게 담아요. 하루하루 살아가며 마음에 담는 삶인데, 숱한 나날을 흐르면서 다듬고 추스르고 다독이고 돌보면서 새롭게 피어나곤 합니다. 삶은 우리가 가만히 생각을 기울여서 꿈으로 심는 씨앗이 있기에 지어요. 이리하여 생각·꿈·삶·마음·말·글이 모두 한동아리입니다. 이러한 얼거리를 찬찬히 바라본다면 글쓰기란 언제나 생각짓기에 꿈그림에 삶·살림에다가 마음과 말인 줄 알아볼 테지요. 대단한 삶이 없듯 대단한 글바치는 없습니다. 뛰어난 글이 따로 없듯 뛰어난 사람이나 말이 따로 없어요. 그저 꿈과 삶과 마음을 차곡차곡 여밀 노릇입니다. 모든 나날을 반갑게 맞이하면서 생각과 살림과 이야기를 찬찬히 다독이면 넉넉합니다.


대하다(對-) : 1. 마주 향하여 있다 2. 어떤 태도로 상대하다 3. 대상이나 상대로 삼다 4. 작품 따위를 직접 읽거나 감상하다

태도(態度) : 1. 몸의 동작이나 몸을 거두는 모양새 2. 어떤 사물이나 상황 따위를 대하는 자세

작가(作家) : 문학 작품, 사진, 그림, 조각 따위의 예술품을 창작하는 사람

성장(成長) : 1. 사람이나 동식물 따위가 자라서 점점 커짐 2. 사물의 규모나 세력 따위가 점점 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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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왕자
이모토 요코 글.그림, 길지연 옮김, 오스카 와일드 원작 / 삼성당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8.

그림책시렁 1386


《행복한 왕자》

 오스카 와일드 글

 이모토 요코 그림

 길지연 옮김

 삼성당

 2009.2.15.



  처음 읽은 《행복한 왕자》를 떠올립니다. 아마 여덟 살이던 1982년이었지 싶은데 어마어마하게 놀랐습니다. 이때 뒤로 틈나는 대로 《행복한 왕자》를 되읽었고, 다 다른 판으로 나오는 동화책하고 그림책을 하나하나 장만해서 늘 새삼스레 읽었어요. 아이가 태어난 뒤에는 아이들한테 자주 읽어 주었습니다. 여태까지 적어도 두즈믄도 넘게 읽었구나 싶은데, 다시 읽어도 언제나 새롭습니다. 오스카 와일드 님이 쓴 《행복한 왕자》를 본다면, ‘그들’은 ‘죽은 왕자’를 ‘쇳덩이(동상)’로 세워서 갖은 ‘돌(보석·금)’로 꾸미면서 우러르기를 바랍니다. 사람들은 거의 이런 돌(동상·우상)을 따라갑니다. 그러나 ‘돌에 갇히고 싶지 않던 넋’인 ‘왕자’는 ‘가장 홀가분한 빛’인 ‘새’를 불러서, 몸에 덕지덕지 붙은 쇠붙이를 몽땅 떼내어 가난한 이웃하고 나눕니다. 우리가 바라볼 곳은 ‘돌을 세운 머저리’가 아닙니다. ‘왕자와 제비가 바라본 이웃’을 보아야 넉넉합니다. ‘그들’은 ‘우리’가 ‘왕자’와 ‘제비’가 되지 않기를 바라기에, ‘불(분노)과 미움(원망)’이 들끓도록 부추기고 이끕니다. 우리는 민낯(진실)을 보면 됩니다. 겉모습(사실)이 아닌 민낯을 보고 읽고 새기면서, 바로 오늘 이곳에 있는 아이들 곁에 슬기로운 어른으로 서서, 왕자와 제비 사이로 도란도란 사랑씨앗을 심을 적에, 느리고 더디더라도 이 나라를 바꿀 만합니다.

  

#いもとようこ #宗正美子 #しあわせの王子

#TheHappyPrince #OscarWilde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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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언제나 우리의 친구 레인보우 시리즈 3
사라 페르난데스.소니아 로익 지음, 최서윤 옮김, 정수영 감수 / 놀이터 / 2023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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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8.

그림책시렁 1471


《숲은 언제나 우리의 친구》

 시라 페르난데스·소니아 로익

 최서윤 옮김

 놀이터

 2023.3.24.



  숲을 잊은 사람은 마음을 잊습니다. 숲을 잃은 사람은 사랑을 잃습니다. 숲을 빼앗는 사람한테는 마음이 없습니다. 숲을 짓밟거나 무너뜨리거나 죽이는 사람한테는 사랑이 없습니다. 아주 쉽습니다. 우리가 사람답다면 숲을 늘 떠올리고 돌아보고 생각할 뿐 아니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언제나 숲을 마주하거나 품는 살림살이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사람답지 않을 적에는 늘 숲을 잊고 잃을 뿐 아니라, 아예 숲이 없는 데에서 돈·이름·힘만 쳐다보면서, 이 나라가 시키는 대로 쳇바퀴로 구른다는 뜻입니다. 《숲은 언제나 우리의 친구》는 숲하고 이웃하고 동무하는 길을 줄거리로 삼는 듯한데, 뭔가 크게 빠졌습니다. 숲은 왜 사람한테 동무이거나 이웃일까요? 숲하고 사람은 어떤 사이일까요? 우리는 누구나 숲사람입니다만, ‘순이(여자)’만 숲사람이지 않아요. ‘돌이(남자)’도 나란히 숲사람입니다. 새도 벌레도 나비도 짐승도 헤엄이도 암수 나란히 숲빛이요 숲동무요 숲이웃이에요. 어린이부터 읽을 숲이야기 그림책이라면 순이돌이를 나란히 그릴 뿐 아니라, 두 아이가 두 어버이 곁에서 ‘다르면서 하나인 사랑’을 배우고 나누고 이야기하고 노래하는 얼거리로 짤 노릇이어야지 싶습니다. 숲은 한쪽만 감싸지 않거든요. 오늘날 적잖은 돌이가 매우 어리석습니다만, 안 어리석으며 숲에 깃든 돌이가 꽤 많습니다. 숲은 늘 어깨동무합니다.


#El bosque es nuestra casa (2021년)


ㅅㄴㄹ


《숲은 언제나 우리의 친구》(시라 페르난데스·소니아 로익/최서윤 옮김, 놀이터, 2023)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선 숲이 꼭 필요해

→ 우리가 살아가려면 숲이 있어야 해

→ 우리가 살려면 숲이 우거져야 해

6쪽


사람들이 숲을 일구기 시작하면서 숲의 모양은 더 다양해졌어

→ 사람들이 숲을 일구면서 숲은 여러모로 바뀌었어

13쪽


나무를 마구 베어내는 일이 기후 변화를 일으키고

→ 나무를 마구 베어내며 날씨가 널뛰고

→ 나무를 마구 베어낸 탓에 날씨가 궂고

15쪽


숲의 지속가능성을 생각하면서 숲을 돌보고 가꾸기 시작한 건 최근의 일이야

→ 숲이 꾸준하기를 바라면서 숲을 돌보고 가꾼 지 얼마 안 돼

→ 요새 와서야 숲이 오래가기를 빌면서 숲을 돌보고 가꾸지

22쪽


땅속 깊은 곳에서 여러 변화를 겪고 땅 표면도 조금씩 깎여 나가면서 땅이 만들어지는 거야

→ 깊은 곳에서 여러모로 바뀌고 거죽도 조금씩 깎이면서 땅이 생겨나

29쪽


이런 식으로 나이테가 일 년에 한 개씩 늘어나

→ 이렇게 나이테가 해마다 하나씩 늘어나

→ 이처럼 나이테가 한 해에 한 줄씩 늘어나

48쪽


불이 나도 화마가 잡초에서 덤불로, 덤불에서 관목으로, 또 나무 꼭대기까지 타고 올라가며 더 크게 번지는 걸 막을 수 있거든

→ 불이 나도 풀에서 덤불로, 덤불에서 떨기나무로, 또 나무꼭대기까지 타고 올라가며 더 크게 안 번지도록 막을 수 있거든

71쪽


학술적인 내용을 살피고 아이디어를 주고 궁금증 해결해 준

→ 배울거리를 살피고 생각을 일깨우고 궁금하면 풀어준

95쪽


이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 이들한테 고맙다고 여쭙니다

→ 이들한테 고맙다고 절합니다

95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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