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525 : -의 득세 민족어들 궁극적 쇠멸 것


영어의 득세는 나머지 민족어들이 궁극적으로 쇠멸하리라는 것을 뜻한다

→ 영어가 판치며 나머지 겨레말은 그저 사라진다는 뜻이다

→ 영어가 춤추며 나머지 내림말은 바로 죽는다는 뜻이다

《영어를 공용어로 삼자》(복거일, 삼성경제연구소, 2003) 43쪽


기운을 얻거나 힘을 낼 수 있습니다. 어느 하나만 와락 퍼진다면 이때에는 ‘판치다’나 ‘춤추다’로 나타내곤 합니다. “-하리라는 것을 뜻한다”는 옮김말씨입니다. 우리말씨 “-는 뜻이다”로 고쳐씁니다. 판치는 영어 탓에 여러 겨레말이 사라지거나 죽을 수 있다지요. 마구 춤추는 영어 때문에 온갖 시골말과 살림말이 잡아먹힐 수 있다지요. 모름지기 어느 나라 말이건 어울릴 적에 아름답습니다. 하나만 판친다거나 춤추면 외려 볼썽사나워요. 다 다른 나라와 겨레와 터전과 삶에 맞게 다 다른 말을 넉넉히 쓸 일이요, 이 다 다른 말을 다 다른 글에 얹을 적에 다 다른 살림꽃과 사랑노래가 흐르고 퍼지게 마련입니다. ㅅㄴㄹ


득세(得勢) : 1. 세력을 얻음 2. 형세가 좋게 됨. 또는 유리해진 형세

민족어(民族語) : [언어] 각 민족의 구성원이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언어. 민족의 역사와 함께 형성되었으며, 민족의 동질성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다

궁극적(窮極的) : 더할 나위 없는 지경에 도달하는

쇠멸(衰滅) : 쇠퇴하여 없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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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534 : 하지만 것 동네의


하지만 내가 말하려는 것은 이 동네의 저녁이다

→ 그러나 나는 이 마을 저녁을 말하려 한다

→ 그런데 나는 이곳 저녁을 말하려고 한다

《천천히 스미는》(G.K.체스터튼 외/강경이 옮김, 봄날의책, 2016) 34쪽


‘것’을 잘못 끼워넣으면 얼거리가 무너지거나 흔들립니다. “내가 말하려는 것 + 이 동네의 저녁이다” 같은 얼거리는 잘못 쓰는 옮김말씨입니다. “나는 + 이 마을 저녁을 + 말하려 한다”로 바로잡습니다.


동네(洞-) : 자기가 사는 집의 근처(<洞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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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554 : -대는 말투 안 -거려


소곤소곤대는 말투. 입 안에서 웅얼웅얼거려서

→ 소곤소곤하는 말씨. 웅얼웅얼해서

→ 소곤대는 말씨. 웅얼거려서

《열두 살의 전설》(고토 류지/박종진 옮김, 우리교육, 2003) 22쪽


‘-대다’나 ‘-거리다’는 어떤 모습이나 몸짓이나 소리나 빛이 잇달거나 자꾸 있는 결을 나타냅니다. ‘소곤대다’나 ‘웅얼거리다’처럼 씁니다. ‘소곤소곤·소곤소곤하다’나 ‘웅얼웅얼·웅얼웅얼하다’처럼 겹으로 쓰면서 잇달거나 자꾸 있는 결을 나타내기도 해요. ‘-대다’나 ‘-거리다’를 붙일 적에는 하나만 쓰고, ‘-하다’를 붙일 적에는 둘을 씁니다. 이러한 말씨를 살펴야 알맞습니다. ‘웅얼웅얼’은 입에 머금는 결을 나타내는 말씨이니 “입 안에서 웅얼웅얼”은 겹말이에요. “입에서 맴돌다”나 “웅얼웅얼”만 쓰면 됩니다. ㅅㄴㄹ


말투(-套) : 말을 하는 버릇이나 본새 ≒ 구적·말조·어태·어투·언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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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556 : 이동식 양봉 폐사율 -이게 되


이동식 양봉은 꿀벌 폐사율을 높이게 됩니다

→ 벌을 옮겨서 키우면 많이 죽습니다

→ 벌을 옮겨서 치면 많이 죽습니다

《미래 세대를 위한 기후 위기를 이겨내는 상상력》(안치용, 철수와영희, 2023) 43쪽


벌이며 개미이며 모든 풀벌레에 들숨결은 저마다 스스로 집을 이루거나 짓거나 깃들어서 살아갑니다. 사이에 사람이 끼어서 이리저리 옮기면 그만 힘들고 낯설고 버거워서 픽픽 쓰러져요. 곰곰이 보면 사람도 같아요. 보금자리에 아늑히 머물지 못 하면서 자꾸 이리 옮기고 저리 옮겨야 하면 지칩니다. 때로는 새터로 옮길 수 있다지만, 서른 해나 쉰 해뿐 아니라 즈믄 해를 너끈히 지낼 만한 자리에서 살아가기 어렵다면, 그만 모든 사람살이도 목숨살이도 흔들흔들 아슬아슬할 테지요. ㅅㄴㄹ


이동(移動) : 1. 움직여 옮김. 또는 움직여 자리를 바꿈 2. 권리나 소유권 따위가 넘어감

식(式) : 1. 일정한 전례, 표준 또는 규정 2. = 의식 3. [수학] 숫자, 문자, 기호를 써서 이들 사이의 수학적 관계를 나타낸 것 4. ‘수법’, ‘수식’을 나타내는 말 5. 일정하게 굳어진 말투나 본새, 방식

양봉(養蜂) : 1. 꿀을 얻기 위하여 벌을 기름 ≒ 벌치기 2. 꿀을 얻기 위하여 기르는 벌

폐사율(斃死率) : 전체에 대비하여 쓰러져 죽은 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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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561 : 이름모를


이름모를 풀꽃들의 그림자

→ 난 모르는 풀꽃 그림자

→ 수수한 풀꽃 그림자

→ 숱한 풀꽃 그림자

《그대에게 가는 길》(박정만, 실천문학사, 1988) 24쪽


손끝으로 비비면 이름 모를 씨앗이 되어 떨어졌어

→ 손끝으로 비비면 어떤 씨앗이 되어 떨어졌어

→ 손끝으로 비비면 새로운 씨앗이 되어 떨어졌어

→ 손끝으로 비비면 씨앗이 되어 떨어졌어

《꽃피는 보푸라기》(김금래, 한겨레아이들, 2016) 32쪽


풀이나 나무를 눈여겨보지 않기에 “이름모를 풀꽃”이라 말하는 분이 꽤 많아요. 그런데 이런 말은 처음부터 있지 않았어요. 지난날에는 모든 사람이 저마다 사투리로 풀이름과 꽃이름과 나무이름을 지어서 썼습니다. 고장과 고을과 마을마다 풀꽃나무 이름이 모두 다르던 지난날이에요. 이러다가 일본을 거쳐 들어오는 말씨가 부쩍 늘면서 ‘무명초·무명화·야생초·야생화’를 불쑥 “이름없는 풀꽃”이나 “이름모를 풀꽃”으로 옮기는 글꾼이 나왔고, 이 말씨가 멋스럽다고 여겨서 곧이곧대로 따라하는 사람이 늘었습니다. 어느 때에는 “이름을 모를 풀꽃이지만 참으로 향긋했다. 이 향긋한 풀꽃한테 어떻게 이름을 붙일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처럼 쓸 수 있습니다. 이처럼 몇몇 자리가 아니라면 “난 아직 모르는 풀꽃”이라든지 “어떤 풀꽃”이라든지 “숱한 풀꽃”이라든지 “낯선 풀꽃”처럼 알맞게 가려서 다 다르게 나타내야지 싶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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