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341 : 해와 태양


“저녁 해는 왜 이렇게 더 빨갛게 보여요?” “태양 빛은 말이지, 여러 색깔로 이루어져 있단다.”
《나가사키 나쓰미/주혜란 옮김-아빠 엄마 잘 먹겠습니다》(와이즈아이,2009) 60쪽

 

  ‘색(色)깔’은 ‘빛깔’로 다듬어요. “이루어져 있단다”는 “이루어졌단다”로 손질합니다. 한자말로는 ‘태양(太陽)’으로 적고, 한국말로는 ‘해’라 적습니다.

 

 저녁 해 . 햇빛 (o)
 저녁 태양 . 태양 빛 (x)

 

  아침이든 낮이든 저녁이는 해는 해예요. 해가 드리우는 빛은 햇빛이고, 해가 내리쬐는 볕은 햇볕이에요. 우리는 굳이 한자말 ‘태양’을 써야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보기글을 보면, 앞글은 아이 말이고 뒷글은 어른 말이에요. 아이는 “저녁 해”라 묻고, 어른은 “태양 빛”이라 대꾸해요. 어린이책에 나오는 말이기는 한데, 어른들은 아이들한테 어떤 말을 들려주어야 할까요. 왜 아이들한테 한국말을 옳고 슬기롭게 들려주지 못할까요. 학문을 밝히건 글을 쓰건, 해를 해라 말할 수 있기를 빕니다. 4346.12.9.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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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해는 왜 이렇게 더 빨갛게 보여요?” “햇빛은 말이지, 여러 빛깔로 이루어졌단다.”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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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111) 가지각색의 1 : 가지각색의 물고기

 

투명한 물속을 가지각색의 물고기들이 이리저리 헤엄쳐 다닌다
《나가사키 나쓰미/주혜란 옮김-아빠 엄마 잘 먹겠습니다》(와이즈아이,2009) 35쪽

 

  ‘투명(透明)한’은 ‘맑은’으로 다듬습니다. ‘헤엄쳐’라 적고 ‘수영(水泳)’이나 ‘유영(游泳)’이라 안 적은 대목이 반갑습니다.
  ‘가지각색(-各色)’은 “모양이나 성질 따위가 서로 다른 여러 가지”를 뜻한다고 해요. 그러니까, “여러 빛깔”이나 “갖은 빛깔”이란 소리예요.

 

 가지각색의 물고기
→ 온갖 빛깔 물고기
→ 갖은 빛깔 물고기
→ 여러 빛깔 물고기
→ 무지개빛 물고기
 …

 

  이 보기글은 “가지각색 물고기”로 적을 수도 있어요. 토씨 ‘-의’만 덜어도 돼요. “온갖 빛깔”이나 “갖은 빛깔”로 다듬는다 하더라도 토씨 ‘-의’를 붙이면 얄궂어요. 낱말 하나 차분히 살피고, 말투 하나 가만히 보듬습니다. 4346.12.9.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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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물속을 온갖 빛깔 물고기들이 이리저리 헤엄쳐 다닌다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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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피나무 노란물결

 


  초피나무 노란물결이 오래 간다. 처음 노란물 들 적부터 한 달이 지나는데 잎이 오랫동안 매달린다. 십이월을 넘겨도 노란 잎이 다 떨어지지 않는다. 푸릇푸릇한 잎이 모두 사라진 십일월 끝물에는 노란물결이 고빗사위 된다. 숲에는 노란 나뭇잎 거의 떨어지는데, 초피나무는 참 오랫동안 잎사귀를 매달며 가을빛을 나누어 주는구나.


  밝은 햇살이 닿아 한결 싱그럽게 바라본다. 조그마한 나무에서도 너른 빛을 누린다. 앞으로 우리 집 초피나무 무럭무럭 자라 제법 우람하게 큰다면, 마당으로 누런 그림자 드리우면서 더욱 그윽하며 예쁜 빛과 내음을 나누어 주겠지. 4346.12.9.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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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79. 2013.12.7.

 


  서울로 마실 다녀오면서 버스쉼터에서 파는 무화과잼 한 병을 장만한다. 무화과잼은 어떤 맛일까. 설탕은 적게 쓴 무화과잼이라기에 궁금하다. 커다란 가방에 잼병을 넣고 집으로 돌아와 이튿날 낮에 아이들한테 빵에 발라 내어준다. 큰아이는 무화과잼 맛을 느끼기보다는 만화책에 사로잡혀 그냥 입에 척척 넣을 뿐이다. 얘야, 빵에 바른 잼빛을 바라보고 잼내음을 맡아야 비로소 맛을 알지.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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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12-09 18:44   좋아요 0 | URL
빵이 늘 먹던 식빵보다, 훨씬 넓고 커서 신기합니다~~
무화과잼의 맛,도 궁금하네요~
근데, 왠지 참 맛나게 보입니다~*^^*

파란놀 2013-12-09 19:01   좋아요 0 | URL
아이가 작으니 커 보여요 ^^;;
그냥 여느 네모빵 그대로랍니다.

그러고 보니, 무화과잼을 고속도로 쉼터 빼고
여느 빵집에서도 팔까 모르겠네요.
아마... 유통을 많이 시키기 힘들어
구경하기가 쉽지 않을 듯하네요 ^^;;;
 

[시로 읽는 책 86] 삐딱한 눈

 


  난 너를 삐딱하게 바라보지 않아.
  네가 삐딱하게 살기에 그대로 말하지.
  네가 착하게 살면 착한 말 태어난다.

 


  언제부터인지 ‘삐딱이’라는 이름이 퍼집니다. 이 지구별과 이 나라를 ‘삐딱하게’ 바라본다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이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들 삐딱이는 무엇을 삐딱하게 바라볼까요. 올바르거나 아름답거나 착한 모습을 삐딱하게 바라볼까요? 착한 사람을 안 착한 사람으로 바라볼까요? 나쁜 사람을 안 나쁜 사람으로 바라볼까요? 이 지구별에서 정치권력이나 문화권력이나 사회권력이나 경제권력을 휘두르는 이들이 비뚤어지거나 어리석거나 어이없는 짓을 일삼기에, 이 얄궂은 모습을 그대로 말하는 사람이 나타나기 마련이요, 권력을 더 단단히 거머쥐려고, 얄궂은 모습을 그대로 말하거나 나무라는 이들한테 ‘삐딱이’라는 허물을 뒤집어씌우는 노릇이라고 느껴요. 모두 착하고 사랑스레 살아간다면, 얄궂은 이들도 없을 테고, 얄궂은 이들이 없으면 ‘삐딱이’ 또한 하나도 없으리라 느껴요. 4346.12.9.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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