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피나무 노란물결

 


  초피나무 노란물결이 오래 간다. 처음 노란물 들 적부터 한 달이 지나는데 잎이 오랫동안 매달린다. 십이월을 넘겨도 노란 잎이 다 떨어지지 않는다. 푸릇푸릇한 잎이 모두 사라진 십일월 끝물에는 노란물결이 고빗사위 된다. 숲에는 노란 나뭇잎 거의 떨어지는데, 초피나무는 참 오랫동안 잎사귀를 매달며 가을빛을 나누어 주는구나.


  밝은 햇살이 닿아 한결 싱그럽게 바라본다. 조그마한 나무에서도 너른 빛을 누린다. 앞으로 우리 집 초피나무 무럭무럭 자라 제법 우람하게 큰다면, 마당으로 누런 그림자 드리우면서 더욱 그윽하며 예쁜 빛과 내음을 나누어 주겠지. 4346.12.9.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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