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86] 삐딱한 눈

 


  난 너를 삐딱하게 바라보지 않아.
  네가 삐딱하게 살기에 그대로 말하지.
  네가 착하게 살면 착한 말 태어난다.

 


  언제부터인지 ‘삐딱이’라는 이름이 퍼집니다. 이 지구별과 이 나라를 ‘삐딱하게’ 바라본다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이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들 삐딱이는 무엇을 삐딱하게 바라볼까요. 올바르거나 아름답거나 착한 모습을 삐딱하게 바라볼까요? 착한 사람을 안 착한 사람으로 바라볼까요? 나쁜 사람을 안 나쁜 사람으로 바라볼까요? 이 지구별에서 정치권력이나 문화권력이나 사회권력이나 경제권력을 휘두르는 이들이 비뚤어지거나 어리석거나 어이없는 짓을 일삼기에, 이 얄궂은 모습을 그대로 말하는 사람이 나타나기 마련이요, 권력을 더 단단히 거머쥐려고, 얄궂은 모습을 그대로 말하거나 나무라는 이들한테 ‘삐딱이’라는 허물을 뒤집어씌우는 노릇이라고 느껴요. 모두 착하고 사랑스레 살아간다면, 얄궂은 이들도 없을 테고, 얄궂은 이들이 없으면 ‘삐딱이’ 또한 하나도 없으리라 느껴요. 4346.12.9.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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