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220 : 것 너무나 당연 생활 됐


동이가 옆에 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생활이 됐는데

→ 동이가 옆에 있는 삶은 아주 마땅한데

→ 동이는 늘 옆에 있는데

《오늘도 핸드메이드! 2》(소영, 비아북, 2017) 7쪽


이 글월은 ‘(무엇)하는 것’을 임자말로 삼고서, ‘됐는데’를 풀이말로 삼는군요. 우리말씨로는 ‘나한테’나 ‘나는’이 임자말이어야 맞습니다. 다만, ‘나한테’나 ‘나는’은 굳이 안 넣어도 됩니다. 앞말이 이렇게 있다고 여기면서 풀어냅니다. 그래서 “(나한테) 동이가 옆에 있는 삶은 아주 마땅한데”로 손볼 만합니다. “당연한 생활이 됐는데” 같은 옮김말씨는 “마땅한데”로 손보고, ‘너무나’는 ‘아주’로 손봅니다. 또는 “동이는 늘 (내) 옆에 있는데”처럼 손볼 수 있습니다. 늘 있으니 “늘 있다”고 말합니다. ㅅㄴㄹ


당연하다(當然-) : 일의 앞뒤 사정을 놓고 볼 때 마땅히 그러함

생활(生活) : 1. 사람이나 동물이 일정한 환경에서 활동하며 살아감 2. 생계나 살림을 꾸려 나감 3. 조직체에서 그 구성원으로 활동함 4. 어떤 행위를 하며 살아감. 또는 그런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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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222 : 헤데보 자수법 식탁 위 매트 수프 만듭


‘헤데보’라고 불리는 이 자수법은 덴마크어로 ‘들판’이라는 뜻입니다 … 식탁 위에 헤데보 매트를 깔고 따뜻한 수프를 만듭니다

→ 이 바늘땀은 덴마크말로 ‘헤데보’이고 우리말로는 ‘들판’입니다 … 자리에 들빛판을 깔고서 국물을 입니다

→ 이 ‘들판’ 무늬넣기를 덴마크에서 ‘헤데보’라 합니다 … 밥자리에 들판깔개를 놓고서 국을 끓입니다

《오늘도 핸드메이드! 2》(소영, 비아북, 2017) 57, 59쪽


어느 나라·겨레도 어렵게 말하지 않습니다. 모든 나라·겨레는 손수 살림을 짓는 사람이 스스로 빚은 낱말로 삶을 그립니다. 이웃나라 덴마크에서 쓰는 낱말이 있다면, 우리가 이곳에서 쓰는 말씨가 있어요. 무늬를 넣어서 옷이나 깔개나 이불을 여미면서 ‘들빛’을 담는다지요. ‘들·들녘·들판’을 옮긴다고 합니다. ‘들녘놓기·들판놓기·들놓기·들빛놓기’나 ‘들녘무늬·들판무늬·들무늬·들빛무늬’처럼 나타낼 만합니다. 들일을 하면서 놓은 무늬인걸요. 들살림을 담은 깔개를 밥자리에 놓습니다. 국을 끓입니다. 국물이 따뜻할 적에 두런두런 모여서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오붓하게 하루살림을 나눕니다. ㅅㄴㄹ


헤데보(hedebo) : x

자수(刺繡) : 옷감이나 헝겊 따위에 여러 가지의 색실로 그림, 글자, 무늬 따위를 수놓는 일. 또는 그 수(繡)

식탁(食卓) : 음식을 차려 놓고 둘러앉아 먹게 만든 탁자

매트(mat) : 1. 침대용의 두툼한 요. 보통 직사각형의 납작한 모양으로, 그 속에 스프링이나 스펀지 따위를 넣어 푹신하게 만든다 = 매트리스 2. [체육] 체조·유도·레슬링 따위의 운동을 할 때,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바닥에 까는 물건

수프(soup) : 고기나 야채 따위를 삶아서 낸 즙에 소금, 후추 따위로 맛을 더한 서양 요리. 서양 요리의 순서로서는 맨 처음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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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 - 이와사키 치히로 세계명작동화 4
타치하라 에리카 지음, 서인주 옮김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05년 6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5.22.

그림책시렁 1425


《파랑새》

 타치하라 에리카 글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

 서인주 옮김

 학산문화사

 2005.7.25.



  깃털이 파랗게 물든 새는 드물다고 합니다. 파란깃 새가 하늘을 날면 하늘빛하고 겹쳐서 눈에 안 뜨일 수 있을 텐데, 까만깃이건 하얀깃이건 노란깃이건, 우리가 눈여겨보지 않으면 새가 나는 줄 아예 못 알아챕니다. 우리 옛말에 “업은 아기 찾는다”가 있고, 하늬녘에서는 “뜰에 사는 파랑새” 같은 옛말이 있어요. 아기를 업었는데 두리번거린들 못 찾겠지요. 파랑새는 이미 우리 뜰이나 마당이나 밭에 깃들어 노래하는데, 집밖으로 멀리 나간들 알아볼 수 없습니다. 《파랑새》는 얼핏 알아차리기 어려운 줄거리일 수 있되, 가만히 읽으면 어른도 어린이도 환하게 깨달을 만한 이야기입니다. 파랗게 물든 하늘인데, 이 파란바람을 늘 숨으로 마시고 뱉는 사람입니다. 풀꽃나무도 파란바람을 마십니다. 새도 벌레도 지렁이도 파란바람을 마셔요. 모든 숨결은 하늘을 머금으면서 하늘빛입니다. 모든 목숨은 물을 마시면서 물빛입니다. 스스로 짓고 누리는 결대로 몸빛이자 마음빛이고 말빛입니다. 옆집 살림살이를 부러워할 까닭이 없어요. 남을 탓할 일이 없습니다. 늘 스스로 달래고 다스리며 오늘을 살아가는 곳에서 사랑이 싹트고 즐거워요. 노래하며 날기에 새요, 노래하며 살림하고 놀기에 아이하고 어른이 어우러진 보금자리입니다.


#이와사키치히로세계명작동화 4

#いわさきちひろ #松本知弘

#立原えりか #あおいとり #おはなしえほん (1984)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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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나라 제주이야기 3
장수명 글, 김품창 그림 / 마주보기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5.22.

그림책시렁 1422


《고래나라》

 장수명 글

 김품창 그림

 마주보기

 2013.5.29.



  우리나라에서 제주섬은 남다릅니다. 모든 고장이 저마다 남다른데, 제주섬은 바다에 우뚝 선 ‘섬’이면서, 섬에 우뚝 솟은 ‘메’가 남다릅니다. 우리나라 메는 아주 높지 않다지만, 거의 모두라 할 만한 데에는 크고작게 다 다른 메가 솟고, ‘갓’이라는 이름도 씁니다. ‘메·머드러기·머리·마루·멋·머슴·머스마’로 잇고, ‘갓·가시·가다·감다·검다·곰·곱다·가시내’로 잇습니다. 사람이 머스마와 가시내로 다르면서 같듯, 메하고 갓도 서로 다르면서 같아요. ‘탐라’라 일컫는 옛말로 가리키는 제주는, ‘멧섬’이나 ‘섬갓’이라 여길 만한 이야기를 품습니다. 《고래나라》를 읽으며 고래를 헤아립니다. 제주 이야기를 고래를 바탕으로 풀어도 어울리되, 조금 더 느긋하면서 나긋하게 이 터를 바라본다면 글과 그림이 파랗게 빛났을 텐데 싶더군요. 뭍에서는 곰이 슬기로운 숨빛이라면, 물에서는 고래가 슬기로운 숨빛입니다. 제주·탐라를 고래로 잇는 얼거리는 어울립니다. 그저, ‘어울림’에서 뚝 그치는 바람에, ‘지음’과 ‘살림(소꿉)’을 더 들여다보지는 못 하는구나 싶어요. ‘고래나라’가 아닌 ‘고래숲’으로 볼 노릇입니다.


ㅅㄴㄹ


《고래나라》(장수명·김품창, 마주보기, 2013)


높고 신령한 산이 있습니다

→ 높고 고요한 메가 있습니다

3쪽


한라산이라고 불렀습니다

→ 한라산이라고 했습니다

3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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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미라이 - 애니메이션 그림책
호소다 마모루 지음, 오선이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9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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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5.22.

그림책시렁 1424


《미래의 미라이》

 호소다 마모루

 오선이 옮김

 주니어김영사

 2019.1.10.



  오늘 이곳을 이루는 하루는 어제부터 이어서 모레로 나아가는 길입니다. 오늘이 모여서 삶이고, 이 삶은 어제하고 모레 사이에서 늘 새롭게 흐릅니다. 어제로 돌아가서 삶을 바꿀 수 있으리라 여기곤 하지만, 곰곰이 보면 어제를 바꿔야 할 까닭이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가 오늘 이곳에서 이 삶을 스스로 가꿀 적에 어제하고 모레가 새롭게 피어나거든요. 오늘을 살아내는 마음은 저절로 ‘어제읽기 + 모레읽기’입니다. 오늘을 짓는 손길은 언제나 ‘어제짓기 + 모레짓기’입니다. 《미래의 미라이》는 문득 어제로 돌아가서 뭘 바로잡으려고 하는 길을 들려줍니다. 그러나 어제 어느 일이 뒤틀렸다면 이미 오늘 여기에 ‘나’가 없기에, ‘어제로 돌아가야 한다’고도 못 느낀 채 다르게 살게 마련입니다. 다만, 어제·오늘·모레라고 하는 때를 재미있게 돌아보려고 이렇게 줄거리를 짤 수 있다고 느껴요. 그런데 왜 어제로 돌아갈 적에 “내가 못 태어날까” 하는 걱정은 하되, “싸움을 일으킨 나라”를 바로잡을 마음으로는 왜 못 갈까요? 스스로 어제에 무엇을 했는지 잊은 사람들은 오늘 무엇을 하는지도 잊고, 모레에 할 일도 잊습니다. 할아버지가 살아남아서 아버지랑 내가 태어날 수 있었다지만, 숱한 할아버지가 지난날에 죽어서 숱한 ‘다른 나’는 못 태어났겠지요.


#未?のミライ #細田守まもる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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