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일본말] 리얼충リア充



리얼충 : x

リア充 : 현실의 일(직장, 연애) 등에 충실하게 사는 사람


 리얼충과는 거리가 멀다 → 살림님과는 멀다

 도저히 리얼충 같지 않은 → 도무지 알찬님 같지 않은


  일본에서 쓰는 ‘リア充(リアじゅう)’를 한글로 ‘리얼충’처럼 옮기기도 하는데, ‘알차다’를 가리키는 한자 ‘충(充)’을 붙인 얼개입니다. 우리말로 풀자면, ‘살림꾼·살림님·살림지기’나 ‘삶님·삶지기’입니다. 높거나 낫거나 대단한 사람이 아닙니다. 살림을 꾸리고 삶을 짓는 하루입니다. 눈부시거나 돋보이거나 훌륭할 까닭이 없습니다. 스스로 하루를 그려서 펴는 수수한 나날이 오히려 ‘알차다·알짜·알짬·알짜배기’라 할 테고, ‘알찬이·알찬빛·알찬꽃·알찬님’처럼 보일 만 합니다. ㅅㄴㄹ



리얼충 따위 사라져버려

→ 알짜 따위 사라져버려

→ 알찬꽃 따위 사라져버려

→ 삶지기 따위 사라져버려

《태양의 집 10》(타아모/이지혜 옮김, 대원씨아이, 2015) 81쪽


그쪽처럼 그림에 그린 듯한 리얼충 여자 분이!

→ 그쪽처럼 그림에 그린 듯한 알짜순이 분이!

→ 그쪽처럼 그림에 그린 듯한 알찬꽃이!

→ 그쪽처럼 그림에 그린 듯한 알찬님이!

《솔로 이야기 7》(타니카와 후미코/한나리 옮김, 대원씨아이, 2019) 16쪽


리얼충의 휴일은 바쁘다구

→ 살림꾼은 쉼날이 바쁘다구

→ 삶님은 쉬는날이 바쁘다구

《풀솜감옥 1》(오자키 이라/이소연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3) 1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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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노년 老年


 노년에 들어서다 → 해넘이에 들어서다 / 저물다/ 늙다

 노년으로 접어들다 → 늘마에 접어들다 / 지는꽃이다

 노년의 외로움을 달래기 어려웠다 → 늙고 외로워 달래기 어려웠다


  ‘노년(老年)’은 “나이가 들어 늙은 때. 또는 늙은 나이”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끝·끝살림·끝삶·끝자리·끝자락’이나 ‘마지막·마지막길·마지막꽃·마지막줄·마지막삶·막바지’나 ‘늘그막·늙마·늙바탕’으로 손봅니다. ‘늙다·늙네·늙님·늙은네·늙으신네’나 ‘늙다리·늙둥이·늙은이·늙사람·늙은사람·늙은내기’로 손보고, ‘느지막이·느지거니·느지감치’로 손봐요. ‘저물다·저녁놀·저녁노을·저녁빛·저녁해’나 ‘지다·지는길·지는꽃·지는 나이·지는이·지는님·지는벗’으로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해거름·해름·해질녘·해거름빛·해름빛·해넘이·해너머’로 손볼 만하고, ‘사그라들다·수그러들다·사그랑이·사시랑이’나 ‘사위다·사라지다·스러지다·슬다’로 손볼 수 있고, ‘하얀날·흰머리날·흰머리·흰바구니’로 손보면 됩니다. ㅅㄴㄹ



이제 노년기에 접어든 ‘위안부’ 여성들 한 명 한 명에게 진정으로 용서를 구하고 응분의 보상을 해야 할 것입니다

→ 이제 늘그막에 접어든 ‘꽃할머니’ 한 분 한 분한테 참답게 잘못을 빌고 제대로 값을 치러야 합니다

→ 이제 막바지에 접어든 ‘꽃할머니’ 한 분 한 분한테 제대로 잘못을 빌고 톡톡히 값을 치러야 합니다

→ 이제 끝자락에 접어든 ‘꽃할머니’ 한 분 한 분한테 잘못을 깊이 빌고 마땅히 값을 치러야 합니다

《일본군 ‘위안부’가 된 소녀들》(이시카와 이쓰코/손지연 옮김, 삼천리, 2014) 160쪽


내 동생의 노년이 조금 더 다채롭길 바라는 마음으로

→ 동생이 늘그막에 조금 더 넉넉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도 핸드메이드! 2》(소영, 비아북, 2017) 9쪽


이 얼마나 행복하고 편안한 일인가. 노년이란 신께서 내린 평안인 것이다

→ 이 얼마나 즐겁고 아늑한 일인가. 늙음이란 하느님이 내린 선물이다

→ 이 얼마나 즐겁고 아늑한 일인가. 늘그막이란 하느님이 내린 보람이다

→ 이 얼마나 즐겁고 아늑한 일인가. 늙음은 하느님이 고맙게 내려주셨다

《요코 씨의 말 1》(사노 요코·기타무라 유카/김수현 옮김, 민음사, 2018) 35쪽


노년에 이른 작가의 문제의식이 치밀해질수록 글은 더 빽빽해지기 마련이고

→ 늘그막에 이른 글님은 생각이 깊을수록 글은 더 빽빽하기 마련이고

→ 막바지에 이른 글님은 눈빛이 찬찬할수록 글은 더 빽빽하고

《읽는 직업》(이은혜, 마음산책, 2020) 22쪽


치밀하게 노년을 설계하며

→ 늘그막을 꼼꼼하게 그리며

→ 막바지를 찬찬히 그리며

《오십에 하는 나 공부》(남혜경, 샨티, 2023) 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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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순이 어디 가니 - 봄 도토리 계절 그림책
윤구병 글, 이태수 그림 / 보리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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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5.24.

그림책시렁 1430


《우리 순이 어디 가니》

 이태수 그림

 윤구병 글

 보리

 1999.3.30.



  둘레 일곱 마을까지 통틀어 ‘아이가 하나조차 없는’ 시골에 2011년부터 깃들어서 열네 해가 지나는 동안 ‘아이를 데리고 시골로 살러 온’ 젊은 이웃을 본 적이 없습니다. 젊은 가시버시가 깃들어서 아기를 낳은 일조차 없습니다. 이미 다른 고을도 비슷합니다. 시골에서 들숲바다를 품으면서 고즈넉이 아이하고 온하루를 누리려는 꿈을 품는 젊은이가 매우 적습니다. “젊은이가 시골에 가서 뭘 먹고사느냐?” 하고들 걱정하지만, 오히려 시골에 일거리가 널렸습니다. 시골에 일거리가 안 널렸다면, 오늘날 웬만한 시골일을 이웃일꾼(이주노동자)이 거의 도맡을 까닭이 없습니다. 다만, 시골에서 아이를 낳고 느긋하면서 즐거이 살아가자면 “우리 땅(논밭·숲)”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빈집만 얻는대서 시골살이를 할 수 있지 않아요. 땅을 누려야 시골살림을 짓습니다. 《우리 순이 어디 가니》는 어느덧 사라지는 두멧자락 시골살이를 부드러이 보여줍니다. 누가 새롭게 그리거나 다시 그릴 수조차 없을 듯한 얼거리라고 느낍니다. 다만, 앞으로는 새살림과 새사랑을 새그림으로 엮을 일이지 싶어요. 할매할배가 이야기를 들려주고, 젊은 가시버시가 들살림을 짓고, 아이들이 숲놀이를 누리는 새판을 짜서 빚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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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with Me (Paperback) - 1956 Caldecott
매리 홀 엣츠 지음 / Puffin / 197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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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5.24.

그림책시렁 1314


《Play with me》

 Marie Hall Ets

 Puffin

 1955/1976.



  아이가 왜 태어나는지 생각할 노릇입니다. 우리나라는 한때 아기를 엄청나게 낳던 살림이었는데, 이제 아기를 거의 안 낳는 모래밭으로 바뀝니다. 둘레를 봐요. 아기가 태어나도 엄마아빠가 아기랑 느긋이 쉬거나 머물거나 놀 데가 안 보입니다. 온통 ‘나이든 이’들이 놀고 먹고 마시고 노닥거리는 가게가 그득합니다. 돈을 치르고 들어가는 놀이마당은 아기나 아이를 안 헤아립니다. ‘롯데월드’ 같은 데가 아이를 헤아릴까요? 터럭만큼도 아닙니다. 그런 곳은 ‘돈’만 쳐다볼 뿐입니다. 아이어른 모두 돈에 길들도록 내모는 얼개입니다. 《Play with me》는 《나랑 같이 놀자》란 이름으로 한글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마리 홀 에츠(매리 홀 엣츠) 님 그림책은 ‘아기·아이·어른·어버이’가 서로 어떤 사이인지 상냥하게 풀어내면서 사랑으로 보여줍니다. 아이는 어른하고 놀려고 태어납니다. 어른은 아이하고 놀려고 어버이라는 이름으로 거듭납니다. 아이어른은 같이 놀고 함께 배우고 서로 베풀면서 언제나 즐겁게 살림을 짓습니다. 그런데 막상 태어난 아이가 놀 데가 없이 어린이집에 배움터에 갇혀야 한다면, 왜 태어나야 하지요? 아이를 낳고도 어버이가 같이 놀 틈이 없으면 무슨 보람이지요? 들과 숲과 바다를 푸르게 살리면서 느긋해야 아이가 태어나고 어른도 즐겁습니다.


#나랑같이놀자 #매리홀엣츠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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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의 매듭
리사 비기 지음, 모니카 바렌고 그림, 정원정.박서영(무루) 옮김 / 오후의소묘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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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5.24.

그림책시렁 1394


《마녀의 매듭》

 리사 비기 글

 모니카 바렌고 그림

 정원정·박서영 옮김

 오후의소묘

 2022.11.22.



  모든 철이 다릅니다. 아무리 춥거나 더운 고장이라 하더라도 아침저녁이 있고, 밤낮이 있으며, 새벽과 어스름이 있어요. 철마다 늘 다르게 흐르는 바람과 해와 별이요, 날마다 노상 새롭게 흐르는 하루입니다. 숲에 한 가지 나무만 자라지 않습니다. 들에 한 가지 풀만 돋지 않습니다. 숱한 나무하고 풀이 어우러지기에 온갖 나비하고 벌이 어울리고, 갖은 개미하고 벌레가 나란하며, 바로 이 곁에 사람이 사랑으로 살림을 짓습니다. “Felicita ne avete?”를 옮긴 《마녀의 매듭》입니다. 바꾼 책이름이 좀 뜬금없습니다. 이 그림책은 바람아씨가 아니라 ‘즐거움’을 다루거든요. “즐겁게 있는”지 묻는 줄거리입니다. “즐겁게 사는”지 돌아보려는 삶입니다. “즐겁게 보”거나 “즐겁게 하”는지 되새기자는 뜻입니다. 매듭은 남이 매거나 묶거나 동이지 않아요. 우리가 스스로 짓습니다. 남이 해주어야 즐겁지 않아요. 스스로 하고, 스스로 짓고, 스스로 펴서, 스스로 베풀 줄 알기에 즐겁습니다. 곰곰이 본다면, 겨울에 겨울다운 추위가 없고 여름에 여름다운 더위가 없는 곳은 안 즐겁습니다. 봄에 나비에 개구리에 새에 풀벌레를 만나지 않는 곳도 안 즐겁습니다. 바람아씨는 바람을 읽는 눈빛입니다. 숲아씨는 숲을 아는 철빛입니다.


ㅅㄴㄹ


#Felicitaneavete (즐겁게 있어?)

#LisaBiggi #MonicaBarengo


마녀는 늘 기분이 좋지 않았어

→ 숲아씨는 늘 언짢았어

→ 바람아씨는 늘 처졌어

3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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