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330] 한 번 하다



  처음으로 한 번

  새롭게 한 번

  신나게 한 번



  처음 한 번 하기 어렵다고 하지만, 처음 한 번을 하고 난 뒤에 새롭게 한 번을 하기도 어려울 테고, 이때부터 꾸준히 신나게 한 번 하기도 어려울 테지요. 그러나 스스로 생각을 바꿀 수 있다면, 처음에는 처음으로 한 번 한다는 마음이 되어 즐겁게 할 만합니다. 이 다음에는 새롭게 한 번 한다는 마음이 되고, 이 다음에는 신나게 한 번 한다는 마음이 되어 볼 만해요. 다시 마주하고 또 마주할 적에는 즐겁거나 사랑스럽거나 놀랍거나 재미나다는 마음으로 바라보면서 할 수 있어요. 한 걸음을 뗄 적마다 새로운 씨앗을 뿌린다는 마음으로. 2016.7.27.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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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아주 천천히

발자국 소리조차 안 내고

살금살금 다가서며

더 천천히

손을 뻗어

드디어 바로 앞에

나비를 잡는구나 싶더니

내 손끝을 톡

치고

펄렁펄렁 날아가는

멧범나비



2016.7.25.달.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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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플라스틱이 값싸고 다루기 쉬워

어디에나 널리 쓰고

값싼 것들 잔뜩 찍는데,


값싸고 다루기 쉬운 것은

흙도 벌레도 풀도 바람도 해도

다루기 벅차다 하네.


하긴.

플라스틱은 입에 빨지 말고

불 가까이 대지 말고

너무 오래 쥐지 말고

뜨거운 물 멀리하고

안 된다는 것투성이.


뭐,

쓰레기조차 거름마저 안 되는걸.



2016.5.30.달.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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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29] 어른이란



  나이를 먹는대서 어른인가

  책을 꽤 읽었대서 어른인가

  학교 좀 다녔대서 어른인가



  스스로 삶을 짓고 살림을 가꾸는 슬기로운 넋일 때에 비로소 어른이라고 느낍니다. 스스로 삶을 배우고 살림을 가르치는 즐거운 숨결일 때에 비로소 어른이라고 느낍니다. 스스로 삶을 사랑하고 살림을 노래하는 웃음어린 바람일 때에 비로소 어른이라고 느껴요. 나이를 먹거나, 책을 읽었거나, 학교를 다닌 이들은 아직 아무것도 아닌 사람입니다. 나이값이나 책값이나 학교값을 하자면 삶이나 살림이나 사랑을 제대로 바라보면서 가꿀 줄 알아야지요. 2016.7.23.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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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147. 소금 뿌리기


  갓으로 담그는 물김치인 갓말욱김치를 하면서 소금이 모자라지 않을까 하고 여기면서 소금을 더 뿌리고 뚜껑을 닫았습니다. 소금을 뿌리면서 생각해 보았어요. 이 소금이란, 또 갓이나 당근이나 능금이나 생강이란, 나중에 시원한 물김치가 될 숨결이란, 참으로 고운 그림이 되는구나 하고요. 그런데 소금은 모자라지 않았을 뿐 아니라 많이 넘치는 바람에 그만 이 물김치는 못 먹고 말았습니다. 물김치를 처음으로 담그면서 간을 아주 엉터리로 하고 말았어요. 한 해에 꼭 한 번, 겨울이 끝나고 봄이 깊을 즈음 담글 수 있는 갓말욱김치이니, 앞으로 가을이며 겨울이 지나고 새봄이 찾아들어야 다시 담그면서 소금빛을 제대로 추슬러야겠다고 다짐합니다. 2016.7.20.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넋/사진말)

* 2016년 3월에 찍은 사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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