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공룡 뼈다 비룡소의 그림동화 97
바이런 바튼 글 그림, 최리을 옮김 / 비룡소 / 200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9.1.

그림책시렁 1044


《와! 공룡 뼈다》

 바이런 바튼

 최리을 옮김

 비룡소

 2003.4.7.



  덩치(공룡)는 덩치가 묻힌 곳에 뼈가 남을 테지요. 그러나 모든 목숨붙이가 뼈를 남기지는 않습니다. 이 별에서 태어난 목숨붙이가 살이랑 뼈를 그대로 남기기만 한다면 그만 이 별은 주검으로 미어터지거든요. 사람도 새도 고래도 돼지도 지렁이도 모두 흙으로 돌아갑니다. 넋은 늘 온누리에 남아서 빛나되, 몸은 늘 들숲바다 곳곳에 조그맣게 부스러지면서 흩어지고, 이 부스러기는 새로 몸을 입고 태어날 숨결한테 밑동을 이룹니다. 《와! 공룡 뼈다》를 읽었습니다. 큰아이는 그냥그냥 시큰둥했고, 작은아이는 좀 좋아하려나 싶어서 장만했는데, 조금 보다가 더는 들추지 않더군요. 적잖은 그림책이 덩치를 다룹니다만, 하나같이 돌(화석)에 머물러요. 다 다른 덩치가 다 다르게 삶을 누리던 터전에서는 풀과 꽃과 나무가 어떠했을는지, 뭇숨결이 서로 어떻게 마음을 나누었을는지, 사람은 이 사이에서 어떻게 살림을 지었을는지, 마음과 마음을 잇는 사랑으로 바라보려는 글이나 그림은 너무 드뭅니다. 덩치뼈를 캐내어서 무엇을 읽을까요? 오늘 우리가 늘 곁에서 마주하는 이웃하고 어떤 하루를 보내는가요? 겉몸이 아닌 속마음을 바라보려 할 적에 비로소 넋과 넋으로 마주합니다. 오랜 숨빛인 넋을 읽을 때라야 겉몸(화석)도 알아보겠지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종합병원 내 아이가 읽는 책 7
아라이 료지 그림, 호타카 쥰야 글, 구혜영 옮김 / 제삼기획 / 2003년 4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9.1.

그림책시렁 1148


《종합병원》

 호타카 준야 글

 아라이 료지 그림

 구혜영 옮김

 제삼기획

 2003.4.20.



  둘레에 ‘아라이 료지’ 그림책을 반기는 이웃님이 있어서 이분 여러 그림책을 죽 살피다가 《종합병원》도 만났습니다. 이 그림책을 읽고서 여러 해 동안 멍했습니다. 뭘 보여주고 말하려는 얼거리일까 하고 한참 돌아보았어요. 이러다가 돌림앓이가 지나갔습니다. 돌봄지기로 일하는 숱한 사람들이 어떤 길을 걷는지 가만히 짚어 봅니다. 《블랙 잭》이나 《Dr.코토 진료소》나 《푸른 하늘 클리닉》 같은 그림꽃에 나오는 돌봄지기가 틀림없이 이 별 곳곳에 있을 테지만, 이와 달리 돈·이름·힘을 거머쥐려는 마음으로 얼뜬 짓을 하는 돌봄지기가 수두룩합니다. 어쩌면 얼뜬 돌봄지기가 무척 많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종합병원》은 ‘종합 + 병원’이라는 허울로 으레 바보짓을 하고, 언제나 사람을 속이고, 겉짓과 겉치레와 겉자랑으로 그치는 여러 민낯을 우스꽝스럽게 다루었다고 여길 만합니다. 다만, 모든 자리 모든 사람이 바보짓을 하지는 않습니다. ‘전문직’이라고 여기는 자리에 서는 사람들이 돈·이름·힘을 되레 더 좋아하면서 스스로 수렁에 잠길 뿐입니다. 사랑을 잊고, 돌봄길을 잊고, 들숲바다를 잊은 채, 그저 잿집(시멘트 건물)에 스스로 갇힌 불굿이 바로 병원·종합병원이지 싶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운동장 편지 창비청소년시선 5
복효근 지음 / 창비교육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숲노래 노래꽃 / 문학비평 . 시읽기 2024.9.1.

노래책시렁 446


《운동장 편지》

 복효근

 창비교육

 2016.3.25.



  시골에서는 어린이나 푸름이한테 맞는 신을 찾기 어렵습니다. 시골 어린이하고 푸름이는 신이나 옷을 장만하려면 가깝거나 먼 큰고장으로 갑니다. 전남 고흥·보성·장흥에서는 순천이나 광주를 다녀오지요. 시골에는 책집도 없기에 누리책집으로 사느라, 거의 책이름만 믿고서 사기 일쑤입니다. ‘시’라 하더라도 마땅한 책집이 드물 수 있고, ‘군’이라면 아예 없다고 할 만합니다. 그런데 시골 벼슬꾼(군수·군의원·국회의원·공무원)은 이런 데에 아무 마음도 눈길도 없어요. 온나라 교육청도 똑같습니다. 《운동장 편지》를 가만히 읽었습니다. 푸름이한테 들려줄 글로 여미었구나 싶으면서도 어쩐지 서울스러울 뿐, 작은고장과 시골에서 나고자라는 푸름이한테는 참 동떨어진 수다 같습니다. 삶을 스스로 새롭게 읽는 눈썰미를 노래로 담을 적에, 푸름이뿐 아니라 길잡이와 뭇어른이 함께 마음을 틔우리라 봅니다. 쳇바퀴로 돌 수밖에 없다고 여기면, 이 쳇바퀴에서 부딪히거나 부대끼는 굴레를 그냥그냥 옮기는 글로 맴돕니다. 갈수록 옷값도 신값도 장난이 아닙니다. 그러면 어떡해야 할까요? 푸름이가 손수 신을 삼고 옷을 짓는 길을 어른스럽게 이야기와 글과 노래로 들려줄 수 있나요? 아니면 수렁(대학입시)만 쳐다보는지요?


ㅅㄴㄹ


‘얌마, 그건 샘이 너를 많이 사랑하기 때문이야.’ / 할 겁니다. // 나 좀 냅둘 수 없나요? / 사랑 좀 안 해 주면 안 되나요? (사랑받지 않을 권리/19쪽)


이렇게 좋은 것을 왜 자기네만 마시지? / 이렇게 독한 것을 왜 마시지…… / 이게 바로 체험학습이지…… 낄낄대면서 / 생수병에 든 소주 나눠 마셨다. // 밤새 과음했는지 선생님 눈도 쾡하다. / 알고도 모른 체하는 건지, 정말 몰랐던 건지 / 저 미묘한 웃음은 또 뭐지? (현장체험학습/80쪽)


+


《운동장 편지》(복효근, 창비교육, 2016)


어둠이 한기처럼 스며들고

→ 어둠이 차갑게 스며들고

→ 밤은 시리고

10


꿈틀거리고 있는 줄도 처음 알았다

→ 꿈틀거리는 줄도 처음 알았다

12


두 날개로 하나 되어 날아간다는 비익조처럼

→ 두 날개로 하나되어 날아간다는 암수새처럼

→ 두 날개로 하나되어 날아간다는 나란새처럼

14


편편하게 잘 마른 나뭇잎에 우리는 간절한 단어를 썼습니다

→ 반반하게 잘 마른 나뭇잎에 애타는 낱말을 씁니다

→ 판판하게 잘 마른 나뭇잎에 목마른 말씨를 씁니다

16


가슴이 먹먹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 가슴이 먹먹합니다

17


꿈도 많고 개성도 가지가지

→ 꿈도 많고 가지가지 다르고

→ 꿈도 많고 나다움도 다르고

→ 꿈도 많고 멋도 다르고

22


세상 모든 싸움이 이런 것이었으면 좋겠어요

→ 온누리 싸움이 모두 이러기를 빌어요

→ 모든 싸움이 이러하기를 바라요

29


폭우가 쏟아진대도 좋을 텐데

→ 비가 쏟아져도 될 텐데

→ 큰비가 와도 될 텐데

42


그녀가 내 손에 쥐어 준 핫팩

→ 그 아이가 쥐어 준 포근이

→ 그 애가 쥐어 준 푸근이

46


참아 보기 위해 별의별 생각을 다 해 보는 중이다

→ 참아 보려고 온갖 생각을 해본다

→ 참아 보려고 갖은 생각을 한다

→ 참아 보려고 이 생각 저 생각 다 한다

49


늘 그런 것은 아니고 그럴 때가 있단다. 발정기라고 했다

→ 늘 그렇지는 않고 그럴 때가 있단다. 사랑철이라고 한다

→ 늘 그렇지는 않고 그럴 때가 있단다. 짝짓기철이란다

54


그 둘 다 나에겐 힘든 거라는 거

→ 둘 다 나한텐 힘들다

→ 둘 다 힘들다

59


소변 볼 때 정조준 잘해서

→ 오줌 눌 때 잘 겨누어

→ 오줌을 반듯하게 누어

64


소년 가장의 위의를 잃지 않고서

→ 어린기둥 품새를 잃지 않고서

→ 어린돌봄이 이름을 잃지 않고서

106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티어문 제국 이야기 5
모리노 미즈 지음, Gilse 그림, 반기모 옮김, 모치츠키 노조무 원작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8.30.

책으로 삶읽기 846


《티어문 제국 이야기 5》

 오치츠키 노조우 글

 모리노 미즈 그림

 반기모 옮김

 AK comics

 2023.7.15.



《티어문 제국 이야기 5》(오치츠키 노조우·모리노 미즈/반기모 옮김, AK comics, 2023)을 돌아본다. 한 자락씩 이야기가 늘 적마다 새롭게 피어나는 삶을 들여다본다. 다시는 목아지가 날아가고 싶지 않다는 마음으로 모두 갈아엎으려고 했다지만, 하나씩 갈아엎다 보니 어느새 이렇게 나아가는 삶이야말로 즐겁고 반짝이는 줄 알아챈다. 윗자리에서 거들먹거리는 짓이 얼마나 부질없고 바보스러운지 깨닫기에, 둘레에서 바보짓을 하는 다른 무리를 쉽게 알아보고, 곁에서 어질며 슬기롭게 일하는 이웃을 제대로 알아보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우두머리(대통령·지도자)를 맡은 이들 가운데 “사람들 곁에 선” 이는 아직 없다. 그들은 우두머리라는 자리에 서기 앞서도 “사람들 곁에 서지 않았”다. 이미 높다란 벼슬을 거머쥐고 커다란 돈을 움켜쥐고 놀라운 힘을 부리는 바보맛에 길든 터라, ‘갈아엎’으면서 스스로 눈뜨려는 마음하고 멀게 마련이다. 돈을 왜 많이 벌어야 하나? 이름을 왜 드날려야 하나? 힘을 왜 부려야 하나? 마음에 사랑이라는 씨앗이 없는 채 돈과 이름과 힘에 얽매일 적에는, 그저 얼뜨기로 뒹굴 뿐이다. 숱한 벼슬꾼과 글꾼과 돈꾼이 얼뜨기로 헤매는 곳이 우리나라요, 이웃나라이다.


ㅅㄴㄹ


“미아 님, 꿈을 꾸신 건가요?” ‘음, 확실히 그럴지도 모르죠. 사실은 그런 일이 없었을지도 몰라요.’ (17쪽)


‘저는 단두대에서 처형을 당하는 미래가 여전히 바뀌지 않았어요. 그래도 약간 변화가 일어나긴 한 것 같네요.’ (40쪽)


‘이유를 설명할 수 없어서 안타까워요. 그렇다면, 사고방식을 바꿔야겠어요.’ (59쪽)


+


이전 시간축에선 절대로 맛볼 수 없었던 평온한 시간이었다

→ 예전 하루에선 아예 맛볼 수 없던 아늑한 한때였다

→ 지난날에는 도무지 맛볼 수 없던 포근한 하루였다

37쪽


몇 년 후 대기근이 일어난다는 걸 전제로 생각해 주세요

→ 몇 해 뒤 크게 굶주린다는 바탕으로 생각해 주세요

59쪽


미아 님의 지략은 쇠할 줄 모르는군

→ 밝은 미아 님은 바랠 줄 모르는군

→ 미아 님 생각은 사그라들지 않는군

81쪽


보기엔 조잡한 물건일지도 모르겠지만

→ 너저분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 볼품없어 보일지도 모르지만

102쪽


헌상을 받으면 기분이 나쁘지 않겠지

→ 모시면 마음이 나쁘지 않겠지

→ 빛다발을 받으면 나쁘지 않겠지

119쪽


어느새 운명의 분기점 위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어느새 고갯마루에 선 줄 깨닫는다

→ 어느새 삶굽이에 선 줄 깨닫는다

→ 어느새 사느냐 죽느냐에 선 줄 깨닫는다

126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법사의 신부 11
야마자키 코레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8.29.

책으로 삶읽기 951


《마법사의 신부 11》

 야마자키 코레

 이슬 옮김

 학산문화사

 2020.6.25.



《마법사의 신부 11》(야마자키 코레/이슬 옮김, 학산문화사, 2020)를 돌아본다. 살아가는 뜻을 잊거나 잃은 사람들이 새롭게 만나고 맺으면서 하루를 새삼스레 되짚는 모습을 헤아린다. 길을 잊은 사람은 으레 길을 잊은 이웃을 만나면서 스스로 되새긴다. 꿈을 잃은 사람은 으레 꿈을 잃은 이웃을 마주하면서 스스로 곱씹는다. 살려는 뜻이 없다면, 잊거나 잃은 뒤에 곧장 목숨을 내려놓는다. 살려는 뜻이 있기에, 잊은 길을 찾고 싶을 뿐 아니라 잃은 꿈을 돌리고 싶다. 하루를 천천히 일구면서 곰곰이 기다린다. 오늘을 차근차근 가꾸면서 느긋이 지켜본다. 오래오래 살아갈 나날을 그리기에 여기에서 돌보는 한때가 ‘짧게 끝나는 길’이 아니라 ‘작게 내딛는 길’인 줄 문득문득 알아볼 수 있다.


ㅅㄴㄹ


“하지만 신부여도 그렇지 않아도, 그 사람의 곁에 있다는 건 변함없어요. 그리고, 앨리어스는 제대로 웃을 줄 알아요. 아마 스스로 못 느낄 뿐이지, 제대로 웃는 것처럼 보여요.” (66쪽)


“그건 아마 라하브 씨를 흉내냈기 때문이겠죠. 그런 앨리어스가 저를 구해 줬어요. 그러니까 분명 그것도 라하브 씨 덕분일 거예요.” (68쪽)


“처음에는 죽지 않으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작은 상처나 가벼운 병도 지금은 싫어. 이 녀석에게는 소중한 게 없어. 이 녀석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건 많지만.” (101쪽)


#ヤマザキコレ #魔法使いの嫁


나를 부른 건 그래서였나

→ 그래서 나를 불렀나

12쪽


네 지뢰를 밟아버린 것 같군

→ 네 벼락을 밟아버린 듯하군

→ 네 밑펑을 밟아버린 듯하군

124쪽


그건 헤드폰이 아니야. 이어머프. 방음용이지

→ 귀듣기가 아니야. 귀마개, 소리막기이지

144쪽


아니, 뭐, 난생(卵生)이 생산성, 안정성이 있지

→ 아니, 뭐, 알살이가 낳기, 든든하지

162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