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순이 12. 자빠진 아이 (2014.2.24.)

 


  안장조임쇠가 또 풀리면서 샛자전거가 그만 똑 떨어졌다. 샛자전거가 똑 떨어지면서 자전거순이가 바닥에 꽈당 자빠졌다. 오른쪽 어깨와 얼굴 쪽으로 자빠진 아이가 크게 놀란다. 그래, 많이 놀랐지. 아프지는 않을 테지만 놀랐겠다. 왼쪽으로 자빠지지 않아서 그래도 잘 되었지. 왼쪽으로 넘어졌다면 깊은 도랑으로 굴러떨어졌을 테니까. 곧바로 툭툭 털고 일어서기는 힘들 수 있지만, 옷에 묻은 먼지를 털고 다시 자전거를 달리자.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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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순이 11. 억새와 자전거 (2014.1.24.)

 


  이웃마을 억새밭 옆을 지나다가 멈춘다. 큰아이는 한손으로 억새를 쥐어 뽑으려 하지만 안 된다. 네 키보다 크게 자란 억새인 만큼 어려우리라 생각해. 그렇지만 억새한테 살며시 말을 걸어 보렴. 나랑 함께 자전거를 타며 놀자.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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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50. 논둑놀이 아이 (2012.5.30.)

 


  시골에 살지만 우리 땅은 아직 없어 논일을 하지 못한다. 그렇지만 우리 땅이 아니더라도 온통 논과 밭이니, 어디이든 마실을 다닌다. 대문만 열어도 코앞에 있는 논을 바라보고, 집 뒤로는 모조리 밭이다. 머잖아 우리 논을 얻으면 그때에는 손모를 퐁퐁 심을 수 있겠지.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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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집 38. 이 예쁜 빨래터에서 2014.2.25.

 


  이 예쁜 빨래터에서 빨래를 할 젊은 일손이 시골에 없다. 이 멋진 빨래터에서 물놀이를 할 어린이가 시골에 없다. 마을마다 빨래터가 있으나 빨래터에서 빨래를 하는 사람은 이제 찾아볼 길이 없다. 빨래터는 논에 물 댈 적에 호스를 길게 이을 적만 더러 쓸 뿐, 빨래터 몫을 하지 않는다. 그나마 마을 어귀에 빨래터가 있는 우리 마을에서는 빨래터를 틈틈이 치운다. 마을 안쪽에 있다면 아마 아무도 안 치운 채 물이끼범벅이 된 채 버려졌을 테지만, 마을 어귀에 있으니 길손과 나그네 눈치가 보여 곧잘 치우곤 한다. 우리 식구는 우리 마을에서 빨래터를 홀로 차지하듯이 치우면서 논다. 가까이에서 누리는 물놀이터가 된다. 겨울에는 물이끼만 걷지만, 봄볕이 따끈따끈 내리쬘 때부터 첫가을까지는 찰방찰방 빨래터를 가로지르면서 온몸을 적시고 논다. 젖은 옷은 물로 헹구고, 아이들은 새옷으로 갈아입는다. 마을빨래터에서 빨래를 하는 사람은 없으나, 우리 아이들은 물놀이를 마친 뒤 저희 옷가지를 저희가 이곳에서 설렁설렁 비비고 헹구는 시늉을 하면서 빨래놀이까지 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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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49. 빨래터 청소순이 (2014.2.25.)

 


  봄을 앞둔 마을 빨래터에 물이끼가 많이 낀다. 겨울 지나 따순 봄이 되니, 이제는 따순 볕을 받으며 물이끼도 훨씬 많이 자주 낄 테지. 그동안 한 달에 한두 번 빨래터 청소를 하러 나왔다면, 이제는 열흘이나 이레마다 나와야 할는지 몰라. 사름벼리는 앞으로 멋진 청소순이가 되어 빨래터를 맡아 주렴.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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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4-03-01 22:06   좋아요 0 | URL
빨래터 청소하는 모습이 참 기특하고 예쁩니다!!^^

숲노래 2014-03-01 22:33   좋아요 0 | URL
아버지 일을 돕는다는 뜻 + 재미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재미있기' 때문에
신나게 도와주면서 놀아요.
얼마나 예쁜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