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없애야 말 된다

 (1722) 경제적


 경제적 활동 → 경제 활동 / 돈벌이 / 돈 버는 일

 경제적 빈곤 → 가난한 살림 / 가난

 경제적으로 어렵다 → 살림이 어렵다 / 밑천이 어렵다

 경제적 투자를 하다 → 경제 투자를 하다 / 돈을 들이다 / 목돈을 쓰다

 경제적 가치 → 경제 가치 / 돈값 / 돈으로 따지는 값어치

 시간을 경제적으로 이용하다 → 시간을 알뜰히 쓰다 / 시간을 알차게 쓰다

 훨씬 더 경제적이다 → 훨씬 더 낫다 / 훨씬 더 알차다


  ‘경제적(經濟的)’은 “1. 인간의 생활에 필요한 재화나 용역을 생산, 분배, 소비하는 모든 활동에 관한 2. 돈이나 시간, 노력을 적게 들이는”을 뜻한다고 합니다. ‘경제’라는 낱말은 여러모로 널리 씁니다. “경제 활동”이라든지 “경제 정책”이라든지 “경제 발전”처럼 써요. 그런데, 곰곰이 헤아리면, “경제 활동”이란 “돈 버는 일”입니다. “시간을 경제적으로 이용하다”는 시간을 ‘알차게’ 쓰거나 ‘살뜰히’ 쓰는 모습을 가리킵니다. “경제적 향상”을 바란다고 할 적에는 “살림이 나아지기”를 바라는 모습이요, “살림을 펴려”는 생각이거나, “돈을 벌” 마음을 나타내요. 또는 “가난에서 벗어나려”는 모습입니다.


  ‘경제’ 같은 낱말을 쓸 적에는 이 낱말을 알맞고 즐겁게 잘 쓰면 됩니다. 그렇지만, ‘-적’을 붙이는 자리는 왜 ‘-적’을 붙이는가를 헤아려서 알맞게 풀어내어 쓸 수 있기를 빕니다. 웬만한 자리는 ‘경제’라는 낱말을 그대로 쓸 때가 나을 수 있지만, 굳이 ‘경제’라는 낱말이 없더라도 우리 뜻을 넉넉히 나타낼 길이 있습니다. 4348.8.24.달.ㅅㄴㄹ



물놀이를 즐기는 그 자체보다도, 이른바 경제적 여유를 과시하는 심리적 충족을

→ 물놀이를 즐기려 한다기보다도, 이른바 돈 자랑을 하려는 마음을

《박연구-어항 속의 도시》(문예출판사,1976) 70쪽


수출제일주의하 농업의 상황은 종속적인 경제의 성장과정이 낳은 경제적 귀결이다

→ 수출만 앞세우는 농업은 종속경제 성장과정이 가는 길이다

→ 수출만 앞세우는 농업은 종속경제로 치닫는 성장과정이 보여준 모습이다

《박현채-역사 민족 민중》(시인사,1987) 239쪽


그녀에게 아들 한 명이 있고, 그녀의 꿈은 먹고살 만한 경제적 환경을 갖추는 것이다

→ 그 사람한테 아들이 하나 있고, 그이 꿈은 먹고살 만한 터전이다

→ 그 사람은 아들이 하나 있고, 먹고살 만한 터전을 갖추고 싶은 꿈이 있다

《이효인-영화여 침을 뱉어라》(영화언어,1995) 24쪽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또 경제적 지원이 있은 것도 아니다

→ 누가 시키지도 않았고, 또 돈을 대는 사람도 없다

→ 누가 시키지도 않았고, 또 돈을 받은 적도 없다

《곤충을 벗삼아 한 평생》(신유항교수 정년퇴임 기념 문집 간행위원회,1996) 109쪽


실제로는 유행을 조작함으로써 경제적 이득을 챙기는 자본가들과 ‘유행’이라는 마술로 무제한의 소비주의적 낭비를 조장하는 상품선전 산업의 요술

→ 알고 보면 유행을 부추기면서 돈을 챙기는 자본가들과 ‘유행’이라는 마술로 끝없이 쓰고 버리게 하며 상품을 알리고 팔아먹는 요술

《리영희-스핑크스의 코》(까치,1998) 88쪽


처음 갖는 해외여행인지라 들뜨는 것도 잠깐 경제적 궁핍이 나를 죄었다

→ 첫 외국여행인지라 들뜨기도 살짝, 쪼들리는 주머니가 나를 죄었다

→ 처음으로 나라밖 마실을 하는지라 들뜬 마음도 살짝, 가난이 나를 죄었다

《김유미-내 안의 야생공원》(신구문화사,1999) 89쪽


경제적으로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 살림이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 돈이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김현숙-나무가 되고 싶은 화가 박수근》(나무숲,2000) 44쪽


안타까운 일이지만 아이들은 부모의 경제적 고민을 함께 떠안습니다. 가난한 자신을 유복한 친구와 비교하면서 자기 때문에 집안 살림이 더 쪼들린다고 생각하고는 괴로워합니다

→ 안타까운 일이지만 아이들은 가난한 어버이 걱정을 함께 떠안습니다. 가난한 나를 잘사는 동무와 견주면서 나 때문에 집안 살림이 더 쪼들린다고 생각하고는 괴로워합니다

《야누쉬 코르착/노영희 옮김-아이들》(양철북,2002) 78쪽


물론 미국에는 단순히 경제적 향상을 위해 이민 오는 사람들도 많았으니, 유럽에서 종교적 정치적 갈등이 심화되면 세를 잃은 무리가 대거 피난하는 곳이 아메리카 식민지였다

→ 다만 미국에는 그저 돈을 벌려고 넘어오는 사람들도 많았으니, 유럽에서 종교와 정치 다툼이 골이 깊으면 힘을 잃은 무리가 잔뜩 몰려드는 곳이 아메리카 식민지였다

《김형인-미국의 정체성》(살림,2003) 42쪽


지금은 경제적 기적을 일으킨 시기인지라

→ 이제는 경제 기적을 일으킨 때인지라

→ 오늘날은 돈을 엄청나게 번 때인지라

《캐테 콜비츠/전옥례 옮김-캐테 콜비츠》(운디네,2004) 107쪽


“여보, 경제적인 문제는 어떻게 하죠?” 엄마가 걱정스레 물었다. 교통비가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 “여보, 돈은 어떻게 하지요?” 어머니가 걱정스레 물었다. 찻삯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하이타니 겐지로/햇살과나무꾼 옮김-우리 가족 시골로 간다》(양철북,2004) 93쪽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릇이 깨질 때마다 마음을 아파하는 것은 굳이 경제적 손실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 그렇지만 그릇이 깨질 때마다 마음이 아픈 까닭은 굳이 돈이 아깝기 때문만은 아니다

→ 그러나 그릇이 깨질 때마다 마음이 아픈 까닭은 굳이 돈 나가는 소리가 들려서만은 아니리라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여성 농업인의 삶과 전통문화》(심미안,2005) 23쪽


종류나 양, 수확물의 값으로 따져 보아도 뭍의 어떤 생태계보다 생산력이 높아 경제적이다

→ 거두어들이는 가짓수나 부피로 따져 보아도 뭍에서 얻는 어떤 곡식보다 나으니 쏠쏠하다

→ 거두어들이는 가짓수나 부피로 따져 보아도 뭍에서 얻는 어떤 곡식보다 생산력이 높아 돈이 된다

《박병상-이것은 사라질 생명의 목록이 아니다》(알마,2007) 118쪽


다듬을 때 떨어져나가는 채소의 부분들을 버리지 않고 모았다가 채소 국물을 만드는 데 쓰므로 아주 경제적이다

→ 다듬을 때 떨어져나가는 남새 자투리를 버리지 않고 모았다가 남새 국물을 끓일 때에 쓰므로 아주 알뜰하다

→ 다듬을 때 떨어져나가는 남새 자투리를 버리지 않고 모았다가 남새 국물을 낼 때에 쓰므로 아주 살뜰하다

→ 다듬을 때 떨어져나가는 남새 자투리를 버리지 않고 모았다가 남새 국물을 끓일 때에 쓰므로 아주 좋다

《문숙-문숙의 자연식》(샨티,2015) 108쪽


경제적으로도 안정이 되자 형석이는 창작 활동에 더 열심히 매달렸어요

 살림이 자리를 잡자 형석이는 창작에 더 힘껏 매달렸어요

→ 살림이 제법 펴자 형석이는 노래짓기에 더 힘껏 매달렸어요

《최형미-음악 혁명가 한형석》(상수리,2015) 67쪽


경제적 능력이 없어서 벌레가 됐다는 거야?”

→ “돈 벌 재주가 없어서 벌레가 됐다는 소리야?”

→ “돈 버는 솜씨가 없어서 벌레가 됐다는 말이야?”

《김병섭·박창현-여고생 미지의 빨간약》(양철북,2015) 18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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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1391) 면하다面


 남해에 면한 항구 도시 → 남해에 있는 항구 도시

 한길을 면하여 있다 → 한길에 있다 / 한길 옆에 있다

 위기에 면하자 → 위기에 부딪히자 / 고비를 만나자 / 벼랑에 놓이자


  ‘면(面)하다’는 “1. 어떤 대상이나 곳을 바로 앞으로 마주하다 2. 어떤 일에 부닥치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쉽게 말하자면, 한국말로 ‘마주하다’나 ‘부닥치다’를 써야 할 자리에 ‘面하다’ 같은 낱말이 끼어든 셈입니다.


  서로 마주한다면 ‘마주하다’라 하면 됩니다. 서로 붙었으면 ‘붙다’나 ‘맞붙다’라 하면 됩니다. 서로 가까이 있으면 ‘가깝다’라 하면 되고, ‘옆’이라는 낱말을 써서 “옆에 있다”고 하면 돼요. 4348.8.24.달.ㅅㄴㄹ



플래트 강 가까이의 웨스트 플럼 크리크에 면한 땅에 자리를 잡았다

→ 플래트 강 가까이 웨스트 플럼 크리크와 마주한 땅에 자리를 잡았다

→ 플래트 강 가까이 웨스트 플럼 크리크와 맞닿은 땅에 자리를 잡았다

《나는 어떻게 번역가가 되었는가》(씨앗을뿌리는사람,2004) 16쪽


바다를 면한 밭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 바다와 가까운 밭에서 일했습니다

 바다와 맞닿은 밭에서 일했습니다

 바다를 마주한 밭에서 일했습니다

《폴 베델/김영신 옮김-농부로 사는 즐거움》(갈라파고스,2014) 52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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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 없애야 말 된다

 (1732) 철학적


 철학적 사고

→ 철학에 바탕을 둔 생각 / 깊은 생각

 철학적인 문제

→ 철학 문제 / 바라보는 문제 / 어떻게 생각하느냐 하는 문제

 철학적으로 해석되는 이유

→ 철학으로 풀이되는 까닭 / 깊이 있게 읽히는 까닭


  ‘철학적(哲學的)’은 “철학에 기초를 두거나 철학에 관한”을 뜻하고, ‘철학’은 “1. 인간과 세계에 대한 근본 원리와 삶의 본질 따위를 연구하는 학문 2. 자신의 경험에서 얻은 인생관, 세계관, 신조 따위를 이르는 말”을 뜻합니다. 학문을 가리키는 이름으로 쓴다면 ‘철학’이라는 낱말만 쓰면 되고, 사회나 사람이나 삶을 깊이 들여다보려는 몸짓을 가리키려 한다면 ‘생각’이라는 낱말로 손볼 수 있습니다.


  “철학적 분석”이란 “철학으로 하는 분석”이면서, “깊이 생각하면서 파헤치기”입니다. “분석적 철학”이란 “분석하는 철학”이면서, “파헤치면서 깊이 생각하기”입니다.


  “서로 철학적으로 다른 문제”라면 “서로 철학이 다른 문제”이면서 “서로 생각이 다른 문제”요, “서로 달리 바라보는 문제”라고 할 만합니다. 그런데, ‘철학’은 깊이 살피거나 생각하는 일을 나타내요. 이리하여 “철학적 사고”처럼 쓴다면 “생각적 생각”과 같은 꼴로 쓴 셈이에요. “철학(이라는 학문)에 바탕을 둔 생각”이라든지 “깊은 생각”처럼 고쳐써야 올바릅니다. 4348.8.24.달.ㅅㄴㄹ



바로 그 신문편집의 숨은 권력에 대한 철학적 분석이 이 책의 주제이다

→ 바로 이러한 신문편집에 숨은 권력을 깊이 살피려는 이 책이다

→ 바로 이 같은 신문편집에 숨은 힘을 차근차근 파헤치려는 이 책이다

→ 이 책은 바로 이러한 신문편집에 숨은 힘을 낱낱이 살펴본다

→ 이 책은 바로 이 같은 신문편집에 숨은 힘을 하나하나 들여다본다

《손석춘-신문편집의 철학》(풀빛,1994) 7쪽


캐릭터를 잘 살린 ‘원숭이’ 시리즈는 귀엽고 재치 있는 이야기로 재미뿐만 아니라, 철학적인 메시지까지 담고 있다

→ 그림결을 잘 살린 ‘원숭이’ 그림책은 귀엽고 번뜩이는 이야기로 재미뿐만 아니라, 깊은 생각까지 담는다

《이토우 히로시/김난주 옮김-원숭이 동생》(비룡소,2003) 2쪽


좋게 말해서 철학적 차이라고 할 수 있는

→ 좋게 말해서 철학이 다르다고 할 수 있는

→ 좋게 말해서 생각이 다르다고 할 수 있는

→ 좋게 말해서 서로 달리 볼 수 있다고 하는

《데브라 데이비스/김승욱 옮김-대기오염 그 죽음의 그림자》(에코리브르,2004) 17쪽


나의 사진에는 사회성이 담겨 있으며 철학적인 성격도 들어 있다

→ 내 사진에는 사회성이 담겼으며 내 철학도 들었다

→ 내 사진에는 사회성이 담겼으며 사회를 보는 눈길도 들었다

→ 내 사진에는 사회성이 담겼으며 세상을 보는 생각도 들었다

《최민식-사진이란 무엇인가》(현문서가,2005) 114쪽


밭에서 일하면서 많은 생각을 합니다. 나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밭에 서서 나만의 방식으로 철학적 사고를 하지요

→ 밭에서 일하면서 생각을 많이 합니다. 나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밭에 서서 내 나름대로 깊이 생각을 하지요

《폴 베델/김영신 옮김-농부로 사는 즐거움》(갈라파고스,2014) 155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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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도 익혀야지

 (1110) 노답/노잼


 얘는 정말 노답이다

→ 얘는 참 답답이다

→ 얘는 아주 갑갑하다

 그 영화 노잼이던데

→ 그 영화 안잼이던데

→ 그 영화 따분하던데


  ‘답(答)’은 ‘대답’이나 ‘해답’이나 ‘회답’을 줄인 외마디 한자말입니다. ‘노답’이라 할 적에는 “no + 答”일 테고, “해답(解答)이 없음”을 가리킵니다. ‘해답’은 ‘풀이’를 뜻합니다. 그러니 한국말로 찬찬히 따지면 “풀어낼 길이 없다”고 할 적에 ‘no答’이라는 말을 쓰는 셈입니다.


  이와 비슷한 꼴로 ‘노잼’이라는 말을 쓰기도 하는데, “no + 재미”입니다. 아무래도 요새는 유치원에서조차 영어를 가르치느라 ‘노(no)’나 ‘예스(yes)’ 같은 말은 영어라기보다 여느 자리에서 흔히 쓰는 말이라고까지 할 만합니다.


  영어 ‘no’를 붙였을 뿐 ‘노답’이나 ‘노잼’처럼 말을 짓는 모습은 재미있습니다. 다만 생각날개를 더 펼치지 못했습니다. 예전에는 “풀어낼 길이 없다”고 할 적에 흔히 ‘답답하다’거나 ‘갑갑하다’거나 ‘깝깝하다’고 말했어요. 답답하기에 ‘답답이’가 되고 갑갑하기에 ‘갑갑이’가 됩니다.


  한국말 ‘안’을 붙여서 ‘안잼’처럼 쓰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리고, 재미가 없으면 ‘재미없다’거나 ‘따분하다’거나 ‘지겹다’고 하면 됩니다. 영어를 안 쓰기보다는, 한국말로 재미나게 말놀이를 할 수 있기를 빕니다. 4348.8.24.달.ㅅㄴㄹ



얘는 정말 노답이다. 얼마나 답이 없느냐 하면

→ 얘는 아주 답답이다. 얼마나 답답하느냐 하면

《김병섭·박창현-여고생 미지의 빨간약》(양철북,2015) 14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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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1390) 선線


 선을 긋다 → 금을 긋다

 진공청소기의 선이 짧아서 → 진공청소기 줄이 짧아서

 얼굴의 선이 드러나다 → 얼굴 테두리가 드러나다

 애인과 일정한 선을 긋고 → 애인과 어느 만큼 금을 긋고

 만 달러 선 → 만 달러 언저리

 500포인트 선이 무너지며 → 500포인트가 무너지며

 어느 선을 넘어가면 → 어느 만큼을 넘어가면

 권력층과 선이 닿다 → 권력층과 줄이 닿다


  ‘선(線)’은 “그어 놓은 금이나 줄”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한자말은 ‘선’이요, 한국말은 ‘금’이나 ‘줄’입니다. 그런데 ‘금’하고 ‘줄’은 똑같은 것을 가리킬 수도 있으나 쓰임새가 많이 벌어집니다. “너와 나 사이에 금을 긋는다”처럼 쓰지만 “너와 나 사이에 줄을 긋는다”처럼 쓰지는 않아요. “애인과 일정한 선을 긋고”는 “애인과 어느 만큼 금을 긋고”로 고쳐쓸 수 있으며, 이때에는 “애인과 어느 만큼 떨어지고”나 “애인과 어느 만큼 멀리하고”로 고쳐쓸 만하기도 합니다. “한 줄로 길을 걷는다”라든지 “빨랫줄”처럼 쓰지만, 이런 자리에 ‘금’을 쓰지는 못해요. ‘선(線)’이라는 한자말은 어느 때에는 ‘금’을 뜻하고, 어느 때에는 ‘줄’을 뜻합니다. 그리고, 어느 때에는 ‘언저리’나 ‘안팎’을 나타내고(만 달러 선), 어느 때에는 그냥 덜어낼 때가 한결 잘 어울립니다. 4348.8.23.해.ㅅㄴㄹ



상식 선에서만 말하자면

 상식으로만 말하자면

→ 누구나 아는 말을 하자면

→ 다 아는 대로만 말하자면

《김규항-비급 좌파》(야간비행,2001) 240쪽


행복해지기 위해선 이 사회의 시스템을 통찰하고 스스로 선을 그어야만 한다. 이 소비사회의 미친 방식을 어느 선까지 따라하고 어느 선에서 그만두어야 할지를 스스로 다짐해 두어야 한다

→ 행복해지려면 이 사회 얼거리를 깨닫고 스스로 금을 그어야만 한다. 이 소비사회에서 미친 틀을 어디까지 따라하고 어디에서 그만두어야 할지를 스스로 다짐해 두어야 한다

《레기네 슈나이더/조원규 옮김-소박한 삶》(여성신문사,2002) 55쪽


그때부터 선이 닿는 데는 모두 연락해서 도움을 요청했다

→ 그때부터 줄이 닿는 데는 모두 연락해서 도움을 바랐다

→ 그때부터 알 만한 데는 모두 연락해서 도와 달라고 했다

→ 그때부터 아는 데는 모두 연락해서 도움을 빌었다

《이란주-말해요 찬드라》(삶이보이는창,2003) 119쪽


웬만한 선에서 고개 숙여야 성공한다고

→ 웬만한 자리에서 고개 숙여야 성공한다고

→ 웬만하면 고개 숙여야 성공한다고

→ 웬만큼 했으면 고개 숙여야 성공한다고

《하정아-더러운 것이 좋아!》(북스,2005) 29쪽


병아리 교사에게도 학생과의 사이에 일정한 선을 그어야 한다는 정도의 분별력은

→ 병아리 교사에게도 학생과 교사 사이에 뚜렷이 금을 그어야 한다는 생각쯤은

→ 병아리 교사에게도 학생과 교사 사이에 맺고 끊을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쯤은

《시게마츠 기요시/오유리 옮김-허수아비의 여름휴가》(양철북,2006) 22쪽


학생으로서 지켜야 할 선도 있다고

→ 학생으로서 지켜야 할 금도 있다고

→ 학생으로서 지켜야 할 자리도 있다고

→ 학생으로서 지켜야 할 틀도 있다고

→ 학생으로서 지켜야 할 일도 있다고

《김병섭·박창현-여고생 미지의 빨간약》(양철북,2015) 81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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