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1391) 면하다面


 남해에 면한 항구 도시 → 남해에 있는 항구 도시

 한길을 면하여 있다 → 한길에 있다 / 한길 옆에 있다

 위기에 면하자 → 위기에 부딪히자 / 고비를 만나자 / 벼랑에 놓이자


  ‘면(面)하다’는 “1. 어떤 대상이나 곳을 바로 앞으로 마주하다 2. 어떤 일에 부닥치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쉽게 말하자면, 한국말로 ‘마주하다’나 ‘부닥치다’를 써야 할 자리에 ‘面하다’ 같은 낱말이 끼어든 셈입니다.


  서로 마주한다면 ‘마주하다’라 하면 됩니다. 서로 붙었으면 ‘붙다’나 ‘맞붙다’라 하면 됩니다. 서로 가까이 있으면 ‘가깝다’라 하면 되고, ‘옆’이라는 낱말을 써서 “옆에 있다”고 하면 돼요. 4348.8.24.달.ㅅㄴㄹ



플래트 강 가까이의 웨스트 플럼 크리크에 면한 땅에 자리를 잡았다

→ 플래트 강 가까이 웨스트 플럼 크리크와 마주한 땅에 자리를 잡았다

→ 플래트 강 가까이 웨스트 플럼 크리크와 맞닿은 땅에 자리를 잡았다

《나는 어떻게 번역가가 되었는가》(씨앗을뿌리는사람,2004) 16쪽


바다를 면한 밭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 바다와 가까운 밭에서 일했습니다

 바다와 맞닿은 밭에서 일했습니다

 바다를 마주한 밭에서 일했습니다

《폴 베델/김영신 옮김-농부로 사는 즐거움》(갈라파고스,2014) 52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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