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겸사겸사



 그래서 겸사겸사 방문했지 → 그래서 나란히 찾아왔지

 결과를 모르니까 겸사겸사 준비한다 → 끝을 모르니까 여러모로 챙긴다

 겸사겸사 하루 더 휴식을 취하기로 → 이래저래 하루 더 쉬기로


겸사겸사(兼事兼事) :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하려고, 이 일도 하고 저 일도 할 겸 해서



  이 일도 하고 저 일도 한다면 ‘같이·고루·두루·함께’라고 할 만합니다. ‘다같이·다함께·더불어·덩달아’이며, ‘더·더하다·덤·덧대다·덧바르다·덧붙다’이기도 합니다. ‘나란하다·넣다·또·또한·또다시’나 ‘-하고·-랑·-과·-도’로 나타낼 만하고, ‘거들다·곁들다·딸리다·붙이다’로도 나타냅니다. ‘신다·입다·양념·얹다·여미다·엮다’나 ‘오가다·오고가다·주고받다’로 나타낼 수 있으며, ‘아울러·어울려·모처럼’이나 ‘이래저래·이럭저럭·여러모로·그럭저럭’으로 나타내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너에게 있어 그런 일들이 겸사겸사에 지나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말이야

→ 너는 그런 일이 덩달아일는지 모르겠지만 말이야

→ 너는 그런 일이 딸려 왔는지 모르겠지만 말이야

《부엌의 드래곤 4》(시마다 리리·미요시 후루마치/윤선미 옮김, 소미미디어, 2023) 1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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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꽃 / 숲노래 우리말

나는 말꽃이다 151 품위



  오늘 우리가 쓰는 말은 “그냥 우리말”이 아닌 “우리말에 일본 한자말하고 중국 한자말하고 미국 영어하고 일본 영어가 어지러이 섞인 뜬금말”이기 일쑤입니다. ‘뜬금말’이지요. ‘소통·의사소통’이란 핑계를 붙여서 빨리빨리 써버리려고 하다 보니 아무 말이나 마구마구 쓰는 바람에 ‘뜬금말’이 확 퍼졌습니다. 이웃을 미워하는 말(혐오발언)이 왜 불거질까요? 옆에 있는 사람이 이웃인 줄 안 느끼며 빨리빨리 스쳐 지나가기만 하기 때문입니다. 깊이 보고 마주하면 밉말은 처음부터 없어요. 둘레(사회)에서는 한자말이나 영어를 써야 ‘품위’가 있다고 여깁니다만, ‘품위 = 지위·계급·신분’입니다. 임금·글꾼·벼슬아치는 우리말 아닌 중국 한문으로 힘(권력)을 틀어쥐고서 여름지기(농부)를 부렸으니 ‘품위 있는 말 = 중국 한문(한자말)’일밖에 없어요. 이 흐름은 총칼나라(일제강점기·군사독재)를 거치며 단단히 뿌리내렸지요. 그래서 우리는 “품위 없는 말”을 쓸 노릇입니다. 높낮이(지위·계급·신분)를 걷어치우고서 어린이답게 뛰놀고 노래하고 춤추는 말을 새롭고 즐겁고 아름답게 쓰면 돼요. “품위 = 겉멋(권력)”입니다. “삶말 = 기쁨·보람·사랑”이에요. 쉬운말은 “품위가 없기에 기쁨과 사랑이 가득합”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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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꽃 / 숲노래 우리말

나는 말꽃이다 150 막말



  돌고도는 삶입니다. 즐거운 일이 돌고돌고, 슬프거나 아픈 일이 돌고돕니다. 아름다운 일이 돌고돌며, 궂거나 뜬금없는 일이 돌고돕니다. 돌고도는 모든 일을 돌아보면 모두 첫자리로 갑니다. 즐겁게 씨앗을 묻은 곳에서 피어난 즐거운 일은 두루 돌다가 처음 씨앗을 묻은 데로 돌아와요. 얄궂거나 거짓스레 씨앗을 심은 곳에서 비롯한 얄궂거나 거짓스러운 일은 이곳저곳 돌다가 새삼스레 처음 얄궂거나 거짓스럽던 자리로 갑니다. 모든 말은 이 말을 한 사람한테 돌아가지요. 우리가 스스로한테 하는 말도, 남이 우리한테 하는 말도 같아요. 누가 우리한테 막말을 했다면, 이 막말은 우리한테 남기보다 이 말을 한 분한테 고스란히 돌아가요. 낱말책은 말을 가다듬습니다. 돌고도는 숱한 말인 줄 곰곰이 느끼도록 일깨우며 다듬습니다. 낱말책은 말씨(말씨앗)를 심습니다. 첫자리로 돌아올 말인 줄 널리 느끼도록 알려주며 포근히 심어요. 우리가 읊은 모든 말이 우리한테 돌아오는 줄 제대로 안다면 아무 말이나 안 쓰겠지요. 이웃한테도 스스로한테도 늘 사랑을 담아 즐겁게 쓰도록 마음을 기울이는 말 한 마디가 될 테지요. 억지로 막말을 치우지 못합니다. 말길과 말흐름을 짚어 주면 됩니다. 말은 저절로 빛납니다. 말은 심은 대로 빛납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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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월간 토마토> 2024년 4월호에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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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만큼 우리말 노래 10


곧 잎빛이 푸른 철이 온다. 겨우내 잠든 잎망울이 깨어나라며 잎샘바람이 분다. ‘잎샘’은 잎이 돋는 봄을 시샘하는 듯한 바람이라 여길 수 있으면서, 잎이 샘솟도록 북돋우는 바람이라 여길 수 있다. 수수한 사람을 들풀이나 풀잎에 빗대곤 하는데, 나뭇잎이며 잎으로 빗대어도 어울린다. 나무를 이루는 잎처럼, 푸른숨을 베푸는 잎처럼, 푸른봄을 기다린다.



잎빛

꽃은 꽃빛이고 풀은 풀빛이나. 하늘은 하늘빛이고 바람은 바람빛이다. 모든 곳에는 빛이 있으니, 모래빛도 흙빛도 다르고, 눈빛도 물빛도 새롭다. 풀과 나무는 ‘풀잎’하고 ‘꽃잎’을 내놓는다. 푸른 ‘잎빛’에 고운 ‘잎빛’이 있다. 풀빛과 매한가지로 잎빛이란 수수하면서 맑고 밝은 넋을 나타낸다. 풀빛이며 잎빛을 그리기에 아름다운 길로 걸어갈 만하다.


잎빛 (잎 + 빛) : 1. 잎에서 나는 빛·빛깔. 싱그러운 나뭇잎이나 풀잎이 띠는 빛·빛깔. (← 초록草綠, 초록색·초색草色, 녹색, 그린, 연두軟豆, 연두색,연둣빛, 식물, 녹색식물) 2. 해바람비를 머금으면서 싱그러운 풀잎·나뭇잎처럼 반짝이면서 맑고 밝게 퍼지는 빛이나 기운이나 결. (← 신록, 녹음綠陰, 녹음방초, 대자연, 천지자연, 생태, 자연, 천연, 녹색성장) 3. 나라·삶터·마을을 이루는 모든 사람이나 숨결. 나라·삶터·마을에서 바탕으로 있고, 높거나 낮지 않으며, 서로 어깨동무를 하면서 뜻·생각·마음을 나누고, 스스로 이 터전에 뿌리를 내리면서 맑고 밝게 살아가는 사람이나 숨결. (← 국민, 백성. 백인百人, 민중, 민초, 양민, 중생衆生, 인민, 서민, 시민, 대중) 4. 나라에 깃든 사람으로서 으뜸길(헌법)을 함께 따르고, 제몫(권리·의무)을 누리면서, 스스로 삶을 짓고 꿈을 펴고 생각을 나누면서 살아가는 사람. (← 국민)



오솔바다

좁고 길게 난 길이라 ‘오솔길’이다. 으레 숲에 난 좁으면서 호젓한 길을 가리키는데, 큰고장 골목길도 오솔길로 여길 만하다. 뭍 사이에 난 바닷길이라면 ‘오솔바다’로 가리킬 수 있다. ‘옹송그리다·옹크리다’는 조그맣게 움직이는 결이다. 조그맣게 패인 듯한 곳에서 솟기에 ‘옹달샘’이다. 조그맣게 뭉치듯 가까이 모여서 포근하게 이루는 사이라서 ‘오순도순’이다.


오솔바다 (오솔 + 바다) : 뭍 사이에 좁고 길게 있는 바다. 난바다를 잇는데, 뭍 사이로 좁고 길게 잇는 바다. (= 쪽바다·목·길목 ← 해협)

오솔길 (오솔 + 길) : 한 줄로 다닐 만큼 좁으면서, 조용하거나 아무도 없어 외롭다고 느끼는 길.



옷나래

예부터 “옷이 날개”라는 말이 있다. 옷을 갖춘 모습으로 달라 보일 수 있다고 여긴다. 어떤 차림새여도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속빛을 읽을 수 있고, 새롭게 차리면서 힘을 낼 수 있다. 옷이 날개나 나래가 된다면, 옷이 꽃이 될 만하리라. 옷으로 드러내는 멋이나 맵시가 있고, 마음멋이나 마음꽃이나 마음날개를 펼 수 있다.


옷나래 (옷 + 나래) : 옷이 나래·날개. 나래·날개 같거나, 나래·날개를 단 듯한 옷이나 옷차림. 겉으로 보거나 느끼는 옷이나 모습. 옷으로 꾸미거나 차리거나 보여주는 모습. 틀에 가두거나 갇히지 않고서, 마음껏 입거나 즐기거나 누리는 옷. (= 옷날개·옷멋·옷맵시·옷꽃·옷이 나래·옷이 날개. ← 패션, 핏fit, 복식服飾, 복장服裝, 의관衣冠, 인상착의, 코디coordination, 외적外的, 외부, 외면外面, 외관, 외모, 외양外樣, 외장, 외형, 외견, 코스프레コス-プレ, 교복자율화, 자유복)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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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204 : 지금 계속 만들어져가고 있다


지금도 무언가로 계속 만들어져가고 있다

→ 오늘도 꾸준히 거듭난다

→ 늘 새롭게 태어난다

→ 언제나 조금씩 거듭난다

《박물관을 쓰는 직업》(신지은, 마음산책, 2022) 7쪽


한자말 ‘지금’이나 ‘계속’을 쓴다고 해서 틀리지 않습니다만, 익숙하다고 여기는 한자말을 그냥그냥 쓰는 버릇을 그대로 두면, 어느새 얄궂거나 어긋난 말씨도 그냥그냥 쓰기 일쑤입니다. 작은 씨앗 한 톨이 커다란 숲으로 우거지듯, 낱말 하나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서 모든 글결이 확 바뀝니다. 한자말 ‘계속’하고 “-져가고 있다”는 뜻과 결이 겹겹으로 맞물립니다. 또한 ‘지금’하고 ‘계속’도 자칫 뜻과 결이 맞물릴 수 있습니다. 새롭게 짓거나 태어난다고 할 적에 ‘-져가고’처럼 ‘-지다’를 붙이면 옮김말씨요, “-고 있다”도 옮김말씨입니다. 오늘도 꾸준히 거듭난다면, 늘 새롭게 태어난다면, 언제나 조금씩 바꾸어 간다면, 이러한 결을 꾸밈없이 드러낼 노릇입니다. 꾸밈없이 쓸 줄 아는 사람은 꿈길을 알아차리면서 하루를 가꾸고 살림을 일굴 수 있습니다. ㅅㄴㄹ


지금(只今) : 말하는 바로 이때

계속(繼續) : 1. 끊이지 않고 이어 나감 2. 끊어졌던 행위나 상태를 다시 이어 나감 3. 끊이지 않고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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