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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마크하기 까칠읽기 49 도시인들을 위한 비둘기 소개서 (공감4 댓글0 먼댓글0)
<도시인들을 위한 비둘기 소개서>
2024-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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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 : 정재승 + 진중권>
2024-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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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인들을 위한 비둘기 소개서 - 오랜 시간 인간과 함께 한 비둘기 이야기
조혜민 지음 / 집우주 / 2024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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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4.12.11.

까칠읽기 49


《도시인들을 위한 비둘기 소개서》

 조혜민

 집우주

 2024.9.9.



《도시인들을 위한 비둘기 소개서》는 책이름처럼 서울내기(도시인)한테 비둘기를 차근차근 알리는(소개) 책이려나 싶어서 장만했는데, ‘비둘기를 다룬 글’을 누리바다에서 뒤져서 묶은 듯하다고 느낀다. 그런데 비둘기를 그저 비둘기로 바라보면서 다룬 어니스트 톰슨 시튼 님이 남긴 글도, 멧비둘기하고 서울비둘기하고 다르게 우는 소리를 가려들으면서 두 비둘기하고 사람살이를 찬찬히 짚은 이오덕 님이 남긴 글은 따오지 못 하는구나. 하덕규라는 분이 지은 노래에 〈비둘기에게〉가 있기도 하다. 더구나 검비둘기는 푸른꽃(천연기념물)이기도 하다. 내가 사는 시골집 뒤꼍에는 멧비둘기가 여럿 밤잠을 누리면서 함께 지낸다. 우리 집에는 멧비둘기뿐 아니라 크고작은 여러 새가 어울려서 살아간다. 우리는 새한테 따로 먹이를 안 주는데, 새 스스로 벌레잡이를 하고 열매따먹기를 한다. 《도시인들을 위한 비둘기 소개서》라면 글쓴이 스스로 마주하고 만나는 비둘기부터 짚고 살피며 들려주어야 하지 않을까? 더구나 비둘기는 오랜 옛날부터 스스로 살던 데에서 살 뿐이다. 온나라 곳곳에서 다 다르게 살아간다.


자, 이곳저곳 들춰보자. “예쁜 새들과 비교하면 비둘기의 첫인상에 끌리는 사람들은 별로 없었을 것 같습니다(129쪽)”하고 말하는데, 좀 뻔뻔하다. 어떻게 새가 예쁜지 안 예쁜지 가를 수 있는가? 안 예쁜 비둘기라고 깎아내려도 될까? 이렇게 깎아내리면서 어떻게 비둘기를 들려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는가?


“결국 골치가 아픈 건, 사람입니다. 베란다 난간과 실외기 위로 비둘기들이 날아 앉으면서 배설물과 깃털이 쌓이고, 둥지를 짓기 위해 물어온 나뭇가지까지 더해져 지저분해지니까요. 각종 이물질과 세균이 바람을 타고 집안으로 들어올 것만 같습니다(190쪽)” 하고도 말하는데, 새가 둥지를 짓는 일을 ‘지저분하다’고 말한다니, 새를 아주 모르는 채 이런 책을 쓴 셈이로구나 싶다. ‘아파트’는 깨끗하고 살기 좋다고 외치는 셈이기도 하다.


“결국, 비둘기가 많아서 그렇습니다. 이게 진짜 문제입니다. 여러 퇴치 방법을 사용해 비둘기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는 있겠지만, 그 비둘기가 또 다른 곳에 자리를 잡을 것이기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합니다(195쪽)” 하고도 말하는데, 어쩌란 소리인가? 비둘기가 많다니, 무슨 소리인가? 자동차와 아파트야말로 끔찍하게 많을 뿐 아니라, 이 나라를 사납게 잡아먹지 않는가? 자동차와 아파트가 일으키는 끔찍한 저지레와 잘못을 돌아보자. 비둘기똥은 흙을 살리는 거름인데, 서울(도시)에서는 비둘기똥이 흙으로 돌아갈 땅뙈기가 없다. 무엇이 잘못이고 골칫거리인가?


“비둘기는 인간이 모여 살고 있는 거주지, 도시 지역에서 삽니다. 그러니 수렵을 바탕에 두고 있는 유해야생동물 관리 방식에 맞지 않습니다. 도시에서 비둘기를 잡으려고 총을 꺼내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을까요(207쪽)” 하고도 말하는데, 비둘기가 왜 ‘도시에 산다’고 말을 하지? 서울에서 사는 비둘기는 그리 안 많다. 시골에서 사는 비둘기가 훨씬 많다. 이 책에서 살짝 다루기도 했지만, 적잖은 새는 늘 사람 곁에서 함께 살아왔다. 비둘기도 사람 곁에서 살아가는 숱한 새 가운데 하나이다. 자동차 지붕이나 아파트에 똥을 남기는 비둘기가 그토록 밉고 싫다면, 그저 비둘기가 밉고 싫다고 말하면 될 뿐이고, “비둘기 소개서”라고 붙이는 책이름은 하나도 안 어울린다.


ㅅㄴㄹ


《도시인들을 위한 비둘기 소개서》(조혜민, 집우주, 2024)


어느 품종이든 어떤 모습이든 좋으니

→ 어느 갈래이든 어떤 모습이든

5쪽


이 개의 목에는 동그란 인식표가 달려 있습니다

→ 이 개는 목에 동그란 띠가 있습니다

→ 이 개는 동그란 목띠가 있습니다

→ 이 개는 동그란 목띠를 답니다

5쪽


논두렁 위를 걷다가

→ 논두렁을 걷다가

5쪽


아마 이 개는 탐지견인 듯합니다

→ 아마 살핌개인 듯합니다

→ 아마 길잡이개인 듯합니다

6쪽


또 유해야생동물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 또 고약들짐승이라는 꼬리띠가 붙은

→ 또 밉들짐승이라는 꼬리말이 붙은

9쪽


전 세계 곳곳에는 300종種이 넘는 비둘기가 있습니다

→ 온누리에는 300가지가 넘는 비둘기가 있습니다

→ 푸른별 곳곳에는 300갈래가 넘는 비둘기가 있습니다

15쪽


각 장소마다 수백 개의 둥지 자리가 있어서

→ 자리마다 둥지가 숱하게 있어서

→ 터마다 둥지가 잔뜩 있어서

20쪽


여러 쓰임이 있었겠지만 가장 큰 목적은 식용이었습니다

→ 여러모로 쓰겠지만 무엇보다 밥으로 삼았습니다

→ 여러모로 쓸 테지만 먼저 즐겨먹었습니다

22쪽


비둘기를 보다 효율적으로 기르기 위한 방법을 고안하기 시작했습니다

→ 비둘기를 더 잘 기르는 길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 비둘기를 알뜰살뜰 기르는 길을 헤아렸습니다

25쪽


다른 동물들의 침입을 막았습니다

→ 다른 짐승을 막았습니다

28쪽


비둘기의 젖으로도 표현됩니다

→ 비둘기젖이라고도 합니다

35쪽


피죤 밀크는 암컷과 수컷 모두에게서 만들어집니다

→ 비둘기젖은 암컷과 수컷 모두한테서 나옵니다

→ 비둘기젖은 암컷과 수컷 모두 나옵니다

36쪽


자연에 있었다면 이제 막 비행을 시작할 어린 상태입니다

→ 숲에서라면 이제 막 날려는 어린 새입니다

→ 숲에서라면 이제 막 날려는 어린 때입니다

42쪽


졸지에 마약 운반책이 됩니다

→ 얼결에 삼꽃물을 나릅니다

→ 뜬금없이 해롱물을 옮깁니다

49∼50쪽


178정을 등에 멘 비둘기가 발견됐고

→ 178알을 등에 멘 비둘기가 있고

50쪽


GPS, 내비게이션 없이는 목적지의 방향을 찾을 엄두도 내지 못하는 인간으로서 동물들의 이런 능력이 그저 놀랍고 신기하기만 합니다

→ 누리찾기, 길찾기 없이는 길을 찾을 엄두도 내지 못하는 사람으로서 짐승마다 이런 재주가 그저 놀랍기만 합니다

54쪽


이런 비둘기를 전서구傳書鳩라 부르며 소식을 전하는 데에 사용했습니다

→ 이런 비둘기를 알림새라 하며 이야기를 알릴 적에 날렸습니다

55쪽


우선 비둘기는 지구력이 좋습니다

→ 먼저 비둘기는 힘이 있습니다

→ 무엇보다 비둘기는 튼튼합니다 

68쪽


동물을 대하는 방식과 태도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더 나은 길을 찾는 것입니다

→ 짐승을 마주하는 매무새를 끊임없이 돌아보며 새길을 찾아야 합니다

→ 짐승과 살아가는 길을 끊임없이 되새기며 새롭게 나아가야 합니다

96쪽


아주 재미있고 또 흥미로운 오락거리이기도 했습니다

→ 아주 재미있으며 놀잇감이기도 했습니다

→ 아주 재미있기도 했습니다

99쪽


왕실 비둘기장을 새 생츄어리(Sanctuary, 동물이 평생 습성대로 살 수 있도록 보호하는 곳)로 전환하라며

→ 임금붙이 비둘기집을 보금자리로 돌리라며

122쪽


우리나라에도 반려조로 비둘기를 기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 우리나라에도 곁새로 비둘기를 기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135쪽


품종 비둘기는 쓰임과 목적에 따라 특정 형질이 도드라지거나 없어지도록 선택적으로 교배됩니다

→ 씨비둘기는 쓰임새에 따라 어느 결이 도드라지거나 없도록 골라서 섞습니다

136쪽


일본을 통해 100쌍을 구입해 왔습니다

→ 일본에서 100짝을 사들입니다

→ 일본에서 100짝을 들여옵니다

175쪽


떼죽음으로 알려진 건 지나치게 과장된 겁니다

→ 떼죽음으로 알려졌는데 부풀린 말입니다

→ 떼죽음으로 잘못 알려졌습니다

177쪽


중요한 것은 질병을 유발하거나 매개할 가능성은 다른 동물들에게도 똑같이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 무엇보다 다른 짐승도 똑같이 몸앓이를 옮길 수 있습니다

→ 그런데 다른 짐승 때문에 똑같이 앓을 수 있습니다

194쪽


예전에는 유해조수鳥獸라고 불렀죠

→ 예전에는 사납새라고 했죠

→ 예전에는 나쁜새라고 했죠

200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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