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2.9.
《낙타굼》
박기범 글·오승민 그림, 낮은산, 2008.4.10.
오늘까지 마칠 글을 몇 가지 추스르며 밤을 샌다. 이른새벽에 짐을 꾸려서 집을 나서려는데 큰아이가 일어나서 “가요?” 하고 묻는다. “응. 오늘 하루 즐겁고 새롭게 그리면서 누리렴.” 하고 얘기한다. 논두렁을 따라 옆마을로 걷는다. 첫 시골버스를 기다린다. 고흥읍에 닿아 순천으로 건너가고, 서울 가는 시외버스로 갈아탄다. 낡바지는 그만 입으라는 꾸지람을 떠올리면서 바지 한 벌을 장만한다. 이제 〈메종인디아 트래블앤북스〉로 간다. 오늘(12.9.)부터 12.23.까지 ‘책집에 갑니다. 오늘 나를 찾아서’라는 이름으로 보임꽃(사진전시)을 편다. 1999년부터 2011년, 그리고 2014년까지 담은 헌책집 모습을 그러모아서 조촐히 놓았다. 책집에서 책집 이야기를 들려주는 보임꽃을 나눌 수 있기에 반가우면서 고맙다. 《낙타굼》을 되읽었다. 놀림받다가 노래하는 아이가 걸어온 길이란, 글쓴이가 걸어온 어제이면서, 온누리 뭇아이한테 들려주고 싶은 사랑씨앗이라고 느낀다. 어느 아이하고 어느 길잡이는 왜 어느 아이를 놀리고 싶을까? 이러다가 여러 아이하고 어느 길잡이는 스스로 무엇을 하는지 어떻게 알아차리면서 거듭날 수 있을까? 애벌레가 고치를 거쳐서 나비로 나아가듯, 모든 이가 날개돋이를 할 수 있기를 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