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크로스 : 정재승 + 진중권 - 무한상상력을 위한 생각의 합체 ㅣ 크로스 1
정재승, 진중권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12월
평점 :
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4.12.11.
까칠읽기 48
《크로스 : 정재승 + 진중권》
정재승·진중권
웅진지식하우스
2009.12.15.
요새는 영어쯤 아무렇지도 않게 쓰니까 책이름에도 ‘크로스’를 쓸 만하리라. 아무래도 이만 한 영어를 못 알아보는 사람은 없겠거니 여기는 마음일 텐데, 모든 사람이 다 영어를 할 줄 알지 않을 뿐 아니라, “쉬운 영어를 모르는 이웃”도 우리나라에 무척 많다. 《크로스 : 정재승 + 진중권》은 두 사람이 글감 하나를 주거니받거니 하면서 여러 가지를 다루는 얼거리인데, 높은자리에 올라앉아서 내려다보는 줄거리이지 싶다. 두 사람이 들려주는 줄거리가 “다 옳으니”까 이대로 받아들이라고 하는 글결이다. 이를테면, 글책이 아닌 만화책을 어디에서나 읽는 일본사람을 보고 놀라는 모습에 오히려 놀란다. 만화책은 “책이 아니라고 깔보는” 눈길이 아닌가? 만화책은 “아무도 안 보는 데에서 숨어서 보아야” 하는가? 헛소리이다. “키티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분홍색은 알고 보면 끔찍하게 촌스러운 색깔이다” 하고 읊는 대목에서는 참으로 철딱서니없다고 느낀다. ‘배롱꽃빛’이 ‘시골스러운 빛깔’일 수 없거니와, “끔찍하게 촌스러운 색깔”이라는 말이란, 시골(촌)을 업신여기는 말이다. 뭐가 따돌림말인 줄 찬찬히 가릴 줄 모르는 채 온갖 말을 읊고 갖은 글을 쓰는 먹물이라면, 이런 먹물을 어디에 써야 할까.
ㅅㄴㄹ
《크로스 : 정재승 + 진중권》(정재승·진중권, 웅진지식하우스, 2009)
스타벅스와 관련해 눈여겨볼 만한 사실 중 하나는, 그들이 광고를 전혀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 스타벅스를 눈여겨봐야 하는데, 굳이 알리려 하지 않는다
→ 스타벅스를 눈여겨보면, 따로 돈을 써서 안 알린다
23쪽
창작이라는 개념은 아직도 고상한 아우라를 듬뿍 뒤집어쓰고 있다
→ 지음이라고 하면 아직도 곱상한 빛을 듬뿍 뒤집어쓴다
48쪽
지난 3∼4년 사이 크게 약진한 데는
→ 지난 서너 해 사이 크게 뛰는데
→ 지난 서너 해 사이 껑충 뛰는데
52쪽
이는 검색 빈도수는 개인의 생활을 반영한다는 평범한 사실을 보여주지만
→ 찾아보기는 사람들 삶을 드러낸다는 대목을 수수하게 보여주지만
55쪽
앞으로 창의적이지 못한 기술은 기능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 앞으로는 새롭지 못하면 손재주로 나뒹굴고 만다
71쪽
일본에 처음 갔을 때 성인들이 공공장소에서 만화책을 꺼내 읽는 것을 보고 크게 놀랐던 기억이 난다
→ 일본에 처음 갔을 때 어른들이 어디서나 그림꽃책을 꺼내 읽어서 크게 놀랐다
97쪽
그중에는 바라보기 민망한 내용도 있었다
→ 바라보기 부끄러운 줄거리도 있다
→ 바라보기 낯뜨거운 줄거리도 있다
97쪽
일본인의 발상은 언제나 내 상상력을 가볍게 능가하곤 한다
→ 일본사람은 언제나 내가 생각지 못한 일을 생각한다
→ 일본사람은 언제나 대단하게 생각한다
106쪽
키티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분홍색은 알고 보면 끔찍하게 촌스러운 색깔이다
→ 키티를 이루는 배롱빛은 끔찍하고 어수룩하다
→ 키티를 감싸는 진달래빛은 끔찍하고 낡았다
107쪽
수술에는 두 사람이 필요하다
→ 째려면 둘이 있어야 한다
138쪽
요즘 세대는 우물이라는 것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 요즘은 우물을 보지 못 한다
→ 요즘사람은 우물을 못 본다
195쪽
하지만 내 어린 시절의 기억에는 우물이 존재한다
→ 그렇지만 내가 어릴 적에 우물이 있었다
→ 그러나 나는 어릴 적에 우물을 보았다
195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