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7.18.


《꼴찌, 동경대 가다! 21》

 미타 노리후사 글·그림/김완 옮김, 랜덤하우스코리아, 2010.1.4.



새벽에 빨래를 할까 살피다가 담가 놓기만 한다. 두 아이한테 맡기자. 부엌을 다시 돌아본다. 빠뜨린 짐이 있는지 짚는다. 옆마을로 가려는데 큰아이가 일어나서 배웅을 한다. 고샅을 돌 무렵까지 손을 흔든다. 06:40 첫 시골버스를 타려고 달린다. 묵직한 등짐으로 한여름 시골길을 달리니 땀방울이 길바닥에 날린다. 고흥읍에 나오고, 순천으로 건너가고, 이제 부산으로 가는 버스를 갈아탄다. 그런데 짐 하나를 놓고 왔네. 이야기꽃을 펴며 쓸 종이꾸러미를 통째로 빠뜨렸구나. 부산에서 내리자마자 부랴부랴 글붓집에 들러서 종이를 꾸러미로 장만한다. 전철을 타고서 ‘센텀’이라는 데에서 내린다. 마을이름을 아예 이웃말(외국말)로 붙였구나. ‘즈믄’이나 ‘즈믄꽃·즈믄터·즈믄빛·즈믄숲’처럼 이름을 붙일 수 있을 텐데, 우리말로 새이름을 붙일 마음이 처음부터 없었겠지. ‘부산청년들’에서 꾀하는 ‘위닛캠퍼스’ 자리에서 “마음에 심는 말씨”란 무엇인지 풀어서 들려준다. 《꼴찌, 동경대 가다!》를 지난겨울에 모처럼 되읽었다. 큰아이도 되읽었다. 그림결은 매우 엉성하지만, 줄거리는 더없이 알차다. “서울(도쿄)로 가기!”라기보다 “스스로 꿈을 그려서 이루려면 무엇을 어떻게 배워야 하는가” 하는 마음을 알뜰히 담았다.


#三田紀房 #ドラゴン桜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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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5.31.


《새가 된다는 건》

 팀 버케드 글·캐서린 레이너 그림/노승영 옮김, 원더박스, 2023.4.20.



새벽 다섯 시부터 봄마당(전시회)을 꾸려서 15시 40분에 마친다. 열 시간 남짓 땀을 쪽 뺐다. 줄줄 흐르는 땀을 조금 훔치고서 얼른 사상나루로 건너간다. 고흥 돌아가는 시외버스는 17시. 한 시간 남짓 볕자리에서 졸며 기다린다. 드디어 버스에 타고서 곯아떨어진다. 섬진강을 지날 즈음 눈을 뜬다. 올해하고 이듬해에 새롭게 펼 일거리를 헤아리면서 손글씨로 종이에 적는다. 밤에 고흥읍에 내려 택시를 탄다. 보금자리에 넷이 둘러앉는다. 부산에서 한 일과 들은 생각을 두런두런 이야기하고서 등허리를 편다. 오늘밤은 올해 가운데 별이 가장 빛나고 많다. 맨눈으로 미리내를 보고, 우리 집 마당에서 훨훨 휙휙 날아다니는 빛알갱이무리를 본다. 반딧불이일까 싶었지만 아니다. 반딧불이 날갯짓은 부드럽다. 설마 싶은데 ‘숲님(요정)’이 늦봄바람과 함께 살짝 다녀가신 듯하다. 《새가 된다는 건》은 어린이한테 어울릴까? 푸름이한테는 맞을까? 어른한테 이바지할까? 셋 다 모르겠다. “새처럼 되기”나 “새처럼 살기”나 “새처럼 날기”쯤으로 책이름을 잡았다면, 옮김말이 확 다르면서 숲빛을 바탕으로 어린이 곁에 설 만했으리라 본다. 글쓴이나 옮긴이 스스로 “나는 새”가 되어 볼 때라야 날갯짓을 글과 그림으로 담을 수 있다.


#WhatitsLiketobeaBird

#TimBirkhead #CatherineRayner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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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5.30.


《국어교육의 원리》

 김수업 글, 청하, 1989.5.25.



아침에 폭 쉬고서 낮부터 봄마당(전시회)을 꾸린다. 오늘 마칠 수 있겠거니 여겼으나 손이 많이 가고, 밤에도 안 끝난다. 이튿날 아침에 마치려나? 서두르지 않되 미루지 않는, 이곳에서 펴려는 ‘모르는책 들춰읽기’를 곱새긴다. 밤에 깜짝비가 지나간다. 《국어교육의 원리》를 1993년에 처음 만났고, 1994년에 다시 읽었고, 1998년에 새로 읽고서 한참 내려놓다가 2024년에 이르러 새삼스레 들춘다. 고3이던 열아홉 살에는 “왜 이 나라 배움터에서는 이렇게 우리말을 안 가르칠까?” 하고 여겼고, 이웃말(외국어)을 익히는 길에 접어들던 즈음에는 “이웃말만 배워서는 옮기기(통번역)를 못 할 텐데, 왜 이 나라는 우리말을 안 가르칠까?” 하고 여겼다가, 이 나라 어느 곳이나 ‘나눔(가르치고 배움)’이 아닌 ‘밥그릇’을 움켜쥐면서 끼리끼리 뭉치는 굴레인 줄 느꼈다. 이 책을 여민 분은 《국어교육의 원리》를 1989년에 처음 내놓기는 했으되, ‘국어교육’이라는 굴레를 2012년 고침판에서도 못 놓았다. 나중에는 ‘우리말·배달말’이라는 낱말은 섞어서 쓰되, 막상 일본말씨나 일본 한자말을 털어내지는 못 하거나 않았다. 무엇보다도 글꽃(문학)에 너무 기울면서 삶말·살림말·숲말·시골말은 거의 안 들여다본 대목이 아쉽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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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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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5.29.


《어른이 된다는 서글픈 일》

 김보통 글, 한겨레출판, 2018.1.9.



새벽에 빨래를 해놓는다. 작은아이 책상에 쪽글을 남긴다. 오랜만에 빨래틀(세탁기)을 썼다. 헹굼과 물짜기를 마칠 즈음에 작은아이가 일어날 테고, 그때에 마당에 널어 줄 테지. 이른아침에 고흥읍으로 나간다. 부산 가는 시외버스를 1시간 30분 동안 기다린다. 오늘 저녁에 ‘부산 시민소리숲’에서 이야기꽃을 편다. 서른 분이 이야기를 들으신다고 하기에, 서른 분한테 건넬 ‘손글씨 노래(육필 동시)’를 서른석 자락 쓰는데, 손목과 팔목이 떨린다. 그래도 19시 이야기를 앞두고 다 옮겨썼다. 《어른이 된다는 서글픈 일》을 돌아본다. 글쓴이가 선보인 《디피》라는 그림꽃은 겉훑기로 헤매다가 끝났다고 느꼈으나, 글은 좀 다르구나 싶다. 다만, 글도 첫머리에는 이녁 삶길을 차곡차곡 담는구나 싶더니, 뒤로 갈수록 갈피를 못 잡고 헤매다가 어영부영 맺었다. 삶이건 글이건 어영부영 보내면서 ‘어영부영’을 써도 된다. 그러나 어영부영을 이 결대로 쓰려면 ‘어영부영이라는 속낯’을 고스란히 밝힐 일이다. 뭔가 감추거나 덜 드러내면서 슬그머니 달달옷을 입힐 적에는 티가 난다. 우리 속낯을 다 보여주기에 부끄럽지 않다. 감추기에 부끄럽다. 훤히 드러내기에 창피할까? 아니다. 가리거나 숨기기에 창피할 뿐이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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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5.28.


《잠녀潛女 잠수潛嫂 해녀海女》

 이동춘 글·사진, 걷는사람, 2020.12.30.



2024년에도 ‘꿈다락 문화예술학교’를 고흥에서 연다. ‘숲빛으로 노래하는 우리말’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말결·글빛을 헤아리면서 숲과 시골과 삶터를 돌아보는 마음과 하루를 노래(시)로 얹는 배움자리이다. 이듬해 2025년에는 할 수 있을까? 모를 일이다. 군수도 교육감도 도지사도 국회의원도 군의원도 도의원도, 또 여느 공무원과 교사도 ‘시골아이가 시골살림을 사랑하며 시골어른으로 살아가기’에 이바지할 배움길은 그야말로 터럭 한 가닥만큼도 안 쳐다본다고 느낀 지난 열네 해이다. 서울에서 나고자란 아이도 ‘서울에서(in Seoul)’를 바라고, 부산·인천·광주 같은 큰고장 아이도 ‘서울로’를 바라고, 전남 고흥이나 경북 영양 같은 두멧시골 아이도 ‘제발 서울로’를 바란다. 한마디로 미친나라이다. 《잠녀潛女 잠수潛嫂 해녀海女》를 몇 해 앞서 읽고서 어떻게 느낌글을 써야 할까 싶어 망설이다가 올봄에 드디어 글 한 자락을 썼다. ‘잠네’는 그냥 우리말이다. “잠기는 사람”이란 뜻이다. 제주말 ‘잠네’가 어떤 밑동인지 읽어내지 못 하더라도, 잠네 아줌마랑 할머니를 얼마든지 만날 수 있지만, 우지끈 뚝딱 ‘만든’ 틀에서 멈췄다고 느낀다. 이웃으로 사귀고, 한집안으로 사랑한다면, 눈길이 확 달랐을 테지.


ㅅㄴㄹ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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