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5.31.


《새가 된다는 건》

 팀 버케드 글·캐서린 레이너 그림/노승영 옮김, 원더박스, 2023.4.20.



새벽 다섯 시부터 봄마당(전시회)을 꾸려서 15시 40분에 마친다. 열 시간 남짓 땀을 쪽 뺐다. 줄줄 흐르는 땀을 조금 훔치고서 얼른 사상나루로 건너간다. 고흥 돌아가는 시외버스는 17시. 한 시간 남짓 볕자리에서 졸며 기다린다. 드디어 버스에 타고서 곯아떨어진다. 섬진강을 지날 즈음 눈을 뜬다. 올해하고 이듬해에 새롭게 펼 일거리를 헤아리면서 손글씨로 종이에 적는다. 밤에 고흥읍에 내려 택시를 탄다. 보금자리에 넷이 둘러앉는다. 부산에서 한 일과 들은 생각을 두런두런 이야기하고서 등허리를 편다. 오늘밤은 올해 가운데 별이 가장 빛나고 많다. 맨눈으로 미리내를 보고, 우리 집 마당에서 훨훨 휙휙 날아다니는 빛알갱이무리를 본다. 반딧불이일까 싶었지만 아니다. 반딧불이 날갯짓은 부드럽다. 설마 싶은데 ‘숲님(요정)’이 늦봄바람과 함께 살짝 다녀가신 듯하다. 《새가 된다는 건》은 어린이한테 어울릴까? 푸름이한테는 맞을까? 어른한테 이바지할까? 셋 다 모르겠다. “새처럼 되기”나 “새처럼 살기”나 “새처럼 날기”쯤으로 책이름을 잡았다면, 옮김말이 확 다르면서 숲빛을 바탕으로 어린이 곁에 설 만했으리라 본다. 글쓴이나 옮긴이 스스로 “나는 새”가 되어 볼 때라야 날갯짓을 글과 그림으로 담을 수 있다.


#WhatitsLiketobeaBird

#TimBirkhead #CatherineRayner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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