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5.29.


《어른이 된다는 서글픈 일》

 김보통 글, 한겨레출판, 2018.1.9.



새벽에 빨래를 해놓는다. 작은아이 책상에 쪽글을 남긴다. 오랜만에 빨래틀(세탁기)을 썼다. 헹굼과 물짜기를 마칠 즈음에 작은아이가 일어날 테고, 그때에 마당에 널어 줄 테지. 이른아침에 고흥읍으로 나간다. 부산 가는 시외버스를 1시간 30분 동안 기다린다. 오늘 저녁에 ‘부산 시민소리숲’에서 이야기꽃을 편다. 서른 분이 이야기를 들으신다고 하기에, 서른 분한테 건넬 ‘손글씨 노래(육필 동시)’를 서른석 자락 쓰는데, 손목과 팔목이 떨린다. 그래도 19시 이야기를 앞두고 다 옮겨썼다. 《어른이 된다는 서글픈 일》을 돌아본다. 글쓴이가 선보인 《디피》라는 그림꽃은 겉훑기로 헤매다가 끝났다고 느꼈으나, 글은 좀 다르구나 싶다. 다만, 글도 첫머리에는 이녁 삶길을 차곡차곡 담는구나 싶더니, 뒤로 갈수록 갈피를 못 잡고 헤매다가 어영부영 맺었다. 삶이건 글이건 어영부영 보내면서 ‘어영부영’을 써도 된다. 그러나 어영부영을 이 결대로 쓰려면 ‘어영부영이라는 속낯’을 고스란히 밝힐 일이다. 뭔가 감추거나 덜 드러내면서 슬그머니 달달옷을 입힐 적에는 티가 난다. 우리 속낯을 다 보여주기에 부끄럽지 않다. 감추기에 부끄럽다. 훤히 드러내기에 창피할까? 아니다. 가리거나 숨기기에 창피할 뿐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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