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군내버스 028. 여름은 저물었다
여름은 저물었다. 시골버스를 모는 일꾼도 이 기운을 알아차리겠지. 아니면 시골버스라 하더라도 앞만 보고 달리느라 못 알아차리려나. 시골버스를 타는 할매와 할배는 버스에서 “어매, 여는 벌써 나락이 익는구마잉.” 하고 말하면서 다른 마을 논은 어떠한가를 찬찬히 살핀다. 시골사람은 시골버스에서 시골들을 살핀다. 시골사람은 시골버스에서 시골들 바람을 듬뿍 쐬면서 시골내음을 누린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고흥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