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밥 먹자 112. 2014.10.18.ㄴ 삶은달걀 풀밥



  저녁을 차릴 적에는 아침에 남은 밥을 새로 짓기로 한다. 달걀을 삶은 뒤 잘게 썰어서 나물무침에 섞는다. 아침에 먹고 남은 국을 다시 끓이고, 저녁에는 두부를 국물로 덥혀서 접시에 놓는다. 우리 몸이 되는 밥을 기쁘게 맞이하자.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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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111. 2014.10.18.ㄱ 인형이 지켜보는 카레밥



  한창 밥을 짓는 동안 아이들이 부엌에서 인형놀이를 한다. 어머니한테서 물려받은 오래된 인형을 밥상에 척 얹으면서 논다. 아버지가 밥을 예쁘게 짓는지 골을 내면서 짓는지 인형이 물끄러미 지켜본다. 그래, 그래, 노래하면서 밥을 지을 테니, 너희도 노래하면서 밥을 먹으렴. 오늘은 호박버섯국에 카레밥이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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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4-11-07 12:21   좋아요 0 | URL
함께살기님! 방금 [그림책 읽는 아버지] 감사히 잘 받았습니다~
책이 유난히 좋은걸요~?^^ 단행본으로 내셔도 참 좋겠습니다!^^
덕분에 즐거운 늦가을 누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호박버섯국에 카레밥도 참 맛나보입니다!!^^

숲노래 2014-11-07 12:25   좋아요 0 | URL
우체국이 바쁜 철이 아닌지 금방 닿았네요~
단행본으로 나올 수 있기를 빌고 또 꿈꿉니다.
아무쪼록 언제나 즐거운 하루가 되면서
늘 맑은 웃음과 노래 나누어 주셔요~ ^^
 

꽃밥 먹자 110. 2014.10.23. 가을풀밥



  가을에 돋는 우리 집 풀을 즐겁게 뜯는다. 가을에도 따순 볕이 내리쬐니, 이 가을볕을 받은 풀이 싱그럽게 돋는다. 따순 볕과 찬바람이 어우러지면, 슬슬 갓이랑 유채가 올라온다. 갓잎이나 유채잎이 어른 머리통만큼 커지지 않도록 바지런히 뜯는다. 뜯고 또 뜯으면 겨우내 보드라우면서 상큼한 풀밥을 누릴 수 있다. 아침마다 신나게 뜯어서 헹군 뒤 물기를 털어 잘게 썬다. 석석 버무린다. 오늘은 삶은달걀을 작게 썰어서 함께 섞는다. 동그란 꽃접시에 옮겨 담아 밥이랑 함께 밥상에 올린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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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109. 2014.11.1.ㄴ 김치맛 찌개와



  오늘 아침은 ‘김치찌개’라기보다는 ‘김치맛 찌개’이다. 일산 할머니가 부치신 김치를 통으로 옮기면서 김칫국물이 국그릇으로 하나 가득 남았고, 이 국물을 여러 날 건사했다. 이제 미역국은 그만 끓일까 하고 생각하면서 오늘 ‘김치맛 찌개’를 끓이기로 한다. 김치찌개 아닌 ‘김치맛 찌개’인 까닭은 김치는 없이 김칫국물과 배추로 끓이기 때문이다. 날배추를 아이들 한입거리에 맞게 썰어 소고기와 함께 폭 끓이면 ‘마치 김치를 끓인 듯’ 보인다. 이 국물은 덜 매워 아이들이 조금은 먹을 수 있으려나 생각했는데, 막상 밥상에 올리니 아이들은 건더기만 골라 먹어도 맵다면서 힘들어 한다. 밥돌이는 이럭저럭 먹지만 밥순이는 너무 괴로워 한다. 다음부터는 어머니 몫으로만 끓일게. 오늘 아침은 아버지가 잘못했구나.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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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108. 2014.11.1.ㄱ 아침 입가심 까마중 



  아침 입가심으로 까마중을 훑는다. 이슬이 곱게 내려앉은 까마중을 오른손으로 따고 왼손에 그러모은다. 작은 접시를 둘 밥상에 놓고, 두 아이한테 반씩 나누어 준다. 나는 두 알만 먹는다. 지난해에는 늦가을까지 까마중을 누렸는데 올해에는 어쩌다가 조금 맛보는구나. 까마중이라는 이름과 까마중알 맛을 너희는 잘 떠올릴 수 있겠니? 아버지가 훑어 주지 않아도 우리 집 마당과 뒤꼍에서 너희가 언제라도 마음껏 훑어서 먹으렴.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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