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가사상태



 가사 상태에 돌입했다 → 잠들었다 / 잠길에 들었다

 가사 상태여서 반응하지 않는다 → 쓰러져서 대꾸하지 않는다


가사상태 : x

가사(假死) : 1. [의학] 생리적 기능이 약화되어 죽은 것처럼 보이는 상태. 정신을 잃고 호흡과 맥박이 거의 멎은 상태이나, 동공 반사만은 유지되므로 죽은 것이 아니며 인공호흡으로 살려 낼 수 있다 2. [생물] 일부 벌레들이 위험에 닥쳤을 때 죽은 듯이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을 이르는 말

상태(狀態) : 사물·현상이 놓여 있는 모양이나 형편



  얼핏 죽은 듯 보인다면 ‘설죽다·살죽다’나 “거의 죽다·죽은 듯하다”라 할 만합니다. ‘잠들다·자다·잠빛·잠길·잠꽃·잠든몸’이라 해도 어울려요. ‘넋나가다·넋잃다·넋뜨다’나 ‘넋비다·넋가다·넋없다’라 할 수 있고, ‘얼비다·얼뜨다·얼없다’나 ‘힘없다’라 할 수 있어요. ‘꽈당·쓰러지다·자빠지다’라 할 수도 있습니다. ㅅㄴㄹ



물에 빠져 가사상태가 된 인간에게 기생할 때도 있어요

→ 물에 빠져 설죽은 사람한테 들러붙을 때도 있어요

→ 물에 빠져 죽은 듯한 사람한테 붙을 때도 있어요

《충사 9》(우루시바라 유키/오경화 옮김, 대원씨아이, 2008) 150쪽


중앙 기억 영역이 제어 불능에 빠졌다. 이른바 가사 상태다

→ 가운골이 제멋대로 움직인다. 이른바 거의 죽었다

→ 꼭두골을 손쓸 수 없다. 이른바 잠든 듯하다

《지구빙해사기 하》(다니구치 지로/장지연 옮김, 미우, 2016) 141쪽


동한기에는 대부분의 동물세계가 가사(假死) 상태나 동면에 빠져든다

→ 겨울철에는 짐승나라가 거의 설죽음이나 겨울잠에 빠져든다

→ 겨울에는 짐승누리가 온통 죽은듯 보이거나 겨울잠에 빠져든다

《아나스타시아 10 아나스타》(블라지미르 메그레/한병석 옮김, 한글샘, 2018) 13쪽


가사상태였던 검돌이가

→ 넋잃은 칼돌이가

→ 잠든 칼돌이가

《던전밥 14》(쿠이 료코/김민재 옮김, 소미미디어, 2024) 189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방추 紡錘


 방추형으로 생겼다 → 베틀북꼴이다

 이 부분에 방추가 있다 → 이곳에 북이 있다


  ‘방추(紡錘)’는 “1. [공예] 물레에서 실을 감는 가락 2. [공예] 베틀에서, 날실의 틈으로 왔다 갔다 하면서 씨실을 푸는 기구. 베를 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배 모양으로 생겼다 = 북”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베틀북’이나 ‘북’으로 고쳐씁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방추’를 셋 더 실으나 싹 털어냅니다. ㅅㄴㄹ



방추(方錐) : 1. 날이 네모난 송곳 2. [수학] 밑면이 정사각형이고 옆면이 합동인 이등변 삼각형으로 이루어진 각뿔 = 정사각뿔

방추(防秋) : 북방 이민족을 막던 일. 옛날 중국에서 가을철이 되면 북방의 이민족이 침입하였던 일에서 유래한다

방추(防皺) : 천이 구겨지지 않도록 방지함



방추형으로 짧고 통통하며, 체고가 높다

→ 베틀북꼴로 짧고 통통하며, 몸이 높다

《바닷물고기 남해편》(한정호와 다섯 사람, 자연과생태, 2016) 195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130 : 낙엽 위 -고 있 정원의 편력(遍歷) 것 실감


낙엽 위를 걷고 있으면 올 한 해 정원의 편력(遍歷)이 끝난 것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 가랑잎을 밟고 걸으면 올 한 해 꽃밭 일도 끝났구나 하고 느끼지 않을 수 없다

→ 갈잎을 밟고 거닐면 올 한 해 꽃뜨락도 일을 끝냈구나 하고 믿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 않다면 석양이 이토록 아름다울 리 없다》(마루야마 겐지/이영희 옮김, 바다출판사, 2015) 118쪽


“가랑잎 위”는 파리나 모기처럼 날 뿐입니다. 걸으려면 “가랑잎을 밟”아야 합니다. 가랑잎을 밟고 거닐면, 꽃밭에서 하던 일이 끝났다고 느낀다지요. 바스락바스락 소리로 이내 철이 바뀌는 줄 알아차립니다. ㅅㄴㄹ


낙엽(落葉) : 1. 나뭇잎이 떨어짐 2.말라서 떨어진 나뭇잎. ‘진 잎’으로 순화

정원(庭園) : 집 안에 있는 뜰이나 꽃밭

편력(遍歷) : 1. 이곳저곳을 널리 돌아다님 ≒ 천력·편답·편순 2. 여러 가지 경험을 함

실감(實感) : 실제로 체험하는 느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098 : 동병상련 나의 -지거나 -지지


난데없이 동병상련을 느낀 이후에도 나의 글쓰기는 쉬워지거나 빨라지지 않았다

→ 난데없이 같이 아픈 뒤에도 쉽거나 빠르게 쓰지 않았다

→ 난데없이 함께 앓은 다음에도 쉽게 빨리 쓰지 못 했다

《묘사하는 마음》(김혜리, 마음산책, 2022) 9쪽


일본말씨인 “나의 글쓰기”입니다. 그런데 이 글월은 “나의 글쓰기는”을 임자말로 삼거나 “쉬워지거나 빨라지지 않았다”처럼 맺는군요. 잘못 쓰는 옮김말씨이기도 합니다. 이 글을 쓰는 사람이 ‘나’이니 ‘나의’는 처음부터 군더더기입니다. “난데없이 함께 앓은 다음에도”로 첫머리를 열고서, “쉽게 빨리 쓰지 못 했다”로 손볼 만합니다. “쉽거나 빠르게 쓰지 않았다”로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동병상련(同病相憐) : 같은 병을 앓는 사람끼리 서로 가엾게 여긴다는 뜻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끼리 서로 가엾게 여김을 이르는 말. 《오월춘추》의 〈합려내전(闔閭內傳)〉에 나온다

이후(以後) : 1. 이제부터 뒤 2. 기준이 되는 때를 포함하여 그보다 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172 : 시작 -ㅁ 고개를 들었다


막상 글을 쓰기 시작하자 두려움이 고개를 들었다

→ 막상 글을 쓰자 두렵기부터 하다

→ 막상 글을 쓰려 하자 두렵다

《호두나무 작업실》(소윤경, 사계절, 2020) 5쪽


글을 씁니다. “글을 쓰기 시작하자”는 일본말씨입니다. 우리말씨로는 말끝을 가다듬어서 “글을 쓰자”나 “글을 쓰려 하자”나 “글을 써 보자”나 “글을 쓰니”나 “글을 쓰니까”나 “글을 쓰는데”처럼 씁니다. “두려움이 고개를 들었다”는 옮김말씨예요. “두렵다”처럼 단출히 쓸 일이요, “두렵기부터 하다”처럼 조금 살을 붙일 수 있습니다. ㅅㄴㄹ


시작(始作) : 어떤 일이나 행동의 처음 단계를 이루거나 그렇게 하게 함. 또는 그 단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