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름벼리는 동생 옷 단추를 꿰어 주지
어여쁜 아이 사름벼리는 동생이 서두르면서 스스로 단추를 꿰지 못할 적에 의젓하게 도와준다. 자, 이렇게 하면 단추를 꿸 수 있지. 그리고, 저처럼 겉옷 모자를 머리에 씌우고서 달리기를 하면 바람을 가르면서 재미난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알려준다. 4348.12.22.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산들보라는 손가락 빨아먹는 맛
손가락 빨면 맛있나? 맛있으니 먹제? 맛없으면 안 먹겠제? 발가락도 먹고 싶지 않나? 손가락 맛나면 아버지 좀 나눠 주지? 손가락을 빨면서 생각하고, 손가락을 빨면서 노는, 손가락사랑돌이 산들보라. 4348.12.17.나무.ㅅㄴㄹ
산들보라는 삽차돌이
산들보라는 삽차 장난감이 즐거워. 그래서 집안에서도 집밖에서도 언제나 삽차를 손에 쥐고 놀지. 삽차 곁에는 짐차를 두어 둘이 나란히 달리고 얼크러지고 어우러지지. 땅을 파고 흙을 실어나르는데, 왜 땅을 파지? 흙은 어디로 나르지? 땅을 파서 무엇을 하지? 우리 집을 지을까, 아니면 우리 숲을 가꿀까? 삽차와 짐차가 아름다운 이웃이 되도록 산들보라가 바꾸어 주렴. ㅅㄴㄹ
사름벼리 뻥과자로 얼굴 가리기
섬돌에 앉아서 뻥과자를 먹으며 해바라기를 하던 사름벼리가 아버지를 보다가 문득 얼굴을 가린다. 그래, 너는 아직 자그마한 아이요 자그마한 몸이라서 뻥과자 둘로도 얼굴을 모두 가릴 수 있네. 뻥과자에 구멍을 살살 뚫고 고무줄을 꿰면 얼굴 가리는 탈이 되려나? ㅅㄴㄹ
산들보라는 그냥 맨발 할래
마당을 가로지르며 놀 적에 그냥 맨발이고 싶은 산들보라. 누나도 으레 맨발로 마당에서 논다. 그래도 누나는 이쁜 양말이 있으면 신으면서 놀고, 폴짝폴짝 뛰어오르거나 더 빨리 달리려면 신을 꿰어야 하는 줄 안다. 산들보라는 아직 누나처럼 폴짝폴짝 뛰거나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놀이까지는 덜 즐기기에 그냥 맨발로 하면서 논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