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보라는 장난감 넣은 가방 메고



  읍내마실을 가는 길에 산들보라가 가방을 멘다. 그런데 빈 가방이 아니라 장난감을 가득 채운 가방이다. 얘야, 이 가방을 메고 다닐 수 있겠니? 산들보라는 활짝 웃으면서 “응!” 하고 외친다. 오래 걷는 동안 땀이 나도 가방을 넘겨줄 생각을 안 한다. 더없이 씩씩하고 야무지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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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름벼리는 동생 장갑 챙겨 주지



  찬바람 싱싱 부는데 마당에서 바지랑대를 붙잡고 노는 동생을 본 사름벼리는 의젓하고 상냥한 누나다운 마음씨로 장갑을 챙겨서 얼른 뛰어나간다. “보라야, 장갑 끼어야지. 손 시렵잖아.” 작은아이는 손이 발갛게 얼어도 손이 시려운 줄 모르는지 손이 시렵다는 생각을 안 하는지 더없이 씩씩하다. 그런데 말이야, 사름벼리야, 너도 동생만 한 나이에 동생하고 똑같았어.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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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도 사진 찍어야지



  작은아이는 아버지가 누나만 사진으로 자주 찍어 준다고 여기곤 한다. 아닌데? 너랑 누나랑 골고루 찍는데? 그러나 작은아이가 그렇게 느낀다면 그렇다고 해야 한다. 게다가 작은아이는 “보라도 사진 찍어야지”라든지 “보라도 찍어 주세요” 하고 말한다. 이런 말을 들을 적마다 ‘얘야 네가 아버지를 안 보고 네 마음껏 노는 사이에 벌써 다 찍었지’ 하고 대꾸하고 싶지만 이 말은 속으로 숨긴다. 그러고서 ‘얼른 찍으라고 마주보는’ 아이 모습을 한 장 더 찍는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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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름벼리는 감알 맛있어



  마실을 나가는 길에 두 아이한테 감알을 반으로 갈라서 준다. 작은아이는 얼른 입에 넣어서 먹고, 큰아이는 두 손에 반 토막씩 올려놓고는 천천히 지켜보다가 천천히 먹는다. 감알 맛있지? 응, 감알 맛있어.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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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름벼리는 담쟁이덩굴에 매달리기



  사름벼리는 담쟁이덩굴에 영차 하고 매달리네. 우리 집 광 바깥벽을 따라서 죽 달라붙어서 자란 담쟁이덩굴은 얼마나 야무진지 시골순이가 매달려도 안 떨어지네. 재미있구나. 놀이순이도 재미있고 담쟁이덩굴도 재미있네. 새파란 하늘이 우리를 보며 노래해 주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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