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세대를 위한 법 이야기 미래 세대를 위한 인문 교양 2
이지현 지음 / 철수와영희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푸른책 / 숲노래 청소년책 2024.8.20.

푸른책시렁 170


《미래 세대를 위한 법 이야기》

 이지현

 철수와영희

 2024.5.1.



  벼리를 곧게 짠다면, 곧게 살아가는 길을 펼 만합니다. 틀을 아름답게 세운다면, 아름답게 살림하는 길을 나눌 만합니다. 길을 바르게 여민다면, 바르게 일하면서 밝게 어울리는 삶을 일굴 만합니다.


  외마디 한자말 ‘법’이란 무엇일는지 곱씹을 노릇입니다. 그냥그냥 이 한자말을 쓰는구나 싶은데, 가만히 보면 ‘길’이나 ‘틀’일 때가 있되, ‘굴레’나 ‘수렁’일 때가 있어요. ‘눈·눈금’이나 ‘바·바탕’ 노릇일 때가 있지만, ‘금’으로 죽 그어서 가르기도 합니다.


  여러모로 보면, 우리는 아직 법이 무엇인지 모를 뿐 아니라, 저마다 길미나 밥그릇을 앞세워서 마구잡이로 뜯거나 바꾸거나 늘어놓곤 합니다. 우리한테 ‘법’이 있기에 잘 지키면서 아름답게 살거나 사랑을 빛내지 않습니다. 오히려 쓸데없거나 덧없는 자질구레한 법을 자꾸 억지로 만들면서 이 터전을 조이기 일쑤입니다.


  《미래 세대를 위한 법 이야기》(이지현, 철수와영희, 2024)는 ‘다루는 사람’이 어떤 ‘눈길과 손길’에 따라서 확 다른 법일까 하는 줄거리를 짚습니다. 참말로 모든 틀은 누가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달라요. 더 나은 길이나 더 나쁜 길이란 있지 않아요. 길을 걸어가거나 여미거나 돌보는 마음에 따라 다 다르기만 합니다.


  이른바 벼슬꾼(국회의원)이 늘어야 아름다울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벼슬꾼이 지나치게 많을 뿐 아니라, 지나치게 길미와 돈과 몫을 거머쥐거나 가로챕니다. 벼슬꾼(국회의원)은 열두 사람만 있으면 되리라 느껴요. 벼슬꾼한테는 밑일삯(최저임금)만 주면 되고, 두바퀴(자전거)를 빌려줄 일입니다.


  이 나라를 어질게 다스리는 길을 짜려면, 걸어다니거나 두바퀴를 달려야 합니다. 넘쳐나는 달삯에 갖은 길미를 누리는 벼슬꾼이라고 한다면, 그들은 늘 뒷돈과 막짓을 일삼을 뿐입니다.


  이런 틀이 왜 있는지 알려주기도 해야겠고, 저런 벼리를 왜 짰는지 짚기도 해야겠지요. 그런데 이런저런 줄거리에 앞서, 쓸데없거나 부질없거나 덧없는 ‘법’이 지나치게 많다는 대목부터 알려주어야지 싶어요. 군더더기 벼슬꾼도 지나치게 많으니, 이들을 덜고 솎는 길도 함께 살펴야지 싶습니다.


  논에 미꾸라지가 있어야 논흙이 싱그럽고 알차기에 벼가 싱그럽게 자랄 수 있습니다. 이와 달리 그물(법)을 마구잡이로 짜거나 엮는 벼슬꾼이 판친다면, 나라가 어지럽고 엉망일 테지요. 더구나 너른마당에서 길을 따진다고 하는 일꾼(법관)도 제멋대로 오락가락 춤추며 얄궂게 마련이라, 이런 대목도 곰곰이 보면서 차근차근 나무라고 바른길로 다잡는 줄거리를 들려줄 때라야, 비로소 이 나라 앞날에 새빛이 비출 만하리라 봅니다.


ㅅㄴㄹ


정자와 난자의 수정으로 태어난 우리들은 부모님과의 추억, 친구들과의 우정으로 삶을 아름답게 살고 있습니다. 설사 우리와 똑같은 복제인간이 태어난다고 하더라도 똑같은 내가 될 수는 없습니다. (23쪽)


만약 누군가가 나를 계속 지켜본다면 얼마나 불안하겠어요. 그 사람이 내게 좋아한다는 문자를 하루에 수십 통씩 보낸다면 공포 때문에 일상생활을 하기가 어렵겠지요. (36쪽)


나의 성적 자기 결정권이 소중하다면 다른 사람의 성적 자기 결정권도 소중히 지켜 줘야 합니다. (48쪽)


죽음은 생명의 반대편에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늘 삶과 함께 있는 것이 아닐까요. (56쪽)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절대로 인정하지 않거나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부당한 차별과 모욕, 무시를 견뎌야 한다면 이는 정당한 일이 될 수 없습니다. (82쪽)


고문은 피해자가 약자이거나 사회적, 경제적으로 힘이 없는 경우에 더 많이 발생했어요. 고문은 극심한 고통으로 피해자의 모든 것을 잔혹하게 파괴하고 죽음으로까지 몰아갔습니다. (109쪽)


더 이상 학벌 사회에서 이익을 보는 사람들이 정책을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168쪽)


+


우리가 꿈꾸는 세상, 첫발을 내딛어요. 지금, 시작입니다

→ 우리가 꿈꾸는 삶터, 이제 첫발을 내딛어요

→ 우리가 꿈꾸는 터전, 이제부터 첫발이에요

4쪽


인생이란 바다를 멋지게 항해하기 위해 지금 법과 인생이라는 배를 띄우고 출발하겠습니다

→ 삶이라는 바다를 멋지게 가르려고 이제 길과 삶이라는 배를 띄웁니다

5쪽


인공수정에 성공한다고 아기가 태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 남받이를 한다고 아기가 태어나지는 않습니다

→ 따로받이를 한다고 아기가 태어나지는 않습니다

12쪽


대리모란 돈을 받고 다른 사람의 아기를 임신해서 출산한 후 아기를 인도해 주는 여성을 말해요

→ 씨엄마는 돈을 받고서 다른 사람 아기를 배어 낳은 뒤 아기를 넘겨주는 분을 말해요

12쪽


이제 일상에서도 우리에게 경각심을 갖게 합니다

→ 이제 우리는 언제나 눈을 떠야 합니다

→ 이제 우리는 늘 깨어나야 합니다

21쪽


영생을 누리고 싶고 건강하게 살고 싶은 인간의 욕망이 복제인간에 대한 동기를 만드는 것은 아닐까요

→ 젊음을 누리고 싶고 튼튼하게 살고 싶은 탓에 끄나풀을 꾀하지 않을까요

→ 안 늙고 싶고 튼튼하게 살고 싶은 마음에 돌사람을 바라지 않을까요

23쪽


우리나라는 이미 저출산 시대, 인구절벽의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 우리나라는 이미 등돌리며, 나라벼랑입니다

→ 우리나라는 이미 안 낳아, 나라가 흔들립니다

24쪽


낙태와 관련해서는 그것이 범죄이냐 아니냐를 둘러싼 논쟁이 있습니다

→ 아기막이를 둘러싸고서 나쁘냐 아니냐 하고 다툽니다

→ 애막이를 둘러싸고서 그르냐 아니냐 하고 따집니다

25쪽


만약 누군가가 나를 계속 지켜본다면 얼마나 불안하겠어요

→ 누가 나를 내내 지켜본다면 얼마나 두렵겠어요

36쪽


달 아래 담 모퉁이에서 은밀히 만나는 남녀를 그렸다

→ 달밤에 담 도퉁이에서 조용히 만나는 둘을 그렸다

4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욕 시험 보리피리 이야기 6
박선미 지음, 장경혜 그림 / 보리 / 200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푸른책 / 숲노래 청소년책 2024.7.31.

푸른책시렁 173


《욕 시험》

 박선미 글

 장경혜 그림

 보리

 2009.3.31.



  어린이라고 삿대말을 하지 말아야 하지는 않습니다만, 어린이가 왜 삿대말을 해야 할는지 돌아볼 노릇입니다. 처음부터 둘레 어른이 어른답게 일하고 살림하고 말하면서 마을살림과 집살림을 돌보아야 합니다.


  푸름이라고 찧거나 빻지 말아야 하지는 않는데, 푸름이가 왜 이웃이나 동무를 찧거나 빻아야 할는지 곱씹을 일입니다. 처음부터 모든 어른이 어른스러이 살아가고 사랑하고 어울려야 합니다.


  《욕 시험》이 처음 나오던 무렵부터 썩 달갑지는 않았습니다. 어린이나 푸름이가 마음앓이를 하는 대목을 조금은 짚되, 막상 어떤 밑싹으로 나아갈 적에 어린이답고 푸름이다우며 어른다운지로는 좀처럼 못 나아갔다고 느낍니다. “욕할 일이 있으면 시원스레 욕하면 된다”는 줄거리하고 맺음말로 빠집니다.


  글쎄, 참말로 이렇게 빠져도 될까요?


  《욕 시험》에 나오는 아이가 속앓이를 하는 일을 하나하나 보노라면, 둘레 아이들이 으레 ‘어른답지 않은 어른’이 벌이는 짓과 말을 흉내냅니다. 이뿐 아니라 배움터나 마을에서도 ‘어른스럽지 못한 어른’이 참으로 많아요. 예나 이제나 이 대목은 매한가지입니다. 이름이나 허울은 ‘어른’이되 그저 ‘꼰대’라는 쳇바퀴에서 서로 싸우고 다투고 할퀴면서 등지는 굴레가 깊습니다.


  삿대말이나 막말을 하고픈 어린이가 있을까요? 깎아내리는 말을 하면 참말로 시원하거나 후련할까요? 속앓이를 하는 아이 마음을 어느 만큼은 짚은 《욕 시험》이지만, 참말로 이대로 끝맺어도 될는지 되새겨야지 싶습니다.


ㅅㄴㄹ


동무들이 애꿎은 말로 놀려대고, 가슴을 콕콕 찌르는 말을 해도 발을 동동 구르고 팔딱팔딱 뛰기만 했어. 지나가던 동네 어른이, “박 선생 딸래미 아이가?” 할까 봐, 욕 한 번 하지 못했어. (35쪽)


“저거들이 잘못해 놓고 내가 욕하면 선생 딸이 욕한다고 노래 부르고 댕기는데예?” “선생도 욕하는데 선생 딸이 와 욕 못 하겠노?” ‘선생도 욕한다고’ 깜짝 놀라서 선생님을 올려다보았어. (51쪽)


“오빠한테도 니가 안 한 거는 안 했다고 말하고. 그거는 대드는 기 아이다. 가랠 거는 가래야지 … 이 시험지에 대고 욕이라도 시원하이 다 풀어 놓고 너거들 마음을 훌렁훌렁 씻어 버리라고 그랬지.” (54쪽)


+


《욕 시험》(박선미, 보리, 2009)


욕 한 번 하지 못했어

→ 왁왁하지 못했어

→ 뒷말도 하지 못했어

→ 빻지도 못했어

→ 찧지도 못했어

35쪽


천상 저거 엄마라

→ 아주 저거 엄마라

→ 그냥 저거 엄마라

→ 워낙 저거 엄마라

37쪽


니가 안 한 거는 안 했다고 말하고. 그거는 대드는 기 아이다. 가랠 거는 가래야지

→ 니가 안 했으면 안 했다고 말하고. 대들기가 아이다. 가랠 때는 가래야지

5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 역사가 담긴 8가지 우표 이야기 재미있는 이야기 살아있는 역사 13
김재은 지음, 설은영 그림, 백유선 감수 / 어린이작가정신 / 201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어린이책 / 맑은책시렁 2024.7.16.

맑은책시렁 331


《우리 역사가 담긴 8가지 우표 이야기》

 김재은 글

 설은영 그림

 어린이작가정신

 2011.6.14.



  해가 갈수록 나래꽃을 보기 어렵습니다. 사기도 어렵고 붙이기도 어렵습니다. 나래터에 가서 나래꽃을 사려면 ‘아예 안 들인 곳’이 제법 있습니다. 종이돈이나 쇠돈을 주고받는 가게가 확 줄어든 터라, 글월이나 꾸러미를 부칠 적에 얼마를 들여야 하는지 알리는 종이쪽을 굳이 안 쓰는 얼거리입니다.


  2011년보다 2024년에는 더 예스럽구나 싶은 《우리 역사가 담긴 8가지 우표 이야기》(김재은, 어린이작가정신, 2011)를 읽었습니다. 아직 사라지지 않았으나 곧 사라져도 사람들이 잘 모른다거나 시큰둥하게 여길 나래꽃(우표)을 어린이한테 들려주는데, 말씨는 아쉬워도 줄거리는 잘 여미었다고 느낍니다.


  우리가 쓰는 ‘우표’라는 낱말이 일본말인 줄 첫머리부터 똑똑히 짚습니다. 그러나 새롭게 이름을 짓도록 어린이를 이끌지는 못 합니다. 곰곰이 보면, 이 책에 쓴 숱한 말씨는 일본말에 일본말씨에 일본 한자말입니다.


  예전에는 잎글(엽서)을 띄우건 무엇을 하건 나래터에 가서 나래꽃을 붙여야 했으니, 사람들은 으레 ‘나래꽃에 새긴 그림’을 들여다봅니다. 우두머리는 나래꽃에 으레 그들 얼굴을 큼지막하게 박아요. 굴레(독재)가 판치는 나라는 언제나 우두머리 얼굴을 자주 나래꽃에 박습니다. 남녘은 오래도록 이 짓을 했고, 북녘은 아직 이 짓을 합니다.


  요즈음은 ‘오늘을 읽는 실마리’를 찾아볼 곳이 많습니다. 지난날은 ‘지난 하루를 읽는 실마리’를 찾아볼 곳이 적었습니다. 비록 앞으로는 나래꽃으로 ‘오늘을 읽는 실마리’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하지만, 여태까지 걸어온 발자취를 되새길 적에 나래꽃은 톡톡히 제몫을 할 수 있어요. 무엇보다도 ‘나래꽃을 붙여서 띄운 수수한 글월’이야말로 우리가 살아온 자취요 이야기입니다.


ㅅㄴㄹ


당시에는 우표가 아니라 ‘우초’라는 말을 사용했는데, 이는 일본식 이름을 붙이지 않기 위해 조선에서 독자적으로 만들어 낸 이름으로 짐작됩니다. 본래 문위 보통우표에는 우리 식 태극 문양을 그려 넣었으나 일본이 멋대로 중국식 태극 문양으로 바꾸어 인쇄한 점이 아쉽습니다. (20쪽)


우리나라 우표임에도 불구하고 한글 대신 한자와 프랑스어로만 문구가 인쇄되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프랑스어가 쓰여 있는 이유는 프랑스에서 인쇄된 우표이기 때문입니다. (30쪽)


해방 뒤, 통신권을 되찾게 된 우리나라가 가장 먼저 찍어낸 독립운동가 우표, 바로 이준 열사의 우표입니다. (47쪽)


일제강점기 동안 일본은 ‘체신이원양성소’라는 교육 기관을 세울 정도로 통신요원을 키우기 위해 애썼습니다. 그러나 고급 기술 교육은 일본인만 받을 수 있었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단순 업무만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는 우표를 인쇄할 만한 기계도 없었습니다. 일본에서 인쇄한 우표를 우리나라에 들여와 그대로 사용했었기 때문입니다. (56쪽)


유엔 참전 군인들이 한국 우표에 관심이 있다는 소문은 우체국 사람들의 귀에도 들어갔습니다. 우체국에서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59쪽)


1981년, 대통령 선거인단의 간접 투표를 통해 전두환 대통령이 취임합니다. 전두환 대통령은 외국을 방문할 때마다 기념우표를 발행했습니다. 이 시기에는 가장 많은 대통령 우표가 나왔습니다. (70쪽)


독도를 두고 우리나라와 일본이 서로 긴장하고 있던 1954년, 우리나라는 첫 독도 우표를 발행했습니다. (96쪽)


우표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화폭’이라 불립니다. 하지만 우표는 세상에서 가장 큰 그림이기도 합니다. (113쪽)


+


다시 활발하게 우표를 만들기 시작해 지금은 2년에 약 60종의 우표가 발행됩니다

→ 다시 부지런히 나래꽃을 내놓아서 이제는 이태에 예순 가지 나래꽃이 나옵니다

4쪽


우리나라 우표임에도 불구하고 한글 대신 한자와 프랑스어로만 문구가 인쇄되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 우리나라 나래꽃이지만 한글 아닌 한자와 프랑스글로만 찍습니다

30쪽


전두환 대통령은 외국을 방문할 때마다 기념우표를 발행했습니다

→ 전두환 씨는 이웃나라로 갈 때마다 기림나래를 내놓습니다

→ 전두환은 여러 나라를 돌 때마다 기쁨나래를 박습니다

70쪽


‘세상에서 가장 작은 화폭’이라 불립니다

→ ‘온누리 가장 작은 그림’이라 합니다

→ ‘가장 작은 그림종이’라 여깁니다

113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꽃샘추위 산하작은아이들 71
임순옥 지음, 이상권 그림 / 산하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어린이책 / 맑은책시렁 2024.7.16.

맑은책시렁 330


《꽃샘추위》

 임순옥 글

 이상권 그림

 산하

 2022.11.25.



  《꽃샘추위》(임순옥, 산하, 2022)는 두 아이가 맞닿다가 맞서면서 동무로 어울리는 길을 줄거리로 삼는구나 싶습니다. 두 아이 어버이가 얼핏설핏 나오는데, 아이들은 스스로 길을 찾거나 바라보기보다는 으레 어버이 말이나 손길에 이끌립니다.


  오늘날 어린이나 푸름이 가운데 몇이나 스스로 길을 찾아나설까요? 어쩌면 거의 몽땅 어버이 손에 이끌려서 배움수렁(학교·학원 쳇바퀴)에 갇힌 나날이지 싶습니다.


  요사이는 걸어다니는 아이가 드뭅니다. 걷고 싶더라도 골목이며 거님길을 온통 쇳덩이(자동차)가 차지합니다. 조금 걸을라치면 앞옆뒤에서 쇳덩이가 빵빵거리면서 비키라고 윽박지릅니다. 그나마 큰고장 아이들은 조금 걸을는지 모르나, 시골 아이들은 노랑이(학교버스)가 곧장 실어나르고, 푸른배움터는 으레 어울집(기숙사)에서 지냅니다.


  걷지 않으니 놀지 않고, 놀지 않으니 노래하지 않습니다. 노래하지 않으니 마음을 넉넉히 가꾸지 않고, 마음을 넉넉히 안 가꾸니 누리놀이(인터넷게임)하고 누리그림(유투브)에 고개를 처박습니다.


  서울이건 시골이건, 아직 잿더미로 올리지 않아서 조금 남은 골목길 한켠은 아이들이 마구 태우다가 버린 담배꽁초가 수북합니다. 《꽃샘추위》를 돌아봅니다. 우리 어른이 아이한테서 동무를 빼앗았을 텐데, 서로 어울려 놀면서 노래하는 하루를 가로챘을 텐데, 아이 스스로 걷고 달리고 웃고 우는 삶을 짓눌렀을 텐데, ‘아이들이 서로 동무로 사귀기 어렵다’는 줄거리만 건드리려고 하면 자칫 길을 잃거나 잊으면서 헤매는 얼거리로 치닫을 수 있겠구나 싶습니다.


  마음(감정)을 또렷하게 밝혀야 한다는 얘기가 곧잘 흐릅니다만, 마음을 쌓거나 다지거나 이룰 터전부터 없거나 빼앗긴 오늘날 터전이라는 대목부터 짚지 않으면, 줄거리만으로는 제대로 어린이한테 다가서기 어려우리라 봅니다. 또한 얄궂은 터전을 어린이 스스로 하나씩 바꾸어 가면서 뛰놀고 노래하는 길을 조그맣게 씨앗을 심듯 들려주는 얼거리를 바라보지 않을 적에도, ‘동무 사귀기’ 줄거리를 짜서 맞추려고 하다가 오히려 뒤틀릴 만하다고 느낍니다.


  아무리 서울과 부산과 온나라가 잿더미(아파트단지)요, 어린이가 이마에 땀을 흘리며 뛰놀 자리가 사라졌다고 여기더라도, 어린이문학은 놀이 이야기부터 실마리를 풀어가야 할 노릇이라고 봅니다. 놀지 않으면서 동무일 수 없습니다. 놀며 노래하지 않는데 어떻게 동무일 수 있겠습니까. 어린이한테 문학(동화)을 베풀려 하지 말고, 어린이하고 먼저 실컷 뛰놀고 나서 글을 쓸 일이라고 봅니다.


ㅅㄴㄹ


세은이는 공부를 조금만 해도 성적이 잘 나오고, 세은이 엄마는 늘 집에서 세은이를 도와준다. 세은이네 집은 방학에 여행도 자주 간다. 나는 세은이보다 성적이 잘 나온 적이 없다. 엄마는 일하느라 바쁘고, 비 오는 날 학교에 우산을 들고 올 수도 없다. 친구랑 놀다 오라고 차를 태워 주지도 못한다. (26쪽)


“집에 갈래.” 우영이가 자전거를 빼서 옆으로 돌렸다. “야, 미안하다고. 진짜!” 선재가 소리를 높였다. “비싼 자전거 자랑하냐?” 우영이도 목젖까지 올라온 말을 쏟아냈다. (61쪽)


신준호가 은행을 밟고 허둥대던 모습이 떠올라 또 웃음이 나왔다. “이 동네에 우리 반 남자애가 살아. 할머니랑 재미있게 지내더라.” “부모님은?” “몰라. 그 애가 춤을 잘 춰.” “한창 공부할 때 춤을 추면 어쩌니?” “……” (104쪽)


+


이사를 가는 게 아니라 이사 놀이를 하는 것만 같았다

→ 떠난다기보다 떠나는 놀이를 하는 듯했다

→ 옮겨 가기보다 옮기는 놀이를 하는구나 싶다

7쪽


시소가 수평이 된 게 재미있었다

→ 널방아가 똑바로라 재미있다

→ 널타기가 나란해서 재미있다

17쪽


두 아이의 눈빛이 잔잔하게 일렁였다

→ 두 아이 눈빛이 잔잔하게 일렁인다

→ 두 아이는 눈이 잔잔하게 빛난다

72쪽


어두워져 오는 하늘에 노랑 하트들이 만발해 있었다

→ 어두워 오는 하늘에 노랑 사랑잎이 가득하다

104쪽


다른 존재들이 만나 친구가 되는 일이 쉽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 다른 숨결이 만나 동무가 되는 일이 쉽지만은 않은 듯합니다

→ 다른 넋이 만나 동무가 되기란 쉽지만은 않은 듯싶습니다

11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얼룩말 내 동생 사각사각 책읽기 1단계 시리즈 4
키디 베베 지음, 안느 빌스도르프 그림, 이정주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숲노래 어린이책 / 맑은책시렁 2024.6.20.

맑은책시렁 328


《얼룩말 내 동생》

 키디 베베 글

 안느 빌스도르프 그림

 이정주 옮김

 주니어김영사

 2008.12.2.



  《얼룩말 내 동생》(키디 베베·안느 빌스도르프/이정주 옮김, 주니어김영사, 2008)은 아이가 어머니하고 주고받는 마음이 어떻게 자랄 만한가 하고 들려줍니다. 곁에서 아버지가 몇 마디 거들 만하지만, 아버지는 얌전히 듣기만 합니다. 둘이 주고받는 말을 귀여겨듣는 아버지도 새록새록 배울 만하거든요.


  곰곰이 보면, 사내는 가시내 곁에서 함께 보금자리를 일구면서 살림길을 익혀 갑니다. 사내도 혼자서 너끈히 삶을 가꾸고 살림을 지을 만한데, 삶과 살림을 아우르는 사랑을 깨달으려면 가시내 곁에서 아이를 품으면서 하루를 돌아볼 수 있어야 합니다.


  새삼스레 보면, 가시내는 혼자서 삶과 살림을 거느릴 만합니다. 그러나 가시내도 삶과 살림을 어우르는 사랑을 펴려면 사내 품에 아이를 안기면서 두 사람한테 사근사근 이야기를 들려줄 노릇이라고 느껴요.


  낮에는 해가 돋으면서 바지런히 일합니다. 밤에는 별이 돋으면서 반듯하게 누워서 쉽니다. 오늘날에는 가시내도 사내도 보금자리를 사랑으로 짓기보다는, 집밖으로 오래 떠돌면서 돈을 버는 길에 서곤 합니다. 이러면서 가시내는 어머니 몫을 잊고 사내는 아버지 자리를 잊습니다. 둘 다 살림길하고 등지면서 사랑을 잊어갑니다. 둘 다 “내 삶”이라는 담벼락을 치면서 그만 차갑거나 딱딱하게 치닫습니다.


  어린 동생을 어여삐 바라보면서 포근히 돌보는 마음으로 자라려면 어머니가 사근사근 이야기꽃을 피울 노릇입니다. 듬직하고 의젓하게 어린 동생을 보살피는 몸짓을 펴려면 아버지가 즐겁게 노래하면서 집안일을 맡는 하루를 지켜보면서 같이 배울 일입니다.


  모든 아이는 어머니빛과 아버지빛을 나란히 받습니다. 딸도 아들도 두 어버이빛을 나란히 맞아들여서 태어나요. 다른 두 빛을 하나이자 새로운 숨결로 일으키려는 아이입니다. 이 넋을 곰곰이 들여다보는 이웃이 늘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내 이름은 ‘웨이’, 우리 아빠 말로는 ‘태양’이라는 뜻이에요. (8쪽)


동생이 생겨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 이제 어딜 가나 동생 얘기뿐이에요. 길을 가는데 낯선 사람이 말했어요. “아기가 아드님처럼 생기면 참 예쁘겠어요!” (15쪽)


“걱정 마! 동생이 태어나면 네가 동생을 가장 잘 돌볼 거야. 엄마는 그렇게 믿어. 그리고 넌 영원한 엄마의 태양이야!” (31쪽)


#AnneWilsdorf #KidiBebey

#UnBebeEtMoiAlors


+


사람들은 얼룩말 동생의 슬픈 눈을 보고 겁먹을지도 몰라요

→ 사람들은 얼룩말 동생이 눈이 슬퍼 두려울지도 몰라요

→ 사람들은 얼룩말 동생이 슬픈 눈이라 무서울지도 몰라요

26


동생이 태어나면 네가 동생을 가장 잘 돌볼 거야

→ 동생이 태어나면 네가 동생을 가장 잘 돌볼 테지

31


넌 영원한 엄마의 태양이야

→ 넌 언제나 엄마한테 해야

→ 넌 늘 엄마한테 해님이야

31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