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세대를 위한 법 이야기 미래 세대를 위한 인문 교양 2
이지현 지음 / 철수와영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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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 / 숲노래 청소년책 2024.8.20.

푸른책시렁 170


《미래 세대를 위한 법 이야기》

 이지현

 철수와영희

 2024.5.1.



  벼리를 곧게 짠다면, 곧게 살아가는 길을 펼 만합니다. 틀을 아름답게 세운다면, 아름답게 살림하는 길을 나눌 만합니다. 길을 바르게 여민다면, 바르게 일하면서 밝게 어울리는 삶을 일굴 만합니다.


  외마디 한자말 ‘법’이란 무엇일는지 곱씹을 노릇입니다. 그냥그냥 이 한자말을 쓰는구나 싶은데, 가만히 보면 ‘길’이나 ‘틀’일 때가 있되, ‘굴레’나 ‘수렁’일 때가 있어요. ‘눈·눈금’이나 ‘바·바탕’ 노릇일 때가 있지만, ‘금’으로 죽 그어서 가르기도 합니다.


  여러모로 보면, 우리는 아직 법이 무엇인지 모를 뿐 아니라, 저마다 길미나 밥그릇을 앞세워서 마구잡이로 뜯거나 바꾸거나 늘어놓곤 합니다. 우리한테 ‘법’이 있기에 잘 지키면서 아름답게 살거나 사랑을 빛내지 않습니다. 오히려 쓸데없거나 덧없는 자질구레한 법을 자꾸 억지로 만들면서 이 터전을 조이기 일쑤입니다.


  《미래 세대를 위한 법 이야기》(이지현, 철수와영희, 2024)는 ‘다루는 사람’이 어떤 ‘눈길과 손길’에 따라서 확 다른 법일까 하는 줄거리를 짚습니다. 참말로 모든 틀은 누가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달라요. 더 나은 길이나 더 나쁜 길이란 있지 않아요. 길을 걸어가거나 여미거나 돌보는 마음에 따라 다 다르기만 합니다.


  이른바 벼슬꾼(국회의원)이 늘어야 아름다울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벼슬꾼이 지나치게 많을 뿐 아니라, 지나치게 길미와 돈과 몫을 거머쥐거나 가로챕니다. 벼슬꾼(국회의원)은 열두 사람만 있으면 되리라 느껴요. 벼슬꾼한테는 밑일삯(최저임금)만 주면 되고, 두바퀴(자전거)를 빌려줄 일입니다.


  이 나라를 어질게 다스리는 길을 짜려면, 걸어다니거나 두바퀴를 달려야 합니다. 넘쳐나는 달삯에 갖은 길미를 누리는 벼슬꾼이라고 한다면, 그들은 늘 뒷돈과 막짓을 일삼을 뿐입니다.


  이런 틀이 왜 있는지 알려주기도 해야겠고, 저런 벼리를 왜 짰는지 짚기도 해야겠지요. 그런데 이런저런 줄거리에 앞서, 쓸데없거나 부질없거나 덧없는 ‘법’이 지나치게 많다는 대목부터 알려주어야지 싶어요. 군더더기 벼슬꾼도 지나치게 많으니, 이들을 덜고 솎는 길도 함께 살펴야지 싶습니다.


  논에 미꾸라지가 있어야 논흙이 싱그럽고 알차기에 벼가 싱그럽게 자랄 수 있습니다. 이와 달리 그물(법)을 마구잡이로 짜거나 엮는 벼슬꾼이 판친다면, 나라가 어지럽고 엉망일 테지요. 더구나 너른마당에서 길을 따진다고 하는 일꾼(법관)도 제멋대로 오락가락 춤추며 얄궂게 마련이라, 이런 대목도 곰곰이 보면서 차근차근 나무라고 바른길로 다잡는 줄거리를 들려줄 때라야, 비로소 이 나라 앞날에 새빛이 비출 만하리라 봅니다.


ㅅㄴㄹ


정자와 난자의 수정으로 태어난 우리들은 부모님과의 추억, 친구들과의 우정으로 삶을 아름답게 살고 있습니다. 설사 우리와 똑같은 복제인간이 태어난다고 하더라도 똑같은 내가 될 수는 없습니다. (23쪽)


만약 누군가가 나를 계속 지켜본다면 얼마나 불안하겠어요. 그 사람이 내게 좋아한다는 문자를 하루에 수십 통씩 보낸다면 공포 때문에 일상생활을 하기가 어렵겠지요. (36쪽)


나의 성적 자기 결정권이 소중하다면 다른 사람의 성적 자기 결정권도 소중히 지켜 줘야 합니다. (48쪽)


죽음은 생명의 반대편에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늘 삶과 함께 있는 것이 아닐까요. (56쪽)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절대로 인정하지 않거나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부당한 차별과 모욕, 무시를 견뎌야 한다면 이는 정당한 일이 될 수 없습니다. (82쪽)


고문은 피해자가 약자이거나 사회적, 경제적으로 힘이 없는 경우에 더 많이 발생했어요. 고문은 극심한 고통으로 피해자의 모든 것을 잔혹하게 파괴하고 죽음으로까지 몰아갔습니다. (109쪽)


더 이상 학벌 사회에서 이익을 보는 사람들이 정책을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168쪽)


+


우리가 꿈꾸는 세상, 첫발을 내딛어요. 지금, 시작입니다

→ 우리가 꿈꾸는 삶터, 이제 첫발을 내딛어요

→ 우리가 꿈꾸는 터전, 이제부터 첫발이에요

4쪽


인생이란 바다를 멋지게 항해하기 위해 지금 법과 인생이라는 배를 띄우고 출발하겠습니다

→ 삶이라는 바다를 멋지게 가르려고 이제 길과 삶이라는 배를 띄웁니다

5쪽


인공수정에 성공한다고 아기가 태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 남받이를 한다고 아기가 태어나지는 않습니다

→ 따로받이를 한다고 아기가 태어나지는 않습니다

12쪽


대리모란 돈을 받고 다른 사람의 아기를 임신해서 출산한 후 아기를 인도해 주는 여성을 말해요

→ 씨엄마는 돈을 받고서 다른 사람 아기를 배어 낳은 뒤 아기를 넘겨주는 분을 말해요

12쪽


이제 일상에서도 우리에게 경각심을 갖게 합니다

→ 이제 우리는 언제나 눈을 떠야 합니다

→ 이제 우리는 늘 깨어나야 합니다

21쪽


영생을 누리고 싶고 건강하게 살고 싶은 인간의 욕망이 복제인간에 대한 동기를 만드는 것은 아닐까요

→ 젊음을 누리고 싶고 튼튼하게 살고 싶은 탓에 끄나풀을 꾀하지 않을까요

→ 안 늙고 싶고 튼튼하게 살고 싶은 마음에 돌사람을 바라지 않을까요

23쪽


우리나라는 이미 저출산 시대, 인구절벽의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 우리나라는 이미 등돌리며, 나라벼랑입니다

→ 우리나라는 이미 안 낳아, 나라가 흔들립니다

24쪽


낙태와 관련해서는 그것이 범죄이냐 아니냐를 둘러싼 논쟁이 있습니다

→ 아기막이를 둘러싸고서 나쁘냐 아니냐 하고 다툽니다

→ 애막이를 둘러싸고서 그르냐 아니냐 하고 따집니다

25쪽


만약 누군가가 나를 계속 지켜본다면 얼마나 불안하겠어요

→ 누가 나를 내내 지켜본다면 얼마나 두렵겠어요

36쪽


달 아래 담 모퉁이에서 은밀히 만나는 남녀를 그렸다

→ 달밤에 담 도퉁이에서 조용히 만나는 둘을 그렸다

4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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