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구역의 주민 6
미나미 토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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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7.14.

책으로 삶읽기 936


《M구역의 주민 6》

 미나미 토코

 장혜영 옮김

 대원씨아이

 2023.6.15.



누가 누구한테 마음이 갈 수 있다. 마음이 가고, 마음이 들고, 마음이 맞고, 마음이 움직이고, 마음이 끌리고, 마음이 쏠리면서, 마음이 기울 적에 ‘나쁠’ 일이 없다. 다만, 내가 마음에 드는 이가 나 아닌 다른 이를 바라본다면 ‘나쁘다’고 느낄 만하다. ‘좋다·좋아하다’란, “나만 바라보아 주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나만 안 바라볼 적에는 마음이 끓고 아프고 괴롭고 힘들고 지치다 못해, “내가 좋아하는 이가 바라보는 놈팡이”를 미워하고 싫어하고 등질 뿐 아니라, 괴롭히고 들볶고 따돌리고 내쫓고픈 마음이 일어난다. 《M구역의 주민 6》(미나미 토코/장혜영 옮김, 대원씨아이, 2023)에 나오는 여러 마음을 들여다본다. 마음에 들 만한 사람이나 길이나 삶을 ‘둘레’에서만 보려고 하면서 이내 부딪히고 다투고 엉킬 수 있다. 굳이 ‘둘레 너머’를 살펴야 하지 않지만, ‘좋다·나쁘다’라는 마음을 넘어서, ‘사랑’이라는 길로 접어들려고 스스로 바꾸려고 한다면, 여태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돌아볼 수 있다. 사랑이 아니기에 싸우고 끓고 부딪히고 할퀴면서 스스로 생채기를 내고 멍이 남는다.


ㅅㄴㄹ


‘그렇게 말하고 웃어 준 순간. 미묘하게 우울했던 기분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정말로 신경 쓸 필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69쪽)


“나도 만약에 리쿠 형이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그때는 온힘을 다해 응원하려고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미안해.” (94쪽)


+


《M구역의 주민 6》(미나미 토코/장혜영 옮김, 대원씨아이, 2023)


아, 그게 아니지. 악연이다

→ 아, 아니지. 얄궂다

→ 아, 아니지. 엉터리다

→ 아, 아니지. 끔찍하다

16쪽


무슨 허세야

→ 무슨 거드름

→ 무슨 거품

→ 무슨 겉멋

77쪽


그 시간에 히로를 위해 키홀더를 뽑고 있었다

→ 그때 히로한테 줄 열쇠막대를 뽑았다

→ 그무렵에 히로 주려고 고리를 뽑았다

86쪽


3연패라니 무슨 소리지?

→ 석판 졌다니 무슨 소리?

147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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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가면 27
스즈에 미우치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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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7.8.

책으로 삶읽기 934


《유리가면 27》

 미우치 스즈에

 해외단행본기획팀 옮김

 대원씨아이

 2010.6.30.



《유리가면 27》(미우치 스즈에/해외단행본기획팀 옮김, 대원씨아이, 2010)을 돌아본다. 이 아이는 빛으로 서고, 저 아이는 그늘로 선다. 이 아이는 밝게 비추는 자리를 보여주고, 저 아이는 그늘진 어둠을 드러낸다. 언뜻 보기로는 가난한 아이가 그늘길을 한결 잘 보여주리라 여길 테지만, ‘가난 = 그늘’이지 않다. 설핏 본다면 가멸찬 아이가 빛길을 훨씬 잘 펼치리라 여길 테지만, ‘가멸 = 빛’이지 않다. 돈이 많기에 빛나지 않는다. 이름이 높기에 빛나지 않는다. 힘이 세기에 빛나지 않는다. 그저 ‘빛나는 마음’인 사람이 빛난다. 그늘진 사람이 그늘일 뿐이다. 그런데 누구나 몸하고 마음이 있을 뿐 아니라, 일어나서 움직이고 누워서 잠드는 터라, 빛그늘은 나란히 품게 마련이다. 스스로 어떤 낮빛과 밤빛이 있는지 알아본다면 빛길도 그늘길도 새롭게 선보인다. 낮빛과 밤빛을 눈여겨보지 않았다면, 아무리 가난했어도 밤빛을 못 그리고, 아무리 가멸찼어도 낮빛을 못 담는다.


ㅅㄴ


“후후후. 그늘이 짙어도 빛이 없으면 그늘은 생기지 못해.” (129쪽)


‘싫다! 왜 저런 인간에게 칭찬 들은 정도에 얼굴이 붉어지는 거야?’ “여우같이 잘 둔갑한 칭찬의 뜻으로, 약속대로 너에게 꽃을 한아름 선사하지 … 이대로 마지막날까지 모쪼록 여러 사람들을 홀려 보렴. 정말이지 아름답더군. 그 알디스는 좋았어. 무대 위에서만 볼 수 있다니 아쉽구나.” (177쪽)


#美内すずえ #ガラスの仮面


궁전 안 불만분자의 중심인물로, 이 나라 귀족들이 가진 우리들에 대한 적대감을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 임금집에서 앞장서서 불뚝대며, 이 나라 벼슬아치가 우리를 미워하도록 부채질합니다

→ 너른집에서 까칠하기로 손꼽고, 이 나라 나리집안이 우리를 등돌리도록 부채질합니다

71


잘 둔갑한 칭찬의 뜻으로, 약속대로 너에게 꽃을 한아름 선사하지

→ 잘 꾸몄다는 뜻으로, 다짐대로 너한테 꽃을 한아름 베풀지

→ 잘 바꾸었다는 뜻으로, 말한 대로 너한테 꽃을 한아름 내리지

177


무대 위에서만 볼 수 있다니

→ 마루에서만 볼 수 있다니

→ 마당에서만 볼 수 있다니

177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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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의 혼잣말 12
네코쿠라게 지음, 시노 토우코 그림, 휴우가 나츠 원작, 나나오 이츠키 구성 / 학산문화사(만화)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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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7.2.

책으로 삶읽기 933


《약사의 혼잣말 12》

 휴우가 나츠 글

 쿠라타 미노지 그림

 김예진 옮김

 학산문화사

 2023.11.25.



《약사의 혼잣말 12》(휴우가 나츠·네코쿠라게/김예진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3)을 읽었다. 언제나처럼 꽃물님(약사)은 스스럼없이 골칫거리를 풀어내고, 둘레에서는 어떻게 저럴 수 있는지 종잡지 못 한다. 곰곰이 보면 꽃물님 한 사람만 대단하지 않다. 모든 사람은 다 다른 빛살을 품고서 이 별에 태어난다. “다 다르게 재주가 있다”기보다는, “다 다르게 태어난” 몸과 마음이다. 그런데 나라(정부)가 서면서 임금을 위에 앉히고, 임금을 섬기거나 모시는 벼슬아치를 잔뜩 두고, 수수님(백성·민중·평민·시민)은 밑바닥에서 떠받들면서 내내 시달리거나 들볶이는 얼거리이다. 돈이 모자란 나라는 없다. 헤프게 쓰는 임금과 벼슬아치가 있을 뿐이고, 총칼을 거느리느라 살림을 거덜낼 뿐이다. 위아래가 없다면 배를 곯을 사람이 있을까? 없다. 왜 맛보기(기미상궁)를 두어야 하나? 임금도 벼슬아치도 손수 밥을 지어서 누리면 구태여 맛보기를 둘 까닭이 없다. 스스로 몸을 헤아려서 밥을 지을 노릇이다. 임금도 나라지기도 밥살림과 옷살림과 집살림을 스스로 할 적에 모든 나라가 아름답다. 그러나 예나 이제나 우두머리는 스스로 일을 안 하고 살림을 안 한다. 꼭두머리에 서면 시키기만 한다. 시킴질이 춤추는 곳은 찌들고 곪다가 무너지게 마련이다.


ㅅㄴㄹ


‘이 식전주도 과일즙을 넣어서 상큼한 맛을 내는 척하면서 꽤 독한 무언가가 들어 있네.’ “안 드실 건가요? 독은 안 들어 있는데요.” “독이 없어도 먹을 만한 음식이 아니야.” (73쪽)


“남기면 의심을 받을 테니 제가 먹어도 될까요?” “마음대로 해. 그거 맛있냐?” “자라에는 별로 좋은 추억이 없지만, 이건 맛있군요.” (74쪽)


+


금기의 숲에 가는 일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어

→ 꺼리는 숲에는 안 갈 수밖에 없었어

→ 묶인 숲에는 못 갈 수밖에 없었어

18쪽


황제의 직할지에서 벗어난다

→ 빛님 둘레에서 벗어난다

→ 꼭두님 곁터를 벗어난다

59쪽


이 식전주도 과일즙을 넣어서 상큼한 맛을 내는 척하면서 꽤 독한 무언가가 들어 있네

→ 이 돋움술도 과일물을 넣어서 상큼한 맛을 내는 척하면서 꽤 세네

→ 이 맛술도 과일물을 넣어서 상큼한 맛을 내는 척하면서 꽤 세네

73쪽


원래 그런 체질이라서

→ 워낙 그런 몸이라서

→ 이미 그런 바탕이라

80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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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O 마오 18
다카하시 루미코 지음, 서현아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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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6.30.

책으로 삶읽기 932


《마오 18》

 타카하시 루미코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4.6.25.



《마오 18》(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4)을 돌아본다. 피고름을 빨아먹으면서 힘을 키우려는 무리는 조금씩 자라고, 굴레를 씻어내어 새롭게 서려는 아이들도 조금씩 자란다. 어느 쪽이 더 크거나 세다면 후루룩 잡아먹히거나 이야기가 끝날 테지만, 둘이 비금비금 힘을 모으면서 판겨룸이 깊어간다. 이러는 길에 나노카는 칼심을 좀더 깊고 넓게 부린다. 아직 나노카는 ‘저놈’을 죽이거나 할퀼 마음이 없지만, 조금이라도 불타오르면 거뜬히 ‘저놈들’을 족치거나 허물 수 있다고 볼 만하다. 나노카는 왜 ‘밉놈’을 굳이 안 죽일 뿐 아니라, ‘밉놈무리’를 싸잡아 없애려는 마음은 아닌가 하는 대목을 짚어야지 싶다. 나노카는 힘으로 누를 마음이 없기에 기운이 차오른다. 힘으로 윽박지르는 무리한테 똑같이 힘으로 갚아 줄 마음이 아니기에 기운이 빛난다. 이 얼거리는 앞선 《경계의 린네》나 《이누야샤》에서도 나란히 흐른다. 저놈·밉놈은 고약한 짓을 일삼으려고 ‘힘’만 키우지만, 나노카랑 마오는 ‘힘’이 아닌 다른 ‘빛’을 바라보면서 저놈도 이녁 스스로도 다스리는 ‘길’을 찾고 싶은 마음이다.


ㅅㄴㄹ


“요괴나 저주가 횡행하던 헤이안 시대에 비하면, 법률이 있는 이 세계의 화생갑은 더욱더 고약하고 잔혹해.” (55쪽)


“이제 겨우 출발점에 선 게야. 이제 더욱 열심히 이 칼을 키우도록 해라.” (70쪽)


“진짜 저주의 아픔을 맛보는 건 이게 처음이지? 이런 일을 계속할 각오는 되어 있나?” (130쪽)


“아직 돌아갈 여지가 있다, 고 말하는 것 같았어.” (140쪽)


“너는 어디까지 할 셈이지? 복수라는 것은, 아직 끝나지 않았을 텐데.” (170쪽)


#たかはしるみこ #高橋留美子 #MAO


+


언니인 나를 주살하려 한 사실은 지울 수 없으니까요

→ 언니인 나를 죽이려 한 짓은 지울 수 없으니까요

→ 언니인 나를 없애려 한 짓은 지울 수 없으니까요

138쪽


인신공양 같은 악습을 지키는 마을이

→ 사람바침 같은 막짓을 지키는 마을이

→ 피바침 같은 못된길을 지키는 마을이

155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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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과 S 7
킨다이치 렌주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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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6.18.

만화책시렁 609


《N과 S 7》

 킨다이치 렌쥬로

 서수진 옮김

 대원씨아이

 2023.11.15.



  즐겁게 지내고 싶기에 반갑게 만납니다. 한집안을 이루어도 즐거우면서 반갑고, 따로 보금자리를 일구면서 이따금 얼굴을 보아도 기쁘면서 반갑습니다. 뜸하게 얼굴을 보더라도 마음으로 그리기만 해도 즐겁습니다. 목소리를 들어도 설레고, 얼굴이며 목소리를 느끼기 어렵도록 서로 바쁘거나 멀리 떨어졌어도 두근거립니다. 얼핏 보면 코앞이거나 까마득히 멀지만, 곰곰이 보면 늘 한마음이면서 한빛입니다. 마음이 있으니 언제 어디에서나 즐겁습니다. 마음이 없으면 옆에 바싹 앉아도 남남이에요. 《N과 S 7》에 이르러, 두 사람이 실랑이에 갈림길에 고빗사위를 하나둘 벗기면서 한결 느긋합니다. 곰곰이 보면, 붙다가 떨어지고서 다시 붙다가 떨어지기를 되풀이하면서 차츰차츰 마음이 서고 생각이 빛나며 삶을 새록새록 바라볼 수 있어요. 어제 어떻게 했는지 곱씹고, 오늘 어떻게 할는지 살피고, 앞으로 어떻게 하려는지 그립니다. 동무는 하나여야 하지 않습니다. 짝꿍은 한 사람만 둘 테지만, 이웃이며 동무는 수두룩하지요. 우리 집 마당에 심은 나무도 아름다우며 사랑스럽고, 이웃집에서 자라는 나무도 아름다우며 사랑스러워요. 오늘 이곳에서 우리 집 나무를 품는 마음이라면, 한결 홀가분하면서 호젓이 어울릴 만합니다.


ㅅㄴㄹ


‘그렇게 들이대지 말아줘. 네 젊음이 무섭다고. 행동력도 장난 아니고. 하지만 나도 니아니의 약혼자로서, 그 젊음에 질 생각은 없거든.’ (121쪽)


헤어진 뒤 3년의 시간을 건너뛰어, 붙었다 떨어졌다를 반복하고, 수도 없이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그럴 때마다 더 강하게 끌린 끝에, 이번에야말로 정말로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커플이 되었다. (171쪽)


+


《N과 S 7》(킨다이치 렌쥬로/서수진 옮김, 대원씨아이, 2023)


네 본바탕이 아주 좋기 때문이야

→ 네 바탕이 훌륭하기 때문이야

→ 네 밑동이 빼어나기 때문이야

19쪽


그렇게 반석 같은 두 사람 사이에

→ 그렇게 단단한 두 사람 사이에

→ 그렇게 탄탄한 두 사람 사이에

43쪽


갑작스러운 연적 선언 이후 이렇게 단기간에 고백까지 할 줄이야

→ 갑작스레 사랑싸움이를 밝히고 이렇게 빨리 털어놓을 줄이야

108쪽


만화가로서 본궤도에 올라야

→ 그림꽃님으로서 길에 올라야

→ 그림꽃님으로 제자리 잡아야

110쪽


이런저런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근하신년입니다

→ 이런저런 고비가 있지만, 새빛입니다

→ 이런저런 일이 있지만, 새해맞이입니다

145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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