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양이 1 - 팥알이와 콩알이
네코마키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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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38


《콩고양이 1》

 네코마키

 장선정 옮김

 비채

 2014.12.10.



  고양이는 언제부터 사람 곁에서 넌지시 살아가는지 모르겠지만, 사람 가까이에 있으면 먹잇감을 얻기 쉽고, 때로는 귀여움을 받는 줄 잘 알아챘지 싶습니다. 쥐를 덥석 물어 사람들이 잘 보이는 자리에 굳이 내려놓는 몸짓도 무척 똑똑하고요. 가만히 보면 고양이는 따로 집을 짓지 않아도 잘 살아가고, 땅을 갈지 않아도 잘 먹습니다. 사람은 언제부터 집을 따로 짓고 땅도 따로 갈아야 했을까요? 《콩고양이》 첫걸음을 폅니다. 사람은 집고양이한테도 들고양이한테도 따로 이름을 붙여 주기를 좋아합니다. 거꾸로 고양이도 사람한테 이름을 붙여 주지 않을까요? 사람이 고양이를 보며 ‘콩냥이’라 한다면, 고양이는 고양이말로 사람을 두고 ‘콩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몸짓 하나가 귀여워 곁에 있고, 사람하고 말을 섞지 않아도 곁에서 말없이 있어 주기에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오늘날 우리는 흙을 밟거나 만지기 어려운 터전에서 살며 나무나 풀도 가까이하기 어렵기 일쑤인데, 고양이가 곁에 있어 주기에 싱그러이 꿈틀거리면서 숲 같은 바람 한 줄기를 나누어 마시지 않으랴 싶기도 합니다. ㅅㄴㄹ



“콩알아! 고양이를 놀리면 어찌 되는지 가르쳐…… 줬구나.” “나한테 뭐라고 했어?” “어어, 아냐∼.” (158∼159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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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야마는 사춘기 2
오지로 마코토 지음, 박춘상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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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37


《후지야마는 사춘기 2》

 오지로 마코토

 박춘상 옮김

 AK커뮤니케이션즈

 2015.1.25.



  옛날에도 ‘사춘기’가 있었으려나 하고 돌아보면, 아마 없었지 싶습니다. 오늘날에는 사춘기뿐 아니라 ‘중2병’ 같은 말도 하고 ‘미운 몇 살’ 같은 말도 합니다만, 서로 아끼면서 즐거이 짓는 하루하고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갖가지 말썽거리가 불거지지 싶어요. 옛날에 열네 살이나 열여섯 살이라면 무엇을 했을까요? 아기를 낳기도 하고 집살림을 도맡기도 하고 갖은 일을 씩씩하게 했겠지요. 오늘날 열네 살이나 열여섯 살에는 무엇을 할까요? 스스로 생각을 빛내어 살림이나 보금자리를 가꾸는 길은 거의 하나도 못 배우거나 안 하면서 학교에 묶여 시험공부나 취업바라기에 시달립니다. 이 얼거리는 중·고등학교를 비롯해 대학교나 초등학교도 매한가지요, 어린이집에까지 이 무시무시한 손길이 뻗으니 사춘기가 불거지겠구나 싶어요. 《후지야마는 사춘기》에 나오는 두 아이는 앞으로 어떤 길을 걷고 싶을까요? 두 아이는 저마다 어떤 꿈을 품으면서 서로 아끼거나 따사로이 돌보는 하루가 되고 싶을까요? 몸을 다스리는 마음은 어떻게 배우고, 몸이 바라보는 마음은 어떻게 추스를 적에 서로 고운 짝님으로 거듭날 만할까요?



“‘너. 크니까 작은 애한테 양보하렴’” “그 말 듣고 어떻게 했어?” “으음, 줄에서 나왔어. 아∼ 그래서 미끄럼틀을 싫어하는지도.” (176∼177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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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동물학교 1
엘렌 심 지음 / 북폴리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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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36


《환생동물학교 1》

 엘렌 심

 북폴리오

 2018.2.8.



  슬기롭게 삶을 지으면서 오순도순 어깨동무하는 터전이라면 지구가 아름답다고 느낍니다. 슬기롭지 않으면서 쳇바퀴를 돌고 악을 쓰며 다투는 터전이라면 지구는 아름다운 길하고 동떨어진다고 느낍니다. 우리는 지구라는 별에서 사람으로 사는 하루가 아름다울까요, 아니면 안 아름다울까요? 《환생동물학교》 첫걸음은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는 여러 짐승 이야기를 학교라는 틀로 보여줍니다. 짐승이라는 몸을 입고 착하게 살아온 뒤에는 다음에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다는데, 사람으로 사는 길을 익혀야 하기에 ‘환생동물학교’를 다닌다지요. 그러면 바보스럽거나 어리석은 짓을 일삼은 사람으로 살았으면 다음에는 여러 짐승 가운데 하나로 태어난다고 여길 만할까요? 누구는 왜 사람으로 태어날까요? 누구는 왜 여러 짐승으로 태어날까요? 나비나 벌레나 풀이나 물고기로 태어나는 뜻을 알아낼 수 있을까요? 사람이라는 몸이든 짐승이나 푸나무라는 몸이든 저마다 어떤 넋으로 삶을 짓는다고 할 만할까요? 오늘날 문명은 갖은 지식과 정보를 다룬다지만 정작 ‘삶·죽음’을 둘러싼 지식은 매우 적거나 안 가르치면서 사람다움하고 자꾸 멀어지는지 모릅니다. ㅅㄴㄹ



“동동이는 언제나 착한 개였잖아. 반찬 투정도 안 하고, 언제나 우리를 지켜 주잖아. 거짓말하는 것도 한 번도 못 봤어. 그럼 동동이는 어떻게 되는 거야? 언제나 착한 동동이는 사람이 되는 거야?” (10∼11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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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 만만한 만화방 1
김소희 지음 / 만만한책방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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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35


《반달》

 김소희

 만만한책방

 2018.5.25.



  국민학교 6학년 무렵 갑자기 아버지 일이 무너진 아이가 있다고 합니다. 살던 집에서 나와야 했고, 빛 한 줄기 없는 술집 한켠 퀴퀴하고 조그마한 헛간을 집으로 삼아서 한 해를 지냈다고 해요. 여느 집에서 어머니 아버지 누나랑 오순도순 지낼 적에는 생각하지도 못한 어둠을 처음으로 마주한 아이는 이 가시밭길을 어떻게 헤쳐야 할까요? 그런데 이 아이만 가시밭길을 걷지 않습니다. 적잖은 동무가 모진 가시밭길을 걸어요. 이때에 이 아이는 동무를 어떻게 마주할 수 있을까요? 《반달》은 만화지기 스스로 겪은 어릴 적 삶을 수수하게 비추어 보입니다. 길지 않더라도 굵직히 아로새긴 어린 날 느끼고 보고 생각하고 울던 이야기를 차분히 들려줍니다. 이 만화를 그린 분은 1987년에 국민학교 6학년이었구나 싶고, 저도 이해에 6학년이었습니다. 그무렵 어울려 놀던 기찻길 옆, 옐로우하우스 건넛길, 유리공장 옆, 식품공장 옆, 연탄공장 옆, 시외버스역 맞은쪽, 항구 옆, 고속도로 옆, 공단 한복판, 화학공장 옆, 쪽방골목 한복판, 술집거리 한복판 들에 살던 동무랑 동생을 하나하나 그려 봅니다. 다들 참 씩씩하게 착하게 푼더분하게 어깨동무했습니다. ㅅㄴㄹ



“뭐야, 나 보러 왔냐?” “응! 괜찮아?” “어휴∼ 괜찮을 리가 있냐∼. 맨날 빚쟁이는 찾아오고, 엄마 아빤 지방으로 숨었는데, 돈도 별로 안 주고 가서 아∼주 심란해! 거기 계단 조심해. 어두워.” 숙희네는 지하로 내려가서 또 지하로 내려가는 깊은 곳에 있었다. 불행의 지하실 같은 게 있어서 내가 이쯤에 있다면, 숙희는 나보다 조금 더 아래, 더 컴컴한 불행의 지하실에 있는 느낌이었다. (98∼99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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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타고올은 고양이의 숲 1
마스무라 히로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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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34


《아타고올은 고양이의 숲 1》

 마스무라 히로시

 이은숙 옮김

 대원씨아이

 2003.3.15.



  애써 한국말로 몇 권 나왔으나 더 못 나오는 만화책이 있습니다. 《아타고올은 고양이의 숲》도 그 같은 만화책 가운데 하나로, 일본에서 열여덟 권이 나왔고, 한국에서는 열한 권이 나옵니다. 그나마 이마저도 일찍 판이 끊어집니다. 요즈막에 이 만화책이 나왔으면 ‘고양이 사랑’에 힘입어 제법 눈길을 받을 수 있겠구나 싶어요. 한국에서는 제때를 못 만났습니다. 온통 놀라운 일이 벌어지는 고양이숲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는 이 만화는 ‘사람이나 고양이 모두 스스로 잃은 길’이 무엇인지 넌지시 짚으면서, 저마다 스스로 길을 잃지 않은 마음일 적에, 다시 말해 첫마음으로 오늘 이 삶을 가꿀 줄 알 적에, 오늘 이곳에서 보는 모습보다 훨씬 놀라우며 기쁘게 사랑을 알 수 있다고 밝힙니다. 어느 책이든 빨리 읽어치우면 속내를 헤아리기 어렵습니다만, 아타고올 이야기도 찬찬히 읽어야 속내를 한결 잘 새길 만합니다. 이를테면 하루에 한 꼭지씩, 모두 아흐레에 걸쳐 이 만화책을 읽어 본다면 생각이 사뭇 새롭게 자라는구나 하고 느낄 만해요. 다만, 아흐레에 걸쳐 찬찬히 읽더라도 마음눈을 뜰 적에 새롭게 자라는 길을 누립니다. 마음눈을 안 뜨고 읽는다면 그냥그냥 고양이랑 숲이랑 마법이 어우러진 흔한 만화책일 뿐입니다. ㅅㄴㄹ



“그래, 우리들은 이 (셋째) 눈동자를 원래부터 가지고 있었던 거야.” (51쪽)


“투명한 우표를 볼 수 있는 것은, 투명한 마음을 가진 사람뿐이다.” (137쪽)


“기분 좋아진다는 건, 아득한 옛날로 돌아간다는 거였어.” (195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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