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볼 슈퍼 5
토리야마 아키라 지음, 토요타로 그림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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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67


《드래곤볼 슈퍼 5》

 토요타로 그림

 토리야마 아키라 글

 유유리 옮김

 서울문화사

 2018.7.25.



  우리는 늘 오늘을 산다고 말합니다. 어느 누구나 오늘을 살 수밖에 없다고 하지요. 그런데 어제라는 자리에서 바라보면 오늘 이곳은 앞날입니다. 모레라는 곳에서 돌아보면 오늘 이곳은 지난날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늘 오늘을 살 뿐이지만, 이 오늘은 어제하고 모레가 겹친 오늘이에요. 《드래곤볼 슈퍼》 다섯걸음은 자마스라는 무시무시한 아이를 온누리에서 지워버리는 길을 찾은 뒤에, 열두 우주를 다스리는 님이 우주 무술 대회를 즐기고 싶어 하는 마음을 다룹니다. 우주를 돌본다든지 지구를 지키는 님이라는 자리에서 보자면, 툭탁질에 따돌림질에 죽임질까지 일삼는 사람들은 참 끔찍합니다. 그냥 다 때려없앨 만해요. 거꾸로 보자면 툭탁질·따돌림질·죽임질을 일삼으니 똑같은 주먹질로 없애려는 님은 슬기로운 길일까요? 온누리를 다스리는 님은 지구를 비롯한 모든 우주가 바보스레 굴어 어이없는 짓을 일삼으면 성가셔서 한칼에 없애버릴 만합니다. 모든 것을 아주 쉽게 할 줄 아니 따분한 마음에 한칼질을 할 테지만, 이런 일은 얼마나 재미날까요? 몸을 이루는 결(주파수)하고 마음을 다지는 결을 읽어낼 때 틀을 벗고 깨어납니다. ㅅㄴㄹ



“넌 미래의 인간이다. 사라진 미래는 되찾을 수 없겠지만, 평화로운 새 미래를 만들 수 있다면 그걸 선택해야 해.” (95쪽)


“베지터 씨는 역시 머리로 생각하고 움직이는군요. 그래서는 속도에 한계가 생긴답니다. 오감, 그리고 뇌를 통해 몸에 전달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려요.” (133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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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쿠의 따님 8
스튜디오 히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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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66


《오타쿠의 따님 8》

 스타히로 글·그림

 설은미 옮김

 학산문화사

 2011.7.25.



  삶을 보는 눈을 배우고 싶다고 어릴 적부터 생각했습니다. 그냥 무엇을 알아보는 눈이 아닌, 제가 태어나서 발을 딛고 살아가는 이곳을 제대로 꿰뚫어볼 줄 아는 눈을 배우고 싶은 하루였습니다. 국민학교를 들어가서 여섯 해를 보내며 삶눈(삶을 보는 눈)이 자랐다고는 느끼지 않습니다. 이 여섯 해에 걸쳐 삶눈이 차츰 흐려졌지 싶어요. 입시생으로 보낸 여섯 해에는 삶눈을 잊어버리는 나날이 되었고, 그 뒤로도 오래도록 삶눈하고 동떨어진 채 하루를 맞이했지 싶습니다. 어쩌면 저를 둘러싼 어른들한테 삶눈이 없어 못 배웠을 수 있지만, 이보다는 저 스스로 제도권학교에서 제 기운을 스스로 잊었지 싶습니다. 《오타쿠의 따님》 여덟걸음은 한동안 삶눈을 잊고 살던 아저씨가 열 해 만에 불쑥 마주한 이녁 딸하고 지내면서 삶눈을 찾는 줄거리가 끝을 맺습니다. 그렇다고 하루아침에 낡은 옷을 모두 벗어던지지는 못합니다. 째즈란 노래는 물결을 친다지요. 영어로 스윙인데,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제 가락을 찾아요. 오타쿠 아저씨는 ‘딸바보’로 거듭나려 하고, 이윽고 ‘아버지’란 이름으로 서고 싶습니다. 오타쿠도 바보도 아닌 한 사람, 어른으로 서려 해요. ㅅㄴㄹ



“그 게임 속 사람들은 아버지를 조금도 좋아하지 않아.” “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카나우? 이거 봐. 모두의 호감도 그래프가 90%를 넘어섰어. 다들 내가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상태라고.” “그 주인공은 아버지가 아니잖아? …… 그 여자들은 게임 속의 주인공을 좋아할 뿐이고, 아버지를 좋아하는 건 절대로 아니야.” (24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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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
나카노 지음, 최고은 옮김, 미카미 엔 원작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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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65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

 미카미 엔 글

 나카노 그림

 최고은 옮김

 디앤씨미디어

 2014.2.27.



  책을 사랑하는 길하고 책을 좋아하는 길은 다릅니다. 삶을 사랑하는 길하고 삶을 좋아하는 길도 다릅니다. 숲을 사랑하는 길하고 숲을 좋아하는 길도 다릅니다. ‘사랑하다’하고 ‘좋아하다’는 같은 자리에 나란히 못 씁니다. 두 말이 가리키는 테두리는 사뭇 다르고, 두 말이 나아가는 자리는 매우 달라요. 흔히들 일컫는 ‘책사랑’ 가운데 참사랑은 얼마나 될까요? 사랑이 아닌 좋아하는 결인데 ‘책좋아’ 아닌 ‘책사랑’이라 일컫는 사람은 얼마나 많을까요? ‘책좋아’가 나쁠 수 없어요. ‘책좋아’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 적에 ‘책사랑’으로 한발 뗄 수 있습니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첫걸음을 읽으며 두 모습을 헤아립니다. 책을 마주하는 사람들이 ‘사랑’하고 ‘좋아’ 사이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둘 사이를 얼마나 헤아리거나 읽는지, 그리고 책을 비롯해 삶을 어떻게 마주하면서 얼싸안으려고 하는지를 다루는 줄거리를 살피면서, 제가 두 손에 쥔 이 만화책을 사랑하는 마음인지 좋아하는 마음인지 새삼스레 되새깁니다. ‘책좋아’를 말하다가 그치는 삶이 아닌, ‘책사랑’을 노래하면서 새길을 걷는 삶이 되도록 숲으로 가야겠습니다. ㅅㄴㄹ



“이건 염가판으로 나온 전집이에요. 여러 번 중쇄를 거듭해서 고서점에도 제법 많은 물량이 나와 있어요. 하지만 각주나 해설도 충실하고 장정도 곱죠. 희귀본은 아니지만 좋은 책이에요. 저는 좋아해요.” (42쪽)


“저는 오래된 책을 좋아해요.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친 책 그 자체에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81∼82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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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누야샤 17
다카하시 루미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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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64


《이누야샤 17》

 타카하시 루미코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2.7.25.



  자랄 수 있는 힘이란 어디에서 올까요? 어떤 사람이 꾸준히 자라면서 날마다 새롭게 살아갈까요? 날마다 새롭게 살아가는 사람한테 꿈이란 무엇일까요? 이 세 가지를 어릴 적부터 곰곰이 돌아보곤 했습니다. 누가 이런 세 가지를 궁금해 하라면서 이야기해 주지는 않았습니다. 제 마음소리가 문득문득 알려주었습니다. 마음에서 왜 이런 소리가 들렸는지는 잘 몰라요. 다만 무척 뜻깊은 소리라 여겼고, ‘아이일 때뿐 아니라 어른이 된 뒤에도 늘 자라면서 새롭고 싶으며 꿈을 품겠어’ 하고 다짐했어요. 《이누야샤》 열일곱걸음은 홀로서기란 무엇인가를 다룹니다. 그동안 아버지가 이누야샤를 고이 지켜 주었다면, 이제 이누야샤는 이누야샤 스스로 지켜야 하고, 제 몸하고 마음을 스스로 지키는 길을 아무도 알려줄 수 없다는 대목까지 스스로 배워야 한답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까지 혼자 부딪히며 배워야’ 한다니 갑갑할 만해요. 그러나 스스로 ‘무엇을 모르는지’ 모르는 모습부터 스스로 느끼는 자리에서 첫발을 뗄 테지요. 모든 아이는 바람으로 태어나고, 찬찬히 자라서 날개 달며 날아오르려 꿈꿉니다. ㅅㄴㄹ



“말인즉슨 네 아버지가 너를 지켜주고 있었단 말이야. 하지만 이번 철쇄아는 그렇지 않아. 너는 네 이빨을 써서 너 자신을 지키는 게다. 그 철쇄아를 자유로이 휘두를 수 있게 됐을 때, 너는 진정 강해지는 게야.” (84쪽)


‘나는 나라쿠에게 심장을 잡혀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그런 놈이 시키는 대로만 하긴 싫어. 나는 바람이야. 언젠가 자유로워지고 말 테야!’ (91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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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리앗 - 2014 앙굴렘 국제만화제 대상후보작
톰 골드 지음, 김경주 옮김 / 이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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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63


《골리앗》

 톰 골드

 김경주 옮김

 이봄

 2015.1.22.



  어릴 적부터 ‘다윗과 골리앗’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다윗은 작고 여리지만 똑똑한 사람으로, 골리앗은 크고 힘세지만 어리석은 사람으로 다루기 일쑤였습니다. 이러면서 한국이란 나라는 다윗처럼 작고 여리니 똑똑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야 했는데, 어쩐지 이 대목이 그리 맞갖지 않다고 여겼습니다. 참말로 다윗이 작고 여리지만 똑똑했는지, 꾀가 발랐거나 거짓스러웠거나 속임질을 했는지 우리가 얼마나 알아볼 수 있을까요? 《골리앗》은 골리앗을 새롭게 읽자고 하는 줄거리를 들려줍니다. 다만 이 만화책에 흐르는 줄거리가 참인지 거짓인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어쩌면 그린이 나름대로 꾸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만화책은 골리앗이 사람들한테 널리 알려진 대로 우락부락한 싸움쟁이는 아니라고, 싸움판에 미친 우두머리한테 이끌려 슬피 목숨을 앗긴 가녀린 사람이요 평화를 사랑하던 ‘덩치만 큰 착한 사람’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마지막 쪽을 덮기까지 ‘이러한 이야기가 숨겨졌을 만하다’고 여기면서도 그린이가 꿈날개를 더 못 폈다고 느낍니다. 골리앗을 새로 읽기도 하면서, 골리앗이 사랑하려던 숨결을 더 차분히 짚어 주었다면 ……. ㅅㄴㄹ



“조심해. 적이 가까운 데 있다구.” “네.” “그건 뭐야?” “그냥. 조약돌인데요. 드릴까요?” (9쪽)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지 않니?” “아뇨. 아름답지 않아요. 지루해요. 그냥 지루하다고요.” (73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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