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메 코디 3 - 루나 코믹스
미야베 사치 지음, 이수지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9월
평점 :
절판


만화책시렁 94


《마메 코디 3》

 미야베 사치

 이수지 옮김

 소미미디어

 2018.9.20.



  밤 세 시에서 새벽 네 시로 접어드는 달을 보다가 불쑥 새벽달이란 이름을 혀에 얹습니다. 새벽이니 새벽달일 테지요. 그러면 밤에는 밤달일까요? 한가위라 휘영청 더 밝은 달을 보고, 이 달빛에 지지 않는 별빛을 봅니다. 예부터 별빛에 기대어 길을 살폈고, 낮에는 바람을 읽으며 길을 헤아렸다고 합니다. 오늘 우리는 무엇을 바라보면서 길을 찾을 만할까요? 우리는 무엇을 바라보거나 읽으면서 두려움을 씻어내어 씩씩하게 설 만할까요? 《마메 코디》 세걸음에는 눈부신 모델인 노엘하고 만나서 저녁을 같이 먹는 마메 이야기가 흐릅니다. 눈부신 모델인 노엘은 어릴 적부터 깨달은 바가 있어 모델길을 걸었답니다. 대단히 예쁘게 태어난 얼굴하고 몸을 스스로 지키려면 두려움을 씻고 모델이 되는 길이 있다고 알아차렸대요. 이와 달리 마메는 예쁘게 태어난 얼굴하고 몸이 있지만 스스로 씩씩하지 못하고 휘둘리면서 가장자리에 처지는, 이러면서 삶이 늘 두려운 길을 걸었다고 합니다. 한 사람은 스스로 새길을 밝게 찾았다면, 다른 한 사람은 스스로도 남이 이끌어 주어도 제 길을 아직 못 찾은 셈인데, 이 둘은 앞으로 어깨동무하는 길을 갈 수 있을까요? ㅅㄴㄹ



“저 카메라 속에는 초원 위에 작은 집이 있는데 그 집에 사는 소인은 내가 웃어야 눈물을 멈추는 거예요. 그렇게 생각하면 무섭지 않아요. 어릴 적부터 외운 주문이에요.” (72∼73쪽)


‘이 아이는 나랑 똑같아. 강해지는 것을 선택하지 못했을 때의 나의 모습.’ (116∼117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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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을 잘 치는 전 타카기 양 1
야마모토 소이치로 지음, 김동욱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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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93


《장난을 잘 치는 전 타카기 양 1》

 야마모토 소이치로·이나바 미후미

 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8.9.30.



  마음이 가기에 장난을 칠 수 있습니다. 마음이 안 간다면 장난을 못 쳐요. 마음이 있으니 함께 놀고 싶습니다. 마음이 없는 사이라면 어떤 놀이를 해도 재미나지 않아서 고단하기 마련입니다. 놀리려고 짓궂게 장난을 걸곤 하는데, 눈에 띄지 않거나 싫거나 무섭거나 꺼리고픈 사람한테는 장난을 못 걸어요. 함께 하루를 보내고, 같이 삶을 누리고픈 사이가 될 적에 장난을 겁니다. 《장난을 잘 치는 전 타카기 양》 첫걸음은, “장난을 잘 치는 타카기 양” 여덟걸음을 마무리하고서 나온 뒷이야기입니다. 장난을 잘 걸 뿐 아니라, 무엇을 겨루었다 하면 언제나 이기는 타키기가 제 마음에 드는 동무하고 짝을 지으면서 딸아이를 낳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딸아이는 어떤 길을 걸을까요? 딸아이는 어떤 피를 물려받았을까요? 장난에 으레 걸려 넘어지던 아이는 아버지 자리에 서면서 좀 나아지거나 달라졌을까요? 마음을 가볍게 풀어 주면서 싱그럽게 웃기를 바라기에 장난을 걸는지 모릅니다. 아무리 일이 바쁘고 힘들어도 웃음을 잃거나 잊지 않기를 바라니 장난을 슬그머니 칠는지 몰라요. 이 마음을 읽어낸다면 절로 콧노래를 부르며 아침을 열 테지요. ㅅㄴㄹ



“나쁜 게 아냐. 이름이 바뀌는 건, 그만큼 소중한 이름을 누구보다 소중한 사람한테 선물하는 거니까.” (10∼11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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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오토메 선수, 숨다 1
미즈구치 나오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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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90


《사오토메 선수, 숨다 1》

 미츠구치 나오키

 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18.9.30.



  아끼는 마음은 오직 아낄 뿐입니다. 남이 시키기에 아끼지 않고, 누가 쳐다보기에 아끼지 않아요. 돌보거나 사랑하는 마음도 이와 같지요. 다른 눈이나 이야기 때문에 돌보거나 사랑하지 않습니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대로 기꺼이 따르면서 즐거이 돌보거나 사랑해요. 《사오토메 선수, 숨다》 첫걸음을 읽습니다. 권투라고 하는 몸놀림을 즐기는 두 아이가 있는데, 한 아이는 그리 재주가 없어서 그만두고 싶으며, 한 아이는 매우 뛰어나 마을이며 나라에서 뭇눈길을 받습니다. 권투에 재주가 없는 아이는 학교 동아리 벗이기도 한 다른 아이를 지켜보다가 몇 마디 말을 걸었고, 권투에 재주가 빼어난 아이는 다른 아이가 상냥하구나 하고 느끼면서 ‘좋아한다’는 마음을 품고, 이를 말로 나타냅니다. 그런데 두 아이는 눈치를 봐야 합니다. 둘이 서로 좋아하는 마음인 줄 느끼고 알았으나, 학교나 사회는 ‘오직 권투만 아는 순결한 열일곱 여자 권투선수’라는 이름을 내걸면서 ‘장사질’을 하거든요. 즐기는 권투가 아닌 금메달이나 기부금을 거머쥐도록 하는 권투라면, 아이들이 싱그럽고 풋풋한 마음을 키우도록 북돋우지 못하는 학교나 사회라면, 다 뭘까요. ㅅㄴㄹ



“부끄럽지만 전 이런 게 처음이라, 소, 솔직히 잘은 모르겠지만, 아, 아니, 그건, 가슴이 뜨, 뜨거워서, 아, 아니, 저도 잘 모르겠는데.” “알았다. 그만해. 내가 부끄러워지니까. 사오토메, 네 마음은 지금도 변함없는 거지? 좋아. 사토루, 넌 오늘부터 사오토메의 트레이너다!” “트, 트레이너?” “그리고, 너흰 몰래 사귀도록 해.” “사, 사, 사귀어요? 사, 사귄다는 게 뭘 하는 거죠? 어어어, 어떤 걸 하는 건가요?” “직접 찾아봐!” (31∼33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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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리즈, 플리즈 미! 3 팝툰 컬렉션 7
기선 글 그림 / 팝툰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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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91


《플리즈, 플리즈 미 3》

 기선

 팝툰

 2010.10.25.



  저는 한국 만화하고는 거의 등을 집니다. 만화가 만화다운 길을 걷지 않고서 연속극이나 영화를 닮으려 하기에 대단히 재미없더군요. 때로는 연속극이나 영화로 다시 그리기를 바라는 듯한 만화를 보면 도무지 볼 마음이 들지 않아요. 만화로 아름답다면 연속극이나 영화로도 태어날 수 있을 테지만, 무엇보다 만화를 만화로 그리는 결이 한국에서는 자꾸 옅어지는구나 싶습니다. 간추려 말하자면 ‘생각을 그리는 붓결’이 없다고 할 만합니다. 틀에 박힌 사회를 고스란히 담으려 하면서 살짝살짝 익살맞은 대목을 넣는대서 만화라고 할 수 없습니다. 만화는 익살잔치가 아닙니다. 만화는 삶을 새로 지으려는 꿈을 사랑으로 아름다이 담아내어 생각이 훨훨 날아오르도록 지피는 이야기꽃입니다. 이런 결을 읽지 못하면 앞으로도 한국 만화는 아주 재미없으리라 느낍니다. 《플리즈, 플리즈 미》 세걸음을 읽다가 ‘연속극 흉내’를 자꾸 느껴 책을 덮습니다. ‘틀에 박힌 사회’조차 있는 그대로 담아내지 못하는구나 싶습니다. ㅅㄴㄹ



‘오늘처럼 우울한 날도 가끔은 있는 거야. 그러니까, 오늘 하루만 견뎌내자. 내일이면 다 괜찮아질 거야.’ (59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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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꽃 이야기 페르시아 신화로부터 2
스와 미도리 지음, 정은서 옮김 / 애니북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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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만화책시렁 86


《사막의 꽃 이야기》

 스와 미도리

 정은서 옮김

 애니북스

 2013.6.4.



  무화과꽃은 무화과알이기도 합니다. 가을로 접어들면 날마다 한 소쿠리씩 무화과알을 얻어 온식구가 즐깁니다. 무화과알은 사람뿐 아니라, 개미 무화과말벌 날파리 모기 파리 나비 무당벌레 새 …… 참으로 많은 숨결이 즐깁니다. 모두 넉넉히 먹을 만큼 잔뜩 맺지요. 무화과나무는 알을 맺을 즈음부터 잘 알 테지요. 저한테 얼마나 많은 숨결이 날마다 끝없이 찾아들어 노래하고 춤추는지를. 《사막의 꽃 이야기》를 읽으며 꽃송이가 왜 곱게 피어나는가를 돌아봅니다. 곱게 피어난 꽃송이를 어여삐 여기는 손길이 있으면, 꽃송이가 얼마나 기뻐하면서 더욱 향긋하게 꽃내음을 피우는가를 함께 되새깁니다. 사랑받는 나무는 무럭무럭 자랍니다. 사랑받지 못하는 나무는 시름시름 앓습니다. 사랑받는 아이는 튼튼하게 큽니다. 사랑받지 못하는 아이는 주눅이 듭니다. 우리가 이 별을 사랑한다면, 흙 한 줌을 사랑한다면, 글 한 줄을 사랑하고 노래 한 가락을 사랑한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이러면서 스스로 사랑하는 길을 걸을 줄 안다면 더없이 아름답겠지요. ㅅㄴㄹ



‘옛날에 나는 사막 한구석에서 핀 꽃이었다. 꽃잎에 몇 방울의 물을 머금었다 여행자에게 건네고 인간의 자그마한 기쁨을 양분으로 삼아 살았다. 그런 나에게 사자의 임무를 주신 분이 있었다. 하찮은 날 눈여겨봐 준 사람, 보답을 바라지도 않고 무언가를 준 사람은, 잘 너와 루시펠 님뿐이었다. 나는 그분에게 들판의 꽃을 바치련다.’ (174쪽)


“괜찮아요. 인간은 모두 잘 잊는답니다. 그러니까 잊으면 다시 생각해내면 돼요. 신은 언제나 우리 곁에 계시니까요.” (182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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