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토리 봇치의 00생활 2
카츠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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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116


《히토리 봇치의 ○○생활 2》

 카츠오

 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8.2.28.



  동무를 사귄다고 할 적에는 한동안 보다가 안 볼 사이를 사귀지 않겠지요. 그러면 오늘날 우리 삶터에서 아이들이 학교라는 터전에서 마주하는 동무는 앞으로 얼마나 오래 사귀거나 마음을 터놓을 사이가 될까요? 나이가 같은 아이를 한 학년에 몰아놓고서 똑같은 교과서로 똑같은 수업을 하는 터전에서 얼마나 오래가는 동무가 될 만할까요? 더욱이 중·고등학교는 입시지옥으로 치닫는데, 동무가 아닌 딛고 올라설 맞잡이로 바라보아야 하는 얼개에서 참다이 동무를 사귈 수 있을까요? 《히토리 봇치의 ○○생활》 두걸음은 도무지 동무를 사귀기 어렵다고 여기는 아이가 어떻게 동무를 사귀려고 애쓰는가를, 또 여러 또래 아이들이 이 아이를 어떻게 도우려 하는가를 보여줍니다. 우르르 몰려다니기에 동무가 아니고, 같은 교실에 같이 있거나 집으로 가는 길을 같이 걷기에 동무가 아닙니다. 어떤 마음인가를 읽기에 동무요, 이 마음에 따라 어떻게 마음으로 다가서느냐를 헤아릴 줄 알 적에 비로소 동무입니다. 가만히 본다면 학교라는 곳에서는 서로 배움동무가 될 적에 옳을 텐데, 아이들이 배움동무가 되자면 입시가 아닌 살림배움이나 사랑배움이나 삶배움이란 길을 걸을 수 있어야겠지요. ㅅㄴㄹ



“하지만 봇치는 친구를 만들지 않는 주의가 아니잖아. 만들지 못하는 주의지.” (47쪽)


‘의무교육. 아무리 낙제를 해도, 추가 시험을 계속 치러도, 3년만 지나면 모두 졸업.’ (89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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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 별똥 탐험대 4 - 가을 별자리 여행
박수동 지음 / 청년사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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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114


《고인돌 별똥 탐험대 4》

 박수동

 청년사

 2006.7.20.



  어릴 적에 보았던 만화 가운데 《별똥 탐험대》가 있습니다. 어릴 적에는 굳이 만화책을 모으지 않았는데, 그때에는 빌려서 읽기 쉬운 나머지, 이렇게 하루아침에 만화책이 사라질 줄 몰랐어요. 예전에 나왔던 《별똥 탐험대》 가운데 하나를 헌책집에서 어렵게 찾았지만 짝을 맞추지 못했습니다. 이러다가 《고인돌 별똥 탐험대》란 이름으로 새롭게 네 권으로 나온 줄 뒤늦게 알았고, 2006년에 처음 나온 책을 2018년에 아직 판이 안 끊어져서 고맙게 장만했습니다. 다만 1980년대판 이야기를 2020년을 앞두고 읽자니 꽤 해묵었네 싶더군요. 그린이 스스로 1970∼80년대에 삶이나 살림을 더 깊거나 넓게 헤아리는 눈은 아니었던 터라, 옛날에는 익살맞은 대목이었더라도, 오늘날에는 눈살을 찌푸릴 만한 대목이 되곤 합니다. 무엇보다 별과 별누리를 바라보는 눈길에서 생각날개를 그리 환하게 펴지 못하네 싶군요. 만화가 만화다울 수 있는 힘이란 틀에 박히지 않는 홀가분함이요, 생각을 새롭게 펄럭여 마음껏 날아오르는 기쁨일 텐데, 별자리 이야기에서마저 사회·제도·과학이라는 틀에 매이네 싶더군요. 어쩌면 1980년대 한국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 치겠으나 2000년대에 덧보탠 만화라면 이런 줄거리를 손질하면 좋았을 텐데 싶습니다. ㅅㄴㄹ



“너희 지금 어디 가니? 우린 지금 별자리 일을 마치고 집에 가는 중이란다!” “지구로 돌아가고 있어요, 공주님!” “어마, 만나자마자 이별이구나. 그런데 그렇게 느린 우주선으로 언제 지구에 도착하겠니?” “빨리 갈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공주님?” “그럼 있고말고.” (248∼249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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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꽃다발 - 타카하시 루미코 걸작 단편집
다카하시 루미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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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113


《붉은 꽃다발》

 다카하시 루미코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7.4.25.



  같은 땅을 딛고 살지만 생각이 참 다르구나 싶어 놀랄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서로 생각이 참 다르기에 우리 삶은 여러 가지 모습이 무지개처럼 빛나지 싶어요. 같은 하늘을 이고 살아도 걸음걸이가 참 갈라지네 싶어 놀라곤 해요. 그런데 다들 걸음걸이가 참 갈라지니 이 길도 저 골목도 그 마을도 아기자기하도록 다른 멋을 풍기면서 어우러지지 싶습니다. 《붉은 꽃다발》에 나오는 사람들은 모두 다릅니다. 어느 누구도 똑같지 않습니다. 이러다 보니 ‘다 다른 사람들 다 다른 마음’이 부딪히기 일쑤인데, 다 다르면서도 만나는 자리가 있어요. 비록 이 같은 자리, 서로 만나는 자리, 뒤늦게 알아채면서 눈물에 젖거나 한숨을 짓더라도 활짝 웃음꽃으로 피어날 수 있는 이야기가 태어납니다. 어쩌면 삶을 내려놓고 이 땅을 떠날 때에 이르러서야 깨달을는지 몰라요. 때로는 곁님이 삶을 내려놓고 이 땅을 떠나고 나서야 비로소 알아챌는지 모르고요. 어떤 걸음이든 삶이요, 어떤 몸짓이든 사랑입니다. 하루를 짓는 길을 같이 걸으면 좋겠어요. 하루를 이루는 사랑을 함께 느끼면 좋겠어요. 벼랑에서 미끄러지는 때에라도 ‘그동안 그대가 곁에 있어서 얼마나 즐거웠는지 모른다오. 여태 입으로 말을 못했지만 사랑한다오’ 하고 읊는다면 좋겠어요. ㅅㄴㄹ


“괜한 참견인지 몰라도, 아드님의 참모습을 봐 주세요. 좋은 점도 나쁜 점도 있는 그대로 봐 주세요. 지금이라면 아직 늦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62쪽)


“더 이상 나더러 어쩌라고! 그 지경이 돼서까지 설교냐?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 하는 늙은이가! 그 사람은 옛날부터 그랬어. 내가 뭘 해도 칭찬 한 마디 없었지. …… 나는, 칭찬받고 싶었나?” (126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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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야시몬 4
이시카와 마사유키 지음 / 시리얼(학산문화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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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112


《모야시몬 4》

 이시카와 마사유키

 김시내 옮김

 시리얼

 2018.3.25.



  누구는 나무에 깃든 숨결을 마음으로 느낄 뿐 아니라 눈으로도 보고 손으로도 만집니다. 누구는 풀에 깃든 넋을 마음으로 알 뿐 아니라 눈으로도 지켜보고 손으로도 어루만집니다. 누구는 나무숨결이나 풀넋 모두 못 알아채거나 아예 생각조차 안 합니다. 사람마다 다 다르니 눈결이며 마음빛이 다 다릅니다만, 왜 이렇게 벌어질까요? 어떤 재주나 솜씨가 있고 없는 갈림길이 아닌, 스스로 어떤 마음이나 생각인가에 따라 벌어지는 모습은 아닐까요? 스스로 사랑하며 다가설 적에는 읽거나 느낄 줄 알지만, 조금도 사랑이 없이 구경하거나 팔짱을 끼니 하나도 못 읽거나 안 느끼지 않을까요? 《모야시몬》 네걸음을 읽으니, 이제 ‘균을 맨눈으로 볼 줄 아는 아이’가 여태 어떤 마음빛으로 살아왔는가 하는 대목을 넌지시 건드립니다. 어버이한테서 어떤 피를 그냥 물려받기만 하지 않았다는 대목을, 어느 날 갑자기 어떤 재주나 솜씨가 몸에 깃들지 않았다는 뜻을 건드리지요. 잘 생각할 노릇입니다. 우리가 열린 마음일 적에 사랑을 해요. 스스로 닫힌 마음이라면 사랑을 못합니다. 아무리 안 보이는 눈이라 하더라도 마음을 열 적에는 어렴풋이 느끼면서 매우 깊게 기쁨이 솟아나고 노래가 터져나올 수 있어요.



“소년, 여전히 균들을 사랑하고 있나?” (154쪽)


“그런가? 너희는 내내 있었구나.” (162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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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세컨드 2
미쯔다 타쿠야 지음, 오경화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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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세컨드 2》

 미츠다 타쿠야

 오경화 옮김

 대원씨아이

 2017.5.31.



  어버이한테서 피를 물려받는 아이입니다. 아이는 어른이 되어 새로 어버이가 되면 새로 낳는 아이한테 제 피를 물려줍니다. 어버이가 물려주는 피는 아름다운 사랑일 수 있고, 뛰어난 솜씨일 수 있습니다. 남다른 숨결일 수 있고, 엄청난 기운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삶을 보는 눈이나 사랑을 읽는 마음이나 살림을 짓는 손이나 생각을 키우는 넋일 수 있어요. 《메이저 세컨드》라는 만화책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야구 선수로 뛴 이가 아버지가 되어 아들을 낳았고, 이 아이들이 제 텃나라 텃마을에서 야구를 즐기는 길을 어떻게 가는가를 들려줍니다. 두걸음째를 읽으니 한 아이가 다른 아이한테 불쑥 말합니다. ‘우리(너랑 나)는 아버지한테서 야구를 좋아하는 솜씨’를 틀림없이 물려받았다고 말이지요. 이 대목을 읽다가 책을 오래도록 덮었습니다. 더없이 맞을 뿐 아니라 참으로 알찬 말이더군요. 그지없이 옳을 뿐 아니라 둘도 없이 사랑스런 말이기도 하고요. 저는 우리 어버이한테서 제 삶길을 스스로 씩씩하게 걷는 숨결을 물려받았지 싶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저한테서 아이들 나름대로 생각을 짓고 사랑을 꿈꾸며 슬기롭게 살림하는 기쁨을 물려받으면 서로서로 함박웃음을 터뜨리겠네 하고 헤아려 보았습니다.



“야구를 좋아하는 ‘재능’은 아버지한테서 확실하게 물려받은 거지.” (7쪽)


“그리고 창피 좀 당하면 어때? 다이고 너도 이제 웬만하면 그딴 것 좀 그만 신경 써. 창피한 건 나쁜 일이 아냐. 나쁜 건 창피 당할까 봐 두려워 호기심을 잃어버리는 거지.” (27∼28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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