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지키는 개
무라카미 다카시 지음, 안지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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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129


《별을 지키는 개》

 무라카미 다카시

 안지아 옮김

 AK comics

 2017.3.25.



  하루가 바쁘면 낮에도 해가 하늘에 걸렸는지 안 걸렸는지 잊기 일쑤입니다. 해를 보면서 날을 살피지 못하고, 시계를 들여다보면서 날을 살피지요. 하루가 고단하면 밤에도 별이 하늘을 밝히는지 안 밝히는지 모르기 마련입니다. 별을 보면서 밤을 헤아리지 못하고, 다시 시계를 쳐다보면서 늦었구나 하고 여기지요. 《별을 지키는 개》에 나오는 사람들은 그동안 잃었던 마음과 삶과 사랑과 하루와 꿈을 뒤늦게 살피면서 하나씩 찾아나서려고 합니다. 퍽 오랫동안 잊고 지낸 마음을 되찾느라고, 여태 놓치고 산 사랑을 이제부터 생각하려고,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흘려보낸 삶을 한 발짝씩 떼느라고, 다 다르면서 다 같은 몸짓이 됩니다. 그리고 이런 걸음걸이 곁에 개가 한 마리씩 있어요. 사람들 곁에 있는 개는, 개라는 짐승이기도 하지만, 이 지구라는 별에 사람만 살지 않는다는, 개를 비롯해 고양이도 돼지도 소도, 풀벌레랑 새랑 벌나비도, 냇물이랑 바닷물도, 구름이랑 비도, 눈이랑 번개도 고루 있는 줄 알려주는 자그마한 벗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곳은 어느 나라나 마을이 아닙니다. 우리가 사는 곳은 지구라는 별에서 어느 한켠입니다. 너른 우주 가운데 하나를 이루는 별에서 살아가는 숨결이 사람입니다. ㅅㄴㄹ



“내가 기운이 없는 건 결코 돈이 없어졌기 때문이 아니야.” (39쪽)


“오늘은 별이 참 많지? 잘 보이지는 않지만, 수많은 별의 목소리가 들리는구나.” (67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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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쿠메이와 미코치 3 - 9cm 요정들의 알콩달콩 숲 속 생활
카시키 타쿠토 지음, 이기선 옮김 / 길찾기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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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삶읽기 372


《하쿠메이와 미코치 3》

 카시키 타쿠로

 이기선 옮김

 길찾기

 2016.6.10.



“마법의 술을 대체 어떻게 만들겠다고.” “불가능하겠지. 하지만 관심은 있어. 이 소란을 잠재울 정도의 술을 만들 수 있다면 해보고 싶어요.” (35쪽)



《하쿠메이와 미코치 3》(카시키 타쿠토/이기선 옮김, 이미지프레임, 2016)를 읽으면 무척 차분하다. 줄거리도 이야기도 차분하기에, 이런 만화를 읽는 눈이나 마음이 느긋하다. 다만 한 가지는 아쉽다. 작은사람 마을 이야기인데 큰사람 마을 이야기하고 엇비슷하다. 크기만 작을 뿐, 사람 사는 마을이란 모두 똑같을는지 모르는데, 그래도 이 대목이 아쉽다. 여느 큰사람처럼 먹고 입고 마시고 쓰는 얼거리가 작은사람한테도 똑같다면 좀 …… 엉성하지 않나? 그래도 삶을 차분히 돌아보도록 북돋아 준다는 대목에서 따스한 숨결이 흐르니, 이 하나로도 좋으리라. 세걸음에 나오는 다툼질도 알고 보면 ‘삶이 따분하지 않도록 즐겁게 어우러지는 놀이’였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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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한구석에 - 중
코노 후미요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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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125


《이 세상의 한구석에 中》

 코노 후미요

 강동욱 옮김

 미우

 2017.10.31.



  우리는 서로 곁에 있습니다. 손을 뻗으면 닿을 만큼 가까운 곁에 있기도 하고, 마음으로 언제 어디에서라도 만날 만큼 곁에 있기도 합니다. 곁에 있는데 곁을 못 볼 수 있고, 몸이 곁에 없어도 마음이 곁에 있는 줄 느낄 수 있습니다. 어느 길이든 혼자 가지 않고, 어느 자리이든 외롭게 머물지 않아요. 우리가 혼자이거나 외롭다고 여긴다면 곁에 누가 어떻게 있는가를 알아채지 못하거나 느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의 한구석에》 두걸음을 읽으면 스즈라는 아가씨가 어떻게 동무를 사귀고 제 보금자리를 가꾸는가를 찬찬히 엿볼 수 있습니다. 솜씨가 있거나 뛰어난 스즈는 아니지만, 스스로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일에는 제 나름대로 온힘을 기울여서 끝까지 붙잡습니다. 몸으로도 가까이 있기를 바라지만, 몸으로 가까이 있더라도 마음이 없다면 곁에 없는 줄 깨닫지요. 몸이 멀리 있더라도, 마음으로 함께 있을 적에 곁에서 즐거운 하루가 되는 줄 알아요. 그래서 이런 스즈는 여러 사람하고 상냥하게 동무가 되고, 외로운 아이를 달랠 줄 알며, 스스로 새롭게 기운을 낼 수 있습니다. 다만 아직 눈을 뜨지 못한 곳이 있어요. 맡은 일을 씩씩하게 해내려는 마음은 있되, 본 대로 그려내는 눈썰미는 있되, 이 너머까지는 멀었어요. ㅅㄴㄹ



“아이라도, 팔려가도 그 나름대로 살아갈 수 있어. 누구든지 뭔가 부족한 점이 있다는 이유 때문에 이 세상에서 살아갈 터전이 없어지는 건 아냐, 스즈.” (43쪽)


“친구도 걱정 마. 나도 여기 처음 왔을 때는 외톨이였지만 금방 모두와 친해졌잖아.” (127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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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츄 1
베사메 무쵸 외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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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127


《카미츄 1》

 무쵸 베사메 글

 나루코 하나하루 그림

 설은미 옮김

 학산문화사

 2010.1.25.



  아이들은 하느님 같은 얼굴로 웃습니다. 그리고 하느님 같은 얼굴로 웁니다. 우리는 모두 아기로 태어나 어린 나날을 살았으니, 모든 사람은 저마다 하느님 같은 얼굴로 웃고 울던 하루를 누렸겠지요? 비록 오늘을 살면서 이러한 지난날을 까맣게 잊었다고 하더라도 말예요. 《카미츄》 첫걸음을 읽는데, 이 만화에 나오는 아이는 좋아하는 아이를 생각하며 잠들다가 꿈을 꾸던 어느 날 문득 ‘하느님(신)’이 되었다고 합니다. 다만 어떤 님(신)이 된 줄은 모르고 님이 된 줄만 깨닫습니다. 이런 일을 둘러싸고 어느 동무는 심드렁히 받아넘기고, 어느 또래는 아는 척을 안 하지만, 어느 사람들은 ‘모실 님이 우리 학교에 다니는구나’ 하고 생각해요. 저마다 다른 사람이니 저마다 다른 눈길로 바라보고 받아들입니다. 그런데 있지요, 우리도 저마다 님이 아닐까요? 우리 스스로 잊어버리고 만 님이 아닐는지요? 우리는 스스로 잊은 님인 터라, 우리 스스로 어떤 일을 하고 어떤 길을 걸으며 어떤 꿈을 펼치려던 님인가를 알아차려서 환하게 피어나려고 살아가는 숨결이리라고 느낍니다. 다시 말해서 님이 아닌 사람은 없지 싶어요. 이를테면 시샘하는 님도, 사랑하는 님도, 힘센 님도, 여린 님도 있어, 갖은 님이 어우러지는 별입니다. ㅅㄴㄹ



“아무튼 내가 무슨 신인지 알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일단 쪽지시험 준비나 할까?” “것 봐, 안 믿잖아.”


“죄송해요! 신한테 건방진 소리를 해서!” “당신도 신인걸요, 유리에 님.” (70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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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니스 1
오시미 슈조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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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128


《해피니스 1》

 오시미 슈조

 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17.3.25.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어버이는 아이 한살림을 얼마나 알 수 있을까요? 아이들 스스로 학교살림을 이야기하지 않거나 엉뚱한 이야기를 한다면, 어버이는 아이들이 무엇을 배우거나 겪거나 느끼거나 생각하는가를 잘못 짚을 수 있어요. 아이들이 학교에서 따돌리거나 따돌림을 받는 줄 어버이가 언제 어떻게 알아챌 수 있을까요? 이를 알아챈 뒤에 ‘따돌리는 아이’나 ‘따돌림받는 아이’를 어버이는 어떻게 돌볼까요? 《해피니스》 첫걸음에는 몇 갈래 사람이 나옵니다. 밤에 나타나 갑자기 아무한테나 뛰어들어 목을 깨물어 피를 빨아먹으면서 사는 사람, 학교에서 또래한테 따돌림받으면서 돈을 빼앗기고 맞는 아이 둘, 또래를 따돌리고 돈을 빼앗으며 때리는 아이 여럿, 따돌림질을 일삼는 아이하고 시시덕거리는 아이,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거나 말거나 딴청하는 아이, 학교에서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지내는 아이 ……. 하나하나 살피면 모두 기쁜 사랑을 받고 태어났을 아이입니다. 그러나 처음에 태어나는 날부터 기쁜 사랑을 못 받았을 수 있습니다. 어디에서 어떻게 꼬인지 모르지만, 꼬인 삶이로구나 느낀 아이는 이 생각대로 ‘꼬인 길’을 걸으며 꼬인 생각을 안 바꾸려 합니다. 그렇지만 ‘살고 싶다’는 마음이 된다면 바꿀까요? ㅅㄴㄹ



“그런데, 열 받네.” “응?” “널 공격한 녀석 말이야. 무슨 생각으로 그런 짓을 한 거야. 용서할 수 없어.” (50쪽)


“여긴 사람이 오지 않아서, 쉬는 시간이면 늘 여기서 하늘을 보죠. 머리가 복잡할 때는, 계속 하늘을 보고 있으면 편해져요.” (144∼145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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