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대장 2
김원빈 지음 / 한국만화영상진흥원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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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삶읽기 394


《주먹대장 2》

 김원빈

 한국만화영상진흥원

 2013.2.25.



“마지막으로 숨김없이 해 주신 말씀 감사해요! 비록 그릇되지만 할머니는 저를 키워 주신 은인입니다. 저에겐 잊을 수 없는 분이에요. 전 할머니를 미워하지 않겠어요. 마지막 순간에 진실을 보여주셨으니까요. 결국은 할머니도 따뜻한 분이었어요.” (72쪽)



《주먹대장 2》(김원빈, 한국만화영상진흥원, 2013)을 읽으니 참 예스러운 한국 만화로구나 싶다. 예전에 나온 만화이니 예스러울 수밖에 없을 텐데, 깔끔하면서 또렷한 붓끝이라든지, 사람을 둥그스름하면서 그리 키가 크지 않고 두툼하게 그린 모습이 모두 예스러울 뿐 아니라 한국스럽지 싶다. 요즈음은 이런 붓끝을 보기 어렵다. 사람들 몸집이 달라져서 그렇다고도 하겠지만, 이 땅에 흐르는 숨결을 찬찬히 마주하는 눈결이 옅어진 탓도 있다. 이 만화책을 빚은 분이 어릴 적에 무엇을 보고 어디에서 놀며 자랐을까? 오늘날 사람들은 어릴 적에 무엇을 보고 어디에서 놀며 자라는가? 어릴 적에 곁에서 보고 듣고 마주한 숨결이 아주 크기 마련이다. 흙, 돌, 바위, 나무, 풀, 짐승, 벌레, 하늘, 구름, 바람, 비, 눈, 해, 별, 달, 꽃, 짚, 소 들을 늘 보고 자란 사람 붓끝하고, 이런 여러 가지를 보기 어려운 터전에서 자란 사람 붓끝은 아주 다를밖에 없겠지. 줄거리라든지 이야기도 사뭇 다를 테고.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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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니스 4
오시미 슈조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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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삶읽기 393


《해피니스 4》

 오시미 슈조

 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18.5.25.



“이 녀석한테선 새까만 냄새가 난다. 이 녀석과 있다간, 마코토 넌 파멸할 거야.” (17쪽)



《해피니스 4》(오시미 슈조/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18)은 다섯걸음으로 이어진다. 마땅한 이야기이지. 세걸음 이야기 다음으로 네걸음, 이 네걸음 다음은 다섯걸음이다. 그런데 《해피니스》를 찬찬히 읽고 보니, 그린이가 예전에 빚은 다른 만화책하고도 엇비슷한테, 낱권책마다 한 가지 이야기씩 마무르고서 다음에는 한결 다르면서 깊게 건드리려는 이야기가 있구나 싶다. 줄거리를 좇다 보면 때로는 책이름을 잊는데, 책이름을 다시 헤아려 본다. 무엇이 기쁨이거나 안 기쁨일까, 무엇이 즐거움이거나 안 즐거움일까. 무엇을 하거나 어디에서 살 적에 우리가 살아서 펄떡펄떡 숨을 쉰다고 느낄 만할까. 자라나는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이, 도시에서 온갖 건물만 바라보고 나무도 흙도 모르는 채 사는 아이들이 어떤 기쁨이나 즐거움을 보거나 배울 수 있을까.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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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슬란 전기 8 - 만화
아라카와 히로무 지음, 다나카 요시키 원작 / 학산문화사(만화)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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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143


《아르슬란 전기 8》

 아라카와 히로무 그림

 타나카 요시키 글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8.2.25.



  아침에 뜨고 저녁에 지는 해는 낮 동안 따스한 볕에 밝은 빛을 베풉니다. 온누리 모든 목숨은 햇볕하고 햇빛을 맞이하면서 새롭게 기운을 얻어 살아갈 수 있습니다. 나라가 서면 나라지기가 있고, 나라일을 돌보는 벼슬아치가 생깁니다. 이들은 한 나라에서 살아가는 사람들한테서 돈을 거두어 저희 살림에 보탭니다. 이러면서 군대를 거느리니 사람들은 나라지기나 벼슬아치한테 꼼짝을 못하기 일쑤입니다. 해가 없다면 지구라는 별은 모두 죽음으로 치달을 텐데, 나라지기나 벼슬아치가 없다면? 《아르슬란 전기》 여덟걸음을 읽으며 두 가지를 떠올립니다. 왜 대통령이나 공무원이 있어야 할까요? 왜 세금을 거두어야 할까요? 군대는 무엇을 지킬까요? 남이 지은 것을 빼앗는 이는 끝까지 빼앗는 짓 말고는 배우지 못해 쳇바퀴를 돌다가 마침내 저보다 힘센 이한테 꺾여서 사라집니다. 더 힘세다는 이도 어느 만큼 늙으면 또 새로운 이한테 꺾여서 사라지지요. 우리는 이 쳇바퀴질을 멈출 수 있을까요? 핏줄다툼이 아닌, 힘싸움이 아닌, 같이 짓고 서로 나누며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별나라 살림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 벼슬자리가 있는 동안에는 언제나 다툼질이 잇따릅니다. 삶자리가 있을 때여야 비로소 나눔길을 엽니다. ㅅㄴㄹ



“나는 아르슬란 전하가 차라리 정통한 핏줄 같은 걸 잇지 않는 게 재미있겠는걸. 나는 아르슬란 전하를 위해 뭔가 해 드리고 싶다고는 생각해도, 파르스 일가에 충성을 바칠 마음은 없어. 왕가가 나한테 대체 뭘 해줬다고?” (183∼184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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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카코와 술 7
신큐 치에 지음, 문기업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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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삶읽기 392


《와카코와 술 7》

 신큐 치에

 문기업 옮김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2017.6.25. 



평범하기보단 평화로운 하루였다. 평소처럼 회사에 가서 막힘없이 일을 끝냈고 주변에도 아무 일이 없었던 하루. 특별하거나 비싸지 않아도 괜찮아. 평범한 걸 먹으며 한잔 하자. (5쪽)


얼마나 즐기면 만족할 수 있을까? 자꾸만 더 추가해서 먹고 싶은 맛도 있지만, 한 접시만 먹어도 완전히 채워지는 진짜 만족을 알게 된 오늘 밤. (96쪽)



《와카코와 술 7》(신큐 치에/문기업 옮김,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2017)을 읽는다. 와카코 님은 첫걸음이나 일곱걸음이나 한결같다. 조용히 일어나서 조용히 일터로 가고, 저녁에 집으로 가는 길에 조용히 술집에 들러 가볍게, 때로는 푸짐히 하루를 마무리한다. 아마 아주 일본스러운 살림이자 모습일 수 있지만, 와카코 님 둘레에 있는 사람을 보자면, 꼭 와카코 님만 일본스럽다고는 할 수 없다. 왁자지껄한 사람도 있고, 괘씸한 사람도 있고, 그저 집에서 얌전히 지내는 사람도 있다. 어느 나라 어느 곳에서도 매한가지이다. 더 한국스럽거나 중국스럽거나 일본스러운 결이란 따로 없지 싶다. 사람마다 즐김새가 다를 뿐이지. 동무하고 섞이는 자리에서도 혼놀이를 하듯 혼자 깊이 생각에 잠기는 와카코 님은 하루하루를 알뜰히 누리고 싶은 마음이지 싶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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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사와 리쿠 - 하
호시 요리코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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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141


《아이사와 리쿠, 하》

 호시 요리코

 박정임 옮김

 이봄

 2015.10.19



  동무님이 별눈을 선물로 보내주셨습니다. 별눈이란 별을 보는 눈입니다. 맨눈으로도 별을 보지만, 동그란 유리를 끼워넣고서 더 크고 환하게 비추어 보도록 하는 길다란 눈이라서 별눈이지요. 별눈을 하나하나 맞추고 나서 저녁을 기다립니다. 하늘에 별이 돋는 즐거운 어둠을 기다립니다. 오늘 밤부터 아이들은 새로운 별밤을 누리겠네요. 《아이사와 리쿠》 뒷걸음을 읽으면서, 우리가 맞이하는 하루는 어떤 즐거움이나 보람인가 하고 헤아립니다. 아주 대단한 일이 있기에 즐거움은 아닙니다. 물 한 모금을 마셔도 즐거움이고, 바람 한 줄기를 들이켜도 보람이에요. 눈짓을 마주해도 즐거움이요, 손을 꼬옥 잡고서 걸어도 보람입니다. 만화책 이름이기도 한 ‘아이사와 리쿠’라는 아이는 이런 즐거움이나 보람을 거의 누린 적이 없다고 합니다. 아주 작다 싶으나, 바로 이 작다 싶으면서 마음에 씨앗으로 깃드는 즐거움이나 보람을 누린 적이 없다지요. 아이들이 무엇을 바랄까요? 아이한테 무엇을 보여주거나 나누면 어버이로서 기쁠까요? 운전기사가 딸린 자가용을 아이한테 주면 아이가 기쁘고 어버이로서도 보람일까요? 서로 손을 맞잡고 고샅을 걷고 뒷골을 넘는 하루를 아이가 못 누리면서 자랄 적에 어떤 즐거움을 품을 수 있을까요? ㅅㄴㄹ



“어른들은 거짓말쟁이야. 어른들 말은 믿지 않는 게 좋아. 난 어른이 아니라서 정직하거든.” (23쪽)

‘돌아갈 날이 가까워졌다. 헤어지는 날 제대로 울 수 있을까. 최근에는 전혀 눈물이 나오지 않아.’ (220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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