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여고생 하나코 1
오다 료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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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167


《가면 여고생 하나코 1》

 오다 료

 김진수 옮김

 대원씨아이

 2019.1.15.



  흔히 ‘얼굴값’을 하네 못하네 하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와 맞물려 ‘마음값’을 한다는 이야기는 거의 못 듣습니다. 눈으로 보는 모습만 값으로 셈할 만할까요? ‘몸값’을 말하듯이, 우리는 몸이나 얼굴이나 이름 같은 겉차림에 확 끌리는 삶일 수 있습니다. 마음에는 따로 값을 매기지 않을 테고, 사랑이나 꿈에도 굳이 값을 붙이지 않아요. 《가면 여고생 하나코》는 집안이 예부터 ‘탈’을 깎아서 파는 일을 하느라, 이 집안에서 가시내는 어릴 적부터 죽는 날까지 탈을 쓰고 산다고 하는 흐름을 고스란히 잇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왜 가시내만 탈을 쓰고 살까요? 왜 사내는 탈을 안 쓰고 살까요? 오랜 집안일을 뿌리나 줄기로 여겨 고스란히 이을 수 있겠지요. 그나저나 탈을 쓴 얼굴이란 참모습이 아닌 겉모습입니다. 우리 얼굴도 겉모습인데 탈은 더더욱 겉모습이에요. 그렇지만 탈을 쓴 얼굴을 보며 놀라거나 무섭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고 해요. 아니, 탈이란 참모습도 속모습도 아닌데 왜 놀라거나 무서워야 할까요? 겉모습에 휘둘리거나 사로잡히면서 마음은 못 느끼거나 안 읽는 삶이 되지는 않을까요? 탈을 안 써도 겉모습을 꾸미거나 감춘다면, 탈을 쓰면서도 속마음을 고이 빛내면서 하루를 가꾼다면, 두 길이란 또 무엇일까요. ㅅㄴㄹ



“그게 아니라! 얼굴에 문화재를 쓰고 다니는 애 말이야!” “얼마 전에 학부모 면담을 했어.” “부모님도 문화재를 쓰고 다니니?” “응.” (115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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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포레스트 1 세미콜론 코믹스
이가라시 다이스케 지음, 김희정 옮김 / 세미콜론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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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165


《리틀 포레스트 1》

 이가라시 다이스케

 김희정 옮김

 세미콜론

 2009.4.10.



  느리게 살아야 하지 않고, 빠르게 살아야 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바라는 삶이 무엇인가를 헤아리면서 하루를 누리면 넉넉하다고 느낍니다. 때로는 바람처럼 날아오르는 살림이 되고, 때로는 해처럼 따사롭게 내리쬐는 사랑이 됩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저녁에 눈을 감으면서 즐겁게 담아내어 펼 이야기를 헤아립니다. 발바닥으로 스미는 흙내음을 먹고, 손바닥으로 퍼지는 물내음을 마십니다. 겨울 지나 봄이 오는 길목에 살짝 고개를 내미는 들꽃하고 쑥잎을 쳐다보다가 얌전히 쪼그려앉아서 코를 큼큼합니다. 조금 더 기다려서 너희로 차를 덖고 국을 끓이고 밥을 하고 버무리를 할 수 있겠다고 속삭입니다. 《리틀 포레스트》 첫걸음에 흐르는 시골살림이란 예부터 어느 집 누구나 짓던 하루입니다. 오늘 우리가 까맣게 잊거나 흘려버리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신문이나 방송이 아닌 바람결에 묻어나는 이야기를 들으며, 자동차 아닌 자전거나 두 다리로 느끼는 땅에서 이야기를 얻고, 기계나 비닐이 아닌 두 손으로 일구는 터전에서 이야기를 만납니다. 우리는 모두 자그마한 숲입니다. 사람 하나하나가 숲이에요. 작은 사람이 모여 너른 숲을 이루고, 너른 숲은 어느새 별이 되어요. 별이 하나둘 모이니 온누리가 됩니다. ㅅㄴㄹ



차가 없기 때문에 어딜 가든 자전거를 타고 갑니다. 자전거에 삽과 낫을 넣고 논으로 가거나, 배낭을 메고 이웃동네로 쇼핑하러 가기도 합니다. (10쪽)


으름열매는 사람과 새와 짐승이 앞다투어 열매가 익으면 바로바로 따간다. 하지만 가끔 단풍이 든 산중에 시들어빠진 으름을 만날 때가 있다. 이것은 이것대로 농후한 맛이 나서 좋다. (88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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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볼 슈퍼 8
토리야마 아키라 지음, 토요타로 그림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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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170


《드래곤볼 슈퍼 8》

 토요타로 그림

 토리야마 아키라 글

 유유리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19.2.25.



  깨어난 사람이라면 무엇이든 꿰뚫어봅니다. 누구라도 말이지요. 깨어나지 않은 사람이라면 아무것도 못 봅니다. 누구라도 말이에요. 착한 사람이건 짓궂은 사람이건 대수롭지 않아요. 스스로 마음을 바라보면서 생각을 열 줄 아는 길을 깨우쳤으면 무엇이든 제대로 알아차립니다. 《드래곤볼》에 이은 《드래곤볼 슈퍼》는 이 같은 이야기를 주먹싸움을 바탕으로 차근차근 풀어냅니다. 《드래곤볼》에서는 지구 테두리에서 이 줄거리를 편다면, 《드래곤볼 슈퍼》는 지구를 비롯한 온누리를 바탕으로 이 줄거리를 편달 수 있어요. 그런데 모든 사람은 다르기에 저마다 다른 길을 걸으면서 깨어나기 마련입니다. 똑같은 틀을 깨거나 똑같은 길을 가지 않아요. 베지터는 베지터대로, 손오공은 손오공대로 깨어납니다. 왜냐하면 태어나고 자란 삶이 다르고, 마주하며 부대낀 곁님이나 이웃이나 동무가 모두 달라요. 어디에서 누구하고 만나면서 어떻게 살림을 짓느냐 하는 결을 꾸밈없이 읽을 적에 비로소 눈을 뜹니다. 생각해 봐요. 왜 예부터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고 했을까요. 열 아이를 거느린 어버이는 다 다른 열 아이를 다 다르면서 한결같이 사랑하는 마음이 됩니다. 긴긴 걸음 끝에 손오공이 비로소 참눈을 뜨기 앞서입니다. ㅅㄴㄹ



“자고로 무도란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에게 지지 않기 위해 닦는 게다. 상대의 힘 따위에 사로잡혀서는 아무리 지나도 계속 미숙한 채로 남을 것이야.” (126쪽)


“나, 완성 따위 바라지 않아. 안성돼 버리면 거기서 멈춰버리니까. 난 더욱 위로 가고 싶어.” (134쪽)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로 진화해 가는 베지터 씨. 그것 역시 정답일지 모르겠네요.” (154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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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 2
오쿠보 케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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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삶읽기 426


《아르테 2》

 오쿠보 케이

 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6.12.31.



“이런 사소한 것조차 혼자서 못하면,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어엿이 한 사람 몫을 해낼 수 없을 테니까요.” (95쪽)


“장인의 일은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야. 물론 그것도 중요하지만, 물건을 팔아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 이상으로 필요한 게 있어. 일을 충분히 따내는 것과 그 일로 이익을 남기는 거지. 그게 나중에 반드시 필요하게 돼. 마침 잘됐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너 자신이 납득할 수 있을 때까지 한번 해봐.” (187쪽)



《아르테 2》(오쿠보 케이/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6)은 그림지기가 걷는 길을 새롭게 보도록 살며시 이끈다. 이 만화책은 그림지기 삶길을 다루는데, 만화에 나오는 이가 그림지기일 뿐, 자리를 달리 본다면 우리가 선 어느 곳이든 매한가지라 할 만하다. 일을 어떻게 찾아서 할 적에 즐거울는지, 해야 할 말은 어떻게 살펴서 해야 할는지, 스스로 가다듬거나 갈고닦는 길은 어떻게 찾아서 쌓을 만한지를 부드러우면서 재미있게 들려준다. 가시내를 마치 인형처럼 다루던 지난 자취를 더듬으면서 줄거리를 펴는데, 그렇다고 바보스러운 사내를 비웃거나 헐뜯지 않는다. 사내는 사내대로 삶길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으니 바보스러울 뿐 아니겠는가. 사람을 사람으로 마주하는 따사로운 손길을 받지 못한 채 자라면, 사내도 가시내도 사랑하고 동떨어진 모습이 될 뿐이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물음이란, 스스로 어떻게 꿈을 찾고 이를 사랑으로 담아내려 하겠느냐 하는 길을 찾으려는 몸짓이라고 느낀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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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타 달리다 2
타카하시 신 지음, 이상은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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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삶읽기 425


《카나타 달리다 2》

 타카하시 신

 이상은 옮김

 학산문화사 2019.1.25.



“나는 남에게 뒤처지는 거 싫어해.” “나는! 남의 등을 앞지르는 게 좋아!” (24쪽)


‘뭘까? 추월을 당했는데. 지금도 설렁설렁 뛰는 건 아니야. 숨도 헉헉거리고 있어. 다리도 콕콕 쑤셔. 그런데, 처음이야. 이렇게 고요하고 견딜 수 없는 기분.’ (135쪽)


‘초등학교 역전경주에서 제일 중요한 건, 침착하게 달리는 것이 아니야. 예정대로 달리는 것도 아니야. 동료가 뛰는 것에, 스스로가 빨리 달리는 것에, 두근거릴 수 있는 마음이야.’ (199쪽)



《카나타 달리다 2》(타카하시 신/이상은 옮김, 학산문화사, 2019)을 읽었다. 책끝에 붙은 그린이 말을 읽으니, 그린이는 예전에 ‘이어달리기 선수’로 달린 적이 있다는구나. 아무렴, 그렇구나. 어쩐지 타카하시 신 님 만화책에는 ‘달리는’ 사람이 참으로 흔히 나올 뿐 아니라, 툭하면 바람을 가르면서 땀방울을 하늘로 날리면서 신나게 웃는 모습이 꼭 나오더라. 그랬구나. 바람을 가르는 발바닥에 날개를 달면서 이 별에서 저 별로 건너뛰는 그 찌릿찌릿한 기쁨을 만화로 담아내는 길이었구나. 두걸음을 덮으며 세걸음을 기다린다. 달리기란, 두 발로 땅을 힘껏 차면서 훨훨 날아오르는 몸짓이라고 느낀다. 고요하면서 아름답고, 벅차서 쓰러질 듯하지만 외려 붕붕 뜨려고 하는 듯한 달리기.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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