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포레스트 1 세미콜론 코믹스
이가라시 다이스케 지음, 김희정 옮김 / 세미콜론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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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165


《리틀 포레스트 1》

 이가라시 다이스케

 김희정 옮김

 세미콜론

 2009.4.10.



  느리게 살아야 하지 않고, 빠르게 살아야 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바라는 삶이 무엇인가를 헤아리면서 하루를 누리면 넉넉하다고 느낍니다. 때로는 바람처럼 날아오르는 살림이 되고, 때로는 해처럼 따사롭게 내리쬐는 사랑이 됩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저녁에 눈을 감으면서 즐겁게 담아내어 펼 이야기를 헤아립니다. 발바닥으로 스미는 흙내음을 먹고, 손바닥으로 퍼지는 물내음을 마십니다. 겨울 지나 봄이 오는 길목에 살짝 고개를 내미는 들꽃하고 쑥잎을 쳐다보다가 얌전히 쪼그려앉아서 코를 큼큼합니다. 조금 더 기다려서 너희로 차를 덖고 국을 끓이고 밥을 하고 버무리를 할 수 있겠다고 속삭입니다. 《리틀 포레스트》 첫걸음에 흐르는 시골살림이란 예부터 어느 집 누구나 짓던 하루입니다. 오늘 우리가 까맣게 잊거나 흘려버리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신문이나 방송이 아닌 바람결에 묻어나는 이야기를 들으며, 자동차 아닌 자전거나 두 다리로 느끼는 땅에서 이야기를 얻고, 기계나 비닐이 아닌 두 손으로 일구는 터전에서 이야기를 만납니다. 우리는 모두 자그마한 숲입니다. 사람 하나하나가 숲이에요. 작은 사람이 모여 너른 숲을 이루고, 너른 숲은 어느새 별이 되어요. 별이 하나둘 모이니 온누리가 됩니다. ㅅㄴㄹ



차가 없기 때문에 어딜 가든 자전거를 타고 갑니다. 자전거에 삽과 낫을 넣고 논으로 가거나, 배낭을 메고 이웃동네로 쇼핑하러 가기도 합니다. (10쪽)


으름열매는 사람과 새와 짐승이 앞다투어 열매가 익으면 바로바로 따간다. 하지만 가끔 단풍이 든 산중에 시들어빠진 으름을 만날 때가 있다. 이것은 이것대로 농후한 맛이 나서 좋다. (88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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